“주인님, 무슨 고민 있으신가요?”



리리스의 걱정에 사령관은 서류 작업을 하다 말고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러자 리리스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기대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고민이 있으시다면……”

“됐어. 가서 볼일 봐.”

“알겠습니다……”



리리스는 종종걸음으로 물러났고 사령관은 펜대로 이마를 벅벅 긁었다.

지루하다. 이런 업무를 누가 좋아하겠냐마는 가장 큰 원인은 성욕에 있었다. 방금 이 자리를 나간 리리스를 선두로 많은 바이오로이드가 관계를 원했다. 사실상 유일한 인간인 사령관은 그녀들 중 하나를 골라먹으면 됐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끌리지 않았다. 철충에서 새롭게 얻은 청년의 육신은 혈기왕성했다. 그러나 그의 성향을 채워줄 바이오로이드가 없었다.

그는 사디스트였다. 타고난 마조히스트인 리리스가 있었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사령관에게 리리스는 프렌차이즈 음식 같았다. 맛은 보장됐지만 각별하지 않았고 구태여 손을 대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뭔가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좆같네~”



사령관은 나른하게 한 마디 던지며 천장을 보았다. 그때 집무실로 들어서는 이가 있었다.



“사령관, 나 다녀왔어.”



X-05 에밀리. 붉은빛이 섞인 부스스한 은발이 매력적인 소녀였다. 끽 해봐야 사령관의 가슴팍에나 오는 그녀는 자기 몸뚱이만한 레일건을 들고 입장했다. 사령관은 그런 에밀리를 보다 대강 손짓했다.



“어어, 수고했다.”

“아스널 대장은 사정이 있어서 못 온대. 그래서 대신 전달해주러 왔어.”

“저기에 두고 가.”

“알았어.”



사령관은 에밀리를 힐끔 보다가 다시 서류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책장 한 구석에 장식해둔 물먹는 새 장식을 따라 고개를 까딱이는 모습에 시선이 갔다.

옆태가 보이는 각도였기에 그녀의 대부분의 모습이 보였다. 기운이 쭉 빠져있는 덤덤한 두 눈과 요사스러운 보랏빛 동공. 나이에 딱 맞는 여성적인 체형에 생각보다 노출이 많은 흰 나시티와 올리브색 핫팬츠는 정말 잘 어울렸다. 겉에 두른 두터운 비대칭 코트 덕분에 이 노출은 의미가 있었다.

뭔가 속옷 차림에 겉옷 하나만 대강 걸치고 외출을 나온 여인네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모든 건 그녀가 의도한 게 아니었다. 리리스라면 노출증, 다른 바이오로이드라면 개성이나 특색을 살린다고 했을 테지만 그녀는 그저 상식이 부족했을 뿐이었다.

전투 데이터 외의 다른 지식은 거의 전무! 처음 사령관은 로열 아스널의 부하란 걸 듣고 하룻밤 사이에 기가 빨릴 생각에 잠시 거리를 두었다. 그러다 콘스탄챠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조금은 동정심이 갔다.

그러나 지금 에밀리에게 향하는 감정은 동정이 아니었다.

욕정이었다.

과연 아무것도 모르는 순백의 에밀리를 길들이면 어떻게 될까.

그의 뜻을 따를까, 아니면 반항할까.

처음 든 의문은 점점 욕정으로 변하였다.



“에밀리.”

“응.”



에밀리는 물 먹는 새를 따라하다가 사령관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뚱한 눈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사령관을 보는 눈빛에는 애정이 있었다.



“섹스가 뭔지 알아?”



그 질문에 에밀리는 고민하다 대답했다.



“사령관이 아스널 대장이랑 하는 거 아냐?”

“자세히 알고 있어?”



에밀리는 도리질 쳤다.



“가르쳐 줄까?”

“아, 그러면 이거.”



에밀리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작은 버저. 그걸 본 사령관은 잠시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민에 빠졌다.



“그거 누가 준 거야?”

“콘스탄챠. 사령관이 아스널 대장이란 하던 거 알려주거나 하려 하면 일단 누르랬어.”

“누르지 마.”

“누르면 안 돼?”

“물론. 이건 ‘비밀 작전’이니까.”

“비밀 작전.”



에밀리의 두 눈에 붉은빛이 감돌았다. 사령관은 머리를 최대한 굴리며 손짓했다. 우선 그녀의 손에 들린 버저부터 뺏어야 했다.



“사령관 직할 임무야. 로열 아스널을 지휘하는 게 누구지?”

“사령관이야.”

“그런 내가 대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내리는 임무야. 아주 중요하겠지?”

“응, 중요해.”

“그리고 이 중요한 임무는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돼. 그게 아스널 대장이라고 해도, 콘스탄챠라고 해도 비밀로 해야 해. 알겠지?”

“알았어. 비밀로 할게.”



에밀리는 그렇게 말하며 한 손으로 입을 폭 가렸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그녀의 반응에 사령관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일단 속여 넘기긴 했지만 그녀를 어떻게 요리할지가 문제였다. 지금까지 몇 바이오로이드와는 몸을 섞었지만 에밀리 같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애초에 그녀들이 사령관의 사디스트 기질을 버티지 못해 나가떨어진 게 대부분이었으니……

과연 에밀리는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사령관은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에밀리를 보며 말했다.



“자, 그럼 잘 이해했지? 임무에 있어서 보안은 생명이야. 그건 알고 있지.”

“알아. 절대로 누구한테도 말 안 할게.”

“잘 했어. 그러면 이리로 와.”

“응.”

“이제부터 네가 이번 임무에 맞는지 점검할 거야. 이것도 임무에 일환이니까 비밀 꼭 지켜야 해.”

“알았어.”



에밀리는 그렇게 말하며 입을 가린 손을 떼지 않았다. 사령관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며 에밀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역시 나쁘지 않은 몸이었다. 풍만한 것도 좋았지만 에밀리처럼 어느 정도 슬렌더한 체형도 예뻤다. 누구처럼 비행의 편의를 위해 납작한 것도 아니고 볼륨감은 있으면서도 늘씬한 몸매…… 이렇게 예쁜 선이 만들어진다니.

사령관은 나시티 밑단을 잡고 말아 올렸다. 군살을 잡아주는 11자형 복근과 쏙 들어간 허리가 차츰 드러나다가 봉긋하게 솟은 젖가슴이 드러났다. 유방의 크기는 확실히 작았다. 하지만 손으로 쥐고 놀기에는 나쁘지 않은 크기였다. 불룩 튀어나온 분홍빛 유륜과 더 짙은 빛의 유두가 보였을 때는 입에 군침이 절로 돌았다.

근데 어째서 브래지어를 입지 않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속옷은?”

“갑갑해서 안 입었어.”

“그래?”



분명 가슴이 드러나도록 티를 말아 올렸는 데도 색기는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군침이 돌았다. 이렇게 때묻지 않은 소녀를 건드린다니. 딱히 연하를 좋아한다든지, 어린 여자가 취미인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에밀리에게는 왠지 모를 매력이 있었다. 사령관은 그녀에게서 가망성을 보았다. 뭔가 교육하고 개발한다면 어마어마한 변태로 거듭날 것이다. 설사 불가능하더라도 되게 만들 것이다. 그것이 사령관의 방침이었으니까!

사령관은 에밀리의 가슴을 가볍게 만져보았다. 역시나 볼륨감은 부족했다. 하지만 만지는 맛이 있었다. 물렁물렁한 촉감…… 하지만 나름대로 탱탱한 피부와 주변 근육 덕분에 탄력이 살아있었다. 그대로 손가락을 틀어 유두를 끼우고 주물러보았다. 탱글탱글한 유륜을 힘껏 누르며 비벼주니 유두가 단단하게 솟아올랐다.

하지만 사령관의 표정은 영 좋지 못했다. 에밀리의 표정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혹시 불감증인가 싶어 엄지로 유두를 부드럽게 굴려보았다. 분명 몸에서는 반응이 있었다. 유두가 발기하여 단단해진 걸 보면 확실했다.



“어때?”

“응? 어떠냐니?”

“여기 만지면 기분이 어떠냐고.”

“간지러워.”

“그래?”

“응. 간질간질한데 사령관이 만져주니 뭔가 좋아.”

“그래, 알았어.”



사령관은 에밀리의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감도 개발. 그래야만 에밀리를 좀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그래서 사령관은 에밀리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유방의 온기와 혈류가 부드럽게 번져나가게끔 만져주고 이따금 유두를 건드리며 자극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확실히 에밀리의 무표정에 조금씩 반응이 일어났다.

사령관은 10분가량 에밀리의 가슴을 만져주다 핫팬츠를 내렸다. 브래지어와 마찬가지로 팬티 한 장 없는 하반신은 매끄러웠다. 털 한 올 없는 음부는 꾹 닫혀서 음순의 속살을 단 하나도 허락하지 않았다.

상당히 죄악감을 자극하는 몸…… 그랬기에 사령관은 입맛을 다셨다.

조금만 더 해볼까.

사령관은 외음부를 어루만졌다. 조금씩 물기가 어린 건 착각이 아니었다. 이로써 그녀의 육신은 성적 반응이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개발 자체는 수월해질 터. 사령관은 가슴을 만지면서 음부 역시 어루만졌다.

조금씩 반응이 온다. 이대로 흥분을 각인시킨다면……

똑- 똑-



“들어가도 되겠나?”

“그래.”



사령관은 에밀리의 옷을 바로 입혀주고 대답했다. 집무실에 들어온 건 로열 아스널이었다. 그녀의 마중에 에밀리는 뚱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에밀리. 여기 있었군!”

“아스널 대장.”

“보고서는 잘 전달했어?”

“응.”

“하하, 미안하군. 사령관. 내 부하가 업무를 방해했나 보군!”

“아니, 별로. 일단 그 녀석, 나중에 고정 임무에 보낼 생각이니까 내 직할 팀으로 배속해줘.”

“아, 그런가? 아주 중요한 임무인가 보군. 잘 새겨두지.”

“그래, 에밀리. 나중에 또 보자.”

“응.”



에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스널과 함께 떠나갔다. 아직 발그레한 얼굴, 그 모습을 기억해둔 사령관은 어떤 교육을 해둘지 고민하기로 했다.





*





사령관은 하루에서 이틀 간격으로 에밀리를 자신의 집무실로 호출했다. 그리고 비밀 임무라는 이름으로 에밀리를 개발해갔다. 처음에는 그저 만지기만 했다. 그것도 심심해서 에밀리의 가슴을 빨거나 무릎에 앉히고 키스를 하며 애무하기도 했다.

다양한 자극. 그 덕분에 에밀리는 점점 쾌락을 학습했다. 육체가 흥분을 알아가는 건 당연했다.



“자, 어때?”

“기분 좋아……”



에밀리는 사령관의 다리 위에 마주 앉았다. 사령관은 그런 에밀리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유두를 비틀어주었다.



“자, 키스.”

“베에-”



에밀리는 키스란 말에 혀를 삐죽 내밀었다. 사령관은 에밀리의 혀를 빨아들이며 입술을 포갰다. 찐득하게 뒤엉키는 키스. 몇 번의 학습으로 에밀리도 이제 혀를 조금씩 섞을 수 있게 되었다. 사령관은 키스를 해주며 유두를 비틀어주다 고개를 숙여 그녀의 가슴을 핥아주었다.

느긋한 애무. 가슴도, 음부도 옷 위로 만져주기만 했다. 그런데도 에밀리는 반바지 아래로 음액을 듬뿍 흘리고 있었다. 이제는 교육을 하는데 티슈로 꼼꼼하게 닦지 않으면 다른 바이오로이드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사령관은 철저했다. 에밀리의 교육도, 그 후의 처리도 꼼꼼하게 끝냈다. 달리 말하자면 에밀리의 개발은 착실하게 진행되었다. 이제는 다른 쾌락을 심어줄 차례였다.



“자, 그럼 오늘은 저번에 말한 걸 하자.”

“응, 섹스 말이지?”

“맞아. 이번 비밀 임무의 목적을 알겠어?”



에밀리는 은근하게 뜬 눈으로 사령관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매번 로열 아스널이 했던 말이나 행동, 그걸 생각해 봐.”



……!

에밀리는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그래, 맞아. 그거야.”

“모르겠어.”



사령관은 잠시 골머리를 앓았다.



“지금 너는 아스널처럼 훈련을 받고 있는 거야. 그 말은 즉, 아스널의 뒤를 이을 대장이 되거나 아스널과 같은 대장이 될 수 있는 거야.”



그 말에 에밀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아무리 기본 지식이 약하다고는 하나 완전 얼간이는 아니었다. 지금 이 비밀 임무가 아스널 대장이 되기 위함이고 그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나름대로의 서프라이즈! 나중에 아스널을 비롯한 다른 바이오로이드에게 대장이 된 자신을 자랑하여 놀래켜주고 싶었다.



“응, 알았어.”

“그러니…… 결전에 임하자고.”



사령관은 에밀리를 가볍게 들어 자신의 음경에 안착시켰다. 이미 빵빵하게 발기한 음경과 푹 젖은 음부는 섹스를 하기 충분했다.

쯔컥-

에밀리가 삽입하자마자 반응을 보였다.

반만 뜬 눈을 하고서 눈썹을 치켜세운 표정…… 새하얀 피부 덕분에 발갛게 달은 홍조가 눈에 띄는 얼굴…… 순간적으로 들썩이던 허리,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엉덩이와 허벅지…… 위아래로 전율하듯 전신……!

안쪽에서도 충분히 반응은 있었다. 음경을 빨아들이는 듯한 질육의 집합……! 좁디좁은 질벽은 신축성까지 갖추면서 조임과 흡입력을 고루 발휘했다. 삽입할 때만 해도 좁다고 생각했는데 안착한 순간 에밀리의 움직임에 맞춰 질벽이 비벼지는 게 느껴졌다.



“자, 네 보지에 안에 있는 걸 느껴 봐.”

“음…… 속이 근질거려…… 뭔가 꽉 차오르는 거 같아……”

“언제나 얘기했지? 섹스를 시작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한다고?”

“아, 맞다.”



에밀리는 사령관의 목을 끌어 안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에밀리 보지에 사령관의 자지를 박아줘서 감사합니다……”

“그래, 잘 했어. 나중에는 그것에 응용해서 얘기해봐. 그걸 음담패설이라고 하는 거야.”

“응. 아스널 대장의 뒤를 이을 훌륭한 보지가 될 게.”

“방금 건 좋았어.”



사령관은 에밀리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에밀리는 두 발을 의자에 둔 채 사령관의 이끌림을 따라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귀두가 빠지기 직전에 멈추고…… 최대한 엉덩이를 내려 삽입하고…… 사령관의 두터운 음경은 에밀리의 귀여운 음부에 빨려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섹스의 리듬을 파악한 에밀리는 사령관이 손을 놓은 이후에도 섹스를 이어나갔다.

들썩거리는 몸. 에밀리는 땀에 젖어드는 긴 머리칼을 흩트리면서 섹스에 열중했다. 음경이 질벽 곳곳을 문지르고 지나가는 느낌…… 그리고 꽉 물린 질구멍 근방이 비벼지는 느낌…… 그 모든 걸 인지했다.

전투 이외의 것은 전부 백지! 그 장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섹스라는 행위에 열중하면서도 틈틈이 이때 배운 모든 걸 암기해나갔다. 에밀리는 숨을 헐떡거리며 섹스를 하면서도 사령관을 보았다. 종종 애무와 키스를 섞었던 걸 기억한 에밀리는 그를 향해 고개를 쭉 내밀었다. 사령관은 그녀와 키스를 해주면서 유두를 잡아당기고 문질러주었다.

쯔컥- 쯔걱- 쯔컥-



“으훕…… 으훙……”



에밀리는 애액을 뚝뚝 흘리며 섹스와 키스에 몰두했다. 그러다 사령관이 서류를 치우고 에밀리를 그 위에 눕혔다.



“아응……!”

“지금은 소리를 참아야 하는 거야.”

“알…… 았서……”



에밀리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려 했다. 그런데 사령관이 그녀의 두 팔을 붙잡아 당겼다. 그러면서 하반신은 활짝 벌려진 다리 사이에서 미친 듯이 찔러댔다. 입을 막지 못하게 된 에밀리는 소리를 참기 위해 입술을 씹었다. 하지만 음경이 뱃속을 휘저어댈 때마다 깊은 곳에서부터 쥐어짜지는 신음을 참기 어려웠다.



“그웃…… 웃…… 으웃……! 웃……! 흐웃……!”



그건 웃긴 걸 보며 웃음을 참는 것만큼이나 괴로웠다. 신음을 터뜨리면 가슴 속까지 홀가분해지겠지만 사령관의 명령이 있었다. 게다가 이 비밀 임무를 다른 사람에게 들킬지도 몰랐다. 그래서 에밀리는 괴로워하면서도 안간힘을 다해 참아냈다. 사령관은 에밀리의 조금 일그러진 표정을 마음껏 음미했다. 두 팔이 붙잡히고 다리는 접지도 못한 채 소리를 참아내야 하는 괴로움……! 가늘게 뜬 두 눈과 하얀 이에 짓눌린 입술은 정말 귀여웠다.

에밀리의 반응으로 새디즘이 조금씩 충족되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그녀를 교육시키고 결국 섹스까지 이끌어내 지금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업적을 달성했다는 쾌감까지 뒤섞이는 섹스의 맛이 색달랐다.

쯔퍽- 쯔퍽-



“으웃…… 웁…… 웃…… 으후……!”



에밀리가 새된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틀었다. 사령관은 고개를 숙여 옷째 그녀의 가슴을 깨물었다.



“으흣…… 사령관……?”

“이제 조금 진도를 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진…… 도……?”

“그래, 이제부터의 임무는 더 힘들고 어려워질 거야.”

“흐웃…… 후윽…… 할래……”

“좋아.”

“으그극…… 그읏……”



대답을 들은 사령관은 나시티에 덮인 유두를 이로 잘근거렸다. 침이 흘러나와 젖어든 옷은 유두에 착 달라붙어 색을 내었다. 분홍빛이 감도는 그것을 이로 씹어주며 혀로 튕겨주니 에밀 리가 헐떡이며 상체를 들썩거렸다. 작지만 생동감 넘치는 반응 덕분에 사령관은 즐거움이 가라앉을 틈이 없었다.

음경을 뒤덮는 온기도 좋았고 찐득거리는 물소리와 살이 비벼지는 소리도 좋았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에밀리가 입맛대로 개조된다는 점이었다. 섹스를 했으니 이제 이후에는 좀 더 갖고 노는 일만 남았다.

쯔퍽-

사령관은 에밀리의 뱃속에 정액을 듬뿍 뿌려주며 행복감에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애액과 정액이 치덕치덕 묻은 음경을 빼내어 에밀리의 머리맡으로 향했다.



“자, 섹스를 하고 나면 겉에 묻은 건 깨끗하게 핥아내야 해.”

“응……”



에밀리는 귀두부터 천천히 혀로 훑었다. 입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찝찔한 맛에 가볍게 인상을 쓰더니 오물거리며 뱉으려고 했다.



“안 돼. 전부 삼켜. 유일무이한 인간의 씨잖아? 하나도 남겨선 안 돼.”

“응, 알았어.”



에밀리는 비린맛이 났지만 꿀꺽 삼켰다. 그리고 음경을 마저 핥아내어 깨끗이 청소했다.



“좋아, 잘 했어. 이대로만 하면 넌 훌륭한 대장이 될 거야.”

“사령관이 만져주니 좋아.”



사령관은 채찍과 사과를 잘 이용했다. 에밀리가 쓰다듬어주기만 해도 좋아하단 걸 잘 이용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미끼에 불과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에밀리를 괴롭힐 준비를 해야 한다. 사령관은 갈증이 일어 입술을 할짝였다. 여전히 영문 모를 얼굴로 할딱이는 에밀리를 보고 있자니 욕망이 들끓었다.



“안 되겠다. 한 번 더 하자.”

“으우웅……”





*





섹스는 처음이 어려웠지 두 번째부터는 쉬웠다. 처음 했던 그 날만 3번 연속으로 이어나갔다. 덕분에 에밀리는 사령관이 정액이 흐르는 음부를 닦는 걸 계속 지켜봐야 했다. 에밀리는 자신과 사령관의 성기를 번갈아 보면서 상황을 나름대로 이해하려 했다. 다행히 그녀의 학구열은 그 다음 날에 성취되었다.

에밀리는 이번에도 사령관의 부름을 받고 찾아왔다. 그리고 가장 먼저 한 건 그의 음경을 핥는 것이었다. 에밀리는 전날 자신의 아랫도리를 집요하게 찔러댔던 음경을 눈앞에서 보니 신기했다. 뭔가 총열처럼 생긴 주제에 살짝 휘어져있고 끝은 몽둥이 같았다.

에밀리의 호기심 어린 눈을 보던 사령관은 그녀의 양쪽 볼을 눌러 입을 열었다. 에밀리는 어벙한 얼굴로 입을 벌렸고 사령관은 귀두를 입에 물려주며 말했다.



“이게 펠라치오라는 거야. 이 세우지 마.”

“움-”



사령관은 그렇게 말하고 에밀리의 머리채를 잡고 음경을 깊이 밀어넣었다. 역한 냄새가 단숨에 몰아쳤다. 음경은 입을 완전히 봉쇄했고 귀두는 목구멍과 코 안쪽 구멍까지 완벽하게 막아버렸다. 호흡기가 막힌 에밀리는 조금씩 괴로움을 느끼며 눈물을 찔끔 흘렸다. 에밀리가 숨이 막혀서 목구멍과 입 안을 조이며 덜덜 떨 때쯤 사령관이 음경을 뒤로 빼내었다.

쯔국-



“크후…… 크후……”



에밀리는 이때다 싶어 다급하게 코로 숨을 쉬었다. 그러자 사령관이 다시 음경을 쑤셔 넣었다.



“그우욱- 으욱-”



이번에는 아까보다 상황이 나빴다. 숨을 쉬는 도중에 호흡기를 막아버렸으니 에밀리의 얼굴이 빨갛게 달궈졌다. 사령관은 이런 식으로 에밀리의 숨통을 조였다가 풀어주며 펠라치오를 학습시켰다.

에밀리는 호흡이 제한된 정신없는 상황에서 확실히, 착실하게 사령관의 음경을 머릿속에 새겨 넣었다. 한 번 쑤실 때마다 뇌 곳곳에 사령관의 음경의 맛, 형태, 온기, 소리, 모든 것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하악- 학-”



에밀리는 음경이 빠져나갈 때마다 힘겹게 숨을 내뱉었다. 중간중간 헛구역질을 일으키며 괴로워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적응됐는지 이제는 스스로 목구멍이 짓눌릴 정도로 음경을 빨아들였다.



“이러케 하능게…… 져하?”



에밀리는 숨을 참고 음경을 집어삼키며 물었다. 사령관은 에밀리의 머리채를 잡으며 내려다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에밀리는 머릿가죽이 당겨질 정도라 아팠지만 사령관의 미소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쮸우웁- 쮸웁-

숨이 막히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래서 에밀리는 몽롱한 얼굴로 열심히 음경을 빨았다.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입과 혀는 찬찬히 쾌락을 주었다. 탱글한 혓놀림과 말랑하지만 힘 있게 물어오는 입술, 매끄러운 촉감으로 비벼지는 입 안의 살들…… 마지막으로 이따금 귀두를 빨아들이는 목구멍……!

스스로 학습하는 건 둘 째 치더라도 에밀리의 펠라치오는 상당히 괜찮았다. 이대로 종종 업무 중에 빨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얼굴이 시뻘개지면서까지 빨아대는 모습이 기특하여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괴로워하던 얼굴에서 금세 생기가 돌았다. 이따금 봐온 에밀리의 표정 중에서는 기뻐하는 모양이었다.

사령관은 슬슬 사정감이 밀려와서 에밀리의 머리를 고정시키고 허리를 흔들었다.

쯔쿡- 쯔쿡-

숨을 쉬고 참는 간격이 빠듯해져서 에밀리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녀의 두 눈이 조금씩 까뒤집어지며 두 손이 제멋대로 움찔거릴 쯤에 사령관이 나직하게 말했다.



“자, 알고 있지?”



에밀리는 대답하지 못했다. 쉼없이 목구멍을 넓히고 들어오려는 귀두와 숨통을 틀어막은 음경 때문이었다. 스멀스멀 코로 역류하는 냄새와 머리채가 당겨지는 아픔도 한 몫 했다. 그러다 갑작스레 사령관이 음경을 깊게 박아넣고 멈추었다. 에밀리는 아주 조그마한 틈으로 간신히 숨을 쉬다 격하게 기침했다. 목구멍이 벌름거리는 순간 사령관의 음경에서 힘차게 정액이 쏟아져나왔다. 단숨에 입안을 휘젓고 목구멍으로 직행한 정액은 찐득하게 목 안쪽에 걸려들었다.



“전부 삼켜. 깨끗하게 삼켜.”

“케흑…… 케흑…… 아라허……”



에밀리는 간신히 정액을 삼키고 음경을 입에 문 채 대답했다. 분명 방금 사령관이 싼 건 전부 삼켰지만 이전에 교육 받은 ‘청소’를 기억해내고 음경을 혀로 구석구석 닦아냈다. 귀두와 껍질 사이라든지, 요도구라든지, 귀두의 갈라진 틈이라든지 꼼꼼하게 혀 끝으로 후벼파고 긁어내고 핥아냈다. 그러고 입에서 나온 순간 침방울이 튀며 매끈해진 음경이 드러났다.



“잘 먹었습니다.”

“그래, 잘 했다.”

“그럼 바로……?”



에밀리는 곧장 섹스를 할 생각이었는지 책상 위로 기어올라갔다. 그 모습을 본 사령관은 에밀리를 책상 위에 무릎을 꿇리고 반바지를 내려주며 말했다.



“어제 말했지? 진도 나가겠다고.”

“응……”



어느 정도 살집이 포동포동 오른 엉덩이와 허벅지…… 땀과 애액 덕분에 투명한 피부가 유독 반짝였다. 사령관은 그런 엉덩이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가슴보다 볼륨감이 있어서 그런지 손에 닿는 만족감이 좋았다.

짝-

그건 때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엉덩이가 포동포동하게 흔들리면서 손가락 사이사이로 스며들었다. 부드러운 탄력이 역으로 사령관의 손에 충격을 주었다.



“나 잘못했어……?”



에밀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사령관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러자 사령관은 피식 웃으며 한 번 더 볼기를 때렸다.

짝!



“아니. 이것도 섹스나 애무의 한 부류야. 물론 체벌의 목적도 있지만 지금은 이 감촉을 느껴봐.”

“아파. 뜨거워.”

“그래?”



짝- 짝- 짝-

에밀리의 하얀 엉덩이가 붉은 손자국으로 덮여갔다. 사령관은 일부러 한쪽 엉덩이만 때렸다. 에밀리는 한쪽 엉덩이에 화끈거림이 감도는 걸 느꼈다. 얼얼한 그 아픔이 조금씩 색다른 느낌으로 변할 때쯤, 사령관은 반대쪽 엉덩이를 때렸다.

짝!

그러다 허벅지를 때렸다. 엉덩이보다 탄력이 심한 허벅지는 사령관의 손이 아플 정도였다. 사령관은 그렇게 에밀리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골고루 때리다가 더 참지 못하고 그녀의 두 다리를 잡아당기며 삽입해왔다. 갑자기 지지대를 잃은 에밀리의 몸이 그대로 책상에 배를 깔게 되었다. 풀썩 엎어진 에밀리는 동시에 벌어진 섹스 때문에 앞뒤로 흔들거렸다.

이렇게 섹스를 하는 도중에도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보다 더 거세게 에밀리를 타격했다.

짝- 짝-! 짝!!

츠퍽- 츠퍽- 츠퍽-

이미 사전에 준비된 에밀리의 음부는 현란하게 물소리를 냈다. 음경이 오가는 음부에서는 제법 시끄러운 소리가 났지만 하반신을 강타하는 소음을 이기진 못했다.

에밀리는 처음 느낀 화끈거림과 기묘한 감각이 점점 흐릿해지는 걸 느꼈다. 질을 비벼대는 음경 때문이었다. 섹스의 쾌감을 알아버린 육신은 조금씩 아랫도리에 신경을 기울였다. 타격의 아픔이 섹스에 쾌락에 묻히면서 뒤섞이게 되었다. 그렇게 혼선이 더해지니 점점 아픔이 쾌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짝- 짝-

섹스와 난타. 에밀리의 두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엉덩이의 화끈거림이 기분 좋아질 무렵, 사령관은 더 이상 엉덩이를 때리지 않았다. 아픔의 여운과 아쉬움이 남을 때 사령관은 한 팔로 에밀리의 허리를 끌어 안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목줄을 쥐었다.



“케흑-”



엄지와 검지가 뒤덮은 목은 혈류를 억눌렀다. 머리로 통해야 할 피가 막혀버리니 에밀리는 조금씩 현기증을 느꼈다. 심지어 지금은 섹스 중이었다. 피가 격렬하게 흐르고 어느 때보다 산소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러다 사령관의 손이 이번에는 목을 가볍게 졸랐다. 아까는 피만 안통했다면 지금은 숨까지 억제되었다.

쌔핵- 쌔핵-

에밀리의 반쯤 뜬 눈꺼풀 아래로 동공이 조금씩 기어들어갔다. 에밀리는 눈이 뒤집어지기 직전의 상태로 쒹쒹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그렇게 숨통을 막아버리니 전신이 경직되면서 질이 좀 더 강렬하게 조였다.

사령관은 목을 쥐었다가 놓아주면서 그녀의 숨을 조절했다. 앞서 펠라치오로 했던 질식 덕분에 어느 정도 적응했는지 에밀리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힘겨워할 뿐 사령관이 찌르는 대로 앞뒤로 흔들거렸다.

쯔컥- 쯔컥-

사령관은 에밀리의 속이 떨리는 걸 느꼈다. 몇 번을 찔러봐도 질리지 않는 진득한 질이었다. 그리고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점점 찰기가 더해졌다. 그래서인지 사령관은 새디즘을 만족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음경의 쾌락을 위해서라도 에밀리를 괴롭히게 되었다.

지금도 그랬다. 하반신이 부딪쳐오는 엉덩이가 얼얼해질 정도로 힘주어 찔러댔고, 목만이 아니라 가슴이나 옆구리를 만질 때는 쥐어뜯었다. 유두를 꼬집으면 손톱을 세워 찍어누르기까지 했다. 곳곳에 과도한 애무를 해주며 통증까지 섞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에밀리는 신음과 함께 아픈 소리를 냈다.



“큿…… 으읏…… 흣…… 사령관…… 흣……”



평소 무표정한 얼굴만큼이나 에밀리의 신음 역시 억제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사령관을 자극했다. 사령관은 얼굴 근육이 비틀리는 걸 참으며 섹스를 이어나갔다.

아직이다.

아직.

조금만 더……!

사령관은 에밀리의 몸 곳곳에 아픔을 새겨주며 인내했다. 아직 터뜨릴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참고 또 참았다. 지금은 쾌락과 통증을 섞어주고 아픔으로 오르가즘에 도달해버리는 경지까지 가야만 했다.

그때의 충족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리라. 그래서 사령관은 더한 아픔을 주려다 참았다.

하지만 그것도 에밀리의 하얀 뒷덜미가 드러난 순간 달라졌다. 고운 머리칼이 흐트러지며 드러난 건 가느다란 목. 사령관이 한 손으로도 숨통을 쥘 수 있는 목. 방금까지 손으로 쥐고 억눌렀던 그 목이 눈앞에 드러났다.

쩍-

열기로 가득 찬 사령관의 입이 열렸다. 찐득한 침으로 코팅된 송곳니와 단단한 이가 그대로 에밀리의 뒷목을 깨물었다.



“히윽……?!”



에밀리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사령관이 뒷목을 물어뜯을 줄은 몰랐다. 비상식인인 에밀리라고 해도 이건 이상하단 걸 알았다. 하지만 저항할 수 없었다. 흡사 교미 중인 고양이마냥 뒷목이 물린 에밀리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사령관은 피부에서 올라오는 단맛과 체취를 즐기며 에밀리의 피부를 잘근잘근 씹었다. 부드러운 살 맛을 즐기며 깊게 잇자국을 낸 사령관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한순간 터뜨린 욕망을 억제하기에는 지금까지 너무 오래 참았다.

사령관이 입을 떼니 잇자국과 붉은 자국으로 이루어진 키스마크가 진하게 남았다. 사령관은 그걸 보고 이성을 놓았다.

콱-

사령관의 입이 이번에는 어깨를 노리고 들었다. 탱탱한 근육과 단단한 뼈가 닿는 느낌이 좋았다. 이로 문 순간 피부가 눌리는 느낌이 좋았다.

콱-

사령관은 곧장 다른 부분을 물었다. 이번에는 팔뚝을 물었다. 비교적 물렁한 부분인지라 씹는 느낌이 훨씬 좋았다.

에밀리는 사령관이 물 때마다 전율을 느꼈다. 물린 부분에서부터 짜릿함이 전신으로 번져나갔다.



“하으윽……! 힉……! 히으윽……!”



하필 이때 오르가즘의 격앙된 감정까지 겹쳐졌다. 에밀리는 서서히 아랫배에서 치고 올라오는 오르가즘과 전신을 깨물리는 고통을 번갈아가며 느껴야 했다. 앞서 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생살이 물리는 아픔과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정점의 쾌락! 이것들이 번갈아가며 에밀리의 모든 감각을 장악했다.



“아……! 아아……! 으읏……!”



에밀리의 본능에서 피학심이 깨어났다. 언제나 사령관에게 박혔지만 지금은 달랐다.

잡아먹힌다!

그녀에게 프로그래밍된 모든 정보가 혼란이 일어났다. 사령관에게 암컷으로서 굴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피식자로서 먹히는 것까지 인식되었다. 섹스는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지만 후자는 아니었다.

잡아먹힌다……!

난생 처음 느끼는 감정, 여기에 돌발 행동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겹치면서 에밀리의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었다. 안 그래도 복잡한데 쾌락까지 더해지니 에밀리의 몸은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오류를 새겨나갔다.

고통은 곧 쾌락.

아픈 건 좋은 거.

괴로움은 기쁨.

에밀리의 두 눈에 하트가 떠오르는 건 착각이 아니리라.

계속 되는 깨물기와 목조르기, 섹스……

서서히 솟구치는 오르가즘의 끝……! 그 순간 사령관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에밀리의 목을 다시 물었을 때는 피가 흘러나왔다. 약 30초가량 계속 되는 오르가즘 속에서 에밀리는 숨을 쉬지 못했고 살점이 뜯기는 아픔을 느꼈다.

쒸익- 쒸익-

에밀리는 눈에 거의 흰자만 보였다. 머리는 새하얗게 되어서 기절하기 직전에 멈추었다. 허리가 휘어가며 절정하는 에밀리를 따라 음경 역시 쥐어짜졌다. 사령관은 울컥거리며 정액을 싸지르면서 입 안에서 느껴지는 핏내에 숨을 골랐다.

풀썩-

에밀리는 침까지 질질 흘리며 탁상에 엎어졌다. 두 눈은 반쯤 까뒤집은 채 들썩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뚱한 표정으로 지내던 그녀가…… 지금은 쾌락에 버무려져서 늘어졌다.

사령관은 방금까지 물어뜯었던 뒷목을 핥아주었다. 에밀리는 쓰라린 느낌에 들썩거리다가 사령관이 머리를 만져주니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





몇 주 후……

에밀리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언제나 뚱한 표정이었던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활기가 돌았다. 때때로 배시시 웃거나 의미 모를 스킨십을 해오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콘스탄챠와 로열 아스널의 문의가 있었다. 사령관으로서는 당연히 그녀들이 제지할 거란 생각에 빙 둘러서 얘기했다. 다행히 에밀리는 여전히 비밀 임무 수행 중이라는 생각에 철저히 보안을 지켰다.

덕분에 사령관은 하루에 한 번씩 에밀리와 만나던 걸 사나흘에 한 번으로 줄여야 했다. 이전에 강렬하게 키스마크를 남긴 건 어떻게든 추궁을 피했지만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의 의심과 추궁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인간이다.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들은 그의 명령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했지만 구태여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러는 쪽이 더 흥분되었다. 남몰래 순수한 에밀리를 타락시킨다는 그 스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에밀리와 사나흘에 한 번씩 가지던 관계. 그 과정에서 사령관은 손바닥으로 매질하고 입으로 물어뜯으며 에밀리의 마조히즘을 일깨워갔다. 그리고 오늘, 그것을 한 번 터뜨릴 시기가 왔다.



“하루 정도 너끈히 시간을 쓰기로 했거든? 그러니 아직…… 15시간가량 남았네?”



사령관은 비밀의 방에 들어서며 말했다. 지금 이 어두운 비밀 공간 안에는 에밀리 혼자 있었다. 사령관은 곳곳에 놓인 양초에 불을 밝혔다. 그러자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에밀리의 몰골이 드러났다.

그녀는 지금 삼각 목마에 앉혀져 안대가 씌워지고 개그볼을 입에 물리고 있었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귀에는 솜과 귀마개를 넣어 청각을 차단했고 유두에는 빨래집게를 물려두었다. 질 안에는 딜도를 깊숙하게 박아주고 항문 안에는 관장 용액을 넣어두고 아날 플러그로 막아두었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괴로움이 가득 차있었다. 이런 상태로 몇 시간을 방치되어 있었던가!

두 눈이 가려지고 귀가 막혔다. 어떤 것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다른 감각이 예민해졌다. 특히 촉각. 온몸의 피부가 뜨겁게 달궈졌다. 유두가 유독 단단해지고 아프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질이나 항문을 막고 있는 딜도나 애널 플러그의 존재감은 당연했다.

말은 당연히 할 수 없었다. 개그볼을 입에 물고 있어서 쉴 새 없이 침을 흘려대거나 신음을 내는 게 끝이었다.

이것들만으로도 괴로울 진데 두 팔은 등 뒤에 묶여있었고 두 다리는 허벅지와 묶여졌다. 그야말로 팔다리를 잃은 듯한 모습으로 삼각목마 위에 얹혀져 있었다. 자세도 불편하거니와 그녀의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건 하반신 뿐이었다. 그것도 체중이 더해지면서 압박감과 고행은 더 깊어졌다.

오죽 힘들었으면 그녀의 전신에 소금기가 묻어있을까. 온몸을 적실 정도로 흘린 땀이 몇 번이고 말라붙어 생긴 결과였다.

그렇다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체중이 실려 딜도가 짓눌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뱃속을 가득 채운 관장액이 출렁거리며 거북함까지 주었다.

연이은 스트레스. 10분만 해도 미쳐버릴 시간을 오래 버텼으니 에밀리의 두 눈은 흐릿해졌다.

사령관은 시간을 확인하고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그녀는 사령관이 온 지도 모를 것이다. 그래서 사령관은 말없이 다가가 유두를 꽉 물고 있는 빨래집게를 잡았다.



“으훕……!”

“이렇게 딱딱하게 세우다니. 얼마나 아플까.”



사령관은 이렇게 말했지만 누가 봐도 그녀를 조롱하는 투였다. 당장 집게를 당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피가 과도하게 쏠려 충혈된 유두는 그대로 집게를 당기니 통증이 느껴졌다. 집게를 당겨버리니 유두도 따라왔다. 이대로 유두가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당기니 집게가 미끄러지면서 유두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게 좋은 건 아니었다.

점점 유두에 닿는 면적이 좁아지고 집게의 힘이 강해졌다. 같은 힘으로 넓은 면적을 꼬집는 것과 좁은 면적을 꼬집는 것 중 어떤 게 아플까.

집게는 점점 유두의 끄트머리로 향했다. 그리고 집게가 당겨지면서 에밀리도 상체를 내밀며 고통을 호소했다.

탁!

결국 집게가 완전히 빠져나오고 유두의 끝 부분이 아프게 스쳤다. 에밀리는 괴로움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끼며 파르르 떨었다.

하지만 집게는 하나가 아니었다.



“으우웁……! 우웁……! 흐우웁……!”



에밀리는 반대쪽 집게가 당겨지자 아까보다 크게 날뛰었다. 뱃속이 출렁거리고 딜도가 짓눌려 아팠음에도 계속 움찔거렸다. 수많은 신체 중 극히 일부였지만 그 녀석이 주는 아픔은 상상 이상이었다. 심지어 눈과 귀가 가려져서 감각이 증폭된 상태라 정도가 심해졌다.

하지만 아무리 몸을 뒤틀어도 사령관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사령관은 이 가녀린 에밀리의 반응에 아랫도리가 터질 듯이 발기했다.

탓-

그리고 하나 남은 집게까지 떼버리더니 개그볼을 벗기고 입을 맞추었다. 혀를 뒤섞는 키스…… 사령관은 에밀리의 혀나 입술을 깨물며 거친 애정을 표현했다. 에밀리는 헐떡거리면서 숨이 가쁜 와중에도 사령관과의 키스에 얼굴을 비비며 기뻐했다.

그러나 사령관은 에밀리가 벌써 기뻐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안심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짝-

사령관은 에밀리의 허벅지를 때렸다. 그러자 에밀리가 입을 떼고 고개를 쳐들었다.



“사령간…… 사령가안……”



긴장이 풀린 탓일까. 오랜 시간 막혀있던 애널플러그가 떨어지며 관장액이 쏟아져 나왔다. 앞서 청소를 한 뒤여서 그런지 맑은 물이 흘러나왔다.

탱그랑-

사령관은 그걸 보더니 근방에 놔둔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러더니 에밀리의 허벅지를 거침없이 때렸다.

짝!



“하아윽……!”



붉은 줄기가 남았다. 에밀리는 칼에 베인 듯한 통증에 고개를 들며 아파했다. 사령관은 몇 번 더 허벅지 곳곳에 채찍질을 했다. 가느다란 말채찍이 몇 번이고 타격을 해대니 피부가 점점 찢겨갔다. 종국에는 허벅지 곳곳에 핏방울이 송골송골 새어나왔다.

사령관은 패들처럼 생긴 말채찍 끝을 혀로 핥았다. 핏기 섞인 맛……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에밀리가 고개를 늘어뜨리며 괴로워하는 모습은 최고였다.



“엉덩이에 힘 제대로 주라고 했지?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으니 체벌이다. 알겠지, 에밀리?”

“아랏서허……”



사령관은 에밀리의 입에 개그볼을 물려주었다. 에밀리는 달그락대며 침범벅이 된 개그볼을 물었다.

짝! 짝! 짝!

에밀리는 개그볼을 물자마자 전신을 타격하는 채찍질에 신음했다. 안 그래도 하얗고 여린 피부 곳곳에 붉은 자국이 남았다. 허벅지에 남긴 것보다 훨씬 길고 깊은 상처였다. 이대로면 흉이 지지 않을까싶을 극심한 채찍질이었다.

신경을 찢어발기는 극악의 고통! 심지어 에밀리는 눈이 가려져 있어서 어딜 때릴지도 몰랐다. 등을 때린다 싶으면 배를 때리고, 그러다 갑자기 팔뚝을 후려갈기고…… 사령관의 채찍질은 은밀하고 치명적이었다.



“흐우웁! 흐웁! 우우웁-!! 웁! 웁-!!”



그럴 때마다 에밀리의 입에서는 보람찬 신음이 폭발했다. 침방울까지 튀겨가며 온몸을 뒤틀어대는데, 때리는 만족감이 충만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체벌 중인데 좋다고 우는 거야?”



사령관은 귀마개를 제거하며 에밀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온기 섞인 속삭임에 에밀리의 눈은 안대 아래에서 애정을 흘렸다.



“샤형간……”



에밀리는 개그볼을 갈작거리며 애타는 소리로 말했다. 사령관은 대답 대신 뒤틀린 미소를 보이며 유두를 꼬집었다.



“이건 뭐야?”

“흐우웃……!”

“이게 뭐냐고~!!”



짝! 짝!

사령관은 에밀리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채찍질했다. 도톰한 엉덩이가 무자비하게 흔들거리다 차분히 가라앉았다. 여기저기 불그죽죽한 선이 그려진 엉덩이는 손을 가까이만 대도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화끈거렸다.



“아우우…… 아우……”

“귀엽네.”



사령관은 그렇게 속삭이면서 처음 들어섰을 때 불을 붙인 양초 하나를 들었다. 녹은 밀랍이 가슴 위로 툭 떨어졌다.



“흐그그……!”



채찍과는 다른 아픔이었다. 피부가 불에 덴 듯이 화끈거렸다. 곧이어 밀랍이 확 식으면서 순간적으로 시원하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등…… 유달리 민감해진 등 위로 촛농이 툭툭 떨어졌다. 촛농이 떨어질 때마다 에밀 리가 몸을 웅크리며 덜덜 떨었다. 그렇게 사령관은 양초 하나가 반이 될 때까지 에밀리의 몸 곳곳을 촛농으로 버무렸다. 그러고나서야 만족스럽게 웃으며 개그볼을 떼주고 에밀리에게 키스해주었다.



“잘 참았어.”

“나 잘했서……? 잘했서……?”



에밀리는 혀를 빼물고 헐떡이며 말했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개였다. 그래서 사령관은 다시 혀를 빨아주면서 키스해주었다.



“그러니 좀 더 즐겁게 놀자.”



이미 몸 곳곳에 상처를 입은 에밀리는 아픔에 둔감해진 상태였다. 물론 조금 쉬면 괜찮겠지만 그 후에 타격이 만족스럽진 않을 것이다. 고통에 점점 익숙해진 몸…… 그것을 괴롭히려면 확실한 수단이 필요했다.

탓-

사령관은 에밀리의 몸 곳곳에 패드를 부착했다. 은밀히 포츈에게 부탁하여 만든 전기충격기였다. 죽거나 신경이 타버리지 않을 정도의 전기가 에밀리를 곧 강타할 것이다. 이미 피부에 대한 자극을 끝냈으니 그 안쪽을 휘저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괴물이었다.

사령관은 리모콘을 들었다. 에밀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더 키스를 해주지 않으니 끙끙거리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간다.”



빠지직-



“그우욱……!”



전기 충격. 그 아픔은 차원이 달랐다. 겉에서부터 안쪽까지 파고드는 날카로운 감각은 근육을 찢어발기는 고통을 주었다. 그것도 한 곳만 그런 게 아니었다. 패드는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가슴에만 3개가 붙었고 목이나 등, 어깨, 심지어 발바닥에도 붙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젓는다! 언젠가 철충에게 관통상을 당했을 때 이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았다. 쇳덩이가 살 속을 후벼파는 아픔…… 그 비슷한 게 느껴졌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아픔이 점점 적응되고 있었다. 앞서 사령관에게 교육받고 거쳐온 행위 덕분이었다.

부글부글 끓는다. 전기의 에너지가 곧장 전신을 뜨겁게 데워주었다. 이미 흥분으로 달아오른 몸은 곳곳에서 익어간다 싶을 정도로 체온을 높여주었다.



“그극…… 으그극……”



에밀리의 눈이 뒤집어졌다. 에밀리의 입은 쩍 벌어져서 혀를 뻗었다. 이제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저 입을 벌린 채 굳어져서 와들와들 떨 뿐이었다.

에밀리는 오르가즘을 느낄 때마다 전율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극한의 고통이 만들어낸 엔돌핀이 절정과 유사한 느낌을 준 것이다. 하지만 육신은 솔직했다. 정신은 이미 행복감에 빠졌지만 에밀리의 몸은 과도한 격통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었다.

풀썩-

결국 에밀리는 삼각 목마에서 떨어졌다. 곧이어 눈을 까뒤집은 에밀리가 게거품을 바글바글 물며 움찔거렸다.

사령관은 기절한 에밀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머리를 맞은 물고기마냥 축 늘어져서 움찔거리고 있었다. 패드는 진즉 껐지만 아직 잔류하고 있는 전기 때문에 그녀의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음, 음?”



사령관은 이상한 냄새에 고개를 돌렸다. 전기 충격이 끝나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에밀리의 하반신이 푹 젖어있었다. 오줌까지 지려버린 그녀의 반응을 보며 사령관은 결국 폭소하고 말았다.



“뭐, 어쩔 수 없네. 결국 체벌 뿐이지.”



사령관은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를 호출했다. 그리고 7시간 정도 후……





*





“아……”



에밀리는 몽롱한 얼굴로 눈을 떴다. 성고문의 연속이었던만큼 몸도, 마음도 지쳤는지 제법 푹 자버렸다. 에밀리가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건 사령관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팔다리가 묶인 줄도 모르고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팔……”



에밀리는 침대 모서리에 달린 사슬과 족쇄를 번갈아보다가 뒤늦게 배를 튕기며 움찔 떨었다. 전기충격의 잔향이라도 남은 듯한 반응……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에밀리는 갑자기 하반신에서 오는 충격 때문에 놀랐을 뿐이었다.



“아…… 아……?”



에밀리는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 눈을 떴을 때부터 심장이 격하게 뛰고 온몸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까지 이런 느낌을 받았을 때는 곁에 사령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건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건 마치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가 저절로 불러지는 듯한 오류였다. 그랬기에 에밀리는 이 낯선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다. 숨만 쉬어도 목구멍 안쪽까지 간질거리며 죽을 듯한 쾌락을 주는 이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극도의 미약. 사령관은 에밀리가 기절한 사이 수족으로 부리는 바이오로이드 몇몇을 시켜 수습해두었다. 그리고 비밀리에 개발해둔 최강의 미약을 투여하고 방치한 상태였다. 에밀리를 침대에 눕힌 건 그녀를 회복시키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약효가 제대로 돌게 하려는 것도 있었다.

사령관은 이 모습을 다각도로 설치된 카메라로 확인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 그녀의 질 속에 무선 로터도 가득 넣어두었으니 이제 남은 건 즐기기만 하면 됐다.



“시키는 대로 잘 해줬어. 나중에 포상을 주지.”

“감햐합히하……”



사령관의 아래에서는 허리가 깔려 바들거리는 탈론 페더가 있었다. 그녀는 행복한 얼굴로 구멍 난 재갈을 문 채 바들바들 떨었다.



“자, 그럼 본편 감상이나 해볼까.”



사령관이 리모컨을 들고 작동시키자 화면 속의 에밀리가 펄떡였다. 약효는 진즉 있었다. 에밀리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모든 감각이 예리해진 게 증거였다. 하지만 에밀리는 그걸 알지 못했고 본격적인 효능이 터지지도 않아 겉으로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상태였다. 하지만 로터의 진동이 가미된 순간 고요했던 파장이 폭발하고 말았다.



“어……?”



에밀리는 처음에 그 느낌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건 에밀리 인지를 아득히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에밀리의 감각을 파고 들었다.



“ㅇ-”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에밀리는 전기 충격을 받았을 때처럼 입을 벌리고 배를 쭉 내밀었다. 에밀리는 그 상태로 몸을 조금씩 뒤틀어댔다. 유두는 빳빳하게 서고 음핵이 음부를 비집고 나와버릴 정도로 발기하고 있었다.

이런 에밀리에게서 나는 소리라고는 쌕쌕대는 숨소리와 이불이 비벼지는 소리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엄청난 충격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걸 소리로 표현했다면 가히 폭탄이 터지는 수준이었다.

푸슛-

쾌락의 폭발! 에밀리는 몸을 브릿지 자세로 세우다가 그대로 맑은 액체를 물처럼 쏘아버렸다. 요도를 관통하며 나온 액체…… 시오후키였다.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나온 반응이었다. 그것도 로터의 진동은 그렇게 센 편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에밀리는 지진이라도 접한 것마냥 온몸을 떨고 있었다.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뇌를 강타한 쾌락. 처음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처럼, 고통이 기쁨이 되었을 때처럼, 사령관이 만져주었을 때처럼……

아니, 그 이상이었다.

갑자기 에밀리가 눈을 부릅뜨며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이미 시오후키까지 지렸지만 절정의 쾌락이 끝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죽을 듯이 힘들다가 서서히 풀려갔지만 지금은 전신의 근육이 긴장된 상태가 계속 이어졌다.



“학……! 하악……! 학……!”



에밀리는 경악한 표정 그대로 몸을 뒤틀었다.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온몸을 베베 꼬아도 절정이 끝나지 않았다. 하다 못해 질 안에 박혀있는 로터라도 빼낸다면 편해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손과 발이 묶여서 그러지도 못했다.

절정의 고문……! 간지러움이 켜켜이 쌓이면 통증이 되듯이 쾌락이 끝없이 이어지니 끔찍한 고문이 되었다. 실제로 에밀리는 절정이 4분 이상 이어지면서 호흡 곤란이 찾아왔다. 질식은 이제 익숙해졌지만 심장도 빨리 뛰고 호흡이 꼬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목을 조르거나 해서 만들어진 질식이 아니었기에 어느 때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카흑…… 하악……! 학……!”



에밀리의 버둥거림은 고작 몇 분만에 끝이 났다. 육체가 신경을 강타하는 자극을 온전히 버틸 수 없었다. 에밀리는 생각 외로 극심한 저항없이 축 늘어졌다. 하지만 결코 반응이 없는 게 아니었다.

에밀리는 늘어진 채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동공은 풀려버렸지만 그녀는 확실히 절정을 이어가고 있었다.

6분…… 10분…… 17분…… 시간이 계속 될수록 침대 시트는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땀과 침, 애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진동이 멈춘 건 대략 30분이 지난 뒤였다.

사령관은 잠시 텀을 두고 찾아왔다. 에밀리는 분명 눈을 뜨고 있었지만 제대로 실신했는지 반응이 없었다. 사령관은 그런 에밀리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딱 때렸다. 그러자 에밀리의 하반신에서 다시 한 번 시오후키가 일어났다.



“시러…… 힘드러…… 안대……”



사령관은 사악한 미소를 띄웠다. 그리고 가벼운 휘파람으로 팬텀을 호출했다. 그녀는 말없이 사령관에게 기저귀 같은 걸 넘겼다. 사령관은 손수 에밀리에게 금속질의 기저귀를 채워주며 속삭였다.



“내일은 하루 종일 이걸 달고 다녀. 자위는 금지. 뭐,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만.”



에밀리는 사령관의 말을 듣지 못했다. 다행히 다음 날이 되어서야 사령관의 명령을 받았고…… 절정의 지옥은 계속 되었다.

에밀리는 정조대를 착용한 채 탐색 임무에 나섰다. 희미한 진동을 주는 정조대 덕분에 에밀리의 아랫도리는 마를 새가 없었다. 덕분에 탈진 하지 않도록 꾸준히 물을 마셔주어야 했다. 에밀리는 하루 종일 땀범벅이 되어 탐색을 해야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절정하지 못한단 점이었다.



“헤엑…… 헥…… 헥…… 사령과안……”



감질나는 쾌락. 그것 때문에 에밀리는 유두를 바짝 세우면서 숨을 헐떡였다. 갑갑함을 풀고 싶어도 정조대 위로 아무리 손가락을 긁어도 소용이 없었다. 오죽하면 평소 들고 다니던 제녹스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비벼댔을까. 그것도 모자라서 스스로 옷 위로 유두를 만져대기까지 했지만 갑갑함은 풀리지 않았다.

에밀리는 탐색 임무가 끝나길 기다렸다. 잔해를 뒤지고 철충을 물리치면서 오르카 호로 돌아갈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임무가 끝났을 때 에밀리는 자신의 무기까지 내팽개치고 집무실로 향했다. 사령관은 그녀가 올 줄 알았는지 혼자 서류 업무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사령과안……! 사령관……!”



에밀리가 헐떡이며 다가오자 사령관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으며 속삭였다.



“건방지게 굴면 안 되지, 에밀리? 또 벌 받고 싶은 거야?”

“시러…… 벌 시러…… 사령관…… 섹스 하자…… 너무 힘들어…… 사령관 자지 보지에 넣어줘…… 막 때려도 좋아…… 그러니까 제발……”

“정말로?”



사령관은 방긋 웃으며 정조대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긋하게 속삭였다.



“그럼 개처럼 배를 까고 부탁해봐. 그럼 해줄게.”



에밀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닥에 발라당 누웠다. 그러더니 다리를 벌려 애액이 듬뿍 넘치는 음부를 보여주며 말했다.



“사령관 자지 줘…… 사령관이랑 섹스하고 싶어……!”

“옳지, 잘 했다.”



사령관은 그렇게 말하며 보석이 하나 박힌 목걸이를 달아주었다.



“그럼 서약을 할까?”

“아-”



에밀리는 홍조를 깊게 띄우며 웃었다. 그 미소는 지금까지 보인 적 없던 최고로 행복한 미소였다.



“이제부터 에밀리는 사령관의 암캐이자 육변기가 되는 거야.”

“좋아. 난 사령관의 보지야.”

“그래, 잘 하네. 그럼 섹스하기 전에 산책부터 갈까?”

“좋아, 할래.”

“에밀리는 개지? 개니까 네 발로 기자.”

“알았어. 그럼 이따 꼭 개보지랑 섹스해줘.”



사령관은 진한 미소로 화답했다. 에밀리는 행복한 얼굴로 목줄을 쥔 사령관 옆을 기었다.

두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보였고,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End.



내가 쓴것이 아니고.
글미션 주어서 받은것.
너무 껄려

https://www.pixiv.net/users/4421798

원작자 픽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