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삐리비빅 삐리비빅]


어느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주말 특유의 느긋함을 맛보던 나는 커다랗게 울리는 비상 경보음을 듣고 벌떡 일어섰다.


“...뭐야..1급 비상 경보?”


지휘 콘솔에서 깜빡이는 붉은 빛을 보자 머리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한다.


“설마...아스널, 또 배란기인가?”


사령관 전용으로 만들어진 지휘 콘솔에 1급 비상 경보가 뜨는 경우는 3가지다.

첫번째는 강력한 철충의 기습이 있을 때, 두번째는 아스널의 발정기가 왔을 때, 

그리고 세번째는 닥터의 실험에 문제가 생겼을 때다.


“연결체급 철충은 얼마 전에 다 처리했을 텐데…”


그게 어떤 문제든,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한참을 고생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일어날 대참사를 막기 위해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고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2



긴급 호출의 주인공은 닥터였다. 

잠옷 위에 코트를 걸친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실험실 문을 열어 젖히자,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은 닥터가 나를 반겼다.


“앗! 오빠 안녕~ 역시 긴급 호출을 쓰니까 엄청 빠르네.”


“닥터..? 무슨 일이야?”


실험실에 들어 가기 전, 나는 슬쩍 고개를 빼 그 안을 살폈다.

타이탄도 멀쩡히 잘 주차되어 있었고, 수상하게 꿈틀거리는 물체도 없었다. 


안전을 확인한 나는 닥터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 주고 실험실 구석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이어진 닥터의 설명을 들은 내 표정이 일그러졌다.

정확한 설명을 위해 자료까지 준비한 닥터가 알려준 것은,

단순하지만 꽤나 골치 아픈 문제였다.


“...그게 정말이야?”


닥터의 말에 따르면, 오르카호에 탑승해 있는 바이오로이드는 2794명,

그리고 그 중 나에게 발렌타인 초콜릿을 준 바이오로이드 역시 2794명이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부터 오빠가 일주일 안에 만들어야 하는 사탕의 갯수가 2794개라는 거지롱~”


그렇다, 오늘은 3월 7일! 

그러니까 화이트데이인 3월 14일까지 남은 기간은 겨우 1주일이라는 말씀. 

어떻게 이걸 잊고 있었던거지?


“으으...큰일났네.”


일주일 안에 사탕 2794개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자 눈 앞이 캄캄해진다.

물론 사탕을 주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음~ 오빠가 사탕을 안 줘도 상관 없겠지만…그러면 사탕 대신 다른걸 받아내려는 언니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걸?”


그래, 저게 문제다, 할로윈의 악몽을 떠올리자 몸이 부르르 떨린다.

나는 고개를 흔들어 그것을 떨쳐버리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일주일 동안 오르카호의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줄 사탕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 어쩔 수 없이 몸으로 때워야 하는건가?


그런 내 반응을 예상했는지, 닥터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줄 알고 이 닥터가 다 해결법을 생각해 왔다는 말씀!!"


자신만만하게 외친 닥터는 모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주인공처럼 옷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그 안에서 빨간 버튼이 달린 리모콘을 꺼냈다.


“짠~ 오토 캔디 디스펜서~”


“...이게 뭔데?”


수상하다, 굉장히 수상하다! 

나는 불안한 표정으로 닥터가 건네는 리모콘을 받았다.


"히히,일단 한번 눌러봐, 오빠도 분명 만족할 걸?”


“....한번 믿어볼게.”


너무나도 의심스러웠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나는 버튼을 누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철컥철컥하는 기계음과 함께 실험실 한구석에 놓여있던 타이탄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집게발은 주걱으로, 강철 주먹은 액체가 가득 찬 거대한 냄비로 모습을 바꿨다.

세기말 요리머신처럼 변한 타이탄이 잠시 부르르 떨더니, 하트모양의 작은 사탕을 뱉어냈다.


“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집어서 입에 넣었다. 혀로 사탕을 굴릴 때마다 퍼지는 달콤함, 

그리고 과하지 않은 복숭아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이 정도면 합격점을 줄수 있겠는데?


“고마워 닥터!”


"음, 오빠, 세상은 기브 엔 테이크야, 알지?”


리모콘을 들고 방을 나서려는 찰나, 닥터의 기계팔이 길을 막았다.

결국 나는 동침권 3장을 내고 나서야 닥터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마워 닥터! 이제 가볼게!”


“아, 그러고 보니 주의 사항이 있는데...?어라? 오빠도 참..성격 급한건 알아줘야 한다니까?”....뭐..알아서 잘하겠지만...히히.”







3



“오오..좋아 좋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령관실 한 구석에서 사탕을 뱉어내는 타이탄을 바라봤다.


확실히, 닥터가 만든 사탕 기계는 동침권 3장 이상의 값을 했다.

만들어진 사탕을 직접 포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야 직접 사탕을 만드는 수고로움에 비하면 세 발의 피지.

이로서 평화로운 주말의 아침을 다시 되찾았군. 


“흐아..그럼 다시 낮잠을 자볼까?”


나는 늘어져라 하품을 하고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4



에밀리는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완성되지 않은 감정 모듈을 채우기 위해 그녀는 더 많은 경험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그런 에밀리를 위해 사령관은 평소에 그녀의 행동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에밀리는 별다른 제약 없이 사령관실에 들어갈 수 있는, 

몇 안되는 바이오로이드들 중 하나였다.


“사령관.. 나 왔어...”


언제나처럼 사령관실에 놀러온 에밀리는 전에는 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계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위잉..위잉..]


“응..?”


어딘가 타이탄을 닮은듯한 그 기계는 달콤한 향이 나는 연분홍빛의 덩어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이게...뭐야?”


하지만 에밀리의 질문에 대답해 줄 사령관은 잠들어 있었다.

에밀리는 천천히 사탕 기계로 다가갔다. 


기계에 다가갈수록, 달콤한 복숭아 향이 에밀리를 유혹하듯 풍겨왔다. 

에밀리는 홀린듯 사탕 기계 안으로 손을 뻗었다. 

찐득한 액체가 천천히 에밀리의 손에 감겨 왔다.





5


“...”


"...에밀리?"


"사령관..구해...줘…"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바닥에 누워 꿈틀거리고 있는 에밀리를 바라보았다.

잠깐 낮잠 잔 사이에 이런 대참사가 발생하다니.


“...”


“좋은 냄새가 나서 만져봤는데...이거..안 떨어져..”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에밀리의 몸은 대부분 끈적한 사탕덩어리로 덮여 있었다.

찐득한 사탕에 손발이 묶여 혼자서는 일어날 수 조차 없는 그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에밀리를 안아들었다.


“..이거 다 없애고 나면 혼날 줄 알아.”


“응..미안해..사령관..”


나는 그대로 욕실 문을 열고 에밀리를 의자에 앉혔다. 

물의 온도를 맞춘 뒤, 

샤워기를 틀어 에밀리의 몸에 뿌리자 머리카락에 붙은 사탕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다음은 몸, 다행히 바지에는 안 묻었구만…


답답하다는 이유로 오르카 호 안에서는 코트를 잘 입지 않는 에밀리였기에 

옷과 몸에 붙은 사탕의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에밀리의 몸에 붙은 사탕은 금방 녹아....어라?


“..어?”


뭐야, 이거 왜 안 없어져. 

머리카락에 붙은 것과 다르게 에밀리의 몸 이곳저곳에 엉겨붙은 사탕은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샤워기의 수압을 올렸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뭐야 이거!?


“사령관..?”


“어어..잠깐만..?”


평범한 사탕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닥터가 만든 거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작은 조각을 때서 물에 담궜다.


“...안 녹네?”


온도가 부족한가 싶어 올려봤지만 그건 아닌 듯 했다. 

무의식적으로 손에 완전히 붙어버린 사탕을 입에 넣자, 그것이 사르륵 녹아내렸다.


“...설마 이거…”


살에 붙은 건 침으로만 녹는건가? 

나는 방금 떠오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고개를 숙여 에밀리의 손등에 붙은 사탕을 살짝 핥았다.


“....망할..”


...사탕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것을 본 내 입에서 험한 말이 튀어나왔다.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이 사탕은!

혀가 닿으면 마법처럼 사라지지만 물로는 절대 씻기지 않는다니..


에밀리의 몸을 전부 덮은 사탕을 보자, 갑자기 가슴이 덜컹하고 내려앉았다.


“...그럼 저걸 다 핥아서 없애야 하는거야..?”


순간, 머릿속에서 호각 소리와 함께 경찰봉을 휘두르는 켈베로스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며,

수많은 경멸의 눈빛들이 나를 에워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바닐라... 콘스탄챠...아..아냐! 날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난 쓰레기가 아니라고!'


"사령관...나 갑갑해.... " 


한참을 환상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던 그때, 괴로운 듯한 에밀리의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에밀리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의자에 기대 힘없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래! 이건 이상한 게 아냐... 에밀리를 구해주는 거라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눌러 진정시키고 욕실 바닥에 에밀리를 반듯하게 눕혔다.

온 몸이 찐득한 사탕으로 덮여 움직일 수 없게 된 에밀리가 답답한 듯 나를 올려다 보았다.


“사령관...이거...”


“금방 풀어줄게, 조금만 기다려.”


처음은 손가락부터, 쭉 뻗은 모양으로 굳어있는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핥자, 

옅은 복숭아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얇은 사탕 막 위로 느껴지는 혀가 간지러운지 에밀리의 몸이 움찔 떨렸다.

애써 그것을 무시한 채 손을 입안에 넣고 한번에 빨아 들이자 에밀리가 짧은 비명을 토해냈다.


“앗..”


깜짝 놀란 에밀리는 몸을 뒤틀어 혀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온 몸에 엉겨붙은 사탕탓에, 에밀리는 그저 움찔거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휴.”


다행히 손가락에는 사탕이 많이 붙어 있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탕막이 전부 사라지자 에밀리가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이제 사탕을 빨아내는 것도 어느정도 익숙해 졌는지, 에밀리는 혀가 손을 흝을 때마다 킥킥 웃고 있었다.


다음은 팔, 자연스럽게 손목을 타고 올라간 혀가 팔 위를 기었다. 

딱 붙은 팔과 몸 사이의 골을 혀로 파내고, 침을 떨어트리자 킥킥거리며 웃는 소리에 묘한 열기가 더해진다.


“히...사령관..간지러워..”


“아..미안 에밀리..조금만 참아.”


빨리 끝내려는 마음에 혀를 놀리는 속도를 빠르게 하자, 에밀리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떠오른다.


“흣! 이거..이상해..으응..”


뾰족하게 혀를 세워 겨드랑이 속을 파고들자 에밀리의 몸이 크게 튀었다.

나는 에밀리가 딱딱한 욕실 바닥에 부딪히지 않도록 그녀의 몸을 꼭 안고 사탕을 핥아냈다.

에밀리가 몸을 움찔거릴 때마다 드러난 맨살이 피부에 닿아, 얼굴이 다 화끈화끈해진다.


“..다음은..”


빠르게 팔의 사탕을 모두 먹어치운 뒤 에밀리의 발로 얼굴을 옮겼다. 

아무레도 관절쪽의 사탕부터 제거하는게 움직이기 편하겠지? 

나는 최대한 에밀리의 살에 혀가 닿지 않게 조심하며, 사탕을 핥아나갔다.


“응..읏….”


이제 에밀리는 완전히 빨개진 얼굴로, 계속해서 옅은 신음을 뱉어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에밀리에게 이런 자극은 완전히 처음일 테니까…


나 역시 평소와는 다른 에밀리의 색기어린 목소리에 이성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켈베로스의 짜릿한 경찰봉을 떠올리며 정신을 다잡았다.


“흐..흐으...”


“끝났다..”


잠시 뒤,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에밀리가 그것을 확인하듯 팔을 앞 뒤로 움직였다.

아, 힘들어..

진이 쭉 빠져 바닥에 털썩 주저 앉자, 에밀리가 조심스럽게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여기도 불편해…”


“...”


그래,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 

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에밀리의 가슴과 딱 붙어버린 흰 케미솔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따듯한 물을 뿌려봤지만, 

사탕으로 끈적하게 엉겨붙은 천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에밀리의 가슴을 만지게 되는 것은 썩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곰곰히 생각해 봐도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건 이상한 게 아니라 그냥 사탕을 제거하는 거야! 별 뜻은 없다고!’


애써 변명하며 에밀리의 가슴을 잡고 얼굴을 가져다 대자 빠르게 뛰는 에밀리의 심장소리가 들린다.

긴장을 지우려 꿀꺽 침을 삼키고 입을 열자, 까슬한 천이 혀에 닿았다.


“사령관…?”


물에 젖은 채,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에밀리의 눈망울은 묘한 색기에 젖어있었다.

옷에 붙은 사탕은 생각보다 빨리 녹아내렸다.

나는 사탕이 전부 사라진 옷을 벗겨내고 드러난 맨 살 위를 조심스럽게 핥았다.


“사령관..흣..”


혀가 봉긋 솟은 유두를 스치자 미묘한 열기를 띈 목소리가 애처롭게 울린다.

가슴에 직접 닿는 혀의 감촉은 아직 미성숙한 에밀리에게는 너무 자극적이여서,

이제 에밀리는 눈도 뜨지 못하고 얕은 숨을 뭉텅이로 뱉고 있었다.


“읏...사령관…? 이제 거기...사탕 없는데…”


맨살에 남아있던 사탕은 금세 침에 녹아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내 얼굴을 밀어내며 호소하는 에밀리의 말을 애써 못 들은 체하고, 

사탕이 전부 사라져 드러난 에밀리의 맨 가슴을 핥았다.


“응..으..읏…”


촉,촉 하고 입술과 물기어린 가슴이 부딪히며 나는 질척한 소리가 욕실 안을 가득 채웠다.

사방에 퍼진 복숭아 향기에 머리가 몽롱하다.


“미안..에밀리.”


얼굴을 밀어내는 에밀리의 손에 힘이 점점 빠지는 것을 느끼며 핫팬츠를 끌어내리자 

잔뜩 예민해진 에밀리의 몸이 펄쩍 뛰었다.


“앗..으..ㅅ..”


바지를 완전히 내리자 흰 둔덕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 사이로 반듯하게 난 균열과 바지를 잇는 은빛 실을 보자 피가 몰리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쾅!!!!!]


“히익! 안 그랬어요! 전 아니에요!“


“하하하! 사령관!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으면 나를 불렀어야지!”


"으 으악!!!!!! 사탕 괴물이다!!!!!" 


쾅 소리와 함께 욕실 문이 부서지며..온 몸에 사탕을 덕지덕지 바른 사탕 괴물..

아니..아스널이 등장했다.


"하하하!! 나는 이런 거 나쁘지 않아!! 오늘 우리 막내에게 진짜 캐노니어의 실전방식을 보여주도록 해 볼까!!!" 


"살려주세요!!!미친 바이오로이드가 저를 겁탈....끄악!!!""


나는 아스널의 두 눈에 흐르는 광기를 보고 몸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곳은 꽉 막힌 욕실 안, 빠져나갈 길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아스널에게 가볍게 들어올려진 내 입에서 애처롭고도 무의미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스위치가 들어간 아스널의 앞에서 나는 늑대 앞의 한마리 어린 양일 뿐이었다...


"자 잠깐..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엥 존나 따먹을 건데요?" 


"어차피 따먹힐 거라면 적어도 에밀리가 안 보는 곳에서!!"


나는 아스널의 품 안에서 버둥거리며 외쳤다. 

그런 나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는 아스널, 그녀는 배를 두어번 팡팡 두드리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 사령관!! 우리 사이에 별 게 다 부끄러운가 보군! 하지만!! 무인으로써 그런 부탁 정도는 들어주도록 하지!!!"


“으아아아악!! 살려줘!!”


결국 나는 순식간에 욕실에 난입한 아스널에게 끌려나가 버렸고…


그런 나와 아스널의 뒷모습을 초점 풀린 붉은 두 눈이 멍하게 응시할 뿐이었다.






6



그리고 3월 14일….대망의 화이트데이 아침이 밝았다.

살아서 오늘을 맞이할 수 있다니..감개가 무량하다. 

나는 정성스럽게 포장한 사탕들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들고 사령관실을 나섰다.


“폐하앙~ 저에게도 사탕을~”


“저리 비켜요 이 왕가슴! 주인님의 사탕은 제 거라고요!”


“어허! 애들 먼저 줘야지!”


나는 방문을 나서자마자 달라붙어오는 엘리스와 샬럿을 슬쩍 밀어냈다. 

고개를 들자, 저 멀리서 신나게 달려오는 아이들이 보인다. 

나는 쪼르륵 달려와 줄을 서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사탕을 집어 하나씩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사탕이다!! 그런데 사령관...초코바는 없는거야?”


“어흠..인간이여...어서 이 진조에게 그 달콤한 공물을 바치도록..와!!사탕이다 사탕!”


사탕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 고생을 하며 사탕을 만들 보람이 있구만,


자 다음은..어라? 어느새 도도도 달려온 에밀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두 손을 쏙 내밀었다.


“사령관, 나도 사탕...”


“응, 에밀리도 여기 사탕 받아.”


아아! 저렇게 순수한 아이를 상대로 내 욕망을 해소하려 했다니...

대체 나는 얼마나 쓰레기 였단 말인가!

짧은 자아성찰을 마친 나는 작은 봉지에 포장된 사탕을 건내고, 

기뻐하는 에밀리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고마워 사령관.”


사탕을 받은 에밀리는 헤헤 웃더니, 사탕을 하나 꺼내 그대로 입 안에 넣어버렸다.

잠깐, 그대로?


“앗! 에밀리, 사탕 껍질은 까고 먹어야지?”


“응..?”


입 안에서 사탕을 꺼내 허둥지둥 껍질을 벗기는 에밀리의 모습을 보며, 나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어른스러운 모습의 에밀리도 좋지만...

그래도 역시 난 아직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을 가진 에밀리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쓴 이유


주문하신 구속당한채로 음미당하는 에밀리 나왔습니다 ^^


야한건 첨 써봐서 좀 어렵더라. 

에밀리는 아직 내 머릿속에서는 애기라서 야한 시츄가 잘 안 나와서 더 힘들었던 것 같음.

야한거 못쓰는 거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쓸까 한다..


부족한 글 읽어 줘서 고맙고 라붕이들 저녁 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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