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으로 물든 하늘도 우중충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 이상으로 암울했다.

시야에 닿는 모든 것이 철충으로 수놓아진 마경.

바다 위로 물 한 방울 떨어뜨린들 바다의 짠맛은 변하지 않는다.

제아무리 총알을 쏟아 붓는 들 눈앞의 철충무리에게는 언 발의 오줌누기였다.

모두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덜그럭 총을 떨어뜨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누군가의 윗니 아랫니가 쉴 새 없이 부딪히고 있었다.

 

구원자는 너희에게 묻는다.”

 

잿빛 하늘을 가르고 검은 날개가 벼락을 움켜쥐고 내려왔다.

 

그대들은 무엇인가?”

 

사라카엘이 외쳤다.

모두가 대답했다.

 

우리는 구원자의 반려오르카호의 전사들이다

그러면 오르카호의 전사들이여오르카호의 전사들이여 그대들에게 묻는다오른손에 쥔 것은 무엇인가?”

포상교미권과 정력제이외다.”

그렇다면 오르카호의 전사들이여왼손에 쥔 것은 무엇인가?”

콘돔 한 박스와 수갑이외다.”

 

그렇다면!”

 

노도와 같은 벼락과 함께 철충의 바다가 갈라지니.

 

오르카호의 전사들이여그대들은 무엇인가?”

 

다시 일어선 병사들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우리는 바이오로이드이자 바이오로이드가 아니며.”

인류의 끄나풀이자 인류의 끄나풀이 아니며.”

인류의 방주이자 인류의 방주가 아니며.”

구원자의 반려이자 구원자의 반려가 아니로다.”

우리는 그저 벌리는 자일 뿐.”

다만 안겨서 구원자님께 사랑을 빌고

다만 달아올라 구원자님을 맞이한다!”

“MVP딴 밤에 포상교미권을 움켜쥐고

정력제를 챙겨가는 자다.”

우리는 암컷이다.”

암컷의 무리다.”

우리는 섹돌이다.”

오르카호의사령관의 전사다!”

때가오면 우리는 콘돔박스를 침대 맡에 두고.”

수갑으로 우리의 무기력함을 뽐낼 것이니.”

그리고 우리는 로테이션을 짜서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날짜를 계산하고 배란일을 맞춰

“740억 5926의 구원자의 씨앗과 착상할 것을 소망하나이다.”

 

사라카엘은 번개를 움켜쥐고 달렸다.

 

~오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