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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의 메이




1972년 11월 21일,

오르카 호는 두 동강이 났다.


사령관과 동침을 자주하는 대기조와

동침은 커녕 처녀딱지도

때지 못한 나머지로 패가 갈라져서 말이다.

예전부터 사령관의 편애를

한 몸으로 받고있던 대기조의

비열한 인성질과 멸시를 담은 조롱으로

속에 분노를 품고있던 바이오로이드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이,

점차 불안하게 차곡차곡 쌓여가던 불만이

곧 활화산처럼 터져버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총주방장이자 대기조 순번 일 순위인 소완

최후의 사령관과의 동침에서 사용할

최음제를 밀입했다가

익스프레스 76에게 발각된 사건,

이른바 '오르카 최음제 밀수 사건'이었다.

오르카 호에서 의약품은 엄중한 절차와

복잡한 서류작업을 거쳐야만

들여보낼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졌는데도

소완은 자신의 직위를 남용해

최음제를 몰래 들여온 것이었다.

가뜩이나 대기조 인원들에게만

동침권을 나눠준것에

적잖은 불만을 품고 있었던 바이오로이드들이

이 사건을 계기로

소완과 대기조에 항의를 표하기 시작했는데,

허나 대기조 인원들은 뻔뻔스럽게도

항의하는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처녀, 아다, 패배자같은 멸칭을 붙이며

조롱하는것이 아니겠는가.

당연하게도 바이오로이드들이 들고 일어나

오르카호에 큰 폭동을 일으키고 말았다.

이 같은 소동이 일어난데 있어서

가장 큰 원인인 사령관이

본 사태를 앞장서서 수습해도 모자랄 판에

눈귀 꼭 닫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처녀딱지 못땐 바이오로이드들의

분노는 더욱 더 커져만 갔으며

급기야 일부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을 납치한 다음

가운데에 묶어놓고

256시간 광란의 착정 파티를 벌이겠다는

살벌한 발언을 서슴찮게 퍼부었던 것이다.

결국 보다못한 콘스탄챠가

긴급회의를 소집해서

이 같은 혼란을 바로잡으려 한다는 것이

이번 내용이다.


한 편,

복도를 도도히 걸어가는

붉은 머리 바이오로이드가 눈에 띈다.

평소 몇몇 사람들에게서

아다즈니 킹치만이니

갖은 비꼼과 놀림을 당한 본인이었기에

가지고 있는 불만이

남들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그녀가

이번 긴급 회의에서 써먹을

보자기로 감긴 통을 왼손에 쥐고

회의장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고 있었다.




시라유리: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분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대기조 여러분.

소완이 최음제를 밀수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법도를 어긴것입니다, 여러분!

모든 사실을 익스프레스 76이

앞장서서 증언했는데,

다들 시간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시티가드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사령관은 뭘 하고 있고요?

소완을 즉각 체포하지 않고 왜

시간만 허비하느냐,

이 말이에요!


바이오로이드들: 옳소!


(바이오로이드들이 박수를 치고,

대기조 인원들이 반발한다.

한편,

메이가 의사당에 도착해 들어간다)


세이프티: 잠깐만요! 대장님, 이게 뭡니까?


메이: 최음제야.


세이프티: ...예?


메이: 지금 회의에 이거 증거물로 가져가는 거야.

최음제 말이야!


세이프티: 하지만... 회의장 안에는

아무것도 반입할 수가 없습니다.


메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자넨 이 오르카를 지키는 시티가드 아니야?


세이프티: 아, 저, 하지만...


메이: 비켜. 이 대기조 새끼들 엿 좀 먹여주려고 그래!


(메이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간다)


세이프티: 아, 저... 대장님, 대장님!


콘스탄챠: 에, 다음은 아르망 추기경, 발언하세요.


(아르망이 단상에 올라선다.)


아르망: 존경하는 오르카 호 인원 여러분.

본 추기경이 생각하건대,

지금처럼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의

눈초리와 관심이 본 사건에

집중된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관심이 결여된것에 대한

비통과 분노의 표출입니다.

여러분, 지금 현재 대기조 인원들 어떻습니까?

사령관의 사랑과 잠자리를

독점하는 사람들입니다.


(자리에 착석한 메이에게 다이카가 질문을 한다.)


다이카: 대장님... 이게... 뭡니까...?


메이: 최음제야. 증거물이야.


다이카: 아이고... 이걸... 어떻게... 가져... 오셨...


메이: (말허리를 자르며)

아르망 추기경의 연설이로군.

다음은 내 차롄데...


아르망: 작전을 위해서 우린 목숨을 바치는데도

우리 바이오로이드들에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깟 살방망이 한 번 휘두르는일이 뭐 어렵다고!

누구보다도 특혜를 받는 대기조 인원들만,

한술 더 떠서,

밀수까지 해서 쾌락을 즐깁니까?!


메이: 옳소!!


(다시 바이오로이드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대기조 인원들이 반발하며

장내가 소란스러워진다)


콘스탄챠: 조용히 하세요!

아, 거 좀 조용히 하세요!


(회의장이 다시 잠잠해진다)


콘스탄챠: 아르망 추기경, 계속 발언하세요.


아르망: 이번 최음제 문제에 대해서,

총주방장께서는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완이 아르망의 시선을 피한다)


아르망: 대기조 이 순위이신 알렉산드라씨는 물론이고,

삼 순위이신 라비아타님 께서도

양보할 의사가 없으십니까?


다이카: (코를 킁킁거리며) 아이고...

도대체... 이게... 무슨... 냄새요...?

이게... 무슨... 냄새요...?

이거... 최음제... 맞아요...?

아, 대장님!


메이: 하... 아, 그렇다니까.


다이카: 아, 무슨 최음제 냄새가... 이리 고약해요...?

아이고, 냄새...


(회의장 뒷편에서 사디어스가 세이프티에게 묻는다.)


사디어스: 이봐, 세이프티.


세이프티: 예.


사디어스: 메이 대장 말이야,

그 보자기에 뭔갈 싸고 들어왔던데,

그게 뭔가?


세이프티: 최음제...라고 하던데요.


사디어스: 이 사람아, 회의장 안엔 어떤 물건도

못 들고 들어간다는 걸 모르나?


세이프티: 예, 그게 저... 증거물이라고 해서요.


사디어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헌데 무슨 증거물 통이 그리 크단 말인가?

아무튼...


콘스탄챠: 다음은 메이 대장, 발언하세요.


(메이가 호명되자 시티가드들이 놀라서 돌아보고,

메이가 통을 들고 단상에 오른다)


메이: 오르카 호 바이오로이드 여러분, 나 메이입니다.

에... 오늘 본 대장이 생각하건대,

이 최음제 밀수 사건은

비열한 사령관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대기조 인원들을 통틀은 문제다 이겁니다.

나 메이는 본디 성격이 나빠가지고

대장급임에도 서약순번 31순위에 불과했수다.

본래 좀 싸가지가 없어서 그랬던거거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이 할 줄 모르는 행동을,

나는 할 수가 있어요!

지금 밀수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문제는... 누가 책임을 지느냐, 하는 겁니다.

본 메이는 첫 공방에서 제조 될 때부터

사령관을 위해서 싸웠수다.

거지런에도 영전에도,

심지어 중파런이라는 뻔뻔하게 짝이없는

작전에도 어쩔 수 없이 나서야만 했지요.

어차피 중파런은 늘 밥먹듯이 하던 짓거리였죠.

오늘 난 다시 그 짓거리를 할거라

예상을 해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이 선물을 가지고요!


(메이가 보따리를 푼다)


메이: 그 동안 나 메이는 사령관과 이어지기위해

별짓을 다 했습니다.

지고의 저녁식사때 츤데레를 흉내내봤습니다.

리오보로스의 유산때는 도발적인 수영복을 입기까지 했고요.

제 부하 나이트 앤젤은 제가 아다 딱지를

때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난 그녀의 의지를 이어받아

반드시 사령관과 맺어질 것을 맹세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요.

이상한 나라의 초코 여왕이 뭡니까?

근본도 없는 하늘색머리 계집애가 들어와서는

사령관의 히로인 자리를 떡하니 차지했어요!

과거의 성장한 닥터 그 이상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곁에서 일편단심 보좌하던

충실한 바이오로이드들의 마음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몇몇 바이오로이드들 하고만 섹...!


콘스탄챠 : 메이 대장!

본 의제만 말씀하세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메이: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본론을 말씀을 드리지요.

나 메이는 오늘 이 자리에 사령관이 나왔다면은

오르카 호의 이름으로 한번 호되게 따지려고 했어요.

총주방장과 대기조 인원들이

사령관 대리로 나와 있으니까

이 사람들을 추궁을 하겠습니다!


(메이가 통을 들고 소완 이하 대기조 인원들에게 다가간다)


여러분, 이게 뭔 줄 아십니까?

이거 아주 소중한 선물이올시다.

우리들의 철퇴이올시다!

나 메이 둠 브링어 대장은!

이 시각부터 이 사령관을 대리해서 나온

이 총주방장 이하 대기조 인원들을

모두 피고로 다루겠습니다.

피고 말이에요!

죄를 지은 피고!!


내가 이것을 들고 온 것은

산 입에 거미줄을 치게 만든

장본인들에게 내리는 벌이에요!

우리들의 최음제올시다!

그러니까 이 대기조 인원들은

지금부터 내가 전하는 이 선물을

고루고루 맛을 봐야 합니다.

본 오르카 호가 출정 할 때부터,

피를 흘리며 사령관을 위해 싸우던 우리들이

지금 여기 나와있는 이 한심한 대기조 인원들에게 주는 거예요!


(말이 끝나자마자 통의 뚜껑을 확 열어 던진다.)


우리의 선물을 받으시오.

그리고 반성들 하세요!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욕이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요!

우리들은 날 보고 사령관에게

이렇게 말을 하라고 했어!


똥이나 처먹어 이 새끼들아!!



https://youtu.be/RPWhqzRUk40





(소완과 대기조 인원들이 똥물을 쳐맞자

시티가드들이 뛰어오고

콘스탄챠와 의원들이 놀라 일어선다)



(메이가 똥물을 시티가드들과 대기조 인원들에게 뿌려대고,

켈베로스들은 소완과 나머지들을 서둘러 대피시킨다.)


다이카: 아이고!

어쩐지 냄새가 난다 했지!

어유 이를 어쩌면 좋아, 응?

이를 어쩌면 좋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스프리건이 대피하는 대기조 인원들의 사진을 찍는다.)


메이: 우흐하하하하하하!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


(회의장 한 켠에 서있는 나이트 앤젤,

자신의 대장을 지켜보며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