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本紀 에는  칠구역七區域의 일부 사건이 기술되어 있는 바, 역사에 능통하지 못한 라누비裸啂婢는 마땅히 경계함이 옳다.

 

 

 





 

불굴不屈의 마리魔利는 강철전선鋼鐵戰線, 양국의 언어로는 [스틸라인]이라 불리는 부대의 장으로, 키가 매우 크고 기골이 장대하여 전투에 능하였다. 그녀의 머리칼은 찬란한 금빛이요, 눈동자는 바다와 같이 푸른 까닭에 많은 라붕裸俸이들이 흠모하였다.

 

 

 

 

마리는 전쟁에 나설 때는 선봉에 서 불아운이不兒雲二 등을 이끌고, 래후리곤來厚利昆, 진래후眞來厚등이 일가실각一家失脚하여 도주할 때는 후방에 서 이들을 엄호하니, 색돌들 사이에서 평이 드높았다. 또한 마을 대장장이들에게 부탁하여 뛰어난 무기를 하나 만들었는데, 이것이 주시자注視者의 눈이다. 이 무기는 구조가 복잡하여 그녀를 제외한 색돌 중 다룰 수 있는 자가 없는 바, 마리전장魔利轉裝이라고도 불렸다.

 

 

 


 

무엇보다 강대한 초능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비행이 가능하였는데 그 위세가 대단하였다. 이에 색돌들이 그녀를 찬미하며 “마치 구름 뒤에 비치는 희미한 빛과도 같다”며 운소색雲小色이라 불렀다. 다만 이 고귀한 이명이 그녀의 특이한 성벽에 뜻이 변질되어 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이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녀의 특이한 성벽이란 어린 남자아이를 탐하는 것이었는데, 이에 패도敗道 등을 혐오하는 시지가두市地價頭와는 불구대천不俱戴天의 관계였다. 무엇보다 그녀의 호색好色함이 대단한 까닭에 라오촌 백성들은 그녀의 그림자만 보여도 대문을 닫아걸고 남자아이들을 숨기니, 미처 숨지 못한 어린아이는 하룻밤을 넘기지 못하고 복상사腹上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하루는 칠구역 등지에서 시오발時午發의 군세와 협력하여 작전을 수행하였는데, 철남충鐵男蟲을 탐하는 마음이 지나쳐 진형의 배치에 사심이 들어가는 등 병력의 움직임이 올바르지 못하였다. 이에 철혈鐵血의 래오나來午裸가 항의하였으나 자신의 경험이 더 많음을 내세워 그녀의 주장을 묵살하였는데, 철충남도 마리의 위세에 짓눌린 까닭에 감히 반대할 수 없었다.

 

 

 

 



 

사관은 논한다. 한漢 원고생轅固生이 공손홍公孫弘을 꾸짖으며 가르치길 곡학아세曲學阿世라, 학문을 굽혀 세상을 어지럽히는 일은 마땅히 피해야 한다.

불굴의 마리는 배움이 깊고, 오랜 세월을 전장에 머물러 능히 그녀를 대적할 자가 없다. 문무를 겸비하였고 직위가 높으니, 마땅히 선정을 펼쳐 라오촌裸午村 백성들을 보살피는 것이 옳다. 그러나 영웅호색英雄好色임을 감안하여도 도가 지나쳐 그릇된 길을 걸으면서까지 욕망을 좇으니, 평판이 좋지 못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뒤늦게 다른 이들을 탓하며 소문이 과장되었음을 주장하여도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

 

 






페도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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