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가 죽은자를 부러워하고 죽음마저 축복이 되어버린 이 저주받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나, 인류 최후의 인간으로서 인류를 다시금 부흥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이 지옥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심심하당"


빙글빙글 회전하는 의자, 철충의 습격도 없고 레모네이드의 수작질도 없기에 무료하게 시간만 죽이고 있다. 분명 좋은 일이지만 할 일이 없다는건 지루했다.


그렇게 의자를 몇바퀴나 돌리고 있자 똥만드는 기계가 되어버린 내 모습을 옆에서 한심하게 지켜보던 슬레이프니르가 내게 말했다.


"그러면 함내라도 한바퀴 도는거 어때?"


"아이싯팔"


그걸 말이라고 해? 슬레이프니르!


"ㅇ... 왜?"


당황한 듯한 그녀의 모습, 나쁜 의도로 말한 건 아니겠지만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인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귀찮아ㅎ"


킹찮은건 어쩔수 없잖아ㅎ

.

.

.

.

.


의자에 앉은 채로 내 뺨을 찢을 듯한 거센 바람을 가르며 오르카호를 질주하고 있다. 주위 풍경이 하나의 선이된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슬레이프니르?


고개를 돌려 등받이를 밀며 힘차게 달리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평소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으아아아아! 다시는 이딴 짓 안할거야!"


새끼, 좋으면서


"안좋거든!"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그녀였다. 내가 이래서 슬레이프니르를 좋아한단 말이야


"주인님!"


순식간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등골을 타고 공포가 흘렀다.


콘스탄챠, 그녀가 나타났다.


저 앞에, 입가에 미소를 그리고 있으나 눈만큼은 웃지않는 그녀가 있었다. 이대로 그녀에게 잡히면 난 무조건 좆된다!


"배를 버려라!"


"앗! 사령관!"


사요나라! 등신아!


자신감 넘치게 의자에서 뛰어내렸다. 당황하며 날 부르는 슬레이프니르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바닥에서 세바퀴 정도 구르고 멋지게 착지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얼굴을 덮는 천 비슷한 촉감의 무언가, 어째선지 습하면서 익숙한 냄새가 난다.


"이런, 설마 밖에서도 이럴 줄이야"


그대 덕분에 나도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로열 아스널이 등장했다. 넘치는 성욕을 숨길 생각이 없는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입가에 한줄기 침을 흘리고 있다.


아, 오늘도 쥐어짜이겠구나


"니미"

.

.

.

.

.


"어 시발 취한다."


"그러니까 적당히 마시래두"


토닥토닥, 내 등을 두드리는 슬레이프니르, 그녀 덕분에 속이 조금은 진정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워울프랑 술내기를 하는게 아니었다. 호에엥 등신같은 와타시


"숙취해소제라도 가져올테니까 기다려"


나를 의자에 앉힌 슬레이프니르가 사령관실을 나가고 나 혼자만 남은 사령관실에는 적막이 내려앉았다. 이대로 가만히 앉아있을까 하며 의자에 축 늘어졌을때 나는 책상에 있는 태블릿pc 하나를 발견했다.


안두바리 껀가?


이런 의문을 가지고 태블릿을 들자 태블릿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화면에 여러 글씨가 나타났다.


"방송중?"


<하꼬탐색님이 입장하셨습니다.>


-하꼬탐색:이거 뭔 방송임?


초 우소w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