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astorigin/2094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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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입소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커리큘럼에 따르면 초반 3일간은 바닐라 교관의 지도아래 빨래와 청소, 설거지 등 가사를 배우기로 되어있다.


빨래와 청소는 브라우니들에게 익숙한 분야이다. 개인 정비 시간이 되면 늘 하는 업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견습생들은 그것들을 만만하게 봤다. 마리도 마찬가지였다.


"세탁, 청소, 설거지를 메이드의 업무를 너무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제대로 알려드리죠."


브라우니들이 평소에하는 집안일과 차원이 달랐다. 


바닐라 교관은 설거지, 세탁, 간식, 접대, 청소를 쉬지 않고 해결해갔다. 그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손빨래가 필요한 옷은 재질만 보고 분류해내야 합니다. 설거지할 때 잔여 세제가 남지 않게 해야 합니다."


메이드의 일은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철저해야 하고 빨라야 하며 무엇보다 꾸준해야 한다.


"여러분은 초보자이니 이 일을 2시간 안에 해결해보는 것으로 합시다. 아직 숙달이 덜된 상황이니 무리하지 말고!" 


그녀의 신호로 브라우니들을 비롯한 견습생들이 훈련을 시작했다.


마리는 처음 해보는 일임에도 완벽했다. 설거지는 잔여 세제 없이 완벽히, 청소는 군인처럼 먼지 한 톨 없었다.


브라우니와 바닐라 교관은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그녀의 섬세함에 감탄했다.


하지만 마리에게도 난관이 닥쳤다. 바로 빨래였다. 


"이번엔 빨래 실습입니다. 쌓여있는 빨래들을 분리하고 세탁기에 넣고 돌리시면 됩니다." 

"네!" 


바닐라의 말에 견습생들은 큰소리로 답했다. 


견습생은 교육받은 대로 빨래를 분류하고 세탁기에 넣고 손빨래로 분류한 빨래를 세탁했다.


마리도 마찬가지로 빨래를 분주하게 분류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이거... 설마... 이 흰 와이셔츠는 각하의... '


한창 빨래를 해야 되는 마리는 실습용 세탁물 손에 쥐고 부들거리고 있다. 


''흐으으읍!" 마리는 코를 박고 들이마셨다. 냄새에 취한 그녀는 빨래더미를 뒤졌다. 


그리고 그녀는 남색 삼각팬티를 발견했다. 마치 보물을 찾은 것처럼 마리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이것은... 소년 모드 각하가 주로 입으시는...!' 그리고 남색 팬티엔 흰색으로 빛나는 하얀 자국이 보였다. 


'흰... 흰.......색 이건...'  마리의 얼굴이 터질듯하게 붉어 온다. 


'쇼타의 첫몽정!' 그녀의 코에서 피가 쏟아져나왔다. '순수한 소년이 잠에서 깨어나 당황해서 빨래통에 던져넣은 그!!'


"마리~ 잘하고 있어?" 

"꺅!" 


등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팬티를 품속에 넣고 뒤를 돌아봤다. 사령관이 웃으며 보고 있다.


"마리 잘하고 있어? 바닐라가 그러는데 견습생중 최고로 잘한다며"

"감사합니다 각하..." 


마리의 얼굴은 붉어지고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다.


"어? 품에 그거 뭐야?" 

"이건... 그게... 그..."


"주인님, 훈련 중입니다. 개인 면담은 쉬는 시간에 부탁드립니다."


바닐라는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 그래, 바닐라, 미안해. 마리, 잘하고 있는 거 같네. 그럼 열심히 해." 사령관은 미소 지으며 떠났다.


"...저도 그런적 많지만.... 주인의 속옷에 집착하는 건 메이드로서 옳지 않는 행동입니다. 자제해주세요."

"네..." 


마리는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라면 거기에 주눅 들어서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리는 굴하지 않았다. 


책을 구해서 요리법을 공부하기도 휴식 시간에도 교관들에게 질문하며 메이드를 익혀갔다.


금란 교관의 예절교육이 끝난 날이었다. 저녁 시간 전 콘스탄챠는 견습생들을 순서대로 불러서 상담하기로 했다.


브라우니들과 노움들의 상담이 끝나고 마리의 차례가 됐다.


"마리 님, 성적이 좋으시네요." 

"교관님들 덕분입니다." 

"이번 상담은 평가목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콘스탄챠는 미소지었다.

"아... 알겠네." 마리는 편한 자세로 앉았다. 

"질문하나 할게요. 그... 마리 님은 왜 지원하신 건가요?" 


"그건... 각하와 떨어지기 싫어서 그랬네." 마리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어갔다.


마리는 전쟁과 가까운 삶을 살았다. 탄생 또한 전쟁을 위한 것이었고 생존을 위해선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 


전쟁은 당연한 줄 알았다. 영원한 전쟁에 무뎌져 가고 있었다. 그러다 사령관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전쟁을 끝냈다.


"지휘관으로서 나는 수많은 전쟁을 보았지. 전쟁이 싫었다네. 근데 웃기게도 전쟁이 끝나니 내가 필요한 존재인지 의심이 들더군."


물론 마리만 의심을 가진 게 아니다. 이러한 의심은 모든 자매들이 가지고 있었다. 전투형 바이오로이드일수록 더더욱.


그러나 그녀는 가장 오래 전쟁을 봤고 가장 오랫동안 전쟁을 지휘했었다. 그래서 유달리 심해진 것이다.


"나에게 구원을 주셨던 각하께서 새로운 기회까지 주셨네. '선택'의 기회로 말일세." 그녀의 말을 들은 콘스탄챠도 미소지었다.

"가장 가까이서 모실수있는 새로운 직업이 무엇일까 생각하니 메이드가 떠오르더군. 그래서 선택했네."

"... 알겠습니다. 마리 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줘서 고맙네... 아니 고맙습니다. 교관님."

"아니에요. 이제 간단한 설문만 하고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콘스탄챠와 마리의 상담이 끝났다.




훈련이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었다. 이젠 심화 과정이다. 가장 어려운 분야인 예절 수업, 요리 수업, 그리고 경호 수업이었다.


소완 교관의 요리 수업을 듣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복귀 하고 있었다. 소완 교관이 훈련에 마리는 지쳐있다.


'힘들다... 차라리 50대 300으로 철충을 막는 게 나을거 같아...' 몸과 마음, 특히 마음이 지친 그녀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숙소복도에 서있는 사령관이 보였다. "아... 각하시다." 마리는 홀린 듯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다 사령관과 얘기하는 다른 사람을 보았다. 메이드 장이자 교관인 콘스탄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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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힙니다.


3부작으로 가야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