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금...가슴이 커지는 기계라 했나요?”

 

고혹적이지만 위험하게 들리는 허스키 보이스,

둠브링어의 제복을 입은 납작한 가슴의 여성이 나타나자 수다를 떨고 있던 브라우니들이 일시에 부동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딸꾹질을 하는 브라우니도 있었다. 

그런 그녀들을 천천히 둘러보던 나이트앤젤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가슴이 커지는 기계..라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그게 사실 이번에 확보한 구역에서...히익!”

 

브라우니의 말을 들은 나이트앤젤의 입가에 무서운 미소가 드러났다. 

그녀들을 바라보는 나이트 앤젤의 눈빛에는 섬뜩한 광기까지 맺혀 있었다.

 

“가슴..가슴..? 어디에 있죠?”

 

브라우니는 살갗을 찌르는 광기를 느끼고 주춤 뒤로 물러섰다.

장난이 아니었다. 단언하건데 그녀의 모습은 이제까지 봐왔던 것중에 가장 위험해 보였다.

 

“그..사령관님이 닥터에게 전달...으악!”

 

브라우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이트앤젤은 엄청난 기세로 부스트를 점화시켰고,

곧 그녀의 몸은 ‘오르카호에서는 비행할 수 없음’ 이라는 규칙도 잊고 순식간에 날아올랐다.

 

 

 

 

2

 

 

“가슴은 어디에 있는거죠!!”

 

나이트앤젤은 쾅 소리를 내며 닥터의 실험실 문을 열었다. 

닥터의 실험실에는 위험한 물건이 많은지라, 보통의 바이오로이드에게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령관에게서 반지를 받은 이후부터, 

그녀는 오르카 호의 몇몇 금지된 지역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 것이다.

그녀는 닥터를 부르며 희번덕 거리는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실험실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전에 보지 못했던 수상한 기계 하나만이 방 한구석에 놓여 있었다.

 

“가슴..가슴..?가슴!!”

 

본능적으로 그것이 브라우니들이 말했던 ‘그’ 기계인 것을 알아챈 나이트앤젤은 무언가에 홀린듯 천천히 기계로 다가섰다.

수많은 레버와 버튼이 달린 기계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 보였지만,

가슴 모양의 그림 옆에 달린 빨간 버튼만은 그녀의 눈에 뚜렷하게 들어왔다.

 

“최대...최대로!!!”

 

나이트앤젤은 빠르게 기계 안으로 들어가 레버를 조작했다.

버튼 옆의 숫자가 ‘999’로 변한 것을 확인한 나이트 앤젤은 재빨리 그것을 눌렀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밝은 빛이 실험실을 가득 채웠다.

 

 

 

3

 

 

 

“으으….”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이트앤젤은 전신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에 천천히 눈을 떳다.

 

“가슴..가슴은?”

 

그녀는 정신을 차리기가 무섭게 손을 뻗어 흉부를 더듬었다. 

그러자 일생동안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묵직한 중량감이 두 손 가득 차올랐다.

 

“흑..흑흑...드디어…”

 

나이트앤젤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머리보다 커진 거대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바닥이 아닌 가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의 감촉이 낯설다.

 

한참을 그렇게 변한 가슴의 감촉을 즐기던 그녀는 문득 이질감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사용했던 기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

 

일회용 기계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녀가 잠든 사이 닥터가 어디론가 옮긴 것일까?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나이트앤젤은 곧 그것을 접어두기로 했다. 

그런 사소한 것보다 어서 이 흉기와 같은 가슴을 사령관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사령관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당신의 왕가슴이 지금 가고 있답니다.”

 

나이트앤젤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익숙치 않은 무게에 몸이 비틀거려 책상을 잡고 힘겹게 일어서야 했지만, 

그녀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4

 

 

 

“사령관님~ 당신의 천사가 여기 왔답니다!”

 

“풉..커헉..켁켁!! 나엔!!! 대체 그 가슴은 어떻게 된거야????”

 

머리가 두개 더 생긴듯한 나이트 앤젤의 기괴한 모습을 본 사령관의 입에서 먹던 커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벌써 만우절인가? 아니면 닥터의 짖궂은 장난? 

황망한 사령관의 얼굴을 본 그녀가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갈때마다 흉부에 달린 덩어리들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으...으어..”

 

출렁거리며 다가오는 거대한 살덩이에 질린 사령관이 주춤하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그에게 다가가던 나이트앤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사령관님..?”

 

물론 처음에는, 사령관은 거대한 가슴을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폐하~앙~ 오늘은 이 샬럿의 가슴에 푹 파묻혀서 보내시는건 어떠신가요~?”

 

“저리 비켜요 이 왕가슴! 그런 무식한 육탄 공세로 주인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냐앙~ 주인님은 포이의 커~다란 가슴이 제일 좋다고 하셨죠? 자아~자아~ 어서 주인님의 그.걸.로  포이의 가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세요~”

 

…매일 같이 머리보다 더 커다란 가슴 사이에 파묻혀 살다보니 그것에 질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달 , 두달, 결국 꼬박 2년간을 가슴에 치여 살던 사령관의 그것은 더 이상 큰 가슴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고, 

결국 사령관은 눈물을 흩뿌리며 유일하게 자신의 것이 반응하는 나이트앤젤에게 첫 반지를 건네게 된 것이었다.

 

“......”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나이트앤젤의 얼굴이 충격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반지를 반납하거나, 닥터의 수술로 가슴을 줄이거나. 

잔혹한 양자택일의 선택지에 삼일 밤낮을 꼬박 고민하던 나이트 앤젤은 결국 눈물을 흩뿌리며 반지를 반납하는 것을 선택해야만 했다.

 

 

 

파혼대회라고 매운맛만 있길레 개그물 짧게 써옴

 

나이트앤젤 애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