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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끝에서 초록 불빛이 깜빡인다.


일렁이는 불빛과 함께 시야가 흔들린다.


조금 외롭다.


외로울 땐 즐거운 일을 떠올리자.


즐거운 상상으로 머릿속을 메우는 거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일상 속으로.


쓸쓸한 마음을 초대하는 거다.


그래, 분명 내가 돌아가면 다들 기쁘게 맞아주겠지.


어떤 아이는 살짝 눈물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괜찮다.


분명 그 눈물은 따뜻한 눈물일테니.


한 명 정도는 즐거운 듯 크게 웃어줄까.


그 아이의 웃음이 번져서 미소가 번져갈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반갑게 맞아 줄 너는 어떨까.


어딘가 새침한 듯 볼을 살짝 물들이고.


나를 올려다 보며 이렇게 말해주지 않을까.


왜 이렇게 늦었어, 하고.


그렇게 사랑스러운 네 이마에 조심스레 입 맞추면 너는 당황할까.


무슨 짓이냐며 밀어내면서도 별 수 없는 듯 받아줄까.


분명 볼을 물들이던 홍조가 귀까지 번져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면 살짝 짖궂은 말을 건네보자.


어쩌면 토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아.


화난 너의 표정도 나는 좋아한다.


"...령관......답...."


눈 앞에 그려지듯 우리의 행복한 나날이 비춰진다.


행복하다.


최고의 광경이다.


내 마음은 이미 부자일지도 모른다.


모두의 사랑 속에 둘러 쌓여있는 하루하루는 과분 할 정도다.


그러니까 괜찮다.


전혀 외롭지 않다.


일렁이는 불빛과 함께 시야가 흐릿해진다.


눈을 감았다.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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