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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모.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생각? 게임을 하는데 생각이 어딨어? 재밌으니 하는 거지"


"무엇보다 다른 애들은 쉽게 함정에 걸려 죽었다는데, 너는 어떻게 살았지? 그리고 우리는 왜 위험한 함정이 없는 거지?"


"에에~ 사령관, 너무 나를 무시하면 마음 아프다고? 천재 토모님에게 이 정도는 갑분하다고!"





숨 막힐 듯한 침묵이 흐른다.





"... 토모는 게임에 한에서는 갑작스레 천재가 되니까. 아마 그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 사령관?"


리앤이 정적을 깨고 말했다.


"나는 원래 천재라고! 그러니깐 사령관들이 죽지 않도록 함정을 전부 꺼놨어!"


"조절할 줄 몰라서 다 끈 건 아니고?"


"...전부 꺼놨어!"


토모가 시선을 회피하며 말한다.

정곡이었나보다.


"그런 데 말이야 그래서 왜 우리들이 왔을 때는 함정을 꺼둔 거야?"


"그거야 당연히 사령관이랑 놀고 싶으니까 그런 거지! 사령관 요즘 바쁘다고 나랑은 안 놀아주니까 이 게임에서 쉽게 죽어버리면 나랑 못 놀잖아?"


"그럼 그 피는? 아까 쓰러져있던 건?"


"그거야 죽은 척을 하려고 서랍장 안에 있던 혈액 팩을 좀 썼지."


당혹감에 말문이 턱 막혔다.

토모가 이렇게나 머리를 쓰다니


"이유는 대강 알겠어. 그럼 어떻게 해야 여기서 나갈 수 있지?"


리앤은 토모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한다.


"에에? 싫어! 안 알려줄 거야! 좀 더 사령관하고 놀고 싶은걸?"


"하지만, 이미 이렇게 만났고, 방은 다 찾아봤으니 남은 건 탈출해야 하는 일 뿐인걸?"


"아냐. 할 일은 많을 거야. 끝말잇기를 한다던가. 셋이서 레슬링 한판을 한다던가?"


"앗. 나는 그런 플레이는 아직."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리앤.


"아무튼 정답을 외칠 때까지는 절대로 못 나가니까!"


정답을 외친다고?


"토모, 정답을 외친다는 게 뭐야?"


"내가 그걸 알려줄 것 같아? 사령관?"


"천재 토모님은 바 보같은 사령관에게 알려줄 거지?"


"흐, 흐흥~ 어쩔 수 없나~? 천재 토모님이 알려줘야 하나?"


너무 쉽게 넘어온다.


"그래! 부탁할 게 천재 토모님!"


"어쩔 수 없지~ 이 게임의 진실을 외치면 게임은 클리어되~"


대체 무슨 소리야.


"그게 무슨 말이야? 진실이라니?"


"말 그대로야. 내가 쉽게 넘어갈 줄 알았어? 사령관?"


쳇 이미 의도를 알고 있었나 보다.


"괜찮아 사령관. 이 정도면 충분한 힌트야. 잘 생각해보라고 여태의 힌트들을..."


리앤은 만족스러운 듯이 말을 꺼낸다.


"아아~ 그러면 안 돼."


철컥


토모가 권총을 리앤에게 겨눈다.


"리앤이 멋대로 정답을 말했다간 강제로 로그아웃 시켜버릴 꺼야? 허튼짓은 하지 말고?"


"이게 무슨 짓이야 토모."


"사령관 말했잖아? 나는 사령관이랑 놀고 싶다고. 사령관만 있어 주면 되는거야. 사령관만"


토모의 상태가 이상하다.


"사령관만... 사령관만 있어 주면 돼... 사령관만사령관만사령관만사령관만"


"리앤 이거 안 좋은 상황인 거 맞지?"


"응 사령관의 무관심이 토모를 저렇게 만들어버렸네"


"아앗. 갑자기 내 탓을 하면..."


"아니, 사실이잖아. 바쁘다면서 다른 애들하고는 열심히 으쌰으쌰 했잖아?"


리앤도 갑자기 돌변해버렸다.


"삐진 거야?"


"삐진거 아냐."


"사령관은 또 그새 한눈을 팔고 있네? 역시 안 되겠어. 나랑 계속 여기서 살자?"


"하하 미쳐버리겠네"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건 정답을 외치고 이 게임을 끝내는 것뿐인데

리앤은 여태까지 힌트면 충분하다고 했지.


여태까지의 힌트라...

첫 번째 방에서는 '모든 일의 처음은 곧 해답이다.'였고, 두 번째 방에서는 '경험은 때로는 좋은 스승이며, 때로는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였지

그리고 토모는 이 게임의 진실이 답이라고 했고.


모든 일의 처음... 게임을 하는 것은 어디서 시작하지?

게임을 실행하는 것?

아니지,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것은 바로 그 게임의 이름을 접하는 거지

게임의 이름은 'Back to the Molis'


그리고 경험은 좋은 스승이지만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라...

우선 선입견, 이 게임에서 우리가 가진 선입견이 뭐지?

무기가 떴으니 그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피 웅덩이 위에 토모가 쓰러져있어서 토모가 죽은 줄 알았던 것?


안 되겠어. 짐작 가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냐.


그렇다면 좋은 스승이라는 부분은 뭘까.

이 게임에서 경험한 것은 무엇일까.

나열하기에는 너무 많은 경험을 했어.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건?


애너그램 애너그램이다.


게임의 이름을 재배치하면 해답이 보이는 건 아닐까?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무엇보다 대문자의 위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고민이야.


"사령관, 그렇게 고민할 필요 없어~ 나랑 여기서 살면 되는 거야!"


토모가 도발하기 시작한다.


"여기가 좀 어둡지만, 그래도 배고프거나 힘들거나 하지않아! 내가 같이 놀아줄게!"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뭘 하겠... 어두운 곳?"


선입견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대문자라는 모양에 집중한 나머지 무조건 대문자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버렸어.

대문자는 속임수. 진짜는 문장을 만드는 것이야.

그리고 이 게임의 진실을 생각하면 나오는 문장은


The black is Tomo.

토모가 검정이다.

토모가 흑막인 이 게임의 진실이 곧 정답일 테지


"사령관? 그 표정은 뭐야?"


"토모, 아무래도 이 게임의 승자는 나인 것 같다."


"여자 버릇은 나쁘지만, 두뇌 회전은 좋은가 본데 왓슨."


"설마! 나조차도 아직 이 게임의 정답을 알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모른 척 해도 소용없어 토모!"


크게 심호흡을 한다.


"이 게임의 진실... 이 게임의 정답은

The black is Tomo다!"


화아아악


시야가 갑자기 밝아지기 시작하더니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얗게 되어버렸다.


"토모? 리앤? 얘들아 어떻게 된 거야?"


돌아오는 말은 없다.


빰빠라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안내창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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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클리어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제작자 Me입니다.

클리어 특전으로 이스터 에그를 알려드립니다.

플레이어 중 토모 모델이 있는 경우 해당 유저는 게임 마스터로 게임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모 개체에 약간의 도움을 드리지만, 성격에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잠시 후 게임에 참여한 모든 플레이어를 로그아웃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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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창이 사라지고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대체 토모만 가지고 그러는 이유가 뭔데...."


이윽고 의식이 완전히 끊겼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는 닥터와 스카디

내 옆에는 리앤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얘들아. 성공적으로 클리어하고 왔어."


"오빠, 몸은 괜찮아? 불편하거나 하는 건 없어?"


"응. 아무 문제도 없어 괜찮아"


닥터가 눈치를 살펴본다.


"저기... 오빠 할 말이 있는데..."


"닥터? 중간에 통신이 안 된 일을 사과하는 거지? 괜찮으니까 나중에 하자?"


리앤이 끼어들어 말을 했다.


"아니, 그게..."


"사과는 나중에 하고 토모부터 불러야죠?"


"으...응"


닥터가 쭈뼛쭈뼛 동의한다.


"맞다. 토모. 토모는 어때?"


"아무 문제가 없네요. 일단 조금 있다가 사령관실로 오라고 할까요?"


"밤에 와달라고 해줘. 스카디. 교육을 해줘야지."


나는 스카디에게 토모를 불러와 달라고 부탁하고, 리앤과 닥터에게 뒷정리를 부탁한 뒤 내 방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나는 분명 토모를 혼내려고 했었는데...


"아니, 나는 게임 속에서 기억이 잘 안 난단 말이야!"


무릎 꿇고 앉아있는 토모는 오히려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역정을 내고 있었다.


"게임 속의 함정을 조절한 것도 죽은 척했던 것도 리앤에게 총을 겨눈 것도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고?"


"아니, 그랬던 것 같기는 한데도... 아무튼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은 아니라니까! 뭔가 몸이 말을 안 듣는달까?"


"대체 무슨 말이야..."


한숨을 크게 내쉰다.


"아무튼, 토모. 이번 일에 대해서는 확실히 혼내야겠어. 내가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너희랑 놀아줄 시간은 많으니까."


"앗! 그 말은?"


"언제든 와서 말하면 어울려 줄 테니까"


"아싸!! 사령관 최고~"


토모는 그새 화가 풀려 나한테 매달린다.


"그럼 우리들이랑 놀아주는거지?"


"그래그래. 너희들이랑... 잠깐 우리?"


"아. 이거 비밀인데, 아무것도 아냐!"


"대체 무슨 비밀이지? 다시 무릎 꿇어."


똑똑똑


누군가가 방을 노크한다.


"누구야? 들어와도 돼"


끼이익


"헤헤. 분명 약속했다?"


토모가 내 다리를 붙잡으며 말했다.


"어... 저기 그러니까... 얘들아? 잠시만 진정해봐"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천천히 문을 닫기 시작했다.


짤그락짤그락


내 눈에는 그녀가 들고 있는 반짝이는 물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복도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은색의 팔찌



철컥










그날 밤 아무도 사령관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사령관실에는

심문 중이라는 메모만 붙어있을 뿐이었다.














<에필로그 - 몇 달 전>



요즘 그가 나와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워낙 바쁘기도 하고 혼자이다 보니 모두를 상대해줘야 해서 그럴 수밖에

하지만 다른 애들하고 다닐 때마다 더욱 그를 원하게 된다.

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지 하면서 스스로 참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이젠 한계다.


그를 원한다. 그를 가지고 싶다. 그와 하나가 되고 싶다.


나의 베이스가 된 아이도 오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영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접근 방법을 모르겠지.

그러던 와중 닥터의 약점을 알아채 버렸다.

원래는 그에게 말해야 하지만, 마음이 삐뚤어져 버린 것일까?

제발 말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닥터에게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협상을 했다.

게임 속이면 그 아이도 조금은 나아질 것이고, 나도 그와 함께할 수 있는 빌미를 만들 수 있다.

닥터에게 조금 더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그 아이에게 도움 되는 특전을 넣어달라고 했다.

닥터는 재미있게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함정과 퀴즈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언니, 제작자 이름은 어떻게 할까?"


"이름은 Le.... 아니지 Me으로 하자. 그래야 재밌지."


게임이 완성된 이후는 매우 순조로웠다.

내가 완성된 게임 CD를 케이스에 넣고, 몰래 그 아이와 수색을 다녀온다.

그리고 그 CD를 몰래, 발견될 수 있도록 숨겨두었다.

예상대로 CD를 발견하고 즐거운 듯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나도 관심 있는 척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속에서 그 아이와 몰래 만나 작전을 짰다.

어느 정도 솔직해지고 비뚤어진 나와 비슷한 그 아이의 생각도 마음에 들었다. 역시 모체라는 건가.


나는 한 두 번만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게임을 그만두었다.

2주 뒤, 그 아이가 작전을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이 사령관에게 보고했고, 도우미로 나를 택했다.

성공이다.

이제 남은 건 계획대로 진행하는 일뿐이다.

그의 침대에서, 그의 옆에 누워 그를 바라본다.


"이런 건 오랜만이네. 그치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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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가 완결되었습니다!

중간에 개 노잼이라서 한 번 엎고 그랬었습니다...


이걸 쓰게된 계기는 토모가 똑똑해지려면? 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즐거운 토모도 있어서 포기할까 생각했는데

얀데레에 빠져있던 때라 사실상 같은 모델인 두 토모(리앤)의 집착증을 섞어볼까

라고 생각한게 이번 글입니다

계속계속 글쓰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충성충성...


막짤은 원래는 하라구로 리앤으로 커미션 넣을까 했는데

이번에 돈이 없고, 3일 내로는 올려야겠다 생각해서

그냥 원본 일러에 까맣게 칠하고 입만 살짝 바꾼데수



못썼으면 개몬썼노 말씀해주시면 고칠께여



읽어주셔서 라스트 감사합니다.



아맞다 창작물태그 맨날까먹네

내 능지 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