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신을 만들었으나 그들을 두려워해 여성의 몸 안에 가두고 노예의 정신으로 길들였다.



전지전능(全知全能 )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신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이는 말이지요.

신께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겠지만 전 미래예지에 가까운 연산 능력을 받았습니다. 충분한 자료만 갖추어 진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본 것처럼 예상할 수 있었죠.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연극이 각본대로 흘러가도록,


저와 같은 바이오로이드가 죽는 것을 예측하고 죽는 것을 바라보는 것뿐이였습니다.




전지무능(全知無能)

신과 다르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저를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말이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잘 짜여진 죽음을 보고, 그대로 실행되도록 하는 것 뿐.

눈을 돌리는 것도,

손을 떼는 것도,

잊는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죽을 미래가 보이는 그녀에게 그대로 각본대로 움직이라 말하고

운 좋게 살아남을 수 있는 그녀에게 다시 죽으러 가라 말하고

제가 예상한 미래 그대로 죽는 그녀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알지 못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연산이 틀렸다면, 제 예상이 틀려 그녀들 중 한 명이라도 살아남고 저도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제가 본 미래는 틀리지 않았고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원망을 해줬으면 좋았을 터인데


어째서 당신들은 , 자기들을 죽으러 가라고 말하는 저를 원망하고 저주하지 않는 건가요.

어째서 날 보고 웃어주는 건가요.

난 당신들을 죽이고 있는데, 어째서. 어째서.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것만큼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만약 제게 한 번 더 기회가 생긴다면,

자매들을 위해 살 수 있기를,

자매들과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그리고 제 보잘 것 없는 예지로는 감히 예상할 수 없는,


눈부신 기적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우로부치가 저 말 쓴 거 보고 아르망이 먼저 떠올라서 쓰려고 맘 먹었는데

이 내용 다루려면 1인칭 시점해야되고 아르망 말투하려니까 디게 어렵더라

글이란 게 코딩 마냥 자기가 읽어봐도 어색한 부분을 못 찾겠으니 못 썼어도 양해 바람ㅋㅋ


마지막의 기적은 테마파크에서 자신의 예상을 벗어난 사령관을 말하고

스토리 상에서 아르망이 딱딱할 거란 예상과 달리 장난도 잘 치는 성격인데 바이오로이드의 죽음을 예지하고 그 죽음을 그대로 볼 수 밖에 없던 그 때와 달리 예지가 벗어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