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일웹의 칸코레 띵작 ss
설정오류들은 작중허용으로 봐주삼


전 사령관은 갑자기 나타난 나쁜 익스큐서너가 쥬겼음 불쌍한 섹돌들 ㅠㅠ

현 사령관은 멸망전 군인으로 그의 '학대'를 참다못한 바이오로이드들이 휩노스병을 피하라는 명목으로 동면시켰는데 최근에 발견해서 깨웠다는 설정이야


모음

==================================================

   

 저는 AG-2C 세이렌입니다.

   

 인간을 지키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류 멸망 후 처음으로 발견된 인간님은 무척이나 지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매일매일 복장 터진듯 큰소리로 화를 냈습니다.

   

 무슨 일만 있으면 우리들을 '괴물'이라느니 '쓰레기'라며 매도했습니다.

   

 질리지도 않고 우리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곤 즐겁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중파, 전투불능이 되어도 수복해주지 않고, 애초에 목욕탕조차 제대로 들어가게 놔두지 않았습니다.

   

 보급도 최소한, 식사도 이미 쉬어버린 밥과 맹물에 가까운 콩나물국을 죽지않을만큼의 양 밖에 주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먹지 못할 수준으로 상해버린 재료들을 대충 섞어 자기가 보는 앞에서 먹으라고 명령하며, 먹지못하면 자신의 성의를 무시하는거냐고 폭행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소완씨가 제대로 된 식사를 몰래 만들어 주려고 했지만, 그 사람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울면서 사과하며 발에 걷어차이고 따귀를 맞는 소완씨를 보며 우리들은 울었습니다.

   

 그 날부터 아무도 식사에 대해서 불만을 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그 사람이 무서워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또 맞는다, 혼난다, 그렇게 생각하면 발이 무거워져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처음엔 강하게 항의하고 저항하기도 했던 지휘관님들도 결국 마음이 꺾이고 말았습니다.

   

 

   

 우리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님들에게 해를 끼칠 수가 없습니다.

   

 힘이 없는 우리들에게 그 사람을 멈출 방법은 없었습니다.

   

 

   

 매일 쉬지도 못하고 철충들과 전투를 해야만 했습니다.

   

 중파는커녕 전투불능상태가 되어야만 겨우 후퇴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후퇴한 바이오로이드들은 그 사람에게 기절할 때까지 맞은 뒤 징벌방에 들어가게 됩니다.

   

 

   

 징벌방은 정말로 어둡고 좁아서 지독한 곳입니다.

   

 제 동료인 운디네가 한 번 끌려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잘못했다고 울면서 빌면서, 사령관에게 머리카락이 잡힌 채 끌려갔습니다.

   

 

   

 정말로 불쌍해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지만.

   

 저항하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어서 봐도 못 본 척 했습니다.

   

 그 날은 죄책감으로 밤새도록 잠들지 못했습니다.

   

 

   

 이제 이런 곳은 싫었습니다.

   

 이제 저런 사람은 싫었습니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이 지옥에서 구해줬으면 한다고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원은 이뤄졌습니다.

   

 

   

 

   

-------------------------------------------------- 

   

 

   

 

   

 바이오로이드는, 병기다.

   

 나는 마음 깊이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년들은 사용되어야 할 도구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신념을 당장 실행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내가 너희들을 지휘하게 된 사령관이다. 잘 부탁하마. '도구' 년들아아!"

   

 

   

 강단 앞에 모인 바이오로이드들이 나를 절망에 젖은 눈으로 보고 있다.

   

 당연하겠지. 지금까지 편하게 마음껏 살았을 텐데 융통성이라고는 하나없는 나 같은 놈이 왔으니까.

   

 

   

 "먼저 말해두지만, 나는 너희들을 철충과의 싸움을 위한 병기로밖에 보고 있지 않아. 잘 기억해라. 새끼들아!"

   

 

   

 바이오로이드들의 얼굴에 더욱 절망의 색이 짙어간다.

   

 지금까지 군인정신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민간인 전 사령관 밑에서 어차피 꿀이나 편하게 빨면서 지내고 있었겠지?

   

 하지만 오늘부터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무엇보다 너희들은 나의 '도구'니까 말이야.

   

 

   

 "그럼 먼저 첫 명령이다. 귓구멍 제대로 파고 처들어라!"

   

 

   

 내 큰소리에 바이오로이드들에게서 공포의 시선이 모인다.

   

 크크큭, 오들오들 떨고 있구만.

   

 

   

 "우선 너희들은……욕탕에 처들어가서 처씼어라!"

   

 

   

 "에……?"

   

 

   

 아? 누구냐. 방금 그 년.

   

 나의 숭고한 명령에 불만 있다는 거냐?

   

 

   

 "저, 저기, 사령관님……욕탕이라니, 목욕탕,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앙? 당연하지! 그 외에 뭐가 있냐?"

   

 

   

 과연, 여기 바이오로이드는 상식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이러니까 병기는 싫다는 거다.

   

 

   

 "얄궂게도 나는 주변 물건이 깨끗해야 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너희들 같은 더러운 도구 년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도 같이 더러워진다고!"

   

 

   

 바이오로이드들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야 그렇겠지. 더럽다고 매도를 당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년들은 '병기'니까, 사양 같은 거 필요 없지.

   

 

   

 "모, 목욕탕에 들어가도 괜찮은, 겁니까……?"

   

 

   

 "신속하게 전원 들어가라. 이건 명령이다."

   

 

   

 이 년들, 내가 명령을 내렸다고 하는데 조금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니까 상냥하기만 한 놈이 있던 부대는…….

   

 

   

 "시, 신난다! 가자, 다들!"

   

 

   

 "아, 사, 사령관님, 정말 감사합니다!"

   

 

   

 바이오로이드들은 감사를 표하면서 속속히 대욕탕을 향했고, 그 중에는 우는 년도 있다.

   

 크큭, 더럽다는 말을 들은 게 무척이나 충격이었나 보군.

   

 

   

 그럼 전원 목욕탕에 간 사이에 다음 단계에 들어가도록 할까.

   

 바이오로이드 년들을 더욱 절망시킬 준비를 말이야아!

   

 

   

 

   

----------------------------------------------- 

   

 

   

 

   

 "후우~……."

   

 

   

 "네리네리! 오랜만에 들어간 목욕탕은 굉장히 기분 좋아!"

   

 

   

 욕조에서 기분 좋게 소란 피우는 네리를 보고 있으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네리뿐만이 아니라 다들, 기쁘다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요.

   

 

   

 "……새로 온 사령관, 좋은 인간님, 인걸까?"

   

 

   

 "으응, 아직 잘 모르겠어."

   

 

   

 저 새로운 인간님은, 눈매가 사나워서 무서운 얼굴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을 이렇게 목욕탕에 들어가도록 해주었습니다.

   

 아직 새 인간님에 대한 건 잘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목욕탕에서 나오면 뭔가 당할지도 몰라."

   

 

   

 "테티스……."

   

 

   

 테티스는 '전 사령관'에게 혼나는 일이 많았으니까 '현 사령관님'도 믿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테티스만이 아니라 다들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새로운 사령관님을 믿고 싶은데…….

   

 

   

 "세이렌, 테티스, 이쪽 봐봐~ 거품네리네리야-!"

   

 

   

 "아하핫, 네리 뭐하는 거야."

   

 "……에헤헤, 하지만 오랜만에 즐겁네."

   

 

   

 우리들은 앞으로의 일은 일단 두고 지금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바라건대 지금의 사령관이 좋은 사람이기를.

   

 

   

 ……오랜만에 보는 모두의 미소가 사라지는 모습을 절대 보고 싶지 않으니까.

   

 

   

 

   

-------------------------------------------- 

   

 

   

 

   

 "기분 좋았지. 세이렌!"

   

 

   

 "응! 몸도 깨끗해졌고, 이걸로 사령관에게 더럽다는 소리는 듣지 않겠지?"

   

 

   

 목욕탕에서 나온 우리들은 새 제복으로 갈아입고 사령관님이 오라고 했던 식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목욕탕에서 나왔을 때 놓여있던 이 옷들, 설마 사령관님이 준비해주신 걸까요?

   

 지금까지는 헌옷들을 계속 수선하면서 입었는데…….

   

 

   

 "네리는 새로운 사령관님에 대한 것 조금은 믿어도 좋다고 생각해~!"

   

 

   

 "응, 그렇네. 조금씩 그 분에 대한 것을 알아가면 좋은거겠지."

   

 

   

 네리는 불안하다는 표정이던 운디네와 대화하고 있습니다.

   

 평소엔 무드메이커인 그녀도 동료가 곤란해 하고 있으면 제대로 상담에 응해주곤 합니다.

   

 네리의 낙천적인 성격에 몇 번이나 도움을 받았는지…….

   

 

   

 이러저러하고 있던 사이에 도착했습니다.

   

 사령관님은 아직 여기에 있는 걸까요?

   

 

   

 저는 문 손잡이를 잡았습니다.

   

 

   

 "후, 세이렌. 무, 무섭지 않아?"

   

 

   

 "테티스……조금, 아주 조금 무섭지만, 괜찮아."

   

 

   

 둘러 보니 주변 애들이 저를 걱정스럽단 표정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게 두려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조금 불안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언제나 과거에 잡혀 있을 뿐이니까.

   

 

   

 저는 천천히 문을 열었습니다.

   

 곁에는 네리와 운디네, 테티스가 손을 굳게 마주잡고 있습니다.

   

 ……거기까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끼긱, 하고 부드럽지 못한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습니다.

   

 식당의 빛이 너무나 눈부시고.

   

 그리고 맡은 적이 없는, 무척이나 좋은 냄새가 제 코에 닿았습니다.

   

 

   

 "왔구만. 네 년들……. '학대'의 시간이다!"

   

 

   

 ……저희들은 오늘, 지옥에서 해방 되었습니다.

   

 

   

 

   

----------------------------------------------- 

   

 

   

 

   

 목욕탕에서 돌아온 바이오로이드년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크크큭,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지.

   

 정말로 바보 같은 년들이다.

   

 

   

 "저, 저기, 사령관님……이게, 뭔가요?"

   

 

   

 가장 선두에 있던 꼬맹이가 테이블 위의 배식통들을 가리켰다.

   

 넓은 공간에 펼쳐진 식탁 위에 수도 없이 놓여 있는 배식통.

   

 이 년들은 이게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건 지금부터 알게 될 거다……어이, 네 년들!"

   

 

   

 나의 노성에 바이오로이드들이 몸을 움츠린다.

   

 고작 고함 한 번에 이 반응, 이 년들 분명 지금까지 제대로 혼나 본 적도 없는 온실 속 화초였던 거겠지.

   

 유감이네. 이제 그런 미적지근한 생활은 끝났다!

   

 

   

 "이제부터 너희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감사하게 여겨라!"

   

 

   

 "엣."

   

 

   

 물론 당연히 그렇겠지?

   

 지금까지 당연하다는 듯이 맛있는 것들만 먹었왔는데 뜬금 제공한다, 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그런 반응을 보일 테지.

   

 

   

 "사, 사령관님이, 만들어주신 건가요!?"

   

 

   

 "앙? 그게 무슨 개소리냐!"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냐. 이 꼬맹이는.

   

 편리한 ‘도구’년들을 내버려두고 이 내가 어째서 요리 따위를 해야하는거지?

   

 설마 전 사령관 녀석은 자신의 수제요리들을 대접 해온거냐? 고작 ‘도구’따위들에게?

   

 하, 허술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크크큭……어이,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어, 하지만 굉장히 좋은 냄새가……."

   

 

   

 "앙? ……하하하! 그건 내가 먹을 것의 냄새다!"

   

 

   

 좋은 냄새라고?

   

 

   

 이 년들, 내가 먹을 요리를 두고 하는 소리구만.

   

 유감이네. 이건 내 전용이라고.

   

 

   

 "그게, 뭔가요?"

   

 

   

 "하아? 본 적도 없는 거냐? 아아… 이건 '컵라면'이란 것이다."

   

 

   

 내가 내민 것은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이 지난 따끈따끈한 컵라면이다.

   

 뚜껑을 열자 좋은 냄새가 풍긴다.

   

 부러운 눈빛으로 그걸 바라보는 바이오로이드들.

   

 

   

 "컵라면……."

   

 

   

 "유감이군! 네 년들에겐 한입도 주지 않아. 이건 전부 내 것이다! 크하하하"

   

 

   

 이 지고의 저녁식사는 내 전용이다.

   

 네 년들에겐 네 년들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이미 준비해뒀다고.

   

 

   

 "네 년들의 것은 여기 배식통 안에 들어있다……크큭, 놀라지 말라고?"

   

 

   

 "에, 이 배식통, 전부 저희들 건가요!?"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이 년은.

   

 달리 누가 먹는다고, 이 양을.

   

 숫자만 쓸데없이 많은 너희들 이외엔 없잖아.

   

 

   

 "자, 그럼. 기다리고 기다리던 절망 타임이다……소완, 콘스탄챠, 바닐라, 포티아, 하치코! 빨리 배식해라!"

   

 

   

 "예! 사령관님!"

   

 

   

 내 명령을 받은 ‘도구’년들이 단번에 각자의 배식통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동시에 배식통 뚜껑을 열었다.

   

 

   

 "이, 이건……."

   

 

   

 "그래, 진정한 '군대식단'이다. 어떠냐. 맛있어 보이지?"

   

 

   

 오늘 배식으로 준비해둔 건 대량의 닭고기조림, 소세지야채볶음, 김치, 쌀밥, 떡만두국이다.

   

 바이오로이드년들, 완전히 절망한 눈빛으로 배식통을 바라보고 있다.

   

 그거라고. 그 얼굴이 보고 싶었다고. 나는! 크크크.

   

 

   

 "이, 이것은 닭고기……!?"

   

 

   

 "크크큭, 그렇게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꼬맹이는 이 식단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다.

   

 그야 그렇겠지. 지금부터의 식단은 지금까지 너희들이 먹어오던 것들과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영양소를 생각한, 건강한 식단이니깐 말이야!"

   

 

   

 지금까지의 이 년들은 어차피 스테이크니 리조또니 까르보나라 같은 호화로운 요리들을 자유로운 뷔페식으로 먹어온 거겠지.

   

 하지만 내가 온 이상 이제 그렇게 먹게 놔두지 않는다.

   

 이것은 바로 내 조국 전통의 K-식단이다!

   

 

   

 "대, 대단해……."

   

 

   

 그렇지? '대단히 맛없어' 보이지?

   

 하지만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게다가 이것이 끝이 아니다. 후식으론 이걸 먹어라!"

   

 

   

 "……?"

   

 

   

 내가 가져온 것은 차갑게 얼려진 '양산형 아이스크림'이다.

   

 호화로운 고급디저트들만 먹어온 너희같은 년들에겐 이 정도의 디저트로 충분하다고!

   

 

   

 "마, 맛있어 보여……."

   

 

   

 "핫, 얼른 처먹어라. 병기들아."

   

 

   

 맛있어 보여, 라고?

   

 내 앞이라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다니, 짜증나는 년들이다.

   

 

   

 하지만 뭐 좋다.

   

 이 년들은 내 명령을 거역할 수 없다.

   

 괴로워하며 이 K-식단을 먹으라고! 크하하하!

   

 

   

 "다, 다들, 어서 먹자!"

   

 

   

 "접시, 접시! 수저는!?"

   

 

   

 "네리는 잔뜩 먹을꺼야!"

   

 

   

 크크큭, 이 년들, 줄서서 다른 년들을 밀치면서까지 먹고 싶지 않은 것 같군.

   

 하지만 유감이다. 너희들 전원이 배가 터지도록 먹을 양을 이미 만들어 뒀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먹을 수밖에 없다. 이것들을 말이야!

   

 

   

 내 계획대로 바이오로이드 전원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호화로운 요리 하나 없는 빈약한 식사.

   

 이런 빈곤한 생활, 일찍이 겪은 적이 없겠지.

   

 바이오로이드 년들 중에는 절망한 눈에 눈물이 고인 년도 보인다.

   

 

   

 이거다. 이 얼굴을 보기 위해 나는 '학대'를 하고 있는 거다.

   

 

   

 자, 밑준비는 끝났다.

   

 네 년들 좀 더 비통해하며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달라고.

 

 

   

----------------------------------------- 

   

 

   

 

   

 나,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우리들 눈앞에 있는 건 따뜻하고, 그리고 상하지 않은 맛있어 보이는 요리.

   

 지금까지 책에서 밖에 본 적이 없는 '고기요리'.

   

 그것이 지금 내 손안에 있다.

   

 

   

 모두들 기뻐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지금까지 반쯤 상하고, 차갑게 식고, 양도 적고, 맛없는 것만 먹을 수 있었다.

   

 이런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니, 지금까지 있을 수 없던 일이다.

   

 

   

 그 중에는 너무 기뻐서 우는 아이까지 있다.

   

 그렇지. 그럴 것이, 나도 울 것 같은 걸.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밥, 본 적이 없었으니까.

   

 

   

 "자, 전원 모였으면 얼른 식사를 시작해라!"

   

 

   

 사령관이 커다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걸 듣고 다들 입을 모아 ‘잘 먹겠습니다’라고 외치고 식사를 했다.

   

 이렇게 희망에 찬 식사는 오르카호에서 처음이었다.

   

 

   

 다들 볼이 터지도록 음식을 먹는다.

   

 나도 수저를 잡고 떨리는 마음을 감추며 뜨거운 만두 하나를 국과 함께 입으로 옮겼다.

   

 

   

 …….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맛있었다.

   

 따뜻하게 잘 지어진 밥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어져서.

   

 

   

 그리고 무척이나 상냥한 맛이 났다.

   

 마치 그 분의 상냥함이 녹아 있는 것처럼.

   

 

   

 "크크큭, 어떠냐. 맛있냐?"

   

 

   

 문득 뒤를 돌아보자 사령관님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어봤다.

   

 나는 눈물을 닦고 만면의 웃음으로 사령관님에게 대답했다.

   

 

   

 "네! 무척……무척 맛있습니다!"

   

 

   

 "그렇겠지……배가 터지도록 먹으라고?"

   

 

   

 얼마든지 더 먹어도 된다. 라며 사령관이 배식통을 보여준다.

   

 이렇게나, 이 사람은 우리들에게 상냥하게 대해준다.

   

 

   

 "사, 사령관님……이거!"

   

 

   

 "아? 아아, 지금까지 눈치 채지 못했던 거냐?"

   

 

   

 테티스가 사령관에게 보여준 것.

   

 그건 바로 고기였다.

   

 지금까지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맛있는 고기.

   

 

   

 "유감스럽게도 네 년들에게 먹여줄 쇠고기는 없다. 싼맛에 먹는 '닭고기'란 말이지!"

   

 

   

 사령관은 마음 깊은 곳부터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고 있다.

   

 ……테티스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그 뒤에 웃으면서 닭고기를 입에 넣었다.

   

 

   

 "사령관님! 목마른데 음료수 좀 마셔도 되겠슴까?"

   

 

   

 “브, 브라우니! 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다, 당장 손내리지 못해?! 사, 사령관님, 죄송합니다. 이 아이는 아직 제조된 지 얼마 안 된 아이라……”

   

 

   

 브라우니씨가 손을 들면서 말하자 레프리콘씨가 이를 황급히 말렸다.

   

 

   

 "아앙? 무슨 잠꼬대를 하고 있냐. 네 년은!"

   

 

   

 조심조심 손을 든 브라우니씨에게 사령관은 뚜벅뚜벅 걸어서 다가간다.

   

 그리고 그 손에는 어느샌가 쥐고 있던 컵을 식탁 위에 놓았다.

   

 

   

 "어차피 너희들 100% 생과일쥬스나 탄산음료라도 가져 올 생각이었겠지만……. 유감이다!"

   

 

   

 소완씨와 메이드분들이 대량의 컵과 물통을 가져왔다.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은.

   

 

   

 "네 년들에겐 보리차로 충분하다! 이런 거나 쳐마시라고!"

   

 

   

 사령관은 즐거워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를 높여 외쳤다.

   

 ……브라우니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차를 마셨다.

   

 

   

 사령관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사령관은 우리들을 병기, 도구라고 했지만.

   

 하지만 이렇게나 상냥하게 대해준다.

   

 우리들이 바라마지 않았던 것을 이렇게나 베풀어준다.

   

 

   

 분명 이 사람은 우리들에게 심한 짓을 하지 않는다.

   

 사령관은 우리들을 구하러 와준 거다.

   

 

   

 나는 그의 상냥함을 입안 가득히 넣으면서 생각했다.

   

 사령관님을 믿어 보자고.

   

 

   

 

   

 

   

==================================================

   

 뜨거운 물을 끼얹다니 무시무시한 학대……!

   

 말년병장도 달리게 만드는 느그나라 식사로 배가 터지도록……!

   

 구역질 나는 사악 그자체 ㄷㄷㄷㄷ

   

   

   

 암튼 호라이즌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