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시간 너무 많이 들길래 걍 단편으로 끝낼랬는데 좋아하는사람 많길래 한편 더 노력했어

진짜 너무 차칸거 아니냐 라붕이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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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함께 식사를 마친 뒤 사령관은 타이밍을 가늠한 뒤 말했습니다.

   

 "다 먹었으면 뒤처리는 네 년들이 해라!"

   

 그렇게 말을 남긴 뒤 사령관은 식당에서 나갔습니다.

 우리들은 다들 협력하여 식기를 씻고 식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베라언니! 알비스 배가 터질 것 같아!"

   

 "응……. 나도 이렇게 배가 터지도록 먹은 거 처음이야."

   

 정말로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이 세상에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알비스도 빵빵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행복해 보입니다.

   

 사령관은 우리들을 목욕탕에 들어가도록 해주었습니다.

 이 새 의복도, 사령관이 준비해준 것이겠죠.

   

 그리고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정말 지금까지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서,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령관님은 어디에 가신 걸까요?"

   

 "글쎄. 여러모로 나쁜 분은 아닌 것 같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

   

 발키리 언니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령관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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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네 년들! 정리는 끝났냐!"

   

 잠깐 일을 마치고 나는 강단 앞으로 돌아왔다.

   

 "네. 사령관님! 모두 끝났습니다!"

   

 "오─ 어이, 네 년. 잠깐 묻고 싶은게 있는데."

   

 나는 다가가서 터렛을 들고다니는 년에게 묻는다.

 ……근데 이 년, 왜 기지 안에서도 터렛을 들고다니는거야. 그렘린 개체는 원래 이런가?

   

 "네, 넷! 사령관님! 여, 열심히 대답 하겠습니다!"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그 '님'은 대체 뭐냐?"

   

 그렇다. 아까부터 바이오로이드 년들, 사령관님이라느니 사령관님이라느니.

 상당히 거리감있는 호칭으로 나를 부르고 있다.

   

 ……설마 이 년들, 나에 대한 비아냥이냐!?

 나에겐 지도자의 그릇은 없다고, 돌려 말하고 싶은 건가!?

   

 "에, 아, 그건 이전 사령관님이……."

   

 "과연, 역시 그러냐!"

   

 내 예상은 적중했다.

 이 년들, '너는 이전 사령관보다 아래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뭐, 아까부터 이 년들에게 하고 있는 '학대'를 생각하면 반항심을 가지는 것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말이지. 고작 병기 주제에 건방지다고!

   

 "명령이다……이제부터 나에게 '님'자를 붙여서 말하는 건 금지다!"

   

 "예!? 하, 하지만 그럼 뭐라고 불러야……."

   

 "그거야 그냥 사령관이면 되잖아.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

   

 쳇, 끈질긴 년들이다.

 하지만 내 명령을 거역할 수는…….

   

 "……윽! 예, 사령관!"

   

 그걸로 됐다고. 그걸로.

 하지만 이 년, 나의 위압에 져서 간단하게 바꿔 버렸군.

 어차피 도구, 소유자님에게 거역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다.

 뭐, 좋아. 본 주제로 들어가도록 할까.

   

 "그럼, ……거기 너."

   

 "후엣!? 네... 네!"

   

 그렘린 옆에 있는 안대낀 꼬맹이 년을 지명한다.

   

 "네 년들……평소엔 어디서 자고 있냐?"

   

 "바, 바이오로이드의 숙소가 있어서……거기서, 자고 있어요."

   

 호오, 이 년들 전용의 숙소인가.

 뭐, 병기고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존재하기야 하겠지.

   

 "그런가……그렇다는 건 각 방으로 나눠져서 자고 있다는 건가?"

   

 "네, 네……같은 부대라든가, 소속이라든가, 여러 가지 있어요……."

   

 헤에, 한 사람이 한 방을 쓰는 건 아니라니. 꽤나 기특한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네 년들에게 학대는 그만 두지 않을 테지만 말이야!

   

 "좋아……어이, 너희들! 오늘 마지막 명령이다!"

   

 내 목소리에 바이오로이드년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크크큭, 두려워하라, 엎드려라! 나의 위엄에!

   

 "오늘은 이제 자라! 그리고 내일 아침 7시까지 여기에 집합이다!"

   

 "……에."

   

 이 년들 내가 명령할 때마다 항상 한 마디가 많다.

 아직 나의 도구로서 자각이 부족한 것 같군.

   

 "유감이군. 아직 밤 10시 밖에 안됐는데 말이야!"

   

 이 년들 어차피 밤새도록 연등하면서 오르카넷을 보거나 게임을 하곤 했겠지.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룰이다!

 강제로라도 잠재워주겠다!

   

 "버, 벌써 자도 되는 거예요!? 하지만 짐의 사안이 잠들긴 아직 이르……."

   

 "아앙!? 네 년……."

   

 이 꼬맹이, 또 아니꼬운 소리를 하고 있다.

 벌써 자도 되냐고? 이렇게 대놓고 비꼬다니…….

 아니, 진정해라. 나.

   

 "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흥. 좋을대로 하면 되잖냐."

   

 나는 마음이 넓으니까.

 병기년들의 아니꼬운 소리 하나 둘, 흘려버리지 못해서야 어떻게 하겠냐.

   

 "저, 정말로……? 말투라든가, 괜찮은거예요…?"

   

 "뭐?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거냐?"

   

 말투, 라고?

 이건 그거냐? 일부러 그럴싸한 어조를 써서 나를 바보 취급해도 되냐는, 그런 뜻인가?

 게다가 나 자신에게 그 허락을 구하다니.

   

 이 년, 꽤나 반항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재밌다. 이런 년이 있어야 학대 할 맛이 난다는 거지!

   

 "아아, 상관없다. 네 년 마음대로 해라."

   

 "예……가 아니라, 크... 큭... 큭... 이 프린세스의 사안은... 잠시 휴식할 준비가 되었도다!"

   

 ……뭐냐 이 중2병 말투는. 반항하는거냐?

 뭐, 이 꼬맹이년의 즐거워 보이는 얼굴을 보니 앞으로 반항할 생각만만인거겠지.

 즐겁게 기다리도록 하마? 난 어린애라고 봐주지 않는다고?

   

 "그럼 내 명령을 들었다면 빨리 돌아가서 쳐 자라! 이빨도 제대로 닦고!"

   

 이 년들 그만큼 밥을 처먹었으니까 말이야.

 나는 입냄새 나는게 정말 싫다고.

   

 "으, 응! 잘 자. 사령관!"

   

 "저, 저기, 안녕히 주무세요. 사령관!"

   

   

 이 년들만이 아니라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이 나에게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말하며 떠났다.

 이 년들, 최소한의 매너는 알고 있는 것 같군.

 자기 전에 안녕히 주무세요. 이건 기본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지금뿐이라고?

 네 년들은 방에 들어간 순간, 마음이 꺾이게 될 테니까 말이야.

   

 내 '학대'는 네 년들에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자, 학대의 시간이다. 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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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령관, 굉장히 상냥했어!"

   

 "으, 응……뭐, 좋은 사람일지도."

   

 LRL이 아까 사령관에게 제대로 된 말을 쓰지 않았을 때엔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전에 있던 인간처럼 말하는 꼬라지가 그게 뭐냐면서 고성을 지르며 LRL을 때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령관은 화내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좋을 대로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나는 그것이 LRL이라는 바이오로이드를 그자체로 사령관이 긍정 해준 것 같아서 정말 기뻤다.

   

 "나, 나 말이야……이렇게 빨리 자는 거 처음일지도 몰라."

   

 "익스프레스……."

   

 같은 방에 들어가는 익스프레스의 말은 나, 아니 모든 바이오로이드의 심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이렇게 빨리 잠드는 일은 없었다.

   

 밤 늦게까지 출격, 탐색, 훈련.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의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빈약한 서버시설에 문제라도 생길까 야근을 자주하고 문제가 생기면 자다가도 뛰어가야만 했다.

 그리고 다음날 사령관이 일어날 때까지 해결해놓지 못하면 징벌방으로 끌려가 무능하다고 죽을만큼 맞았다.

 

 심지어 밑에는 더 밑이 있다고 레아씨나 하르페이아씨처럼 자원을 잘 벌어오는 분들은 며칠동안 한숨도 못자고 철충들과 싸우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사령관은 내일 아침 7시에 집합이라고 했다.

 지금부터 잠들어도 8시간은 잘 수 있다.

 이렇게나 잔뜩 잘 수 있다니.

   

 "하지만 8시간이나 잘 수 있을까……."

   

 "응. 저런 장소에선 말이지."

   

 우리들 바이오로이드의 방에는 아무 것도 없다.

 가구 같은 걸 사줄 리가 없다.

 겨우 옷을 넣어둘 수 있는 서랍장과 모포용으로 쓰는 더러운 천뿐이다.

   

 매일 밤 딱딱한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서 허름한 천을 뒤집어쓰고 잤다.

 여름은 괜찮지만 겨울은 무척이나 추워서 서로 껴안고 잤다.

   

 그래도 우리들은 자신들의 방이 좋았다.

 방에서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엔 저 지옥도 조금은 잊을 수 있으니까.

   

 낡아빠지고 더러운 복도를 걸어서 자신들의 방까지 왔다.

 지금의 사령관과 함께라면 지금까지 있었던 괴로운 기억도 잊을 수 있을까?

   

 "유,유미……이건……!?"

   

 "? 왜 그래. 익스프레스……엣!?"

   

 익스프레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자신의 방을 봤다.

 거기에 있는 건 평소처럼 쓸쓸한 방.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이건, 이불?"

   

 "요하고, 베개도 있어!"

   

 방에 놓여 있는 건 인원수에 맞춘 바닥에 까는 요와 두꺼운 털이불, 그리고 베개였다.

 시트와 여름용 이불까지 있다.

   

 "이, 이건!"

   

 "굉장해. 부드러워! 푹신푹신!"

   

 우리들은 처음으로 보는 고급 침구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좋은 물건이 있으면 푹 잘 수 있겠지.

   

 "……사령관."

   

 나는 이불을 꾹하고 품에 안았다.

 정말로 부드럽고, 따뜻하고, 포근하다.

   

 사령관, 이걸 준비해준 거구나.

 우리들에게 숙소 이야기를 듣고, 우리들을 위해…….

   

 "고마워. 사령관."

   

 지금까지 나는 방 밖에 나가기 싫었다.

 그리고 방 밖에 있는 그 인간이 정말 싫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르다.

 이 방만이 아니라 밖도, 오르카호도, 그리고 사령관도.

   

 나는 좋아할 수 있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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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간한테 말투로 갈굼당하고 일코하던 LRL 쓰고싶었어


야근... 그것은 개발자들의 숙명...

응애 나 애기개발자 코딩하기시러 유미눈나 대신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