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단편은 철저히 작가의 이전 글의 

세계관과 별개이고, 사령관도 다른 인물입니다.)


버거킹 와서 뻑예하면서 몬스터 와퍼에 너겟 이벤트 즐기고 있는 와중에 스치고 지나간 무시무시한 상상인데, 이걸 내가 써올 필력이 되나 싶어서 미뤘음.

기존의 후회물의 뒤처리 전개를 보고

용서가 최고의 복수라는 생각도 한 번 

해보았기 때문이지.

근데, 과연 용서가 무엇일지도 문득 

궁금해졌지 뭐야?

일단 간단히 내용 전개만 서술할 테니, 

이걸 잘 써올 자신이 있다면, 가져가 줘.


대충 인망은 있으나, 전투 지휘에서 소심한 모습을 보여온 사령관은 지휘관 개체들의 작당으로 쫒겨나고 말아.

사령관이 쫒겨날 때 컴패니언과 배틀메이드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들은 기습에 의해 숙청당하거나 온갖 끔찍한 고문을 당하기도 해.

사령관은 멘탈이 박살난 채로 이 광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지.


그리고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역사의 교훈처럼, 오르카호의 새로운 인간은 

미친듯이 쾌락을 탐하고 폭정을 저질러.

이런 모습을 진작부터 파악하고 있던

코헤이 교단 출신들과 애니웨어 출신 바이오로이드들이 급히 탈출해 사령관과 접촉하는 것은 당연한 전개였을 거야.

그들의 보필으로 사령관은 무사히 피신에 성공하게 되고, 안전한 곳에 피해있던 사령관 충성파에게 하나의 소식이 들려와.

오르카를 차지하고 있던 인간이 철충에게 

살해당했으니, 돌아와 달라는 요청이었지.


여기까진 흔한 후회물의 클리셰를 찍어.


근데 돌아온 사령관은 이미 반 정도 미쳐있는 상태였어.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컴패니언들이나 배틀메이드들이 고문당하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데 아무것도 자신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는 게 그 일반인 수준의 강도를 가진 정신을 붕괴시키고야 만 거야.

정신이 붕괴되어 있던 사령관은 

그나마 자신을 도왔던 아자젤과 베로니카를 보면서, 하나의 끔찍한 계략을 떠올리는 데 성공해내.

그것은 바로 자신들에게 반기를 들었던 지휘관들을 용서하는 동시에, 

그 이야기를 성서처럼 만들어 신규 제조되는 바이오로이드들과 기존 코헤이 교단에 정식 교리로 보급시키는 거야.


코헤이의 사라카엘은 교리를 아주 빡빡하게 짰는데, 그 예식은 마치 개신교와 

북한 김일성의 숭배 의식, 국가에 대한 충성 맹세와 죄를 용서하신 구세주 사령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찬송가로 가득 차있었지.


그리고 더이상 사령관은 

이전의 순수하고 호의로 가득찬 인간이 아니었어.


더이상 바이오로이드를 믿지도 못했지.


그래서 사령관은 용서를 청하는 지휘관들에게 세뇌칩을 이식하고, 그나마 남아 있던 

거부권조차 빼앗아 버렸어.


그렇게 의식이 제약당하는 것을 느끼는 

반란자 출신들은 마치 기독교에서 가롯 유다가 당하는 취급을 재현하듯, 

매일 이루어지는 사령관을 대상으로 한 예배에서 스스로의 의지?로 자아비판과

조리돌림을 자청하게 되었어.


태초의 낙원을 무너뜨린 반역자들은 자연적인 생명이 다하는 그 날까지 끌려다니며

행복하게 죄 용서받음을 설교하고,

자아비판을 감수하다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죽어.


그 소식을 들은 사령관은 웃으며, 그들을 위한 성당을 지으라고 명하고,

그때 쯤이면 완전히 세뇌된 아자젤은 반려님이자 신이신 분의 아량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겠지.


우리는 배신자들이 되어 창조주의 은혜를 

저버리면 안될 것입니다. 자매 여러분.

베로니카의 설교는 항상 그렇게 끝맺었고,


예배 시간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

바이오로이드는 사상실로 끌려가, 새로운 

가르침을 이식받은 채 홍위병 같은 광전사가 되어서 나왔지.


사령관은 오늘도 왕좌 같은 단상에 올라

비뚜름한 미소를 지으며

아래를 가득 메운 바이오로이드들의 찬송가를 들으며 미소를 지어.


이 어찌 아름다운 천년왕국이 아니겠어?

수천년 후의 지구는, 사령관 신이라는 유일신을 섬기며, 극도로 우주 밖으로의 개척도 

꺼리는 광신자 인류들로 가득차게 될 거야.

과연, 사령관은 맨정신으로도 웃을 수 있을까?

아마 그럴거야.

의미는 아아아주 다르겠지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