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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26


푹신한 마리아의 무릎 위에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피곤한 나는 잠에 든지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게 노곤한 몸을 계속 눕혔다. 하지만, 그런 편안함은 얼마가지 못했다. 누군가가 내 볼을 톡톡 두들긴 것을 느낀 나는 다시 눈을 비볐다.


박소한: 으, 음? 여긴...


마리아: 후훗... 주인님, 집에 도착하셨어요...


박소한: 응... 알겠어...


알수 없는 그녀의 웃음과 함께 나를 일으켜 세웠다. 트럭에서 내리자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아파트쪽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다들 정장 등의 정갈한 차림을 한 것으로 보아 노조원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대중들 사이에서 한명이 나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때 그 남자는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 저기! 애들 구했다는 사람 아니야?! 저기요! 저랑 인터뷰좀-


알파: 야! 저 새끼들 싹 다 막아!


알고보니 그들은 모두 기자였다. 알파에게 이 상황을 물어보니 이미 우리가 했던 구출작전이 방송헬기로 생중계 되었고,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 구역이 우리 아파트 바로 앞까지로 수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이 작전에 참여했던 민간인이 이곳에 있다는 정보를 수집한 기자들이 역시나 우리집 앞에서 한대 모여 나를 기다렸다는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기 무섭게 플레시들이 터졌다. 알파, 브라보, 보속의 마리아,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들이 내 얼굴을 가렸고, 기자들을 밖으로 내보내려 안간힘을 썼다. 다행히 내 얼굴은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았고, 나는 무사하게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다. 알파가 거친 숨을 들이쉬며 나를 바라봤다.


알파: 허억... 허억... 혹시 인터뷰를 하실 생각은 아니였죠?


박소한: 나도 이런 걸로 유명해지기는 싫습니다.


알파: 그럼 다행이고... 전에 말했다시피 한 3일정도만 이 아파트 주차장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때동안 저희와 함께 협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소한: 이런 작전에는 더이상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내가 그쪽들처럼 특수부대원이였어도, 나는 이미 전역한지 한참 지난 민간인이라구요!


알파: 저희도 더이상 군의 위상을 떨어뜨릴 순 없죠. 이런 일로 그쪽 더이상 부르지는 않을 겁니다.


알파와 브라보는 가볍게 경례를 한 뒤 차량의 다시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 마리아는 계속해서 묘연한 웃음을 지어내고 있었다.


박소한: ...왜, 나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야.


마리아: 후훗... 주인님 정말 유명해지셨군요?


박소한: 아니야! 이런걸로 유명해지기 싫다고 방금 전에도 말했는데?!


마리아: 네에~ 네에~ 자자, 주인님 이제 올라가자구요?


마리아의 말을 끝으로 우리는 조용히 엘레베이터를 탔다. 옥상에 도착한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당시 새벽이여서 그런지 리리스를 제외한 모두가 잠에 들어있었다. 리리스는 엘레베이터에서 내가 내리자마자 곧바로 나에게 뛰어왔다.


리리스: 주인님!


박소한: 우욱!


리리스는 내 목이 조일 정도로 나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힘에서 반가움과 안도감이 느껴졌다.


박소한: 이, 이것좀 놔! 숨... 막혀!


리리스: 어머, 주인님! 죄송해요... 너무 좋아서 그만...


박소한: 쿨럭쿨럭... 괜찮아... 그나저나, 수민씨는?


리리스: 하르페이아씨는 뉴스를 보다가 방금전에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인님, 이건...


리리스는 그제서야 내 몸에서 손을 떼었다.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마리아와 눈을 마주쳤다. 마리아는 리리스를 보며 씽긋 웃으며 눈인사를 했고, 리리스는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은듯 눈살을 한번 찡그린 뒤 인사를 받아쳤다.


박소한: 아, 얘는 나랑 어렸을때 같이 지냈던 마리아라고 해, 앞으로 같이 지내게 될거야.


마리아: 잘부탁 드려요. 마리아라고 해요.


리리스: 자, 잘부탁 합니다... 마리아씨...


리리스는 내가 약간은 못마땅한듯 나와 마리아를 번갈아 보다 서로 악수를 했다.


박소한: 자, 그러면 인사도 했겠다, 마리아도 누가 누군지는 알아야되겠지?


나는 마리아를 데리고 아파트 옥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소개해줬다. 자는사람 얼굴 앞에서 일방적으로 소개시켜주는 것이긴 했지만, 마리아는 유심히 내가 말한 것을 노트에 꼼꼼히 필기해갔다. 어느덧 마지막인 안수민과 유미를 소개해줄 차례였다.


마리아: 어머, 이 아이는...


마리아는 금발의 유미를 유심하게 바라봤고, 곧바로 나에게 말도 안되는 질문을 뱉었다.


마리아: 이게 주인님의 아기이신가요?


박소한: 아, 아니야! 내가 무슨 애를 낳았다고! 그냥 옆집 아이라고...


유미를 깨울 수 없었던 나는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작은 목소리로 부정했지만, 그때 생긴 바람으로 유미가 내 냄새를 맡은듯 하다.


안유미: 우웅... 아찌이...


갑자기 울먹거린 유미를 보자 마리아는 안절부절 했지만, 나는 능숙하게 유미의 품에 팔을 내려놓았다. 유미는 내 팔을 꼬옥 안더니 내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안유미: 하압! 쮸왑 쮸왑~ 헤헤... 아찌...


마리아는 능숙하게 아이를 처리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란듯 하였다. 나는 어깨를 약간 들썩이며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박소한: 일이 있어서 우리집에서 지내게 됬어, 애가 그리고 나를 되게 좋아하데... 희한하네...


말을 하며 유미의 머리를 약간 쓰다듬자 그녀는 내 팔을 내려놓았다. 마지막으로 볼을 한번 꼬집은 뒤, 우리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안수민을 소개해준 뒤, 우리는 남아있던 옥상 난간에 기대어 누웠다. 밤하늘에 별들이 조금씩 반짝였다.


박소한: 다시 만나자마자 바닥에서 재우게 됬네... 하하...


마리아: 뭘요...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주인님이랑 처음으로 헤어진 일주일동안은 길거리에서 지냈는 걸요 뭘...


박소한: ...그땐 정말로 미안해...


마리아: 아니에요... 지금 다시 주인님과 만난 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행복해요.


박소한: ...다행이네...


더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대화의 공백을 채워줬다. 나는 잠깐동안 멍을 때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박소한: ...자자.


마리아: ...네...


마리아는 다시 무릎을 꿇었다. 푹신했던 무릎베게가 내 정신을 아찔하게 했지만 이번에는 마리아를 피곤하게 할 수 없었다.


박소한: ...그냥 누워서 자. 너도 피곤하잖아...


마리아: ...알겠습니다...


마리아는 약간의 심술궂은 표정으로 바닥에 누웠고, 나도 그녀를 따라 별을 바라보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리리스가 계속 엄호를 서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본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

.

.

정수하: 형!


박소한: 으아! 뭔데! 또 무슨 일이야!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갑작스레 나를 깨웠던 정수하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듯 나를 일어켜세웠다. 옆에 있던 큼자막한 막대기를 들어올리며 상황을 경계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도 허무했다.


정수하: 왔으면 왔다고 인사라도 해야지 그냥 돌아와서 자면 어떻게 걱정되게 정말!


박소한: ...


'탁!'


정수하: 아!


박소한: 피곤해서 그랬다 피곤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게 하네 진짜...


정수하: 되게 아프네... 어? 근데 쟤는-


수하는 내 옆에 누워있던 마리아를 보고는 의아해했다. 마리아 또한 내가 일어난 뒤 눈을 비비적 거리고 있었고, 그제서야 나는 그 둘을 서로 인사시킬 수 있었다. 정수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서로서로 인사시키기 위해 나는 인원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다들 마리아를 반갑게 맞이해줬다. 마지막으로 나는 안수민을 깨웠다.


박소한: 수민씨... 수민씨!


안수민 <하르페이아>: 어?! 어!!


안유미: 음냐... 에? 아찌다! 아찌이이~


깜짝 놀란 안수민과 유미는 자리를 박찼고, 나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내 목을 조르듯이 감싸안았다.


박소한: 어이구 어이구... 나 왔을때는 퍼질러 자고 있었으면서...


안수민 <하르페이아>: 조용히 해요! 내가 소한씨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요?! 생방송으로 보고 있을때 심장 터져서 죽을 뻔했다구요!


박소한: 거 그만 하고 우리 마리아랑 인사나 해요...


마지막으로 안수민과 인사를 나누고서 마리아는 옥상에 있던 모두와 한번씩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마리아가 합류함으로써 옥상은 조금 빽빽해졌지만, 오히려 생기는 넘쳐나게 되었다.


3일동안 아파트는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더이상 우리가 노조원들과 엮일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군인들은 모든 민간인들이 구출되고, 노조원들만이 도시에 남아있게 되자, 그들은 도심 내부를 둘러싸 천천히 그들의 숨을 조여왔다. 둔기를 내려놓고 무장해제한 노조원들은 체포했으며, 저항하는 노조원은 전부 사살했다. 거짓말과 같이 그 하루만에 노동조합은 거의 와해되었다. 이틀째에는 도심 복구팀 로봇들이 같은 방법으로 도시를 빙 둘러싸서 화재진압, 수리와 청소를 한번에 해결했으며, 수리가 불가한 것들은 소각처리를 하며 이틀만에 도심에서 데모를 했던 흔적은 완전히 지워졌다. 3일째 점심이 되던 날, 라디오를 들으며 진화된 기술을 감탄하던 중에, 나는 라디오가 지직거리는 것을 들었다. 곧이어 라디오에서는 내가 죽도록 혐오하는 인물, 강수찬 경찰청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치직...치지직...'


강수찬: 아, 아아! 전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오늘 점심 12시 42분을 끝으로, 인간승리 노동조합이 일으킨 데모는 완전히 끝이 났습니다! 충유시에는 더이상의 무자비한 폭력, 공포의 테러리스트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끌게 되어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저를 믿어주신만큼, 저도 남아있는 테러리스트들을 전부 뿌리뽑도록 하겠습니다! 충유시에 경찰 인원들을 더더욱이 늘려 더더욱이 안전한 충유시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더이상 그의 말을 들어줄 수 없었던 나는 라디오를 홧김에 꺼버렸다. 그의 목소리만 들리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 나의 상황을 알고 있던 수하와 영지, 창식이 고맙게도 나를 걱정해줬다. 그들과 저녁까지 같이 먹은 후, 나는 옥상에서 지냈던 사람들을 집으로 보내주기 위해 아파트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에서는 주차장에서 천막을 치고 지냈던 알파와 브라보, 찰리또한 떠날 준비를 하며 트럭에 짐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알파는 나를 보자마자 우리 일행에게 다가왔다.


알파: 지금 떠나시려고요?


박소한: 이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을 들어서 말이죠. 이사람들 데려다 줘야죠 차도 안타고 왔는데...


알파: ...그동안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렇게 알파를 돌려보냈고, 차 한대를 꺼내왔다. 커다란 SUV 뒤에 또다른 세단을 연결해 김창식, 정수하, 박영지, 한상주와 그의 애인까지 완전히 태운 뒤, 도심 곳곳을 돌아다녔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몇몇 보였고, 금새 도심에는 차량들이 빼곡히 들어왔다. 그들을 그들의 집에 데려다 준 뒤, 나는 내, 아니 우리 아파트로 다시 돌아왔다. 옥상에 올라가 청소를 하려 했지만, 누군가가 이미 청소를 전부 끝내놨고, 집에 들어와보니 원래 있었던 듯이 안수민과 안유미, 엘븐 포레스트메이커는 쇼파에 누워 게임을 하고 있었고, 세레스티아와 다크엘븐, 보속의 마리아는 남아있던 옷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리리스는 집문 옆에서 우두커니 서있다가 내가 들어오자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를 했다.


리리스: 오셨습니까 주인님? 그동안 집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박소한: 으, 응...


세레스티아와 마리아는 나를 보며 씽긋 웃었고, 다크엘븐과 엘븐은 가볍게 고게를 들어 내게 인사했다. 유미와 안수민은 나를 보며 손을 열렬하게 흔들었다. 모두가 원래 한집에서 살았듯이 우리집을 점령하고 있었다. 유미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전에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광랄하게 울려댔다.


'우웅!'


휴대폰을 들어보니 역시나 돈 텔로니의 전화였다. 급하게 옷장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아잠군 뒤, 전화를 받았다.


박소한: ...여보세요.


돈 텔로니: 오! 아직 살아있었구나! 대단하다!


박소한: ...하고 싶으신 말씀이 뭡니까?


돈 텔로니: 아니, 나는 반가워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데 자네는 왜 자꾸 틱틱거리나 사람 무안해지게...


박소한: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전화 끊겠습니다.


돈 텔로니: 아니아니! 너는 나랑 했던 약속을 잊었던 거니?!


박소한: 예?


돈 텔로니: 테리한테 약 가져오라는 부탁을 잊었냐고 했다?!


박소한: ...


돈 텔로니: 후우... 우선 내 사무실로 30분 안으로 와봐라. 그때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려주지.


'뚝'


전화가 끊겼다. 나는 다시 원래 직업인 심부름꾼으로써 다시 세상을 살아가야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나는 어쩔수 없이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을 계속해야했다. 조용히 코트를 입었다. 거실에 있는 이들에게 인사할 여유도 없이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길거리에는 더이상 노숙자가 없었다. 그저 깨끗한 벽돌들만이 도심에 나부러져 있었다. 가끔씩 보이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세련되어졌다. 충유시는 이제 부유한 피난민들의 도시가 되었다. 사람도 거의없는 거리를 걸어가, 자유다리 밑에 있는 돈 텔로니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철커덕'


그곳에는 돈 텔로니와 김창식, 그리고 처음 보는 남성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돈 텔로니: 오! 소한이! 실물로 보니 몸도 훨씬 좋아진 것 같군! 아주그냥 보고싶어 미칠 뻔했단 말이야!


박소한: ...오랫만입니다. 그나저나, 저 사람은 누구에요?


나와 눈을 마주친 남성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 남자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을 하고 있었고, 몸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 很高兴见到你。我是张汉瑟


갑작스레 나에게 중국어를 한 그 남성에게 나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없었다. 포커페이스를 하지 못한 나는 곧바로 눈살을 찌뿌렸다.


박소한: 한국에 오면 한국어로 하는게 예의 아니에요?


그 남자는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는지 그 또한 한숨을 푹 쉰뒤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장 한서: ...장 한서.


박소한: ...?


돈 텔로니: 진짜 왜그러나? 얘는 내 조카라네. 중국 출신이라 한국말을 잘 하질 못하네.


박소한: ...이젠 하다하다 중국인까지 크루에 들여보내요?


돈 텔로니: 말이 심하군! 그래도 우리 조카야!


돈 텔로니는 소리를 한번 버럭 질렀다. 김창식은 구석에 서있으면서 아무런 소리도 내질 않았다. 


박소한: 빨리 어떻게 운반해야되는지 알려나 주십쇼. 저 바쁩니다.


돈 텔로니는 나를 노려보더니 곧이어 포기했다는듯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책상 밑에서 충유시 항구의 지도를 펼쳐냈다.


돈 텔로니: 이번에는 운반할 약이 많아서 조금 다른 방법으로 진입할거야. 테리 부하들이 입구쪽에서 대기하고 있을테니까, 트럭에서 내리지 말고 키 180넘는 백인남자를 찾아야 한다. 그런 뒤에 테리를 만나서 약을 운반해 사무실에 놓아주면 작전 끝. 간단하면서도 신속하지. 30분 내외로 끝낸뒤에 연락해라. 새벽 1시쯤에 만나자고 했으니 그때까지 항구로 가주길 바란다. 이상.


돈 텔로니는 간단하게 설명을 끝낸뒤 곧바로 시가를 물고 자리에 털석 주저앉았다. 그의 입속에서 뽀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돈 텔로니는 나를 지긋이 바라봤다.


돈 텔로니: 볼일 다 봤으면 나가봐라. 김창식이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


박소한: ...그럼... 창식씨, 12시쯤에 우리집으로 와. 알겠지?


김창식: 예? 아, 알겠슴다...


김창식의 긴장된 모습과 함께 나는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완전히 문이 닫힐때까지, 돈 텔로니와 장한서의 눈길이 느껴졌다.


===================================26화 끝==================================

뭔가 어정쩡하게 데모를 끝낸 거 같지만 빠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라 생각해주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