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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치 업무를 끝마치고 산더미처럼 쌓인 결과물을 바라보던 도중, 갑자기 함장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흐암...누구세요..?"


업무의 양이 상당했던 만큼 끝나는 시간도 늦은 밤이었다. 

이는 오리진더스트로 신체강화를 한 사령관도 충분히 피곤해질 만 한 양이었고, 사령관은 대충 보내고 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령관 나야.. 메이...."


"(음? 메이라고? 이시간에 메이가 왜?)"


시계를 보지 않고도 대강 바이오로이드들의 취침시간인 10를 훌쩍 넘겼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어린 바이오로이드들 이외에 10시 이후까지 취침하지 않는 바이오로이드는 흔치 않다, 사령관의 호출로 비밀의 방에 가있을 때를 제외하곤 말이다.


"(혹시 고민거리가 있나?)"


사령관은 10시 넘어서까지 업무를 하는 경우가 잦았다.

다음날 새벽에 간신히 취침에 드는 경우도 있었고, 가끔은 밤을 세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10시 이후에도 항상 함장실은 불이 켜져 있었고,

이는 몇몇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이, 인간이 아니면 말하기 힘들 개개인의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으로 굳어져 있었다.

그리고 메이의 방은 함장실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더더욱 고민상담이라고 믿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들어와"


잠시후, 나지막히 문이 열리고 메이는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안심하고 들어온다.


"여긴 어쩐 일이야?"


사령관이 질문하자 메이는 얼굴을 붉히면서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이는 사령관에게 있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운 일이었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령관의 피로가 싹 날아간다.


"(일단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우는 데엔 메이 본인만의 이유가 있었을테니 캐묻진 말고 기다려보자....)"


메이를 소파에 앉히고 사령관은 메이의 옆에 앉아 어깨를 토닥였다.

이내 메이는 눈물을 그쳤지만 홍당무같이 새빨게진 얼굴은 좀처럼 변할 기미를 보이질 않았다.


"저기.. 메이.. 미안하지만 여기 온 이유를 물어도 될까?"


"어!!...어...아으....."


메이 기종의 특성인 높은 자존심과 자존감 때문인지 쉽사리 입을 열진 않을 것으로 보인 사령관은 이내 말을 이어갔다.


"메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하고싶었던 말이 뭐야? 나도 지금 피곤해서 빨리 자고싶은데"


사령관 스스로는 이런 말을 하는게 평소와 이질감이 들어 불편했지만 일부러 기분나쁜 어조로 말을 했다.


"윽... 이 메이가 시간을 내 줬으면 감사히 기다리라고..!!"


역시 예상했던 반응, 이렇게 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ㅁ..뭐하는거야!!..히익! 저리가!!!"


사령관은 메이를 소파에 강제로 눕히고 위에 올라타서 제압한 뒤에 입을 열었다.


"이래도 말 안할거야?"


"으극....저질!! 최악!! 색마!!"


"(이게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마음이 아픈데, 어쩔 수 없이 '그걸' 해야하나...)"


사령관은 메이의 구속은 풀지 않은 채 다른 한손으로 제복을 뜯었다.


"히익!!"


제복을 뜯어내자 단추가 날아가고 평상시의 행동과는 거리가 먼 귀여운 브래지어에 가려진 커다란 가슴이 출렁였다.


"이래도?"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지만 긴장해서인지 뻣뻣한 메이의 몸을 보고 

자신의 행동에 확신이 찬 사령관은 메이의 높은 자존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발을 했다.


메이는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부끄러워 죽을것같은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훽 돌리지만,

사령관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뺨을 잡아 마주본 뒤에 거칠면서도 상냥하게 키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