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날과 다르지않은 둠브링어 숙소의 아침이였어 어제가 메이 대장의 동침일였단것만 빼면 말이야 하지만 나앤은 별 기대도 하지 않았어 우리의 존만이 대장은 동침일마다 사령관과 말도 제대로 못나누고 둠브링어 숙소로 돌아오기 일쑤였거든 그렇다고 바로 오는것도 아니고 자존심의 문제인지 기분이 싱숭생숭한건지 한참을 방황하다 다들 잠드는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와서 뒤척거리다 잠들기 일수였어


그래서 나앤에게 메이의 동침일 다음날 아침은 일어날생각이 없는 메이를 어떻게든 깨워야만하는 전쟁같은 시간이였어 그렇게 나앤은 벌써부터 아파오는 머리를 집고 메이의 방 문을 열었어


하지만 거기에 메이는 없었어 그럼에도 나앤은 여전히 별 생각이 없어보였지 가끔 용기를 쥐어짜낸 메이가 사령관을 꼭 껴안고 같이 잠만자고 오는 날도 있었거든 처음 몇번은 기대했지만 결국 그것마저 체념하게 되버렸지 나앤은 그저 오늘은 자신이 메이를 깨우지 않아도된다는 사실에 작은 기쁨을 느꼈어


나앤이 작은 기쁨과 함께 체비를 하는동안 둠브링어 숙소 앞에 누군가 왔어 당연히 메이가 왔을거라고 생각한 나앤은 문을 열었고 잠시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랐어 메이가 홍조가 가득한 얼굴을 한체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옆에 서있는 사람을 지그시 바라보고있는거야 그래 메이가 다름아닌 사령관과 같이왔어


뭐지 씨발 꿈인가? 나앤에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이였어 그리고 머리속의 혼란을 정리한 나앤이 메이에게 혹시...맞아요? 하고 물어봤어 메이는 부끄러운지 대답은 못하고 고개를 작게 끄덕였어 그 순간 나앤은 정말 뛸듯이 기뻤어 마음같아선 눈앞에 있는 두사람에게 뽀뽀라도 해주고싶은 심정이였지 그렇게 그날 둠브링어의 숙소에는 웃음소리와 꺄악소리가 끊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것도 몇일뿐 나앤은 크나큰 고민에 빠졌어 이제 메이 다음은 자신인데 왜인지 그 사실이 기쁘지가 않고 걱정이 되는거야 그 이유는 오르카호의 모두가 알고있었지 아무리 다리가 이쁘니까 괜찮다고 자기최면을 걸어도 소용없는 일이였어 속절없이 가슴만 치는 나앤이 속이 답답해서 가슴을 치는건지 가슴때문에 답답해서 치는건지는 도무지 알 방도가 없었어


거기다가 이제 아다까지 땐 대장이 자기를 놀려먹는거야 처음엔 눈치를 못챘던 메이지만 그날 이후로 나앤이 유독 가슴만 쳐다보고있고 이전과 다르게 사령관을 대하는 태도에도 불편함이 생긴게 눈에 보이는거야 메이가 보기에 너무 웃기는거지 그렇게 눈을 뜰때부터 잠들때까지 매일 빨래판 아다란 소리나 들이면서 전에는 그렇게 자신있어하더니 막상 자기차례 되니까 두려운거냐고 놀림받는거야


이것도 하루이틀이나 견디지 안그래도 가슴때문에 신경쓰여 죽겠는데 매일 빨래판 아다라고 하니까 그 나앤마저도 점점 멘탈이 깨지는거지 거기다가 매일 답답하다고 갈구던 대장의 모습과 자기 자신의 모습이 겹쳐보이면서 자기혐오까지 조금씩 쌓여가는거야


정신적인 상처가 점점 쌓이고 결국 사령관이 나앤보고 요즘 무슨일 있냐고 물어볼정도로 티가 나는 지경에 이르는거지 무슨일이 있어도 괜찮을것같던 나앤의 안색이 썩어가는게 느껴지자 오늘 저녁에 얘기나하러 내방으로 오라고 하는거야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나앤이 고민에빠진거지 이런저런 생각이 오고간 결과는 맨정신인 사령관이 자신을 봐줄리가 없고 자기도 맨정신으로 덮칠 자신 없으니까 같이 술이나 먹고 술기운에 해버리자는 거였어 그렇게 나앤은 술을 한병 구해서 절반은 그냥 마셔버리고 남은 반병을 들고 딸국질까지 하면서 사령관실로 가는거야 


사령관실 문이 열리고 이미 반쯤 취한 나앤을 보고 깜짝 놀란 사령관이 대리고 들어오는거야 이미 옷은 반쯤 풀어해친 상태로 술에 절어있는 나앤은 딱봐도 위험한 상태였어 그렇게 나앤이 처음 한 말은 사령관도 마시라는 거였어 사령관이 대체 왜그러냐고 물어보니까 당신같은 사람이 맨정신으로 나같은 빨래판새끼랑 해줄리는 없으니까 술이라도 먹여야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거야


그말을 들은 사령관은 충격을 받은거야 그리고 나앤에게 그게 진짜 니가 바라는거냐고 묻는거지 처음엔 그렇다고 그냥 불쌍한사람 도와준단 생각으로 아다나 때주고 빨래판새끼는 잊어버리라는식으로 얘기하는거야 하지만 사령관이 계속 같은걸 묻자 마음이 약해진 나앤이 자초지종을 얘기하는거야


안그래도 취해서 발음도 꼬이는데 거기에 훌쩍거리기까지 하니까 도무지 알아들을수가 없었어 하지만 사령관은 최대한 그 얘기를 듣기위해 노력했지 


얘기를 다 들은 사령관이 돌연 실망했다고 하는거야 내가 고작 가슴크기가지고 급을 나누는 저급한 사람으로 보이냐고 묻는거지 당황한 나앤이 다 꼬인 혀로 그런게 아니라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사령관이 다시 얘기하는거지 그게 아니면 가슴이 작은게 뭐가 부끄럽다고 그러고 있냐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의자에 기대서 연신 그치만 그치만 이소리만 반복하는 나앤을 꼭 안아주면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하지만 사랑하기에 이런식으로 술의힘을 빌려 저질러버릴수는 없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거지 그말을 듣고 참았던 눈물이 터진 나앤은 한없이 우는거야 울다 지쳐서 잠들때까지 엉거주춤한 자세로 받아주던 사령관은 나앤을 침대에 옮겨서 자는거까지 확인하고나서야 옆에 누워 잠이 드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