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나중에 그려오거나 장편으로 

계획짜던 거긴 한데요, 

가벼운 상상이니 너그럽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건 한참 나중에 나올 것 같네요.)


라오 세계 중 하나에 철충을 무찌르고, 

판도를 넓히며 거점을 확보하는 데에서

꼴림을 느끼는 변태 판도충 사령관이

하나 존재한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야스도 매우 좋아하지만, 야스조차도

점점 자기 진영의 색깔로 물들어가는 지도를 바라볼 때 느끼는 오르가즘만큼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지는 않았지.


" 아아...이 판도는...너무 이상적이군...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거점 라인이라던지...

대륙에 점점히 박힌 기지들이라던지...

어이어이, 너무 꼴리게 생긴 판도 아니냐고~☆

큿, 후후, 갑자기 아랫도리가 마구 

끓어오르는걸?

기왕 이리된 거 아스널이나 부를까?"


아무튼 그렇게 거점을 차곡차곡 확보해나가고 있던 어느날, 

이 변태 사령관은 도서실에서 책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멸망 전의 게임인 유로파 유니버설리스와 크루세이더 킹즈를 알게 되고, 그걸 직접 플레이하고 싶어 혈안이 되었지.


그런데,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한다라는 사실만 놓고 보면, 

지휘관들이나 보좌관들로 구성된 

오르카 사령부에서 이 게임을 허용해 줄 

이유가 없었지.

오히려 막지나 않으면 다행이겠고.


결국 두뇌를 풀가동한 끝에,

아주 그럴싸한 핑계 거리를 생각해낸 사령관이 급히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고, 

자신과 일반 병사들의 지휘 능력과 

작전 이해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줄 기막힌 

방법을 찾았다고 열의에 들떠서 발표하는 

거지.


"아이...대체 무슨 방법이길래 나를 오라가라 한거야?"


"그 방도가 무엇입니까? 각하?"


"사령관, 혹시나 해서 하는 소리지만

허튼 소리 하면 안돼.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가 할 만한 행동을 보여줘."


"하하, 그대는 또 무슨 신기한 발상을 해낸 것인가?"


"사령관, 분명 계책이 있으리라 믿는다."


"소관은 그저 주군을 믿을 뿐이오..."


각기 다른 지휘관들의 의문에 사령관은 차분히 미소를 지으면서 답하게 될 거야.


" 오르카호의 작전 수행 능력은 종합적인 

향상이 필요해, 

그런데 과연 일반 병사들이

그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자기계발이라도 

생각할까? 

아니지, 나도 왠지 모르게

기억이 날락말락하지마는, 

음...보통은 지쳐서 침낭에 파고들거나 

px에서 죽치고 있기 마련이겠지?"


지휘관들은 그 지적에 모두 어느정도 동의할 거고, 특히 마리는 더 그럴 거야.


"각하께서 그런 안배가 있으시다니, 

정말 저희의 예상보다 항상 한 발씩 앞서가시는군요...

각하의 혜안이 무엇인지 저희도 듣고 싶습니다. "


사령관은 미소를 지으며 하나하나 설명해 

나가기 시작하지.


"자, 스틸라인 온라인을 휴식시간에 즐기는애들이 많다고 들었어.

그런 반면에 휴식시간에 전술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거야.

과연 그 이유가 뭘까?"


" 재미...겠지요?"


" 그렇지! 역시 마리, 대답이 정확하군."


사령관이 박수를 치는 시늉을 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띄웠어.


닥터와 커넥터 유미, 포츈, 그렘린과 아르망, 리앤, 시라유리 등의 자문원들과의 협조로 

제작된 프레젠테이션에는 브라우니와 

레프리콘 개체 중 하나씩을 선별해 

게임 플레이로 실험한 결과와, 

실험 참가 이후의 변화된 능력치, 

그리고 이를 오르카호 전체로 보급하기 위한 개선방안과 도입시 기대되는 점 위주로 

자세하고 치밀하게 소개되어 있었지.


"...오, 이만큼의 작전 수행 능력과 작전 이해 능력, 심지어 작전 수립 능력까지 아울러 비약적으로 향상되다니, 과연 각하, 이리도 많은 준비를 해오셨을 줄이야..."


마리가 브라우니의 지능 향상 항목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면서도 계속 감탄하고 있을 거야.


"자, 내가 진짜 제안하고자 하는 건, 

바로 멸망 이전의 크루세이더 킹즈나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같은 전략게임들의 요소를 몽땅 합쳐서 개정증보한

확장판 게임 시뮬레이션을 제작하고, 

그 게임 시뮬레이션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거야. 

굳이 이 게임을 제작한 이유를 말하자면,

병사들이 즐겁게 게임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작전 수행 능력과 작전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고, 

생존 지식 등을 습득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야.

그리고 게임을 잘 플레이하는 사람에게는 상으로 내가 "동침권"

(그 단어가 나오자마자 

아스널이 눈을 번뜩이는 것처럼 보였고,

사실 그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

이나 훈련 열외권 같은 보상들을 제안할 생각이 있어.

그리고 미리 말하는 건데, 이미 게임 제작은 완료된 상태고, 이제 오르카호에 보급하기만 하면 되는 상태란 말이지.

이제 지휘관들의 승인만 남았어.

그리고 보상 중 일부는 연대보상이라, 

너희 소속 병사 중 한 명이라도 상을 타면 

따라오는 게 있을 거야.

그렇게 너희 부대 전체의 능력치도 향상되고,

상도 타고, 게임 자체로도 즐겁고,

이게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 아니겠어?

어떻게 생각해? 동의하는 사람?"


사령관의 의견을 거부하는 지휘관들은 

한 명도 없었고, 

결국 게임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지.


그 수많은 과정에서, 

게임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자료를 수집하고 시뮬레이션을 제작하고, 

운영 체계가 완전히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게임들을 합치느라 고생하는 닥터와 포츈, 

그렘린이 보고 싶다.


실험으로 뽑혀가서 좋다고 신이 난 브라우니이병와 게임을 즐기게 되면서도 실험이란 말에 괜스레 걱정스러워져서 브라우니를 갈구는 레프리콘 일병이 보고 싶다. 


그리고 게임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걱정했던 지휘관들이 

막상 게임이 서비스되자,

완전히 게임에 몰입해가는 것을 보고 싶다.

그리고 부관들도, 일반 병사들도, 메이드들도, 심지어 복잡한 건 싫어하는 다소  

본능적인 컴패니언들까지도 게임에 

푹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는 아예 한국 맵이나 북유럽 맵만 전문으로 플레이할 것 같고,

자주 자매들끼리 승리 내기를 거는 일이 잦을 것 같다.


철혈의 레오나는 북방의 암사자라는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게, 

북위도의 강국들을 자주 

골라잡고 키우는 플레이를 선호할 것 같다.


스웨덴 출신인 레오나가 제일 즐기는 플레이는 고구려 유닛을 키워 북방 유목제국을 통일하는 플레이나,

바이킹 유닛이나 스웨덴의 구스타프 아돌프 대왕 유닛(실제로 구스타프 대왕의 별명은 북방의 사자였다.)으로 북해제국을 건설하는 플레이일 것 같다.


그런 레오나를 항상 이기는 건 다름아닌 

발키리였으면 좋겠다. 


핀란드 출신인 발키리는 소수민족인 핀 민족(핀족은 황인계통으로, 핀란드인들의 조상 민족이다.)이 바이킹들을 동화시켜 핀 제국을 세우는 플레이나,

신라로 시작해서 삼한을 통일하고 대륙 진출에 성공하는 플레이를 자주 즐길 것만 같다.


그리고 래오나와 발키리가 같은 맵에서 플레이하면, 항상 핀 제국이 바이킹을 두들겨패버리거나, 신라가 고구려를 멸망시키는 엔딩 같은 엔딩들만 나오면 재밌겠다.


이 세계에선 레오나가 사령관과의 밀회로 

발키리를 질투하는 게 아니라, 

맨날 지니까 열받아서 항상 발키리한테 

찌질거리거나 

볼을 부풀리며 앙탈을 부리는 걸 보고 싶다.


자원 부족에 한이 맺힌 안드바리는 무조건 

풍족한 땅을 기반으로 플레이를 시작할 것 같다.

예를 들면 온난한 시기의 부여라던가, 

막 전성기의 한성 백제라던가.

그렇지만, 역사 상식이 부족해서 항상 

참피 같이 아껴온 풍부한 자원을 

이웃국가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꾸준히 털려나가는 안드바리의 플레이가 보고 싶고,

게임 안에서조차 자원 도둑들에게 시달리며

엉엉 우는 안드바리가 보고 싶다.


그리고 멘탈이 단련되면서 안드바리가 

다금바리마냥 입이 걸어지고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단호해지고 

울기 이전에 머리도 전략적으로 굴리는 광경이 보고 싶다.


유목 제국을 골라잡고 유라시아를 통일하는 플레이를 즐기는 몽골 출신의 칸이 보고 싶다.


칸은 신속이라는 그 이명에 걸맞게 아주 빠른 진격 속도로 지도를 온통 자기 색깔로 

물들였으면 재밌을 것 같다.


크킹식 막장 관계도에 망상을 하면서 코피를 흘리고, 

컨셉 포르노 촬영과 2차 창작을 계획하는 

우리의 음란한 탈론페더가 보고 싶다.


아무튼 자기들의 컨셉과 제조 국가에 맞게

이런 게임을 즐기면서 

완전히 쌉고인물이 되어가는 바이오로이드들과 사령관이 보고 싶다.


너무 고여버린 나머지, 철충과 별의 아이들도 전략적으로 제압하는 데 성공하고,

팩스를 압도적인 전력차에도 불구하고

탈탈 털어버리는 오르카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보고 싶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지도를 점점 자신의 색깔로 칠햐가는 데 성공해가며 짜릿한 오르가즘을 느끼는 사령관이 보고 싶다.


그리고 이젠 완전히 사령관에게 물든 바이오로이드들이, 

역시 지도를 보면서 군침을 흘리는 것을 보고 싶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가 전략에 몰두하는 판도충 신인류로 가득차는 것을 보고 싶다.


그리고 단지 변태 판도충 사령관 한 명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우주 단위로

뻗어나가서, 

마침내 후손들이 우주 단위의

판도를 바라보며 꼴림 포인트를 두고 논쟁하는 것까지 보고 싶다....


이상 흔한 반도의 판도충의 상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