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망 후 저항군을 이끄는 최후의 인간, 사령관.

그리고 그를 따르는 바이오로이드들은 현재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


"콘스탄챠, 그 바이오로이드... 곧 오는 거 맞지?"


"네, 네. 이제 오실거예요."


오르카 호의 갑판에서 소수의 호위용 바이오로이드들을 대동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던 사령관은 불안한 표정으로 콘스탄챠에게 물었다. 콘스탄챠도 불안한 건 매한가지인지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있었다. 같이 있는 바이오로이드들도 침묵을 유지한 채 서로 불안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어떤 바이오로이드 부대로부터 합류를 제안하는 무전을 받고 나서부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왜냐하면, 그 바이오로이드 부대는...


"앗, 저기! 누군가가 오고 있네."


사령관 뒤에 있던 요안나가 뭔가를 발견했는지 하늘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요안나가 가리킨 쪽을 향했고, 과연 그녀의 말대로 기동형으로 보이는 다수의 바이오로이드들이 오르카 호 쪽으로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 있는 것은 다름아닌-


"안녕. 네가 사령관이야?"


거대한 옥좌처럼 생긴 검은 비행체에 타고 있는 붉은 양갈래머리의 바이오로이드는 오르카 호 갑판에 내리더니 사령관 쪽을 힐끗 흘겨봤다. 체구는 작지만 가슴이 엄청나게 컸고, 이 곳에 있는 모두를 깔보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사령관은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래. 반갑다, 멸망의 메이."


"흥."


정중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사령관에게 메이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그의 인사를 무시했다. 그러고는 비행체에서 내리더니 사령관 바로 앞으로 걸어오고는,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령관에게 말했다.


"착각하지 마. 난 당신 때문에 여기 온 게 아니야.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을 지켜주기 위해서지."


"어... 어?"


"그러니까 잘 들어. 나한테 친한 척 하지 마. 알겠어? 날 어떻게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거야."


메이는 사령관에게 거침없이 말을 쏘아붙이고나서는 오르카 호 내부로 통하는 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문에 들어서기 전 사령관을 휙 돌아보더니 방긋 웃다가, 싸늘하게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무.능.아."


그것이 사령관과 둠 브링어의 첫 만남이었다.




"역시 한심하기 짝이 없네."


사령관의 방에서 그동안의 작전보고서를 살펴보던 메이가 서류를 책상에 툭 던졌다.


"적군을 놓친 것도 모자라 핵심 정보는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니, 네가 그러고도 지휘관이야? 게다가 아직 적의 핵심 거점은 발견하지도 못했네. 이만한 대부대를 갖췄으면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한 게 없어."


"그렇지만 아군 피해는 될 수 있는대로 줄여야..."


"또 말도 안 되는 소리."


사령관이 반박하려고 하자 메이는 차갑게 쏘아붙이며 말을 잘랐다. 그러고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앉더니 책상에 발을 얹으며 말했다.


"아직도 모르는거야? 이건 전쟁이야. 전쟁이 뭐야?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처절한 분쟁이잖아? 이런 식으로는 천 년이 지나도 철충에게 휘둘리기만 할 걸. 여기에 있는 아이들은 널 무척 대단한 사령관으로 생각하고 있길래 조금은 기대해봤더니, 정말 실망이야."


"메이 씨, 주인님은 그저 우리를 아끼실 뿐이예요."


사령관 옆에서 듣고 있던 콘스탄챠가 듣다 못해 사령관을 옹호했다. 사령관은 풀이 죽어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 사령관을 잠시 보던 메이는 쯧, 하고 혀를 차며 못미덥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콘스탄챠, 당신의 상관은 그저 어리숙하기만 한 반푼이에 지나지 않아. 알겠어? 이건 그냥 '전쟁놀이' 라고."


"하지만..."


콘스탄챠는 뭐라도 반박해보려고 했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기에 말을 삼켰다. 그가 매도당하는 것은 분했지만, 현재 자신들에게는 제기할 수 있는 반론이 딱히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령관이 이렇게 깎아내려질 인물은 전혀 아니었다.

뿔뿔이 흩어진 바이오로이드 저항군들을 규합해 지금의 규모로 키워낸 건 그 누구도 아닌 사령관이 아니었던가.

그것만으로 사령관은 고평가받을 이유가 충분했다.


"하아... 뭐, 나도 일단은 부하의 입장이니 이렇게 널 비난만해서는 안 되겠지."


메이는 어쩔 수 없다는듯이 말하더니 사령관을 슥 쳐다보고는, 딱딱하게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사령관, 넌 일단 지휘 일선에서는 물러나."


"메이 씨! 그게 무슨..."


"그게 널 위한 일이야. 앞으로 작전 지휘는 나를 비롯한 지휘관들에게 맡겨. 우린 그걸 위해 있는거니까. 중대한 결정사항이 생기면 그 땐 뭐... 의견 정도는 들어줄게."


콘스탄챠가 말도 안된다는듯이 제지하려고 했지만 메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폭압적이라고까지 할 만한 메이의 언행에 화가 날 법도 한데, 사령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궜다. 그것은 긍정의 의사나 마찬가지였다. 마음에 든다는 듯이 비릿하게 웃은 메이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사령관의 방을 나가기 전 비웃음이 가득한 조소를 머금고 사령관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얌전히 어딘가에 틀어박혀라도 있으라고. 넌 필요없으니까."


"메이 씨...!"


콘스탄챠가 참다 못해 한 마디 하려고 했으나 메이는 그대로 사령관의 방을 나가버렸다. 작전보고 서류가 어지럽게 흩어진 방 안을 멍하니 보던 사령관은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주인님..." 


"난 괜찮아, 콘스탄챠."


그런 사령관의 모습이 안쓰러워진 콘스탄챠가 옆으로 다가오자, 사령관은 콘스탄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콘스탄챠는 말없이 사령관의 손길을 잠시 느끼다가 말했다.


"메이 씨를 괜히 영입한 걸까요?"


"글쎄다, 하하..."


둠 브링어가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녀들의 영입을 추진한 건 사령관 본인이었기에 그는 그저 웃어만 보였다. 다른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에게서 메이가 어떤 성격인지는 대강 들었으나 설마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저런 독선적인 메이의 행동을 이대로 두었다간 오르카 호 내의 기강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


"후우, 정말 큰일이군..."


혹 떼려다 혹 붙였다는 말을 실감하며 사령관은 의자에 앉아 뒤로 등을 젖히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믿을 수 없어, 저런 게 한 부대의 책임자라니!"


사령관에게 완전히 실망한 메이는 기가 막히다는듯이 투덜거리며 오르카 호 함내 복도를 성큼성큼 걸어갔다. 오르카 호 내에서는 지정된 장소 외 장비 사용 금지라는 규칙이 붙어있었고, 메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짧은 키가 컴플렉스인 그녀는 자신이 걸어다녀야 한다는것도 무척 불만이었다.


"글러먹은 인간이야."


메이는 아까 사령관의 방에서 보았던 사령관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지막 인간이라길래 어느정도 기대한 게 없진 않았는데 그의 상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에게 계속해서 지휘를 맡겨놔서는 잘 풀릴 것도 꼬일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를 지휘 일선에서 끌어낸 것이다.

그리고 메이는 지금, 거기에 완전히 쐐기를 박아넣으려 하고 있었다.


"여기인가?"


'전산정보실' 이라고 적혀 있는 방 앞에 도착한 메이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모니터들 앞에 탈론페더가 앉아 있었다. 앵거 오브 호드 소속 대원인 그녀는 오르카 호 내에서는 최고의 영상 기술자였다.


"어라, 누구세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아, 난 멸망의 메이라고 해. 당신이 탈론페더지?"


메이가 들어오는 기척을 느낀 탈론페더가 의자를 빙 돌려 메이를 보면서 약간 경계하는듯한 태도를 보이자 메이가 살갑게 웃으며 탈론페더에게 인사했다. 아까 사령관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진솔한 미소. 그러자 탈론페더는 아, 그래요하고 말하고는 다시 모니터를 향해 의자를 돌렸다.


"죄송하지만 제가 좀 바빠서요."


"앗..."


메이는 딱딱하기만 한 탈론페더의 태도에 살짝 당황했다. 지금껏 자기가 만난 바이오로이드들은 다 친절했는데? 

처음 겪어보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약간 벙쪄있는 메이에게 탈론페더가 슬쩍 돌아보면서 말했다.


"무슨 일로 오셨는데요?"


"아, 그게 말이야."


이야기는 통하겠다싶어 메이는 반색을 하고 탈론페더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령관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방법같은거 없어?"


"어머? 사령관님을요?"


사령관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탈론페더는 태도가 180도 달라져 눈을 반짝였다. 동전 뒤집기에 가까운 태도 전환에 메이는 살짝 당황했지만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가능하면 24시간 내내."


"후후후... 이유라도 있나요?"


"그게 말이야..."


탈론페더가 뭔가 음흉해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메이에게 묻자, 메이는 기다렸다는듯이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사령관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죽겠으니까지~ 그런 사람은 정말 처음봤어. 어쩜 그리 멋진지! 그러니까 눈에서 떼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거 아니겠어?"


"우후후... 그거 정말 솔직하고도 바람직한 이유네요."


메이가 살짝 앙탈까지 부려가며 말하자 탈론페더는 입에서 주륵 침을 흘리면서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메이는 탈론페더가 자신의 말에 완전히 넘어간 것을 직감하자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쉽다니까, 여기 바이오로이드들은.

탈론페더는 으흐흐... 하고 웃더니 모니터 책상 밑으로 허리를 숙여 뭔가를 주섬주섬 찾기 시작했다.


"그게 어디 있더라... 아아, 여기있다."


그러고는 한 쌍의 구체를 꺼내 메이에게 건넸다.


"이걸 드리죠, 메이 씨."


"이게 뭐야?"


"닥터 씨에게 비밀스럽게 제가 부탁해서 만든 은신 촬영 드론이예요. 마리 씨의 장비를 참고했죠. 이걸 사령관님에게 붙여놓는다면 실시간으로 사령관님을 관찰할 수 있을거예요. 후후..."


"고마워!"


메이는 활짝 웃어보이고는 탈론페더가 건네준 장비를 들고 방을 나갔다. 탈론페더는 메이가 나가고 나서 문을 잠시동안 보고있다가 다시 모니터를 향해 의자를 돌렸다. 

그리고는 으흐흐, 하고 음산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뭘요, 메이 씨. 제가 더 고맙죠. 후후후..."




어째서 메이는 사령관에게 감시드론을 붙여놓으려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사령관님을 감시한다고요?"


"그래, 나이트앤젤! 이걸로 그 놈은 옴짝달싹도 못할거야." 


자신의 방에서 메이는 나이트앤젤에게 의기양양하게 우쭐거렸다. 나이트앤젤은 이번엔 또 무슨 일이지, 라고 말하는것같은 표정을 짓더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듯이 메이에게 물었다.


"그래서... 왜입니까?"


"왜라니!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메이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그런 덜떨어진 녀석은 믿을만한 재목이 못 돼. 그러니 얼빠진 점을 모아서 폭로할거야. 그러면 그 녀석은 당장 지휘권을 잃고 뒷켠에 앉아만 있는 신세가 되겠지! 그럼 비로소 내가 원하는 전쟁을 할 수 있게 되는거야."


"하지만 사령관님은 최후의 인간이시지 않습니까? 그 분을 거스르는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텐데요. 우리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게다가..."


나이트앤젤은 한숨을 푹 쉬더니, 약간 싸늘해진 표정으로 메이에게 말했다.


"다른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은 대장님과 생각이 다를 겁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 그게 무슨 문제야! 어차피 걔네들도 그 녀석의 실체를 알게 되면 돌아설거라고!"


"그게 아닙니다, 대장님."


메이는 나이트앤젤이 뭔가 무섭게 말하자 살짝 주춤했다가 약간 악을 썼다. 그러자 나이트앤젤은 사뭇 진지해진 표정으로 메이 바로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은 사령관님과 함께 온갖 죽을 고비를 넘겨왔습니다.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그녀들이 과연 대장님 말대로 사령관님께 허점이 있다고 해서 과연 그를 경질시켜버릴 수 있을까요?"


"...!!"


"뭐, 전 어디까지나 부하이니 대장님이 하시는 일에 반대는 안 하겠습니다."


나이트앤젤은 약간 멍해진 메이를 두고 방을 나가기 위해 문 쪽으로 돌아서서 걸어갔다. 메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나이트앤젤의 뒤를 쳐다봤고, 나이트앤젤은 방을 나가기 전 메이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잊지 마시길, 메이 대장님. 모두가 당신같지는 않습니다."




나이트앤젤이 방을 나가고 나서 메이는 멍하니 문만 쳐다보고 있다가 핫, 하고 정신을 차리더니 살짝 분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모두가 나 같진 않다고?"


메이는 나이트앤젤이 한 말이 적잖이 신경쓰이는지 계속 그 말을 곱씹었다. 확실히 그 말대로 자신이 유독 특이한 성격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처럼 사령관을 평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보나 이상했다.

능력 있는 자가 전쟁을 이끌어가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던가.

역시 그렇지, 하고 마음속으로 되뇌인 메이는 훗 하고 짧게 웃었다.


"괜한 걱정 마, 나이트앤젤. 반드시 내가 말한 대로 될 거야."


메이는 탈론페더에게서 받았던 단말기를 책상 서랍에서 꺼내들었다. 그것은 촬영 드론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로, 일종의 전용 디스플레이 모니터였다.


"두고 봐. 반드시 약점을 잡아낼 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메이는 단말기의 전원 버튼을 눌러 단말기를 켰다. 그러자 화면이 잠시 지직거리다가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고, 곧 사령관의 모습이 화면 속에 나타났다.


"후후... 지금은 뭘 하고 계신걸까나?"


사령관을 보며 비웃듯이 웃은 메이는 곧 화면 속 장면을 살펴봤다. 사령관은 오르카 호의 어느 복도로 보이는 곳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외의 다른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단순히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로 가는거지?

얼마동안 걸어갔을까, 어느 문 앞에 멈춰선 사령관은 방 문을 노크했다.


[콘스탄챠, 있어?]


"콘스탄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에 메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다가 한 바이오로이드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리며 누구인지 기억해냈다. 

자신이 사령관에게 독설을 퍼부을 때 그를 옹호했던 메이드 차림의 바이오로이드. 사령관하고는 꽤 가까운 사이였던 듯 했는데... 그래서 그녀를 찾아온건가?

메이는 다시 화면 속 장면에 집중했다.


[사령관님, 어서오세요.]


[많이 기다렸지?]


[후훗, 아니요.]


방긋 웃으며 문을 열어 사령관을 맞이한 콘스탄챠는 화기애애하게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사령관을 안으로 들였다. 방 안쪽에 있는 길다란 소파에 앉은 사령관이 앉자, 콘스탄챠가 음료가 담겨있는 찻잔을 가져와 사령관에게 건넸다. 콘스탄챠에게 건네받은 찻잔을 마신 사령관은 한결 편안한 표정이 되었다.

예사롭지 않은 따뜻한 분위기에 메이는 콘스탄챠와 사령관이 연인 사이였던건가, 하고 속으로 되뇌었다.


"뭐,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네."


하긴 그런 사이니까 그렇게 감쌀 수 있었겠지.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친한 바이오로이드가 있었긴 하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메이는 다시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깐 많이 힘드셨죠?]


[난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콘스탄챠가 따뜻한 눈길로 사령관을 바라보며 위로하자 사령관은 콘스탄챠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그 움직임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웠고, 또 익숙해보였다. 콘스탄챠는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조용히 사령관을 받아들이고 자신 역시 사령관을 끌어안았다. 콘스탄챠와 사령관이 서로 감싸듯이 안은 모양새가 되자 메이는 살짝 얼굴이 달아올랐다.


"뭐, 뭐하는거람! 명색이 부대 최고 지휘관이면서 부하랑... 정말 어, 어설프다니까!"


하지만 메이는 그 이후 벌어진 일에-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 어...?"


메이는 사령관이 콘스탄챠를 공주님안기 자세로 안아들고 침대로 걸어가자 살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뭘 하려는거지, 하고 메이가 채 생각하기도 전에 사령관은 콘스탄챠를 침대에 눕히기가 무섭게 자신의 웃옷을 벗어제치더니 그대로 콘스탄챠 위에 올라타듯이 몸을 던졌다. 그러더니 콘스탄챠를 끌어안고는 콘스탄챠에게 깊게 입을 맞추고 그녀의 전신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콘스탄챠의 교성이 농밀해져갈 무렵, 콘스탄챠의 옷을 벗긴 사령관은 바지를 벗어내리더니 크게 드러난 자신의 양물을 곧장 콘스탄챠에게 찔러넣었다.

사령관에게 꿰뚫린 콘스탄챠는 크게 교성을 냈고-


"꺄아아악?!"


메이는 혼비백산해서 자기 두 눈을 허겁지겁 가렸다.


[후우... 후우... 콘스탄챠... 콘스탄챠...!!]


[아, 사령관님...! 아아아아!!]


어느새 알몸이 된 사령관과 콘스탄챠는 격한 신음소리를 내며 서로의 몸을 거칠게 섞었다. 사령관의 애무의 강도가 더해갈수록, 허리의 앞뒤 움직임이 격해질수록 콘스탄챠는 행복함 가득히 신음했다. 콘스탄챠의 젖가슴을 물고 빨거나 음부를 걸신들린듯이 핥아대는 등 사령관의 애무는 점점 달아올랐고, 그의 정사는 끝날 줄 몰랐다.

보다 못한 메이는 결국 억지로 촬영 드론을 꺼버렸다.


"하아... 하아... 뭐하는거야, 대체...!"


단순히 사령관의 허점을 잡아낼 심산이었다가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봐 버린 메이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살짝 보기만 했을 뿐인데 묘하게 몸이 뜨거워져있었고, 촬영 드론의 이미 꺼져있는 모니터가 눈길에 스치자 자꾸만 사령관과 콘스탄챠의 그 모습이 흐릿하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처음 겪어보는 자신의 상태에 매우 혼란스러워진 메이는 곧장 방을 나가려고했지만, 의자에 찰싹 달라붙어버린 것처럼 엉덩이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으... 으읏... 하으...!"


메이는 이상하게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서 마치 불에 데인 것같은 감각이 들어 마구 몸을 비틀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그 감각은 사라질 줄 몰랐고, 어느새 자신의 손가락은 치마 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팬티를 벗은 메이는 이윽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음부를 마구 쑤셔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촬영 드론의 화면 속의 콘스탄챠처럼 신음을 내지른 메이는 지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정신없이 자신의 음부를 애무하고 있을 뿐이었다. 점차 숨소리가 가빠져가던 메이는 이내 손가락을 자신의 질내 깊숙이 찔러넣더니- 등을 크게 휘며 한 차례 경련하고는 분수처럼 조수를 뿜었다. 


"핫...?"


그제서야 정신이 든 메이는 촬영 드론 모니터에 흥건하기 묻어있는 자신의 조수를 보고는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엉망진창으로 젖어있는 의자와 탁자 위, 발목에 걸쳐져 있는 자신의 팬티, 묘하게 김이 피어오르고 있는 가랑이 사이... 방금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달은 메이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아, 아니야! 난, 난!!"


방에는 메이 자신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는데도 메이는 마치 변명하듯이 말을 더듬었다. 팬티를 허겁지겁 끌어올려 다시 입은 메이는 그대로 방 밖으로 도망치듯이 뛰쳐나갔다.


"뭐야... 뭐야 방금 그건...!!"


머릿속이 터져나갈 것 같은 혼란스러움을 뒤로 한 채.




띄어쓰기 미포함 7007자. 

샘플 자체는 메이 리퀘문학 1, 2편을 합친 분량임 ㅋㅋㅋ

단순 샘플용이니까 창작물 탭은 안 달았는데 문제되면 달게(어차피 중복이기도 하고)


6000자 딱 맞춰도 되긴 하지만 추천하진 않음

6000자 턱걸이를 했다는걸 그걸 겨우 썼다는건데

다음주까지 그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려울거여

그러니까 내 개인적인 조언은 +200자 정도는 생각해야 안정적으로 주간연재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거지 ㅇㅇ


암튼 그래

대회까진 2주 정도 남았으니까 참가할 생각 있는 참가자들은 비축분같은거 만들어놓기 좋지 않을까 ㅎㅎ

담주 수요일에 2차 홍보할거니까 많이들 참여 부탁해용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