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 해도 더운 롱코트를 입은 브라우니가 있다. 다 헤진 옷과 덥수룩한 장발. 손에 걸린 제식 소총이 아니었다면 노숙자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행색이다. 입에는 담배를 꼬나물고 금방이라도 "좆됐지 말임다." 하며 씩 웃을 것만 같다. 흘러나오는 피는 근원지가 어딘지 추정하기도 힘들 만큼 낡은 군복을 온통 적시고 있다. 일어나라고 말을 하려다가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부서진 건물 잔해에 등을 기댄 모습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혼자 맛있는 것 피운다고 그토록 노래를 불렀던 이 궐


이라도 한 개비 줄 걸 그랬나. 차칵 하고 끝을 잘라내고 파싯거리는 전기로 불을 붙인 놈을 쭉 빨아 불씨를 살린다. 그대로 입가에 가져다대도 뭐가 그리 귀찮은지 입 한 번을 열지를 않는다. 항명이다. 항명이라고! 네가 그리도 원했던 불명예 전역이다! 빨리 노래라도 불러보지 그러냐! 그놈의 양파성애때문에 이제 행군 중에 그 노래가 들리지 않으면 불안하다. 옆을 맡아라. 내 지시를 전달해라. 아직 전역은 멀었다 멍청한 놈. 지금은 특별 휴가다. 진짜 특별히 주는 휴가니 마음껏 쉬다 돌아와라. 내 옆자리는 항상 네 것이다. 그러니까, 돌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