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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0화

1화

2화




반 옴니버스 구성의 유미의 편의점이지만


이 편은 21편과 이어집니다.

 






7.




내 이름은 드라큐리나.


최후의 인간이 이끌고있는 이 오르카호에


오늘부터 이 귀한 몸이 합류하게 되었어.



고귀한 이 드라큐리나님이 합류해서


모두 영광스럽게 생각할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반응은 영 별로였지.




뭐 아무튼, 합류 이후로


인간이 나를 부르길래, 인간의 방으로 향했지.


이 고귀한 드라큐리나님이 이 곳에서 지내기에는,


오르카호는 너무 좁아.


인간의 방으로 가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어.



" 안녕? 드라큐리나. "



" 크흠. 안녕? 너가 최후의 인간?


나에 대해서는 잘 들었겠지? "



" 물론이야. 자. 여기. "



인간이 토마토 주스를 나에게 건넸어.


이거 완전 센스쟁이잖아?


나는 곧바로 토마토 주스를 들이켰지.


" 꿀꺽.. 꿀꺽.. "



" 오르카호는 어때? 지낼만해? "



" 으음~ 별로야. 여긴 너무 좁다고. 이 고귀한 몸이 지낼 곳은


이런 곳이 아니라, 고풍스러운 것들과 벽지가 가득 장식되있는 개인실이라고.


당장.. "



" 그런 방은 만들어주기가 힘든걸. "



" 크흠. 내 말 끊지마. 뭐.. 그게 힘들면,


토마토 주스라도 가져오라고 할랬는데. 미리 가져왔으니 봐줄게. "



" 어~ 그래. "




뭐야. 이 반응은?


보통 이런 말투로 대하면 당황해하면서 어쩔줄 몰라하던데.


나는 식은 땀을 흘리며 토마토 쥬스를 들이켰어.





" 뭐, 일단 합류했으니깐, 한번 전투라도 나가볼래? "



" 전투? 어휴. 그런 시시한 걸 왜 나한테 권하는거야? "



" 흠.. 그럼.. 탐색이라도.. "



" 이 봐 인간. 나한테 뭘 시키려면 좀 더 구미가 당기는걸 가져오라고.


전투니 탐색이니, 하나도 재미없잖아! "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니깐,


인간의 표정이 일그러지네.



이거 완전 귀염둥이잖아?


속으로 큭큭 웃었어.



" 그렇다면.. "



인간이 갑자기 머뭇거리더니


토마토주스를 내 컵에 더 채워주며 말했어.



" 넌 밤에 하는게 좋아? 낮에 하는게 좋아? "



아니, 첫만남부터 이게 무슨 질문이래.



" 뭐..? "



난 당연히 당황했지.


아직 그럴 단계는 전~혀 아닌데 벌써부터 '그 것'부터 하자니.


'이거 미친 놈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째 몇초마다 이 인간에 대한 평가가 바뀌는거 같네.


어느새 내 얼굴은 달아오르기 시작했지.


당황하던 나는 겨우 입을 열었어.




" 나..나는.. 밤에 하는게 좋지.. "












잠시 후.










" ... "



" 자, 여기 스티커 3종류가 보이시죠?


뽀끄루 스티커, 백토스티커, 모모스티커에요. "



이 남색 머리가 나한테 일을 가르쳐 주고 있어.



편의점이라니. 편의점 알바라니.


그것도 야간으로!



어쩐지 밤에 하는게 좋냐 낮에 하는게 좋냐를 묻더라니만


알바 시간을 정하려고 물어본 거였을 줄이야!



" 그리고.. 이건 이렇게 하시고.. 이건 이렇게.. "



인간은 토마토주스를 담보로 나에게 편의점 알바를 시켰어.


알바를 무사히 마치고 나면 나에게 토마토 주스를 왕창 주겠다는 약속을 했지.



" 12시에는 금고입금을 해야하는데, 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게요. "



뭐.. 난 예전에 공사현장에도 투입되었을 만큼


이런 일은 익숙하니깐,.



하지만 이 고귀한 몸이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 거냐고!


인간, 토마토 주스를 담보로 날 참교육하겠다는거야 뭐야.



그래도 둘이서 편의점 운영을 하는거라면,


별로 힘들진 않을 것 같았지.




" 아셨죠? 퇴근시간이 다 됐네요.



수고하세요. 드 씨! "











...





응?









8.




젠장!




첫 알바날부터 혼자서 운영을 하라고?


망할 남색머리 녀석!



적어도 첫 날이면 일하는거 봐주고 가야지!




" 어휴.. "





잠시후.






어느새 시간은 12시가 거의 다 됐어.


그 남색머리가 밤이면 손님이 적으니 부담가지지 말랬는데.


그 말대로, 시작 이후 1시간동안 손님은 전혀 오지 않았지.


덕분에 그동안 앉아서 내 신세한탄이나 하고 있었어.



12시가 되자, POS기 화면에 뭐라고 뜨네.





24시 금고입금액을 확인하신 후, 금고입금을 해주십시오.



금고입금           30분 후 실행






이게 뭐야.



그 남색머리가 이건 안 가르쳐준거 같은데.



금고입금?



흠.. 이 고귀한 몸이 이것저것 일을 해본 개체는 아니지만,


몸으로도 느끼고 있어.


이건 분명 POS기 안의 돈을 금고에 입금하라는 뜻이겠지.



그런 느낌적인 느낌으로 나는 금고입금 버튼을 눌렀어.





24시 금고입금액은 모모스티커 112장입니다.






뭐? 112장?



이걸 언제 다 세고 앉아있어!





' 안해!!! '



안한다고!



어휴. 인간녀석은 뭐이리 번거로운 일을 시키는거야!



에이씨. 몰라.



그냥 대충대충하다보면 그 남색머리가 알아서 수습하겠지..








...근데 생각해보니 알바를 '무사히' 마치면 토마토 주스를 준다고 했었지..


만약 대충 이랬는데 토마토주스를 안 주겠다고 하면..


거기다가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면?



...



하.. 나, 이렇게 소심한 성격은 아니였는데.


그 놈의 토마토주스 때문이야!




나는 투덜거리며 결국 다시 일을 시작했어.



" 지이잉~ "


화면을 누르니, POS기에서 왠 종이가 뽑아져 나왔어.





정산금액



: 모모 스티커 112개



2XXX년 X월 X일



※ 모모스티커 5장 = 백토스티커 1장


모모스티커 10장 = 백토스티커 2장 = 뽀끄루 스티커 1장





밑에 친절하게 설명까지 적혀있네.



그런데 이 설명대로라면.. 뽀끄루 스티커가 지금 10장 정도 있거든.


그렇다면.



' 이거 완전 거저잖아? '



나는 뽀끄루 스티커 10장과 백토스티커 2장, 모모스티커 2장을 꺼내


봉지에 넣고 금고입금을 완료했어.



이것으로 첫 업무는 끝.




' 다음은.. '



...



' 뭘 하랬더라? '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 띠리링~ "



편의점 알바 시작이래 첫 손님이 드디어 등장했어.



키가 크고


하얀머리에 핑크색이 양쪽에 염색되어있는 머리를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굉장히 괴상한 옷을 입고있네.



" 쾅! "



녀석은 커다란 관을 들고와서는 카운터 앞에 내려뒀어.





" ... "



" 안녕하십니까. "



" 넌 누구야? "



" 저는 이터니티라고 합니다. "



이터.. 뭐?



뭐, 이름은 중요한건 아니지. 어차피 손님일 뿐이니까.



" 그래서 뭐가 필요해서 편의점에 왔지? "



" 헥..헥..


아.. 아니, 제가 알아서 찾겠습니다. "



그 녀석이 갑자기 혀를 내밀며 헥헥거리더니,

혀를 다시 집어놓고 말했어.


개도 아니고 쟤 왜 저래.



" 어.. 그러던지. "



여기 별난 사람들 많다고 들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만났네.



아무튼 그 녀석이 관을 두고 매장 안쪽으로 간 사이,


나는 내 다음 업무를 다시 한번 떠올려봤어.



' 금고 입금을 하신 후에는 OOOO을 해야해요. 하나씩 하나씩 꼭 하셔야해요! "




" ... "


왜 하필 저 단어들만 안 떠오를까.



' 모르겠다..

그냥 패스해야지. '



그 때 그 이.. 뭐랬더라. 이름이 뭔지 기억안나는 그 녀석이 이쪽으로 오더니


카운터에다 뭔가를 올려뒀어.



" ... "



'코ㅋ볼'이네.


우유, 그 중에서도 엘븐밀크에 말아먹으면 끝장으로 맛있다는 초코 시리얼이야.


물론 내 취향은 아니였지만.


근데 우유도 없이 이걸 사더라?



" 너, 우유는 안사? "


" 우유는 필요없습니다. 저는 주인님의 충실한 '개'니까요. "



...개?


이 녀석 설마..



" 뭐? 그.. 충실한 쫄따구가 아니라 진짜 개라고? "


" 그렇습니다.


영겁까지 함께할 주인님께서 원하시기에.. "



" ... "



...미친. 인간도 알고보니 진짜 무서운 놈이었네.



" 그래서 우유없이 이걸 개처럼 먹겠다? "


" 그렇습니다. "


" ... "



' 미친.


미친X. '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바코드를 찍어봤어.


화면에 '가격 : 6모모'라고 띄워졌어.



" 6모모야. 돈 내놔. "


" 기꺼이. "




녀석은 아까 세워둔 커다란 관을 눕히더니,


" 쾅! "


관뚜껑을 열었어.



그리고 그 안에는


엄청난 숫자의 스티커들이 들어있었지.



' 뭐야.. '



알고보니 이 녀석 엄청난 부자였구만.


엄청난 부자인데 사는건 고작 코ㅋ볼 하나, 하는 짓은 개..



그리고 녀석은 뽀끄루 스티커를 하나 꺼내서 나에게 내밀었어.



" 거스름돈은 필요없습니다. 저는 이만.. 왕! "


녀석은 관을 들고 마지막까지 개 흉내를 내며 편의점을 나섰어.


...



나중에 나도 저렇게 되는건 아니겠지.







정산



손님:







아차, 정산을 해야하는데.



쟤 이름이 뭐였더라?



...



이름이 뭐가 중요해. 대충하자..







정산



손님:


뽀삐



구매 상품: 코ㅋ볼 인 블랙셀



수익:


x1




영전 다수 출전으로 부자가 된 뽀삐






9.




" 아씨.. 재미없어.. "



새벽이라 그런지 손님이 안와.


손님이 있어도 재미없는데 손님이 없으니깐 더 재미없어.


아까 그 개같은 녀석이 다녀간 이후로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고.



낮에 인간이 나보고 전투라도 나가보라고 했을 때 승락했어야 했는데.


이미 후회해봤자 늦었지만..




하아.. 이 드라큐리나 님이 편의점에서 이러고 있다니..


나에게 어울리는 곳은 고풍스럽고, 화려한 것들이 잔뜩 장식 되어있는 침실이라고.


이딴 후진 함내 편의점이 아니라..



2시가 되었네.



그나저나, 2시에도 뭘 해라고 했던거 같은데.



나는 그 남색머리가 했던 말을 다시한번 떠올려봤어.



" 12시에는 그렇게 하시면 되고,


2시에는 김밥이랑 삼각김밥을 OOOO해주세요. "



... 또 저 네 글자 단어가 기억이 안나네.


도대체 저 단어가 뭐지?



무게측정? 무료시식? 정가할인?



야리끼리?



어?



야리끼리?



" 12시에는 그렇게 하시면 되고,


2시에는 김밥이랑 삼각김밥을 야리끼리해주세요. "



이거다!



난 카운터에서 나와 김밥코너로 갔어.



" 야! 김밥! "



그리고 김밥을 하나 집고 외쳤지.



" 야리끼리! "



.....



아무런 반응도 없는 김밥.



역시 그럴리가 없지..



이런 김밥이 퇴근할리가..



그때, 김밥이 움직이더니


저절로 내 손에서 빠져나왔어.



" !? "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김밥에서 팔다리가 삐죽 튀어나왔어.


김밥은 그대로 일어나서 입구로 달려갔지.



" 뭐야.. "



그리고 입구에는 누군가가 서있었어.



" 안녕하세요. 드라큐리나 양. "


" 넌.. 마키나? "



마키나였어. 같은 비스마르크 출신이라 알고있지.



" 어제 복원됐다고 들었는데, 여기 계셨네요.


숙소에는 안 계시길래. "



" 그러셔? 나는 왜 찾았는데? "



그때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마키나의 주변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니


불타는 종이마냥 내 주변까지 모두 검게 변해버렸지.



그리고 편의점은 어느새 고풍스러운 방이 되어있었어.


내가 입이 닳도록 말했었던, 그토록 내가 원했던 곳이었지.



" !!! 너.. 어떻게.. "


" 제 능력이에요. 당신의 욕망을 이렇게 홀로그램으로 보여드릴 수 있죠. "


" 우와.. "



무지막지하게 넓은 침실, 고풍스러운 장식들..! 우아한 분위기!


딱 내가 원하던 곳이었어!




" 으아.. "


" 진짜로 만지진 마세요. 환상일 뿐이니까. "


" ... "



그 말을 들으니 뭔가 확 깨네.


그리고 주변은 서서히 편의점으로 돌아왔어.


내 손엔 여전히 김밥이 쥐어져 있었지.



" 그래서 날 찾은 이유가 뭐라고? "


" 원래는, 드라큐리나 양에게 표본을 몇 개 보여줘서


드라큐리나 양의 방 내부를 이렇게 꾸미려고 했어요. "


" 내 방을? "


" 그런데 맘에 들어하시는거 같으니.. 이대로 할게요. "



그 말을 들으니 흥분되기 시작했어.


하지만..


" ... 너 정말 센스없네. 그런건 나 몰래 해야하는거 아니야? "


" 저는 그저 오르카호의 대원들, 그리고 사령관님을 위해 봉사할 뿐입니다.


제가 보여주는 환상으로 죄를 저지른 적이 있었으니까.. "


" 그건 내 알바아니고.


너 그러면서 뭐라도 공짜로 사가려고 그러는거지? "


" 아니에요. 그럼 전 이만.. "



마키나는 그렇게 편의점을 나섰어.


참 센스도 없고 재미도 없는 녀석이로구만.




하지만.. 마음에 드네.


내 방을 그렇게 바꿔준다면야..






정산



손님:



마음에 드는 녀석



구매 상품: 없음







※ OOOO = 유통점검








10.




마키나가 간 뒤


아직 시간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았어.



도대체 시간은 왜 이렇게나 안 가는지 모르겠어.


6시에 교대를 하면 된다는데


아직도 2시 9분이라니!!!!



그냥 내일 인간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하고 전투에나 보내달라고 해야겠어.


이런건 딱 질색이라고..



" 띠리링~ "


그때 또 저 종소리가 들려왔어.



난 입구를 쳐다보았지.



" 응? "



무슨 사람이 엄청많이 오는거야.


족히 10명은 넘어보였지.



" 뭐야!? "



" 충성! "


" 천천히 가세요. 브라우니.

크흠.. 안녕하십니까. "




" 하아.. 피곤해요.. "


" 빨리 사가자. 이오. 우리 또 탐색가야해. "


" ...또요!? "




" 끄으아아아아.. 파니, 어깨 좀 주물러봐.. "


" 응~ 레이븐 언니, 어깨가 좀 뭉쳤네~ "




.... 그 외에도 엄청나게 많이 왔지.


갑작스러운 손님들의 대량 발생(?)으로 나는 당황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조용했던 편의점이 시끄러우니, 내 몸이 뭔가 이상을 느낀건지


점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지.



' 으아아아.. '



" 7014번! 계산도 하기전에 물을 받으면..! "


" 헤헷. 이대로 계산 받으면 되지 말입니다~ "



" 야 넌 뭐 살거야? "


" 새벽에 뭐 잘못 먹으면 살 쪄. 그러니깐


칼로리 적은걸로.. "




" 으앗!? "


" 아악! 뜨거워! "


" 7014번! "


" 이게 무슨 짓이야!!! 브라우니!! "



...



........



.....................



그리고 그들의 모든 목소리는 하나가되어 내 귀로 들어왔어.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지.




' 으으으으... '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진동장비를 켜버렸어.






번외.




사령관님이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자고 한 이후...




저는 겨우 휴게실 밖으로 나왔어요.



한참을 멍하니 있었더니 시간가는 줄도 몰랐어요.


사령관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고 나니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 이거 설마.. 데이트 신청..!? '



그런 생각을 하니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네요.



' 하아.. 일단 진정하고..


방으로 돌아가자. '



그렇게 방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 맞다. 드라큐리나 양! '



드라큐리나 양이 오늘 처음 일한다고 했었는데.


오늘 한번은 봐주고 가야했는데..!



' 지금 시간이.. '



2시 10분.



' 벌써!? '



사령관님이 휴게실에서 떠나신게 12시였는데..


저.. 2시간동안이나 휴게실에서 멍때리고 있었나봐요.



' ...일단 편의점으로 가보자.. '




잠시후.



점점 편의점이 가까워질 무렵..



' 응? 왜 바닥이 울리지? '



그리고 편의점의 입구를 열어보니..




" 웅   "




편의점이 미칠듯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 으아아아아아 





또야아아아아아 "












end.





외전 시즌1호 폭8





괜찮아 진줄 알았던 왼팔이 또 지랄나서

좀 더 늦었네.. ㅈㅅ


현재 병원을 옮기긴 했는데 아직 나을려면 멀은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