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붕ON)


감도 낮은 금란

  

  여느때와 같이 금란 모델이 생산됨. 그래서 맨날 하던것처럼 성능테스트를 해봄. 근데 어찌된일인지 다른 모델보다 반응속도라던가 뭔가 현저히 늦다.


  반사신경이 턱없이 낮으니 금란의 주무기인 환도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턱이 없었음. 결국 테스트용도로 투입된 브라우니한테 탈탈 털리고 말았음.


  해당 모델 조사 결과, 금란 모델 특유의 높은 감도 설정이 역으로 적용되어 일반 바이오로이드와 다를 바 없는, 아니 오히려 더 둔감한 스펙의 불량품으로 제작되었음.


  결국 이 금란은 원래라면 처분되어야 마땅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주인을 얻게되었음.


  그녀를 데려온 주인은 나이 든 남성.
호위 목적이 아닌 소소하게 집안일을 해주길 원해서 샀음. 돈은 많았기에 다른 바이오로이드를 살 수도 있었지만 몬가 불쌍해서 사줬다고 함.


  처분되도 모자랄 판에 불량품인 자기를 고용해준 주인에게 그녀는 그녀의 모든 걸 바쳐 주인을 보좌하기로 했음.


  비록 전투능력은 없어도 배틀메이드 소속인만큼 전투를 못하는 대신 뛰어난 가사일로 커버치고 있었음.

  근데 철충한테 호위무사라는 설정에 무색하게 너무도 쉽게 주인을 잃음.


  정상적인 금란이라면 칙들이 쏘아대는 총탄따위 주인은 물론이고 그녀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할터였지만, 그녀의 저열한 전투능력치는 나이트칙의 총탄을 피하지도, 그 총탄으로부터 주인을 지키지도 못하게 했음.


  전투능력이 없음에도 일부러 그녀같은 불량품을 사서 자기 딸처럼 아껴온 빛간. 그런 빛간을 순식간에 잃게된 금란은 깊게 절망함.

 
  어차피 멸망할 인류였다지만 자신이 다른 자매기들처럼 예리한 검과 같았다면, 아니 그냥 베기라도 할 수 있는 검이었더라면 적어도 주인을 지키고 죽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가슴속에 사무친 한이 됨.


  그리고 그 한은 철충을 향한 증오로 변했음.


  전투능력은 없다지만 그녀에게는 검이 있었음.
철충을 베어낼 수 있는 검.
그리고 금란 모델에게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있는 검술.


  하지만 금란 모델에게 특화되어있는만큼 예리한 감각을 지니지 않으면 적용하기 힘든 검술임.


  근데 얘는 철충을 쓸어버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걸 자기에게 맞도록 고쳐서 검을 휘두르기로 함.


  금란 모델이 오감이 민감한 만큼 유려하고 날랜 검술을 사용하는 반면, 얘는 감각이 둔하니 느리긴 하지만 고통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되었음. 그래서 원본보다 어느 정도 대담한 공격이 가능케 됨.


  요컨대 몇 대 정도는 허용하고 대신 목을 쳐버리는 전법이 가능하게된것. 그래서 그녀는 이 장점을 살려서 검술을 연마하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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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게 딱 여기까지라 나머지는 어떻게 될지 잘 몰르겠슴 ㅎㅎ

만약 더 쓰게된다면 무협지 테이스트가 상당히 묻어나오는 오글거리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사실 낭인마냥 존내 털털하고 강검술쓰는 금란 보고싶어서 싸지른건데 왜 이렇게 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