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언제나 써 보고 싶던 주제로 대회를 열어 주신 주최자님, 그리고 글을 봐 주신 라붕이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전에 쓰던 글들이 주로 막장 개그물들이어서 진지한 글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최우수상을 탄 [언덕배기 할머니]를 보고 영감을 받지 않았다면 이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겁니다. 

 

트라우마에 묻혀서, 아픈 기억에 묻혀서, 생애의 마지막에 찾아온 한 줄기의 구원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아득한 세월 동안 이상한 사람, 심하면 마귀 취급을 받으며 살았는데다, 그렇게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도왔음에도 시간이 지나자 기억해 주는 사람 수 명, 묘비 하나, 마지막으로 살았던 흔적 하나 남기지 못하고 떠나버린 언덕배기 할머니를 보면서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을 기억해 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의 대략적인 줄거리가 저절로 떠올랐지요.

 

트리아이나가 작중에서 죽고 나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세상을 만든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해도 참전용사와 함께 싸웠던 사람들과 참전용사에게 구원받았던 사람들은 그 사람을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거든요. 언젠가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면 그 사람들도 잊히겠지만, 바이오로이드 신인류 세상이니 우리 세상보다는 훨씬 더 오래 기억되겠죠?

 

작중에서 트리아이나의 풀네임은 유명한 여성 탐험가 아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eart)와 게임캐릭터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에서 따 왔습니다. 트리아이나가 이름을 가지게 된다면 유명한 탐험가들의 이름을 물려받으려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네리나 세이렌이 아니라 굳이 운디네를 구조되는 바이오로이드로 정한 이유를 풀어야 하는데, 사실 제가 글을 쓰면서 운디네를 투입했다 하면 특정 밈으로 괴롭혀대는지라 이 글에서는 평범하게 좋은 가정을 꾸려서 행복을 누리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폐급 운디네 시리즈에서 일부러 23이라는 코드네임을 주면서 특정 운디네로 지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너무 괴랄하게 묘사해서 아직도 약간 미안합니다.

 

영감을 받고 써 내려간 글이었기에 그저 사람들이 보고 즐겨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상까지 받으니 살짝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글을 읽어 주신 라붕이 여러분, 그리고 상을 주신 주최자님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글쓴놈의 유동시절 글을 더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2020연말정산


을 참조하시거나, 혹은 게시판에 [내일의 오르카 예비군], [덴세츠의 성배전쟁], [후회물 비틀기]등을 쳐 주세요. 막장 개그물이 대부분이라 코드가 맞으시면 피식피식하면서 즐기실 수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