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1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2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3화

오르카호를 탈출한 사령관 4화



저는 깨달았습니다. 

글 쓰다가 의욕이 떨어지면, 다른 분들의 창작물들을 보면 된다는 것을!!!

의욕 겟또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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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령관이 앞으로의 오르카 호에 대해서 계획을 구상하고 있을 무렵.

전 사령관은 비상용 탈출 포트를 타고서, 21스쿼드와 함께 오르카 호를 떠나고 있었다.


점점 멀어지는 오르카 호를 바라 보면서, 전 사령관의 머리 속에는 오르카 호에서 있었던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비록 힘들고 괴로운 일이 더 많았고, 결국에는 이렇게 오르카 호를 도망치듯이 떠나게 되었지만, 

그곳에서도 즐겁고 기쁜 일들은 있었고 또한 자신을 따라주는 이들과 같이 나눈 추억도 같이 있는 곳이었다.


과거의 기억이 없는 전 사령관에게 오르카 호는 자신의 모든 과거가 있는 추억의 장소였고, 현재였으며,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걸어 갈 

미래라고 생각 하였으나, 현실은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자신은 이 곳을 떠나서, 앞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오르카 호를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이렇게 떠나는 것을 앞으로 계속 후회하지는 않을까?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


"...궈, 권속...우, 우는 거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던 것일까.  좁은 비상용 탈출 포트 안에서 자신의 무릎에 앉아 있던 LRL이 갑자기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을 걸었다. LRL 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모두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 괜찮다고, 별일 아니라고 웃으면서 대답을 해야 할 텐데, 

전 사령관의 목소리에서는 그 말이 목 안에 걸려서 나오지가 않았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지금 말을 하면, 전 사령관의 안에 있던 뭔가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꼬옥


그때 갑작스런 따뜻한 느낌이 느껴져 아래를 바라보니, LRL이 자신을 껴안는 것이 느껴졌다. 

그 작은 몸으로, 자신을 어떻게든지 전부 안아주려고 손을 계속 뻗으면서 바둥바둥 거리는 모습에 전 사령관은 방금 전의 감정을 잊고서 

멍하니 LRL을 바라보았다.


"...내, 내가 예전 기억이 떠올라서 외로워하면 에이미가 이렇게 꼭 끌어 안아줬어... 그러면 이상하게도 그런 마음이 사라졌거든...

그, 그러니까 궈, 권속도 외로우면 나를 꼭 아...안도록 하여라... 우, 우리는 영원의 계약으로 맺어진 이, 이터널...우규웃~!!"


그리고 LRL에 이어서 콘스탄챠, 그리핀, 라비아타, 모두가 자신을 안아주었다. 

어떠한 위로의 말도 하지 않았으나, 그 따스함에 전 사령관은 자신의 감정이 터져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되었고, 

이윽고 그것은 곧 사령관의 울음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후회, 책임감, 분노, 자책 등등...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이 전 사령관의 비명과도 같은 울음 소리와 같이 흘러나왔다.


한참을 울며 꽉 막혀있던 감정을 비어내면서, 그 비워진 감정 안에 새로운 것들이 차오르는 것을 전 사령관은 느낄 수 있었다.

오르카 호로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아직 실패한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는 아직 자신을 믿어주는 이들이 남아있다. 이들과 함께 라면, 자신은 분명히 새로운 오르카 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꼭 이 들을 지키고 말리라...

점점 다가오는 햇살을 바라보면서, 전 사령관은 아까까지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 보다는 이들과 함께할 새로운 여정이 기대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전 사령관이 오르카 호를 떠난지 1개월 후.


"...라고 감동적인 라스트 신을 찍은 게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이 상황은 도대체... 뭐지?"


눈을 떠보니 알몸으로 숙소의 바닥에 누워 있는 자신과 그런 자신을 껴안은 채로 곤히 잠자고 있는 알몸의 3명의 바이오로이드과 

주위에 널려있는 수 많은 음행의 흔적들을 보면서 전 사령관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아니 실제로 머리가 아파왔다. 


"...후우~ 자, 당황하지말자...이럴 때는 일단 소수를 세는 거야...소수를 세면서 천천히 지난 일을 돌이켜보자. "


마음 속으로 조용히 소수를 세기 시작하면서, 전 사령관은 지난 한 달의 일들을 조용히 회상하였다.


오르카 호를 나온 전 사령관 일행은 일단 근처의 가까운 섬에 정박을 한 후,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하기로 하였다.

당연히 의논의 첫 번째 문제는 이들이 지낼 거주지의 문제였고, 처음에는 요안나가 지금 개간하고 있을 요안나 아일랜드로 가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였으나, 여성 사령관이 있는 오르카 호하고는 엮이고 싶지 않은 것과 요안나와 그 섬에 있을 바이오로이드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바로 기각이 되었다.


그 후 탈출 포트에 있는 레이더의 위치 정보와 그리폰이 가지고 있는 항공 정보를 토대로 현재 자신들이 정박한 섬이 한반도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정보를 얻게 된 후, 1차적으로 이 섬을 탐색하면서 거주지로 삼을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의견이 결정 되었다.


섬은 멸망 전에는 관광 및 휴양지로 많이 사용 되었다는 정보대로 호화스러운 주거 건물들이 많이 발견 되었고,  물자가 보관된 창고들도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발견 되어서, 거주할 장소로는 일단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 후에는 철충의 위험, 물자 조달의 거리, 혹시 있을지 모르는 야생 바이오로이드와의 조우등을 고려하여서 주 거구지로 삼을 건물을 찾기 시작하였고, 한 부유층이 피난처로 삼으려고 지었는지, 지하벙커가 구비 된 2층 짜리 별장을 발견하여서 일단 그 곳을 주 거주지로 삼기로 결정 하였다.


당연히 숙소가 결정 되었다고 끝이 난 것이 아니었고 , 집 청소, 물자 이동, 주위의 정찰등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자신들에게는 우수한 배틀메이드의 최고급 기체가 2명이나 있었고, 모두가 힘을 합쳐서 일을 진행하니 얼마 안되어서 모든 일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 LRL이 참치 캔이라고 생각해서 몰래 해물 비빔 소스를 먹었다가, 까무러치는 일.

집안 인테리어를 두고서 콘스탄챠와 라비아타가 자그마한 신경전을 벌인 일.

그리폰이 잘난 척 하다가 보리의 화를 사게 되어서 물릴 뻔 한 일등, 사소한 일들이 몇 개 있었지만,

전 사령관은 물론 21스쿼드의 모두들은 그런 일들 하나하나가 다 즐거운 추억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모든 정리가 일단락 된 어제, 축하의 기념으로 소소한 파티를 열자고 전 사령관이 제안하였고, 다들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그들만의 작은 파티를 열게 되었다.

비록 조촐한 음식이었지만, 다들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즐겁게 보냈고,

얼마 안 있어 잔뜩 먹고 잔뜩 뛰어다니던 LRL이 잠에 골아 떨어져서 보리가 등에 태우고서 침실로 데려 간 후, 

콘스탄챠가 조용히 웃으면서 숨겨놓았던 술을 꺼내면서부터 사건이 시작 되었다. 

얼마 쯤 가볍게 술잔을 기울였을까...


"...인간. 인간은 우리가 매력이 없어?"


느닷없는 그리폰의 질문에, 전 사령관은 마시던 술을 뿜을 뻔할 것을 간신히 참고서 그리폰을 쳐다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붉은 볼따구가 더욱 더 붉어진 것을 보니...취한 것이 분명하였다.


"하하하...무슨 소리야, 그리폰. 왜 너 네가 왜 매력이 없어. 너 네가 얼마나 매력적인 바이오로이드들인데."

"꼴깍..꼴깍... 푸우~ 거짓말..."

"응? 아니 정말이야, 난 정말로 너 네들이 다 매력있다..."

"근데 왜 우리하고 안 해?"


...전 사령관은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술을 뿜고 말았다.

아니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안 하다니? 뭘 안 해? 물론 자신도 무슨 소리인 줄은 알고 있지만...

아니 애초에 갑자기 왜 이런 주제로 가는거야?? 말려달라는 의미로 주위의 콘스탄챠와 라비아타를 쳐다 보았지만, 

그 둘도 호기심이 가득찬 알딸딸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얘네도 취했잖아!! 아니 둘 다 이렇게 술이 약했던 거야?? 크윽...이래서는 도망갈 곳이 아무데도...'


당황한 전 사령관의 사정은 아랑 곳하지 않고서, 그리폰은 술을 한 잔 더 마시더니만, 더욱 더 강력한 질문으로 전 사령관을 당혹스럽게 하였다.


"원래 남성, 특히 인간 나이대의 남자들은 그...한창 우락부락(?) 할 때 아니야? 실제로 인간들의 생체 기록들을 봐도 그렇고... 

 그런데 왜 인간은 오르카 호에 있을 때도 그렇고, 왜 우리 중 아무한테도 손을 안대? ...혹시 인간, 고..."

"그리폰. 주인님은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으셔. 이건 닥터 양이 엄밀하게 조사를 하였고 당시 참관한 내가 증명할 수 있어."


왠지 모르게 굉장히 자랑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보면서 미소 짓는 콘스탄챠를 보면서 전 사령관은 도대체 무슨 조사를 하였는지,

궁금하였으나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였다. 


"그...그래? 으음...그, 그러면 혹시 인간 로ㄹ..."

"OK. 거기까지, 볼따구 양. 그 이상은 NG 발언으로 지정합니다."


그리폰의 볼따구를 급하게 잡아당겨서 그 이상의 발언을 막은 후, 전 사령관은 조용히 술을 한 모금 들이키고서 입을 열었다.


"나도 남자니까, 물론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그러지 않는건...내가 두려워서 그랬던 것...같아...그래...두려워서."

"..."


물론 처음에는 주위에 온갖 미녀 바이오로이드들이 자신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 들뜬 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르카 호를 맡게 되면서, 아니 이 바이오로이드들의 생명을 맡게 되었다는 책임감에 곧 그런 들뜬 마음은 사라지게 되었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고마운 바이오로이드들, 모두를 살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그럴 시간도 생각도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지휘관들의 질책과 자책감에 전 사령관은 점점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어지게 되었고, 

이런 자신이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나 같은 녀석을 좋아해줄까..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게 되면서,

결국에는 일종의 정신적인 불능 상태가 되게 되어서 오르카 호에 있을 때에는 그 누구한테도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었다.

물론 아무한테도 손을 대지 않았던 것 때문에 다시 지휘관 들에게 의심을 받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지만...


"물론 나를 신뢰해주고 좋아해주는 아이들도 있지만...신뢰하고 사랑은 다른거고...애초에 나 같은 녀석을 좋아해줄..."

"겁쟁이! 이 치킨!"

"..."

"...인간은 확실히 완벽하지 않아, 그리고 겁도 많고 자신감도 없지만...하, 하지만..."


감정이 격양된 듯하여서 뒷 말을 잇지 못하는 그리폰을 대신하여서, 라비아타가 조용히 그 뒷말을 이어갔다.


"저희들은 다 알고 있어요, 주인님. 주인님이 얼마나 저희들을 아껴주시고, 저희들을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시는 걸요. 

그리고 항상 책임감에 괴로워하시면서도 절대로 포기하시지 않으셨다는 걸요. 그러니까 주인님, 그렇게 자신을 비하하지 않으셔도 되요.

저희들은...그런 주인님을 끝까지 따르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요."


라비아타의 말에도 불구하고, 전 사령관의 마음 속에는 오르카호를 나올 때에 다 비운 줄 알았던 마음의 찌꺼기들이 술기운의 때문인지 다시 스물스물 올라와서 전 사령관의 마음을 서서히 침식하고 있었다. 


"...내가 그럴 만한 존재일까? ...나는 계속 실패만 했는데... 어쩌면 여기서도 또 실패를 할지도 모르는데...그런 내가..."

"우리가 있잖아! 이..인간을 보필하는게..우, 우리의 임무니까...이..인간이 거, 겁쟁이고 치킨이라면... 내,내,내...우리가 힘을 낼께!!!!!"


그리고 그리폰은 갑자기  술병의 술을 그대로 원샷 하더니만, 기동기 다운 재빠른 움직임으로 사령관에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그리폰의 돌발 행동에 아무런 반응도 못한 전 사령관은 새빨간 그리폰의 볼따구의 뜨거운 감촉과 함께, 자신의 입술에서 뭔가 촉촉한 감촉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


그리고 얼마 후 그것이 그리폰의 입술 감촉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 그리폰은 살며시 입술을 떼고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서 이야기 하였다.


"조...좋아해 인간! 나...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이...인간을 좋아해!"


그리고 그리폰은 다시 강렬하게 자신에게 입을 맞춰왔고, 그 후 자신에게 달려드는 또 다른 2개의 기척을 느끼면서 전 사령관의 머리 속은 하얗게 물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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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순애 부분 쓰기 너무 힘드네요.

아니 애초에 이거 순애 맞나? ...쓰면서 계속 온갖 닭살과 민망함이...ㅜㅜ

원래대로라면, 힐링 부분은 여기서 좀 더 쓴 후 한 화로 끝내고 다음 이야기로 나갈 계획이었는데...

ㅡㅡ; 아...계획대로 잘 되지 않네요 ㅜㅜ


부족한 글이지만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ㅜ 

기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