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척탄병이 맹렬하게 나를 향해 찔러왔지만 발을 헛디뎌 자세가 흐트러진 탓에 내 말의 허벅지에 총검을 찔러넣었다. 고통은 리세트(마르보 대위의 말)에게 흉폭한 본능을 끌어 올렸고, 그 러시아놈에게 뛰어 들어가 한 입 크게 물어 뜯어 그 놈의 코와 입술, 눈꺼풀을 비롯한 얼굴 가죽을 죄다 뜯어 놓아 차라리 죽는 게 나을만할 꼬라지로 만들었다. 그러고선, 전장 한복판에서 눈에 보이는 온갖 것들에 발로 차고, 물어뜯으며 분노를 쏟아내었다. 나를 수차례 공격하려던 한 장교는 굴레를 잡아 리세트를 제압하려 했지만, 도리어 복부를 물어뜯겨 가볍게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어, 눈밭 위에 으깨진 몸뚱아리에서 내장을 쏟아내며 죽어 갔다.


당시 프랑스 대위 마르슬랭 마르보, 아일라우 전투(1807년 2월 7일-8일)에서


말은 맹수다 이것은 고사기에도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