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공주님~ 밥 먹을 시간이에요."


레오나는 품 안의 아기에게 젖병을 물리며 말했다.


"아이고 잘 먹는다~" 


레오나는 행복한 미소로 아기를 바라봤다.


"자.. 잠자리에 들시간이에요."


배를 든든하게 채운 아기는 세상 편한 얼굴로 잠에 들었다.


레오나는 따뜻하게 아기를 안아줬다.


"엄마...."


4살배기 남자아이가 눈을 비비며 레오나에게 다가온다.


"아, 우리 왕자님 졸리시나 보네요? "

"엄마... 아빠는 언제 와?"


아이의 슬픈 물음에 레오나는 얼굴이 잠시 굳었다. 하지만 바로 표정을 풀고 입을 열었다.


"몇 밤 더 자면 될거에요. 아빠는 꼭 돌아온다고 약속했답니다."


레오나는 미소를 잃지 않고 나긋나긋한 말로 답했다.


"네, 엄마, 알겠어요."

"자, 자러 갑시다."


레오나는 품에 안은 둘째를 침대에 눕히고 첫째가 이불속에 들어가 누우는 것을 봤다.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잘 자요... 우리 아들."

 

레오나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져줬다.


아이의 붉은 색으로 빛나는 눈을 본 레오나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엄마? 울어요?"

"아니... 아니야..." 


레오나는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것을 확인하고 방을 나왔다.


거실로 나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허공을 보며 그리운 달링을 생각했다.


복원되어 사령관을 만나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그 남자에게 인정 받은 행복한 기억을 떠올렸다.


사령관의 첫째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사과하던 발키리가 떠올랐다. 


'기집애, 사과하면 기만이잖아. 행복하게 살았어야지.'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공격으로 발키리를 잃었던 기억,


자신을 자책하고 자신를 망가뜨리는 사령관과 소중한 발키리의 아이를 데리고 오르카 호를 떠나 새로 정착한 기억, 


귀여운 딸을 낳은 기억, 지금까지 사령관의 여자로서 살아왔던 기억을 떠올랐다.


그리고 사령관이 절벽으로 뛰어내리는 순간이 떠올랐다.


"나는 두 번째라도 좋았어."

'미안 레오나, 발키리를 잊을 수가 없어.'

"달링과 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잠이 들면 그녀의 얼굴이 보여.'

"널 두고 죽어버린 나쁜 년인데!!"

'미안, 버틸 수가 없어. 안녕, 레오나.'


사령관은 그렇게 절벽으로 뛰어내렸다. 그 남자는 죽기전에도 레오나가 아닌 발키리를 생각했다.


레오나는 서럽게 울었다.


"살아있는 나보다 죽어 버린 그년이 더 소중한 거야?"

"그렇게 떠나버리면 그년의 아이는! 내 아이는! 남겨져야되는 그 아이들은!"

"왜! 왜! 왜!"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울었다.


"우리 딸, 귀여운 우리 딸이 태어날 때 당신도 기뻐했잖아."

"발키리의 아들... 그 애를 닮아서 잘생겼잖아."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는데,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왜..."


레오나는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누웠다. 


"발키리... 달링... 거기선 만났지?"

"나도 따라서 갈게..."


레오나는 일어서서 창고로 갔다. 사령관을 잃은 날부터 지금까지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잤기에 레오나는 수면제를 많이 구해놨다.


그리고 그녀는 수면제를 한 움쿰 집었다. 그리고 입에 넣으려 했다.


그때였다.


"엄마? 엄마 어딨어요?"


엄마를 찾는 애타는 소리, 그 소리가 레오나를 멈추게 했다.


"엄마... 어딨어요..."


레오나는 가만히 서 있다. 약을 한 손에 잔뜩 쥔 채로.


"엄마... 엄마... 으아앙!"


아이의 울음소리에 레오나는 손에 쥐고 있는 약을 바닥에 던지고 울고 있는 아이에게 달려가 껴안았다.


"엄마.. 엄마..."

"엄마 잠시 청소하러 간 거에요. 자... 뚝!"

"무서웠어요. 엄마가 안보여서."

"그랬어요~ 우리 왕자님~ 자, 자러 갑시다."

"... 안 떨어지실 거죠?"

"그럼, 오늘은 손잡고 잘까?"

"네!"


레오나는 아들을 손을 잡고 이불에 눕혔다.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 아들."


아들은 편안한 얼굴로 잠자리에 들었다. 레오나의 손을 꽉 잡은 채로.


'좋은 꿈 꾸렴. 너희는 내가 지킬게.'


레오나는 아들 옆에서 잠에 들었다. 약없이 푹 잠들었다.





레오나는 아들과 딸을 데리고 오르카 호로 복귀했다.


자매들은 사령관의 탈주와 죽음에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임시 사령관인 라비아타는 외부 침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전선이 밀리고 있었다.


그때 돌아온 레오나는 신 사령관의 대모가 되어 오르카호를 안정화했다. 


아이들은 오르카 호의 이모들의 보호아래 안전하게 살아가게 됐다.


오르카 호는 다시 과거의 사령관이 있었던 때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었다.






오르카 호 갑판 위 레오나는 석양을 보고 있다.


'둘 다 잘 지내지. 달링, 발키리.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아줘.'


"어머니, 식사 시간입니다."

"네, 아드님."

"오늘은 스파게티라 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바람이 차네요 빨리 들어갑시다."

"네."


'달링... 안녕...' 


해풍을 타고 낙엽이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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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는 강한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