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1

본편2

본편3


  왼손에 끼워져있는 결혼반지와 오른손에 쥐어진 청구서를 번갈아 바라보던 아스널은 밤새도록 격렬했던 거사가 몰고오는 피로를 머금고 남편에게 독기가 가득 서린 의무방어전을 준비하라는 메세지를 삭제했다. 어젯밤 갑자기 뜬금없이 잠자리를 요구해오던 철붕을 수상하게 여기면서도 평소와는 다르게 과격하고 거친 체위로 밤새 아스널을 유린했던 남편을 생각하자 아직도 안에 있는 정액들이 뜨거워져 오는것같았다. 이른 아침까지 그녀를 탐하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한 철붕을 두고 식탁위엔 정비소에서 날아온 청구서가 올려져있었다.


  그래, 뭔가 찔리는게 있으니까 이런 대 출혈 서비스를 했으리라 짐작은 했다. 그리고 그럴수도 있는일이라며 그녀는 철없는 남편을 마음속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직도 이런 어린애같은 모습을 보이는 남편이 조금은 서운했다. 야근의 피로에 절은 몸으로 운전중에 가드레일에 조금 차가 긁힌것을 내가 그리도 심하게 질책할거라 생각한걸까.


  조금더 자신의 남편으로서 자각을 가지고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청구서에 기재되어있는 금액이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이런일로 그녀가 그를 질책할것이라 생각해 이런 꾀를 부렸다는것이 서운했다. 어린애도아니고....좀더 자신을 아내로서 봐줬으면 좋겠지만 그는 집안으로 발만들이면 철없는 남자로 변해버리기 일쑤였다.


"하...내가 이해해야지..."


  한숨을 내쉬며 청구서를 식탁 구석으로 밀어놓고 저녁에 먹을 국거리에 들어갈 콩나물 손질을 시작했다. 이 콩나물은 남편의 정자다. 머리를 다 떼버릴 것이다. 이따가 장보러 갈때 남편이 먹을 라면은 전부 진순으로 사놓을것이다. 씩씩거리며 콩나물을 손질하자 뚝뚝 떨어지는 콩나물의 머리가 쌓여가며 아스널의 서운함도 가라앉았다.


  "김철붕님 댁이죠?, 택배왔습니다."


이 철없는 남편이 뭘 또 주문했을까, 어디 한번 보자며 택배박스를 열자 그 안엔 딸기선물세트가 있었다. 거래처에서 겉치레식으로 보내는 싸구려 과일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을정도로 싱싱하고 맛있어 보이는 딸기선물세트는 세레스티아씨가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발송된 것이었다. 바쁘게 과수원과 목장을 운영하고 있을 세레스티아와 엘븐자매들을 떠올릴세라 갑자기 아스널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여보?, 딸기 지금 왔지?"

"어...응..."

"에밀리씨 생일겸 내일 모레에 아버님, 어버님하고 당신 동생들하고 저녁먹기로 했거든?, 그거 에밀리씨 선물로 가져갈꺼니까 그거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놔, 그리고 케잌은 당신이 사가기로 했으니까 당일날 내가 전화하면 케잌 사두고 집앞에서 기다려, 아, 그리고 소완씨 식품회사에서 나오던 보약있지?, 그건 아버님 어버님 드릴꺼라고 주문해놨어, 내일쯤에 오기로 했으니까 그것도 받아놔"

"...어디로 가기로 했어?"

"한식집으로 갈꺼야, 당신 부모님 한식 좋아하시잖아"

"어...응...알았어 여보"

"왜이리 멍해?, 어디 아파?"

"아..아니..좀 피곤한가봐"

"피곤하면 좀 누워있어, 어제 잠도 못잤잖아"

"알았어"


  통화가 끝나고 멍하니 있기를 몇초, 실없는 웃음이 나오는게 몇초, 낯 간지러운 표정으로 왼손에 낀 반지를 보며 남편이 빨리 보고싶다는 생각 몇초가 몇시간처럼 느껴지는 아스널이었다.


"....자각이 없는건...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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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 짤 출처:나


인생에서 단 한번뿐인 경험등등을 꼽아보라면 보편적으로 남자들은 군대나 결혼을 꼽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자기가 하게될 결혼과 군생활이 다가옴에 따라 점점 실감이 안나는 경우가 있지

나같은 경우는 입대당일날까지도, 머리밀고도 실감이 안나는데 훈련소로 태워주는 아버지가

주신시계를 차는데 아버지가 그걸보고 목메인 목소리로 잘어울린다고 하면서 운전길앞만 바라봤을때가

군인이 되는건가 하고 진짜 실감했었다.


책의 앞내용만 간략하게 말한다면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부모님 없이 자라온 두 남매중 누나의

'결혼식 전날'을 다루는데 마치 익숙한듯 남동생의 엄마처럼 집안일로 잔소리 하고 결혼식 준비에 머리를 싸메다가

결혼식 당일날 예식장으로 향하는 택시에서 동생의 인사에 결혼을 실감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였지.


눈물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자식처럼 키워온 남동생을 떠나보내게 되는 누나로서 눈물을 흘린걸까.

아니면 동생의 인사에 결혼을 실감하게된 기쁨의 눈물이었을까.


작중에 등장하는 유부남과 유부녀들의 모습은 내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에 판타지를 조금 더한 모습들임.


네일샵에 다녀온 레오나, 피트니스 센터에 다녀온 메이, 골프연습을 하고온 용이라던가.


라스트오리진이란 세계가 아닌 평행세계에서의 유부녀의 모습들을 그리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하렘물을 그리고싶진 않았다. 그래서 기존의 철충남(사령관)의 모습을 여러가지로 바꿔 1편에 남편역할로 등장시켰음

하렘물도 배제하면서 하렘물이 취향인 친구들이 좀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수 있도록 '철'자 돌려쓰기를 썼지.


어느쪽이건 자신의 최애 캐릭터와 결혼한 세계라고 봐주면 좋겠음


맨처음 라오에 유입되고 처음 해본 이벤트가 낙원으로부터의 초대장 이벤트였는데 스토리 내에서 마키나가 보여주는 환상속

남자들이 사령관과 닮았다는 묘사에서 기인해 거기서 좀더 살을 붙여서 낸게 이번작품임.


글하곤 별개로 그림도 공부하고있는데 언젠가 그림으로 대회에 참가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2만, 또 어딘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