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016 리리스

" 주인님의 리리스가 왔어요. "

안전한 오르카호라곤 하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령관은 늘 컴패니언 시리즈의 경호를 받고 있다.
때문에, 컴패니언 시리즈와는 매일 마주칠 수 있으며 인사 또한 매일 주고받는다.

컴패니언의 맏이인 블랙 리리스는 최근, 경호 시험(외전) 이후로 사령관과의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는데
그 결과 소완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에 여유가 생겨 성격이 한 꺼풀 더 유해졌다.
변한 그녀의 모습이 가장 체감될 때는 바로 리제와 함께 있다가 사령관을 마주했을 경우다.

과거엔 리제와 함께 사령관을 마주하면 서로 그에게 어필하려고 애썼으나, 이젠 어필하는 리제의 뒤에서 느긋한 미소를 보이며 눈을 마주칠 뿐이다. 이는 그녀가 이미 그에게서 충분히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경호 일이 아닌 사적인 만남을 원하는 경우, 리리스는 가정용 메이드복을 입고 사령관을 찾아간다.
물론, 남들에게 보여주기엔 부끄러운 메이드복이다. 특히, 순수한 하치코에겐 더더욱.



No.017 페로

페로는 사무적이고 이성적인 경호원으로, 그녀가 곁에서 경호하는 모습을 마치 도도한 고양이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일 뿐, 그녀 역시 의외의 면이 있다.

도도한 고양이라는 인상과는 달리 정이 많은 페로는 사령관을 경호하거나 보조하는 일을 끝마치고 대부분의 시간을 언니인 리리스를 포함한 컴패니언의 자매들을 케어하는데 쏟아붓고 있다.

최근엔 자신의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있는 포이가 오르카호에 합류하면서 그 고생이 배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것 때문인지, 혹은 포이에 대한 질투심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페로가 사령관을 찾아가는 횟수가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그 역시 일과가 있는 몸. 페로가 찾아갈 때마다 방에 있지는 않았다.

얼마 전에 있던 일이다.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 사령관이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페로를 발견했다.
아마도 사령관이 돌아오길 기다리다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인기척을 느낀 것일까 페로의 귀가 쫑긋 움직이더니 이내 눈을 떴다.
시야에 사령관이 들어오자 그녀는 벌떡 일어나 그에게 인사했다.

" 아, 안녕하세요, 주인님. 그, 그러니까······이건······치, 침소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

최근엔 페로와 이런식으로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 발이 저려 변명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는 걸 품위 없는 행위라 생각하는 페로지만 몸은 솔직한 편이다.
그녀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녀가 하고 싶다고 생각되면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여 그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휘감는다.



No.018 하치코

오르카에서 가장 순수한 바이오로이드를 뽑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연, 하치코를 뽑을 것이다.
개의 유전자가 들어간 만큼 명랑하고 친화적인 성격을 가진 그녀는 만인에게 귀여움 받고 있으며 사령관 역시 그녀를 무척이나 귀여워하고 있다.

하치코에겐 경호하는 일도, 그 밖의 일도 전부 놀이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령관이 여유가 날 때면 언제든 찾아와 쓰다듬을 요구하고, 그 답례로 자신의 특기인 미트파이를 대접하기도 한다.
물론 그 답례에 대한 답례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녀가 만족할 수 있도록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즉, 다시 말해 사령관이 하치코와 마주친다는 것은 그녀를 쓰담어야 할 시간이 왔다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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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뇌절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니까 뭔가 잘 써지지 않는 것 같아서 더 그렇네.
컴패니언은 진짜 인기 많은 애들이라 그런지 지우고 쓰고를 많이 반복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