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랑 같이 읽으면 조아
어느 토요일밤, 아홉시를 알리는 괘종이 울리며
아홉 번째의 괘종소리가 끝나갈 무렵 오르카호 구석에 위치한 주점
'Witch`s Night'에 단골 손님들이 하나하나 들어서기 시작하지
샌드걸과 레오나는 아주 오래전 키르케가 자신이 모아놓은 참치를 털며 세운
주점이 개업을 시작할때부터 이곳에 한 자리를 맡아놓고 있었고
샌드걸은 가장 먼저 들어와서 의자를 덥히고 있었어
레오나는 어느샌가 진토닉에 푹 빠진 채 샌드걸의 옆에 다가와
살짝 우수에 빠진 자매에게 말을 건네었지
그녀가 말하길
"샌디, 나를 위해 추억을 연주해 주지 않겠니.
기억은 희미하지만
슬프면서도 어딘가 달콤한 선율이었어..
원래는 제대로 기억하고있었는데 말이지..
내가 한창이었을 때 말야.."
라 라 라, 디 다 다
라 라, 디 다 다 다 덤
노래를 들려줘 그대, 피아노 걸
오늘밤 노래를 들려줘
다함께 멜로디에 흠뻑 취할 준비가 되었으니
네가 우리 기분을 즐겁게 해주면 되는 거야~
주점의 키르케는 그녀의 좋은 친구라네
간혹 기분 좋은 날엔 술을 사주곤 하기도 해
농담도 퍽 유쾌하고 담뱃불도 재빨리 붙여줄 눈치도 있는 그녀지만
그녀의 마음은 항상 다른 곳에 가 있곤 하죠
그녀는 이렇게 말하곤 하지
'샌디, 난 머지않아 죽을 거 같아'
얼굴에서 웃음빛이 사라진 채
'가끔씩 놀이공원의 그 아이들 얼굴이 보여..
내가 직접 사과할 수만 있다면..'
또 여기 유미는 통신관리자지만 사랑을 꿈꾸지
너무 바빠서 사령관님과 손조차 잡을 틈이 없었지만
그래서 여전히 코헤이 교단의 베로니카씨와 얘기하는 게 소일거리인데
아마 평생 저럴지도 모르지
여기 웨이트리스인 더치걸은 술을 권하는 요령이 좋다네
덕분에 저 이프리트는 서서히 취해가지
그래, 저 둘은 '남 모를 외로움'이라는 잔을 함께 들고 있는 거야
하지만 홀로 마시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노래를 들려줘 그대, 피아노 걸
오늘밤 노래를 들려줘
다함께 멜로디에 흠뻑 취할 준비가 되었으니
네가 우리 기분을 즐겁게 해주면 되는 거야~
토요일에 걸맞는 손님들이 오셨군
키르케는 샌드걸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네
왜냐면 다들 그녀의 연주를 들으러 오는 거란 것을 알고 있거든
잠시나마 고단한 인생의 시름을 잊기 위해서
그녀의 피아노로 말할 것 같으면, 마치 한바탕 세인트 오르카때와 같다네
마이크에서는 맥주의 향내가 퍼져나오고
다들 바에 앉아 그녀에게 팁을 던져주며 말하길
'당신 같은 훌륭한 연주자가 왜 전장에 서야만 할까요?'
라 라 라, 디 다 다
라 라, 디 다 다 다 덤
노래를 들려줘 그대, 피아노 걸
오늘밤 노래를 들려줘
다함께 멜로디에 흠뻑 취할 준비가 되었으니
네가 우리 기분을 즐겁게 해주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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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걸과 피아노는 참 잘어울리는 조합같아
그래 막 빌리조엘의 피아노맨이 잘 어울리는 그런 여자 말야
그런데 막상 문학을 써보려고 하니 잘 어울리는 그림이 없어서
내가 삽화를 한장 그리고 살짝 가사를 바꿔보았지
라라라디디다
참 좋아하는 노래야
샌드걸도 사랑해줘 개꼴의 집합체임
그림 끡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