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생각해봐
성실한 세이렌은 다양한 업무를 맡을거고
다양한 업무는 공적치로 이어지겠지
그렇게 쌓인 공적치는 사령관과의 하루로 변해서
마침 휴가가 필요했던 사령관이 흔쾌히 승인해
세이렌과 사령관의 일박이일 데이트가 되겠지
세이렌은 아껴뒀던 원피스도 꺼내 입고
사령관과 있을 즐거운 휴가를 생각하면서
호라이즌의 모두와 이야기를 나눌거야
그리고 운디네는 비장의 무기인 잡지 하나를
세이렌 몰래 쪽지도 하나 끼워서 넣어두고
세이렌은 그걸 눈치채지 못한 채 데이트를 떠나
둘은 즐겁게 섬을 거닐면서 시간을 보냈을 거야
도중에 숨겨진 물자가 발견되서 일을 하려다가
지나가던 슈퍼네리우먼에게 제지당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소규모 철충 무리도 있었지만
지나가던 정체불명의 해적단과 모험가가 도와주며
위험에서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
그렇게 둘은 노을이 지는 모래사장을 보고 있었어
"늘 보던 바단데, 사령관님과 보면 색다른 기분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세이렌은 사령관에게 물장난을 치는데
너무 순진했던 탓일까,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이
새하얀 원피스라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던 탓에
속옷이 비춰보여서 부끄러운 일을 겪고 말았어
사령관은 부끄러워하는 세이렌의 머리를 쓰다듬고
지정해준 숙소로 돌아가서 쉬자고 말하며
입고 있던 얇은 겉옷을 걸쳐주었고
세이렌은 그 겉옷을 살며시 쥐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령관의 뒤를 따라 미리 확보해둔 숙소로 갈거야
그리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짐을 정리하는데
'남자가 푹 빠지게 만드는 법이래요, 부함장님'
이라고 적힌 쪽지가 붙은 책이 하나 나오는 거야
세이렌은 고개를 갸웃햐고 책장을 넘기는데
운디네가 실수로 원래 넣으려던 잡지랑 헷갈려서
잘못 넣어버린 야한 만화책이었던 거지
그나마 다행인 건 과격하지 않은 순한맛이었다는 점
하지만 세이렌에게는 처음으로 펼쳐진 세계였어
호기심 많고 성실했던 세이렌은 운디네의 핑계를 대고
얼굴을 붉히고 그 책을 집중해서 읽었을 거야
어느 새 사령관이 등 뒤에 온줄도 모르고 말이야
사령관은 "세이렌은 그런 걸 좋아하는 구나"라고 말하고
놀란 세이렌이 도망치려는 것을 막으려고 꼬옥 껴안아
세이렌은 책 내용이 떠올라서 얼어붙어버리고
사령관은 장난삼아 "세이렌은 야한 아이구나"하고
세이렌의 귓가에다가 소곤거리겠지
세이렌은 "저, 저는...."하면서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운디네가 붙여둔 쪽지의 내용을 떠올리고 결심하겠지
그리고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말할거야
"야한 아이에요..."라고 말이지
이렇게 되니 오히려 당황한 건 사령관이었어
그 순수한 세이렌이 그럴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
하지만 이제와서 내빼기도 그랬던게
그 세이렌이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오고 있었어
이 귀여운 소녀에게 수치를 안겨줄 순 없었지
사령관은 세이렌의 귓가에 속삭일거야
자신이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세이렌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할거야
"저 책처럼, 사랑한다고 속삭여주셨으면... 으으..."
사령관은 그 말을 듣고 세이렌을 침대 위에 눕히며
그 위에 올라타서 세이렌을 내려다보았고
책에 있던 대사를 떠올린 세이렌이 사령관의 목을 껴안으면서
"상, 상냥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성을 잃고 그대로
라는 내용인데 꼴리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