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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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무슨 고민을 그렇게 깊게 하고 계세요?”


발키리는 옆자리에서 물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는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달렸다.


“아무 일도 없어.”


“그런 것 치고는 아침부터 표정이 안 좋으셨는걸요.”


눈치가 빠른 그녀는 아침부터 내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는 걸 알아챈 모양이었다. 가끔씩은 그녀의 그런 면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냥, 친구한테 안 좋은 일이 있는데 걱정이 좀 돼서.”


“저런, 무슨 일인가요?”


“나쁜 일에 연루된 모양이야. 아직 잡히지는 않았지만.”


“그건 본인의 선택이었나요? 아니면 강제된 것이었나요?”


“본인의 선택이었지. 그런데 그 녀석은 그게 무슨 일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어. 그저…그 대가로 올 큰 돈에 혹해서 그 일을 맡고 말았지.”


“순간의 유혹에 굴복하고 말았군요.”


“어쩔 수 없었던 거야. 그 녀석이 일할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었거든. 화이트칼라 직업은 꿈도 못 꿀 학력이었고, 육체 노동은 이미 바이오로이드들이 전부 점령한 뒤라 돈을 벌 방법이 절실했었어.”


그 말을 들은 발키리의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이 떠올랐다. 혹시나 내가 말한 ‘친구’가 사실 나였음을 눈치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기나긴 침묵 뒤에 그녀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도 피해자군요.”


“넌 그 녀석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에 대한 판결은 제가 내려야 할 게 아니니까요.”


“그래도 생각 정도는 해 볼 수 있잖아.”


내 말에 그녀는 잠시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정말로 자신이 하고 있던 짓이 무슨 짓인지를 모르고 있었다면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모르고 있던 게 맞다면 말이죠.”


그렇게 말하고서, 그녀는 내 마음속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우리 둘이 가는 첫 여행인데 괜히 이런 주제로 말을 꺼냈네. 미안.”


“아뇨,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고민 거리를 덜어드리는 건 모르겠지만…고민을 나누는 것 정도는 도와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발키리는 나에게 싱긋 웃어주었다.


아, 발키리. 네 존재 자체가 내게 큰 도움인걸.


나는 속으로 그 한마디를 외치며 그녀에게 마찬가지로 웃어주었다.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예약한 비행기에 탔고,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열대의 섬으로 떠났다.


나나 발키리나 둘 다 비행기를 타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모든 것이 신기했지만, 솔직히 그런 티를 내는 것이 창피했기에 일부러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쨌거나 열몇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우리는 하와이에 도착했고, 익숙하지 않은 후텁지근한 공기를 느끼며 우리는 하와이의 대지에 섰다.


“…덥네요.”


한랭지역에서 복무할 것을 전제로 제작된 바이오로이드라 그런 것인지, 발키리는 벌써부터 손으로 얼굴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사실은 호텔에 가기 전에 하와이의 여러 곳을 돌아보고 싶었지만, 발키리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힘들어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기에 우선 호텔로 먼저 가 보기로 했다.


와이키키 해변 앞의 유명한 호텔에 방을 예약해 놨었기에, 나는 곧바로 호텔로 향해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향했다.


솔직히 그 모든 것을 처음 해보는 나로서는 서투를 수밖에 없었고, 그 서투름이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그렇게 서둘러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향한 우리는 곧바로 방 안에 짐을 풀고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발키리 생각을 하느라 못 느꼈던 것이기도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이곳의 환경에 익숙하지가 않아 피로를 느낀 탓이었다.


우리 둘 모두가 그런 상태였기에, 우리는 둘 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려 있는 방 안에서 널브러져 있어야 했다.


“…죄송해요, 이럴 줄은 몰랐는데.”


“…어차피 네가 멀쩡했어도 나 때문에 못 놀러갔을거야…그러니까 미안해하지 마.”


침대에 누운 채로, 우리는 대화를 했다.


“그래도…즐거워야 할 여행인데, 지금이라도…”


“아니야, 괜히 멀리 나갔다가…너나 나나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아예 내일도 못 놀잖아. 내일이면 좀 익숙해지겠지.”


“오늘이 아깝긴 합니다만…어쩔 수 없죠. 호텔에서 쉴 수밖에 없겠군요.”


“그래, 흔히 말하는 호캉슨가 뭔가…그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그래도 마냥 방 안에만 붙어 있기만 하는 것도 좀 그렇기는 하니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그녀에게 말했다.


“아, 해변은 못 가도 로비에 수영장 있던데, 가 볼래?”


“네, 지금은 한낮이니 지금 말고…4시 즈음에 가 보죠.”


“그래, 그럼 그때까지 뭐 할까? 로비에서 영화라도 빌려서…”


나는 그녀가 슬그머니 일어나 내 손을 잡는 것을 보고서 말을 멈췄다.


“영화…는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열기 띈 눈빛을 보며, 나는 말했다.


“…너 의외로 되게 밝히는 거 알아?”


“그렇게 만든 건 또 누굴까요?”


할 말이 없어진 나는, 한숨을 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 다 좋은데 오늘은 한 번만 하자. 응? 나도 솔직히 매일 대여섯번은 무리야…”


“그러죠.”


내 말에 대답하며, 그녀는 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결국 약속은 안 지켰구나.”


“먼저 흥분하신 건 당신이에요.”


호텔 로비 앞의 풀장에 있는 수영장을 향해 걸어가며, 그녀는 말했다.


그래, 먼저 한 번을 넘어서 두 번째를 행한 건 나였지만…


“그 뒤로 너도 불붙어서 앞뒤 안 재고 달려들었잖아. 아직도 허리가 아프네.”


나는 내 등을 두들기며 말했고,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내 우리는 로비의 풀장 앞에 도착해 그 안에 몸을 담갔다.


나야 수영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기에 발만 담근 정도였지만, 발키리는 더운 몸을 식히고 싶었는지, 아니면 수영을 좋아했던 건지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수영 좋아해?”


“아뇨, 처음입니다. 하지만 기분은 좋군요.”


발키리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시원하겠지. 발만 담궈도 더운 날씨가 그나마 덜 와닿는데, 온몸을 담그면 확실히 시원할 것이다.


“당신도 들어오실래요?”


나는 손을 내저으며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딱히 물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애초에…그러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공항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흐지부지된 내 생각은 어느새 섹스 끝에 찾아온 현자타임에 의해 되살아나 있었다.


이제 러시아로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 거지? 알렉세이가 잡혔다면 경찰들에게 내가 운반책이었다는 걸 말했을까? 그럼 난 돌아가자마자 체포되는 걸까?


아니야, 설령 붙잡힌다 해도 그게 마약인 줄 나는 몰랐잖아. 애초에 내용물도 그냥 서류로 보였고.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부탁만 들어줬던 나는 아무 잘못도…


…아무 잘못도 없는 걸까? 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경찰들에게 그런 변명이 통할 리가 없었다. 수상할 정도로 많은 돈을 받고서 그것을 옮긴 것은 나였다.


계속 수상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돈에 혹해서 일을 계속한 것도 나였다. 발키리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필요했으니까.


그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한 와중에, 발키리는 물가에 앉아만 있던 내 손을 잡아 끌었고, 나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저항조차 못 한 채로 힘없이 물 속으로 끌려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차가운 물이 온몸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나는 몸을 웅크렸다.


“…차가워.”


그렇게 말하며, 나는 발키리를 살짝 째려보았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런 장난을 쳐 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싱긋 웃었고, 나는 그녀의 기분이 좋아 보였기에 딱히 더욱 짜증을 내진 못했다.


“그래도 조금 덜 더우시죠?”


“…그렇기는 하네.”


확실히 그녀의 말대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니 덥지는 않았다. 단지 갑자기 그랬기에 몸이 슬슬 추워지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몸을 떠는 나를 보며, 발키리는 미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나는 본능적으로 풀장에서 벗어나려 했다.


해도 점점 져 가고 있었기에 기온도 점점 낮아져 가고 있어서, 나는 몸을 벌벌 떨며 풀장 밖으로 기어나왔다.


나와서 타월로 몸을 말리고 있던 나는 뒤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발키리가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해요. 사실은 조금 전부터 계속 아무 말씀도 없이 심각한 표정만 짓고 계셔서...”


나의 그런 표정을 보기가 싫어서 그런 것이었다며, 발키리는 말을 덧붙였다.


씁쓸한 맛이 내 입 안에서 감돌았다. 고민을 피해 여행을 왔는데, 고민이 따라와서 모든 걸 망쳐 놓고 있었다.


“뭔가 고민이 있다면 솔직히 말해 주세요.”


발키리는 단호하지만,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이라도 발키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아야 할까?


그랬다간 그녀가 날 경멸하고 떠나려 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무서웠다. 그녀가 내 곁을 떠나는 것이.


하지만 그녀에게 모든 걸 숨기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도 영 못할 짓이었다.


그런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나에게, 그녀는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


“정 말씀하시기가 어렵다면…무슨 일인지 제가 맞춰봐도 될까요?”


그녀의 말에,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버스에서 친구의 이야기로 둔갑한 내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냈을 때, 그녀는 이미 그것이 내 이야기임을 짐작했었던 것이다.


나는 목에 밧줄이 걸린 채로 사형집행인이 내 발 밑의 양동이를 걷어차길 기다리는 사형수의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버스에서 말씀하셨던 친구의 일이, 사실은 본인의 이야기셨던 건가요?”


그리고 사형집행인은 가차없이 그 양동이를 걷어찼다.


나는 아무 말없이 굳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발키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마치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기를 바랬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이제 돌아가면…감옥에 가시는 건가요?”


“잘 모르겠어. 아직 내가 그 일에 가담했던 걸 경찰들은 모르니까.”


“자백하실 건가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내 말을 들은 발키리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이내 내 몸에 팔을 둘러오며 나를 안았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세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저는 당신의 곁을 지킬 테니까요.”


사형집행인은 양동이를 걷어차지 못했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바라보십니까?”


“…왜?”


나는 말했다. 아니, 물었다.


“왜 내 곁에 있겠다는 거야?”


“저희가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의 기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기억이었으니까.


“그날, 술을 마신 뒤로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시죠?”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술에 취한 당신은 제 앞에서 울었어요. 저희…아니, 우리 모두가 불쌍하다며, 이런 세상에서 싸우기 만을 위해 만들어져 전선으로 내몰린 저희와 일자리가 없어 돈을 벌기 위해 군대에라도 들어와야만 했던 우리나 뭐가 다르냐고…말이죠.”


술에 취해서 질질 짰다는 소리에 부끄러움이 밀려왔지만, 나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제가 본 인간들 중에서 바이오로이드를 그렇게 동정했던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겨우 그런 이유 때문이야?”


생각보다 너무나도 단순한 이유에, 나는 허탈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의 다음 말은, 그 허탈함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였다.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데에는 많은 것이 필요 없어요. 단 한 마디의 말, 단 한 번의 행동이면 충분하죠.”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그날, 당신이 제게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거예요. 죽은 자매들의 뒤를 따라가려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그런 말을 한 덕에 저는 망설이게 되었고…당신에게 호감이 생겼죠. 그래서 저흰 자연스레 몸을 섞었던 거예요.”


나는 아무 말없이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하룻밤 정도밖에 가지 않을 불장난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당신이 술김에 그렇게 말한다 해도, 바이오로이드와 피임 없이 한 정사를 책임지려 할 인간은 없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제 예상보다 훨씬 상냥했어요. 책임을 지겠다면서 당신의 집 주소를 저에게 건넸죠.”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내 웅얼거림에 가까운 대답을 들었는지,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바로 그런 점이에요, 보리스. 당신의 상냥함이 나를 구했어요.”


어디의 연애 소설에나 나올 법한 오글거리는 말이었지만, 그녀의 말에 짙게 묻어나오는 감정은 그녀가 말하는 것이 정말 하나의 꾸밈조차 없는 진심임을 알려주었다.


“…감옥에 갈 수도 있어. 몇 년, 어쩌면 십 년도 넘게. 그래도 혼자서 기다릴 수 있겠어?”


밖은 각박한 세상이다. 특히나 혼자 사는 바이오로이드에게는 더더욱.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며 혼자서 오랜 시간을 외롭게 살아야만 할 것이다.


그녀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저격수가 방아쇠를 당기듯 망설임 없는 태도로 답했다.


“당연하죠.”


“…그럼 됐어.”


그래, 그녀가 말했듯, 많은 것은 필요 없었다.


단 한 마디, 그녀의 한 마디가 나를 구해주었다.


 


…뭐, 그 뒤로 우리는 방으로 돌아갔고, 낮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여느 때와 같은 뜨거운 밤을 보냈다.


다음 날에는 어느 정도 기후에 적응이 된 우리는 신나게 섬을 돌아다녔다. 그 시간이 우리가 함께 보내게 될 마지막 시간이 될 수도 있었기에, 우리는 그 시간을 최대한 후회 없이 보내고 싶어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나흘 동안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러시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우리는 즐겁게 대화했다. 그 시간마저도 허비하기 아까웠기에.


그렇게 다시 러시아로 돌아온 우리는, 짐을 가지고 공항의 문을 나섰다.


아니, 정확히는 나 혼자뿐이었다. 발키리는 잠시 화장실에 들렸다 오겠다며 공항 안으로 잠시 되돌아간 상태였다.


미리 불러 놓은 택시를 기다리며 짐을 지키고 있던 나는 생각했다.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겠지. 내가 자수하면 경찰이 좋게 봐주기가 힘들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나는 내 앞에 웬 검은 승용차가 멈추는 것을 보았다.


이내 양복을 갖춰 입은 두 남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보리스 자이체프 씨?”


어떻게 저들이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나는 그들을 경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들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나를 향해 말했다.


“알렉세이 님이 안부를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과 함께, 두 남자 중 한 명이 품 속에서 권총을 뽑아 나에게 겨눴고, 이내 총성이 울렸다.


내 가슴팍에는 예리한 통증이 느껴졌고, 동시에 눈 앞이 붉게 점멸하더니 이내 몸이 기우는 것이 이어서 느껴졌다.


동시에 내 의식은 점점 내 몸에서 멀어지기 시작했고, 정신을 잃기 전에 나는 단 한 마디의 단말마조차 내뱉지 못한 채로 바닥에 부딪혔다.


바닥에 부딪히는 것과 동시에, 내 의식은 완전히 암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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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 끝.


이제 곧 하편으로 돌아오겠읍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라붕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