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용 뽀삐짤


글 처음 쓰고 내 필력이 많이 안좋아서 설정 오류나 많이 이상한 부분들이나 오타도 있겠지만 이해하면서 읽어줬으면 좋겠어. 

쓰다보니까 급발진이 되어버려서 두서없을수도 있다 양해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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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 전리품

 

XX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안녕하세요! 저는 앵거 오브 호드 소속의 E-16 탈론페더 165라고 해요. 며칠 전 오르카에 의해 구조되어서 이제부터라도 오르카의 하나하나를 기억하기 위해서 영상 기록을 남기려고요.

 

마침 오늘은 버뮤다 팀의 AL 팬텀 씨의 서약 날이네요. 평소에 같이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워 보이셨는데 사령관님과의 서약으로 같이 지내시는 분들이 많아지셨으면 좋겠어요.

 

사령관님과 팬텀 씨 두 분 다 행복한 표정이네요. 이제 밤에는....으흐흐... 그렇고 그런 뜨거운 밤을 보내시겠죠?

 

오늘의 영상 기록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서약식도 풀영상으로 찍었으니 말이에요.

 

XX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오르카 호에 와서의 두 번째 영상 기록이네요. 오늘은 자랑스러운 우리 사령관님에 대해 소개를 하고 싶어요.

 

우리 사령관님은 언제 봐도 멋있는 분이세요. 전투 지휘도 잘 하셔서 오르카엔 자원이 마를 날이 없다니깐요? 지금 오르카엔 사령관님과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이 1년동안은 먹을 식량이 있어요. 발할라의 안드바리 양이 기뻐하겠는데요?

 

최근에 사령관님은 풍족한 자원으로 전투뿐만 아니라 바이오로이드의 복지 등에도 신경쓰고 계신 거 있죠? 그 복지 정책의 일환이 서약인가 봐요. 정말 로맨티스트지 않나요? 우리 사령관님 말이에요. 

 

꽤 오래전부터 함 내 방송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신 목소리를 들려주시면서 지친 대원들의 심신을 치유해주시고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방송을 들어봤는데, 약간 끼이익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거 빼고는 다 좋았어요. 제가 귀가 좀 예민한 편이라 그런지 몰라도, 방송 대원들에게 물어봐야겠네요.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오늘은 여기까지만 남길게요.

 

XXXX년 XX월 XX일 날씨: 흐림

팬텀 씨가.....죽었어요.........

 

우리의 목적지에 대규모 철충 부대를 이끌고 있는 연결체 익스큐셔너가 나타났다는 정찰 결과가 들어왔고, 익스큐셔너의 역장을 부수려면 단시간에 많은 공격을 때려야 했기에 그 일에 적격이던 팬텀 씨가 출격했고, 익스큐셔너를 쓰러트린 뒤에 팬텀 씨도 결국......

 

슬픈 일을 기록하는 게 별로 좋지 못한 것인 건 알지만.... 이렇게나마 팬텀 씨를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사령관님은...... 팬텀 씨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하고 계세요. 서약까지 했던 바이오로이드인 만큼 상심이 크신 것 같아요. 팬텀 씨의 시신은 사령관님이 직접 묻어 주시기로 했어요. 팬텀 씨도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에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남길게요.......

XX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안녕하세요! 마지막 기록을 남긴 지 벌써 몇 개월이 흘렀네요. 팬텀 씨의 장례식 이후로 영상 기록을 남길 여유가 없었거든요. 다들 상심이 커서 저도 덩달아 영상을 남길 여력이 되질 않았거든요.

 

팬텀 씨가 죽고 난 이후 몇 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사령관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밝아지셨구요, 최근엔 둠 브링어의 멸망의 메이 소장님과 B-11 나이트 앤젤 대령 두 분 다 동시에 서약하셨다니깐요? 대체 어디서 반지를 살 자원들이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언젠간 우리 앵거 오브 호드의 칸 대장님과도 서약 해 주시겠죠? 빨리 서약 하셔서 두분이서 서로의 몸을 원하는 것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네요.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남길게요. 오늘따마 많이 피곤하네요. 그럼 이만!

 

XXXX년 XX월 XX일 날씨: 장대비

오늘은 밖에 비도 많이 오고 도저히 야외에서 뭐 할 상황이 아니라서 오늘은 임무가 없네요, 이런 날은 정말 정신없는거 있죠?

 

모든 인원이 모인 오르카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기 때문에 빨리 가서 취재를...... 사령관님?

 

"안념 페더야. 맨날 하는 영상 기록 남기고 있는거니?"

 

"네 사령관님. 이게 제 일이니까요,"

 

"그래. 너무 무리하진 말고. 또 뛰어다니다가 저번처럼 넘어질라."

 

"걱정마세요 사령관님. 이번엔 안 넘어질거라구요?"

 

"그래 그럼 취재 열심히 해."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들어가세요~~"

 

"페더도 어서 가 봐. 특종 놓칠라."

 

"네!"

 

오늘은 취재 중에 사령관님도 만나고 운수가 좋네요. 이 기운 받아서 칸 대장님도 빨리 서약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어 거기 잠시만요! 무슨 일인가요? 취재 좀 할게요! 저 호드의 탈론페더라니까요? 저 몰라요? 저 없으면 탈론허브도 안돌아가고 어? 그런다니깐요?

 

히잉..... 결국 시티가드 분들 때문에 취재도 못하고 시간만 날리고 그랬네요. 시간도 꽤 늦었으니까 오늘 기록은 여기서 끝낼게요.

 

XX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장대비가 쏟아지더니만, 오늘은 그런 일 없었다는 듯이 햇빛은 쨍쨍하게 내리쬐네요. 날은 이렇게 좋은데, 소식은 좋지 못하네요.....

 

며칠 전에 철충의 대규모 공습이 있었어요. 궃은 날씨에 대규모 공습이라니, 이보다 더 골치 아픈 일은 없었죠. 이때 멸망의 메이 소장과 나이트 앤젤 대령이 나선 거에요. 자기들과 둠 브링어라면 저런 놈들쯤은 다 지워버릴 수 있다고. 사령관님은 그녀들의 말을 듣고 그녀들을 출격시켰어요. 결과적으로 공습 부대는 물러났지만, 메이 소장이 도주 중이던 스펙터가 쏜 미사일에 요격되어 유폭되면서 근처에서 지원하던 나이트 앤젤 대령까지 함께 유폭에 휘말려 그만......

 

 사령관님은 팬텀 씨가 죽었을 때처럼 오열하셨어요.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조금 더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지 않으셨다면서 후회하고 계세요. 이번에도 두 분의 시신은 사령관님이 직접 묻어 주시기로 하셨어요. 외람된 말이지만 사령관님은 우리 모두에게 따뜻하신 분 같아요. 저희는 그저 소모품일 뿐인데... 바이오로이드 한기 한기 모두 다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시는 모습을 보니 사령관님은 정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멀리 가신 메이 소장님과 나앤 대령님도 사령관님이 마지막을 함께해 주셨으니까 좋은 곳에 가셨겠죠? 오늘은 여기까지 남길게요......

 

XXXX년 XX월 XX일 날씨: 안개

요즘 오르카 호에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어요. 반지를 받은 바이오로이드는 반드시 죽는다는 소문이. 저는 이곳에 온지 얼마 안되서 팬텀 씨와 메이 소장님 쪽 일만 알고 있었는데요, 이 전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나봐요. 

 

다른 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반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이 꼭 필요한 전투가 일어났고, 그 전투에서 전사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어요. 그 전투가 이상하리만치 자신이 없으면 굴러가지 않는 전투고, 요즘 전투 대부분이 위험한 철충이 많은 전투라서 다들 재수가 없는 것이겠거니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사령관님이 우리를 신경써주신다는 거니까 다들 별 말이 없는거겠죠? 반지를 받는다는건 그만큼 사령관님의 사랑을 더 받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어두운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은 이만 여기서 끝낼게요. 오늘은 호드 전 대원 회식이 있는 날이거든요. 빨리 가서 칸 대장님 옆자리 차지해야 돼요! 그럼 이만! 

 

XX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결국 그 날이 오고야 말았네요. 오늘은 사령관님과 칸 대장님의 서약식이에요. 예전에 들었던 소문이 좀 그렇긴 하지만, 우리 칸 대장님은 정말 강하시니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 두분 다 행복한 표정이네요. 정말 오랜만에 칸 대장님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얼마나 행복한 모습인지.... 이제 밤에는 서로 뜨거운 대화를 나누시겠죠? 이런 건 영상 말고 눈으로 직접 담는 거라고 했으니, 영상은 여기까지만 남기고 저는 눈으로 담으러 갈게요. 우리 칸 대장님은 특별하니까요, 흐흐. 그럼 이만!

 

 

 

 

 

 

 

 

 

 

 

 

 

 

 

 

 

 

 

허억.....허억........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칸 대장님이.....전사하셨다고요? 거짓말 치지 마세요! 어떻게....어떻게 그런..끔찍한 말을.... 하시는...하악...거에요...?”

 

“정말...정말 미안합니다 탈론페더 양. 유감입니다. 지금의 저에겐 이것밖에 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그 끔찍한 말 입에 담지 말아요! 칸 대장님은 어딨어요! 빨리 얘기해요!”

 

“지금 칸 대장님은 사령관님과 함께 계십니다. 누구도 근처에 접근하지 말라는 사령관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후....... 알았어요. 대신 사령관실에 들어가서 기다릴순 있죠? 당장 열어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사령관실은 지금 내 심정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정돈된, 정갈하던 사령관실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이런 일이 터졌는데도 평소의 모습을 간직하는 사령관실을 보니 어느새 등에 소름이 돋았다. 

 

근데.... 사령관실 러그가 원래 저 위치였던가? 

 

이때까지 사령관실이 찍힌 영상에선 러그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지금 저 위치가 아니라. 

 

설마...... 러그 밑에 뭐가 있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춰본 러그 밑에는 사령관실 바닥 재질과는 아주 다른, 이질적인 재질의 문이 있었다. 

 

이게...... 어디로.... 이어지는 문이지...? 오르카 내부도엔 이런 공간이 없었던걸로 아는데....?

 

그렇게 들어가본 문에는 작은 조명에 의지한 길고 긴 길이 있었다. 외길이었지만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길의 끝엔, 하얗고 넓은 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가......어디지......? 이런곳이 있을수가 있나.......?

 

하얀 방의 크기에 압도 되는 것도 잠시, 근처에서 나는 인기척에 나는 주위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인기척의 주인은........ 사령관님이었다. 

 

“사령관.....님....? 여기서 뭐하세요? 그리고 여긴 어디에요?”

 

“여긴 어떻게 들어온거지? 분명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명령을 했을텐데.” 

 

“사령관실에서 기다리겠다고 하고 들어와서 러그 밑의 통로를 봤어요. 도대체 여기는.... 뭐하는 곳이죠?” 

 

“여기는.....그녀들과 나의 잊지못할 ‘순간’ 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이곳을 다른 이에게 보여준 적도 오랜만이군. 닥터를 불러야겠어. 따라오겠나?” 

 

‘닥터....? 오르카엔 닥터는 없는걸로 아는데....?’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기에, 나는 순순히 사령관님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도착했던 방도 무지 컸지만, 사령관님을 따라 들어간 방에는 수많은 병들과...... 방 한가운데에 침대 하나와 탁자 하나. 침대에는 누군가가 누워 있는것 같았다. 침대 옆의 탁자에도 병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이건........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우욱!!! 우웩!!! 우웨에에에엑!!!

 

"이게...우욱! 씨발..... 뭔가요.......? 예!!! 뭐냐고요 이게 도대체가!!! 우웩!!!!"

 

“말했지 않나? 그녀들과 나의 소중한 ‘순간’ 이라고.”

 

“이게 무슨 순간이에요 순간!!!!!! 이건.... 이건 그냥 미친 개짓거리일 뿐이라고요!!!!!!!!!!!!!!!!!!!!!! 우우욱!!!! 우웩!!!” 

 

“설마...... 설마 저 벽들에 있는 병들도......다.......?”

 

“맞아. 저 병들 속에는 모두 그 ‘순간’ 들이 담겨있어. 아름답지 않아?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남겨진 그녀들의 모습이?” 

 

“이런...씨발.....이게.... 말이 돼요...? 아니...아니야.....사령.. 사령관님이 그럴사람이 아니에요...? 그죠? 그런거죠...?”

 

몸은 이미 봐버렸지만, 마음과 생각은 그것을 부정하고 어느새 침대 위에 뉘여진 인영의 하얀 천으로 손길을 옮기고 있었다. 

 

마치 잠들어있는 모습의 칸 대장님. 전투 상황으로 미루어 봤을 때 전사 후 수복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대장님의 왼손을 봤을 때, 나는 무너져 내렸다. 대장님의 왼손 약지. 뜨거운 사랑을 나타내는 것 같은 붉은 보석이 박힌 반지가 있어야 할 왼손 약지의 자리엔 잘려버린 흔적만이 남아 있었다. 

 

그 흔적을 봤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고, 직후 나는 사령관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이... 미친새끼야!!!!!!!!!! 쳐 돌았냐!!!!!! 너한테 바이오로이드는 수집품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냐!!!!!!!!!!!!!!!!”

 

인간에게 반항한다는 것의 여파로 모듈이 과부화되는 것을 느끼며, 그것을 견디며 나는 사령관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크...커...커헉....”

 

“미친새끼야.... 니가...니가 그 표정을 봤어? 칸 대장님이 반지를 받고,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미소짓던 그 표정을 봤냐고!!!” 

 

“꼭 칸 대장님이 아니었어도...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의 표정이라도 봤을거 아니야!!! 그걸 아는 인간이...... 이딴 짓을 벌여?!!!!” 

 

“니가...니가 사람새ㄲ..........

 

뭐에.... 맞은거지.... 힘이 안들어가....

 

“역시 닥터네. 급속마취약 약효가 좋은걸?”

 

“이거 10방이면 별의 아이도 눕는데, 바이오로이드라고 못눕겠어?” 

 

“아직 정신은 살아있는거 같으니 말해줄게. 다음 서약은, 너야.”

 

“씨...바......

 

“완전히 뻗었어. 지상으로 옮겨야겠네. 호드 애들한테는 페더가 실신했다고 하고 데려가라고 말해놓을거야.” 

 

“그래 오빠. 기억은 어떻게 할거야?”

 

“어떻게 할까? 어중간하게 처리하면 골치 아파질 상황이 나올거 같은데.”

 

“그냥 칸 전사 소식 듣고난 직후까지로 돌려놔. 다시 사령관실 올건데 뭐”

 

“알았어 오빠 그럼 다시 올라가야되는거지?”

 

“응, 다시 올게 조금만 더 수고해줘. 방송에 세뇌 주파수 강화하는거 잊지 말고.”

 

“알겠어. 그럼 다녀와”

 

“남는게 자원이고 반지인데, ‘순간’을 더 모아도 문제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