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무슨 일 있어? 왜 이리 표정이 죽상이야?"




자비로운 리앤, 한마디로 그냥 리앤이 사령관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말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가락은 사령관의 저린 부분을 잘 자극했다.




"폐하가 이렇게 고민하는 모습은.. 이유가 예상이 가지 않네요."




아르망도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표했다.




"새로운 인간이 걱정되는 거야?"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그렇다면 왜..?"




"..아니야, 괜한 걱정이겠지. 응. 난 괜찮아. 자, 새로 구출해 온 사람이 깨어났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깨어난 건 어제지만, 응, 다프네가 간호하고 있어. 어.. 아마도 몸상태가 성한 상태로 동면에 들어간 건 아닌 거 같아."




"그리고 폐하를 만나보고 싶어합니다. 가실련지요?"




"음.. 아르망, 네 생각은 어때..? 그가 원하는 대로 바로 가서 만나는 게 옳을까?" 




사령관이 아르망에게 물어봤다. 아르망은 잠시 손에 턱을 괴고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필히 이후에 생길 수도 있는 불화를 대비해 미리 위치를 공고히 해두려고 하는 것이시겠죠.. 제 생각에는, 벌써부터 그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나도 동감이야. 깨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우리 바이오로이드보다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할 수도 있지."




"리앤 너도 그렇다면.. 알겠어. 지금 가자. 3층의 의무실이지?"




"응, 켈베로스가 안내해줄 거야."




"좋아... 가지."




사령관이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갔다. 바깥에서는 8자로 돌고 있던 켈베로스가 헥헥거리던 중이였다.




"아! 사령관님! 헤헷.. 벌써 나오신 거에요?"




켈베로스가 살짝 땀이 흐른 머리를 사령관에게 부비적댔다.




"히히, 사령관님~ 원래 오늘 저랑 오르카호 5바퀴 산책하기로 했던 거 아시죠? 잊으시면 안 돼요!"




계속... 계속 부비적댔다.




"알겠어. 켈베로스. 가자."




"왕! 분부대로."




오르카 호의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다. 켈베로스는 자신이 어떻게 이 일을 맡게 되었는지에 관한 소소한 잡담을 꺼냈다.




"원래는 하치코가 이 일을 맡는 거였는데, 어제 기돈곤겪기가 되겠다고 점프했다가 머리를 쾅! 부딪힌 거 있죠? 그래서 제가 대신 나온 거에요!"




"알고 있었어. 하치코 녀석, "




하치코는 기동공격기를 동경한다. 그래서 골판지로 기동기의 장비도 만들고 하늘을 나는 걸 연습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중이다. 물론 그녀가 기돈곤겪기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자, 도착했어! 안에 말 소리 들리지? 그 인간님도 깨어났나 봐."




"알겠어, 고마워 켈베로스. 이제 방에 가서 쉬어."




"왕? 괜찮아? 그래도 호위 정도는 받아야 되지 않을까..?"




켈베로스가 걱정스러운 듯 말끝을 흐렸다. 물론 합리적인 걱정이였다. 그 인간이 심각한 동성혐오를 가지고 있어 사령관을 갑자기 죽이려 할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개인실에서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고 온 사령관은, 그에게 일단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일단 그 녀석을 믿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리앤도, 아르망도 말했으니까. 그리고 유사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다프네 하나로 충분할 거야."




"알겠어.. 그래도 나, 여기서 기다릴게! 혹시 사령관님에게 해코지라도 하려 한다면 불러! 내가 찌릿찌릿한 맛을 보여줄게!"




"음, 대 철충용으로 개조된 철봉으로?"




"..왕."




사령관이 켈베로스의 머리를 탁 쳤다.




"이 바보야.. 마음은 알겠어.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내가 그 남자보다 셀 거야."




그 말을 뒤로하고 사령관은 의무실의 문을 톡톡 두들겼다. 안에서 다프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주인님, 들어오셔도 돼요!"




문을 조심히 열고 안을 들여봤다. 안에는 다프네 말고도 닥터가 있었다.




"아니, 아직 일어나면 안 된다니까! 다른 오빠야, 아직 위험할 수 있어!"




"아니, 괜찮아. 다른 사람을 만나는데 예의를 갖춰야지. 거기다가 여기 대장이잖아."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 익숙했다.




"저, 음. 들어가겠습니다."




"아, 오빠! 마침 잘 왔어. 이.. 다른 오빠 완전 막무가내야! 내가 그렇게 더 누워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반갑습니다. 이 곳의 사령관이라고..."




"네, 음.. 부족하지만 대장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두 남자는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바라봤다.




그 남자는 갈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령관보다 약간은 키가 커 보이는 얼굴이였다. 사령관도 굳이 따지자면 잘 생겼지만, 사령관과는 다르게 남자도 나름대로 잘 생겼다. 서로 얼굴을 확인하며, 사령관은 침을 삼켰다. ..하지만.




"..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너 씨발 철남이 맞지? 이철남?"




"?"



"야! 나야! 네 친구! 김라붕!"




그는, 자칭 '사령관의 부랄친구' 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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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한달 전에 쓴 좆지랄 좀 구체화해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