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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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오르카호

   

소등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오로이드가 거의 잠든 시간

   

저 포티아도 항상 자고 있을 시간입니다만……

   

오늘은 주방의 휴게실에 손거울을 두고 왔어요.

   

그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몰래 일어났습니다.

   

밤의 오르카호도 이제 더 이상 무섭지 않습니다.

   

전 사령관이 있을때는 화장실이라도 가려다 혹시라도 사령관과 마주칠까봐 꾹 참았는데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을 나와서 식당으로 향합니다.

   

주인님은 ‘바이오로이드에게는 적당히 남는 재료로 적당히 만들어 줘라’라고 말씀하셨지만, 모두들 언제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주인님은 착한 사람입니다.

   

바이오로이드를 도구라고 말합니다만, 심한 짓은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뭐랄까, 귀여운 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말하면 혼날 것 같지만요.

   

   

"……어라?"

   

   

소완씨는 종종 소등시간 이후에도 좀 더 작업하는 일이 있습니다.

   

늦어도 12시에는 자라고, 주인님이 말씀하고 있어서 그 안에는 끝마치지만……

   

현재 시각은 밤 12시 반

   

원래는 불이 꺼져 있어야할 주방에서 빛이 새어 나옵니다

   

……소완씨?

   

   

"시, 실례합니다……"

   

   

저는 뒷문으로 살그머니 들어갑니다.

   

소완씨가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혹시 도둑!?

   

오르카호의 바이오로이드들 중에 있을리는 없을테고, 외부에서 침입한건가!?

   

   

모르는 바이오로이드가 오르카호에 위해를 끼치러 왔다면 어떻게든 막아야만 하는데!

   

만약 들켜서 공격 당해버리면 어떡하지……!

   

   

하지만……

   

저는 소완씨와 함께 이곳을 맡았습니다.

   

주인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저, 저도 어느 정도는 싸울 수 있으니까요!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도록 천천히 나아갑니다.

   

불빛은 하나 정도밖에 없고, 그것도 주방의 안쪽 같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 …………로군"

   

   

나, 남자!?

   

잘 들리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남자의 목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주인님이라는건데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시는 걸까요.

   

   

"……소첩의 ……이옵니다."

   

   

어라, 소완씨의 목소리도?

   

주인님과 소완씨가, 뭔가를 하고 있다? 그것도 이런 한밤중에?

   

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핫!?

   

서,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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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큭, 역시 좋은 몸을 가지고 있구만 소완"

   

"그,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소완의 가느다란 팔이, 커다란 팔에 붙잡힌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에게 거스를 수 없겠지? 으헤헤헤"

   

"누, 누구 아무도 없……읏!"

   

   

도망치려고 하는 소완의 가슴을, 사령관은 마구 주무른다.

   

그 풍만한 몸을 흔들어 몸부림치는 소완

   

   

"아침까지 시간은 잔뜩 있어, 즐겨보자고. 크크큭."

   

"흐읏!"

   

   

그리고 사령관의 손이 소완의 하반신으로 뻗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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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큰일이에요!

   

소완씨의 그 풍만한 신체가!

   

사령관의 마수에 걸려버리고 말아요!

   

나도 아직 주인님과 못했는ㄷ……가 아니라 강압적인 것은 나빠요!

   

주인님은, 지금의 사령관은 그런 분이 아니라고 믿고있었는데……

   

정말로 저희들을 위해주신다고 생각했는데!

   

   

그, 그치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만 소완씨가!

   

짤그락짤그락……

   

   

이건 금속음!?

   

금속끼리 접촉하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어요!

   

한밤에 사령관에게 덮쳐지는 소완씨

   

그 상황에서 도출되는 소리의 정체는……!

   

   

벨트를 푸는 소리!?

   

지, 진짜로 위험해요!

   

정말 존경하는 소완씨가!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소완씨가!

   

   

……

   

   

각오는 완료했습니다……

   

비록 바이오로이드로서의 제약이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예전의 그 무력했던 감정을 두 번 다시 느끼고 싶진 않아요!

   

소완씨는 내가 지킨다!

   

   

"소완씨를 놔주세요, 사령관! %#$@!"

   

"에?"

   

"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령관이 몰래 간식을 먹으러 와서

   

소완씨가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던 것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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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포티아. 각오는 되어있겠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바이오로이드의 소등시간도 지날 무렵

   

소완한테 시켜서 몰래 즐기려고 했었는데

   

이 녀석은……

   

   

   

 

"주인이시여. 이 아이도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닐 것이옵니다."

   

"하지만 절대 봐서는 안되는 것을 봤다"

   

   

내가 새벽에 식당에 온 이유

   

그건 단순히 ‘내가 단 것을 먹고 싶어서’다.

   

당분은, 내 학대를 위한 뇌에 필수불가결!

   

   

하지만, 나는 병기들을 관리하는, 이른바 공포의 상징

   

그런 놈이 대낮부터 꼬맹이 바이오로이드들과 섞여 단 것을 먹는다.

   

그렇게 되면 무시당할 게 뻔하다

   

그래서 겉으로는 단 음식을 싫어하는 척하고, 새벽에만 먹고 있었다.

   

소완을 협박해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말이야.

   

그렇게 최고의 스위트 타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군, 최후의 수단이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요?"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약점을 잡아 입막음을 한다!

   

   

"이것은 보이스 레코더다"

   

"엣"

   

   

난 늘 이것을 가지고 다닌다.

   

여러가지로 학대에 ‘편리’하니까

   

그리고 포티아, 크크큭……

   

   

"소완씨를 놔주세요, 사령관! %#$@!"

   

"잠깐!?"

   

"어머나……"

   

   

크크큭, 아까 네놈의 초의미불명한 발언, 확실히 녹음 됐구나!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이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여자로서의 감성을 지닌 네가 말해도 좋은 말은 아니다!

   

   

"이 음성이 뿌려지고 싶지 않다면…… 알고 있겠지?"

   

"네, 네에……"

   

   

크크큭, 완벽하군.

   

이런 불의의 사태도 대비해야만 진정한 학대마스터라 할 수 있지

   

이걸로 포티아 녀석도 나에게 거역할 수 없다!

   

   

"이제부터는 너도 소완에게 협력해라"

   

"저, 저도, 말인가요?"

   

"아아, 너는 크림빵을 만들어서 나에게 바쳐라!"

   

   

소완의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는 최고로 맛있다

   

하지만, 이 녀석의 크림빵도 그에 필적할 만큼 맛있다.

   

우연이라 해도, 포티아까지 내 수중에 들어왔다.

   

전화위복이구만!

   

   

"……네!"

   

"좋은 대답이군. 크크큭"

   

   

아무래도 단념한 것 같다.

   

좋구만, 좌절에 빠진 표정은

   

   

"그럼, 잘 먹었다"

   

"네"

   

   

접시와 스푼은 씻지 않는다.

   

당연히 이 녀석들에게 떠넘긴다!

   

   

"잘 자라 너희들. 좋은 꿈 꿔라."

   

   

당분을 흡입하니 기분 좋구만!

   

크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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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완씨"

   

"무슨 일이옵니까"

   

   

저는 사령관이 떠난 뒤, 소완씨와 함께 뒷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1시쯤에는 잠자리에 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님은…… 귀엽네요."

   

"후후, 그렇사옵니다."

   

   

단 것을 너무 좋아하는 주인님

   

그것을 들키는 것이 부끄러웠던 주인님

   

하지만.

   

   

"그래도 그건 너무했어요!"

   

"하지만 그런 말을 한 것이 잘못 아니겠사옵니까."

   

   

윽, 그건 그렇습니다.

   

그 때의 저는, 너무 긴장하고 감정에만 몸을 맡겨버려서 어딘가 이상했다구요.

   

감쪽같이 부끄러운 약점을 잡혀버렸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럼 소완씨는, 뭘로 협박? 당한건가요?"

   

"…………끝났으니 슬슬 돌아가면 될 것 같사옵니다."

   

   

소완씨

   

왜 말을 돌리는 건가요

   

   

"가르쳐주세요, 소완씨의 약점!"

   

"후후, 비밀이옵니다."

   

   

그치만 저만 알려진 건 너무 불공평해요!

   

 

"……좀, 그렇사옵니다."

   

"흐음……"

   

   

뭔가요 그 표정은

   

조금 부끄러운 듯 요염한 모습이라니

   

……궁금합니다!

   

   

"괜찮지 않습니까. 소첩도 마찬가지로 주인의 약점을 쥐고 있사오니."

   

"주인님의, 약점?"

   

   

그 사람에게 약점 같은 것이 있던가요.

   

언제나 강하고 상냥하다고 생각되는데

   

   

"……이걸 보시옵소서."

   

"아앗"

   

   

소완씨가 꺼낸 것은 한 장의 사진

   

전에 탈론페더씨가 구입한, 카메라에 찍힌 것

   

거기에 찍혀 있는 건

   

본 적 없는 미소를 지으며, 술을 마시고 있는 주인님이었습니다.

   

   

   




"……근데 이거 도촬 아닌가요?"

   

"쉿, 비밀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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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협박까지 하면서 불쌍한 바이오로이드들을 마음대로 부려먹다니...

   

그래서 소완의 약점과 %#$@은 각자의 상상에 맡깁니다. 월클클.

안드바리였으면 틀림없이 사령관님 바보똥개였겠지?

   

   

넘모 늦어서 죄송함니다. 근래에 너무 바빠서 쓸 시간이 없었슴
그래도 3월 끝나기 전엔 하나라도 써야겠다했는데 3월 마지막날이 될줄이야 엌

   



사실 옴니버스식 구성이 강한 작품이니 이대로 존버하면 슬그머니 묻힐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기다리고 있다는 댓글이 달리더라구. 이런 똥글에 그런 댓글이 달릴줄이야 ㅠ

이 바다의 유미. 일생일대의 불찰, 이 바다의 유미의 눈으로도 읽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