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g : 오네쇼타 ※


※ 라스트오리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평행세계관 일상물 야설입니다.



 

오르카 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 회사의 존재를 모르는 이는 없다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로 오르카는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며, 특히 IT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창업주이자 회장인 아이언 B. 오르카의 성을 따서 설립한 오르카 사가 십여 명의 작은 스타트업에서 전도유망한 대기업으로 떠오르는 데는 고작 십여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이언은 혁신에 가까운 아이디어와 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하여 회사의 몸집을 불려 나갔고, 그 결과 세계 각지에서는 오르카 사의 로고가 붙은 전자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신이 그 동안 받았던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가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수익의 일정 부분을 각종 교육기관과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모두가 모범적인 기업가의 모습이라고 칭송했다.

그런 그가 한때 신드롬까지 일으킬 정도로 인기 있었던 여배우인 세레스티아와 결혼했을 때 전 세계의 언론이 대서특필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부부 관계도 원만하여 두 명의 딸을 얻는 것도 금방이었다.

아이언 본인은 자신의 기업을 이을 후계자가 아들이길 바랐기 때문에 딸만 둘인 것을 아쉬워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아들을 낳는 것도 문제없을 거라며 더 열심히 아내와 두 딸들을 위해 일했다.

그래서 이 앞날이 창창할 것만 같았던 기업가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그의 가족을 포함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 〃 〃

 

두 분 모두 이렇게 늦은 시간에 모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사모님. 제일 상심이 크실 텐데 몸소 자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밤중에 긴히 할 이야기라니… 무슨 문제입니까?”

 

한층 수척해진 얼굴의 세레스티아가 홍련과 용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두 사람 모두 회사의 창립 때부터 아이언과 함께 한 이들로 그의 가장 큰 신임을 얻고 있었던 임원급 직원이었다.

경영 능력도 뛰어나 신입과 임원을 가리지 않고 가장 큰 지지를 받았으며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혼란을 침착하게 수습한 덕분에 오르카 사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네, 회사의 후계자 문제에요.”

 

세레스티아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다음 그렇게 운을 떼면서 설명했다. 홍련과 용 역시 어느 정도 예감하고 있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며 세레스티아의 다음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두 분이 잘 해 주고 계신 건 알고 있지만 남편의 뜻도 있고, 저희 가족에서 정식 후계자가 나와야만 두 분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지 않을 거에요.”

그 부분에선 저도 동감해요. 회장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바람에 얼떨결에 회사를 맡게 되었습니다만… 이대로 계속 있기에는 영 불편해요.”

저도 회장님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희를 끔찍히 아껴 주셨으니 이대로 회사를 계속 맡기에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세 사람의 의견은 일치했다. 비록 죽었다 해도 창립 초기부터 함께해 왔던 그를 배신한다는 건 그녀들의 양심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두 명의 단호한 대답에 세레스티아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좀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엘븐과 다크엘븐은 딸인데다가 회사를 경영하는 쪽에도 별다른 흥미가 없어 보여요. 그이는 외동아들이어서 변변한 친척도 없고…”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겠군요.”

네. 입양… 밖에 없지요.”

 

어느 정도 답이 정해진 홍련의 물음에 세레스티아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입양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입 밖으로 꺼냈다.

비록 혈육은 아니더라도 죽은 남편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에서도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고, 가능성이 엿보이는 아이를 입양하여 제대로 교육만 해 준다면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다행히 그이가 생전에 꾸준히 후원한 사회단체 중에는 고아원도 여러 군데 있었어요. 그 중에서 입양할 아이를 물색할 거에요.”

사모님의 의견이 그러시다면 따라야겠지요. 돌아가신 회장님께서도 사모님의 결정을 존중하실 겁니다.”

후훗, 그렇지요…. 그이처럼 배려심 많고 따뜻하고, 멋있는 아이였으면 좋겠어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모님. 저희가 책임지고 좋은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용의 자신만만하고 믿음직스러운 말에 세레스티아는 비로소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 죽은 남편의 뜻을 조금이라도 이루려면 좋은 아이를 입양해서 남편을 사랑했던 것만큼 그 아이에게 사랑을 쏟아 주리라 다짐했다.

 

〃 〃 〃

 

저는 부모님이 없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누군지 모른다고 하는 편이 맞겠네요.

제 기억의 시작은 지금 생활하고 있는 이 ‘낙원 보육원’입니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보육원의 주인인 마키나 원장님은 모든 아이들을 차별 없이 세심하게 보살펴 주시고, 큰 재단에서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 줘서 부족함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보육원 안에 있는 친구들이나 동생들과는 부모님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문제될 것이 없지만, 학교에서는 종종 친구들이 부모님과 관련된 주제를 꺼내기 때문에 대화에 제대로 끼지 못하는 점 정도일까요?

그래서 저는 학교 친구들과는 일부러 말을 잘 섞지 않습니다. 괜히 민감한 주제를 건드리면 둘 다 곤란하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 편이 저를 위해서도, 친구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친구들은 보육원에도 많이 있으니까요.

예전엔 제 진짜 부모님이 누군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십 년이 넘도록 찾아오지 않은 걸 보면 아마 돌아가셨든, 사정이 있든 못 찾아올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어느새부턴가 잊게 되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기 힘들다는 것 정도를 빼면 지금의 생활이 그렇게 나쁘지 않기에 저는 고아원 내의 친구들과 동생들과 함께 마키나 원장님의 보살핌 아래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변화 없이 평범하게 흘러갈 것만 같았던 제 생활에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된 건, 4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로렌스, 잠깐만 이리 와 볼래요?”

네!”

 

마키나 원장님이 원장실 앞에서 저를 부릅니다. 잰걸음으로 달려가면서 원장님의 표정을 보니 유난히 밝아 보입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앞에 다가가 서자 원장님은 허리를 숙여 제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로렌스랑 이야기하고 싶다는 분이 찾아오셨어요.”

정말요? 누구신데요?”

원장실에 들어가 보면 만나볼 수 있어요. 아마… 로렌스한테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일이라니. 혹시 친부모님이 찾아오기라도 한 걸까요? 아니면 종종 다른 집에 입양되었다며 보육원을 떠나간 다른 친구들처럼, 저도 그렇게 되는 걸까요? 저는 여러 가지 상상을 품으면서 기대감에 부푼 채로 원장님을 따라서 원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안녕하세요. 로렌스 군… 이었죠? 만나서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들어가니 정장을 입은 붉은 머리의 여성분이 일어서서 저에게 인사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성숙한 기품이 느껴져서 저도 따라 인사한 다음 그분의 앞에 마련된 자리에 앉습니다. 원장님 역시 저와 여성분의 사이에 위치한 자리에 앉으십니다.

 

제 소개를 해야겠죠? 홍련이라고 해요. 오르카 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죠.”

 

미모의 여성분은 자신을 홍련이라고 소개하면서 제 앞에 명함을 내밉니다. 깔끔한 디자인의 작은 명함에 적힌 ‘CEO’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갑자기 홍련 씨가 대단한 인물처럼 느껴져 긴장감이 몸을 감쌉니다.

 

우와아…”

로렌스에 대한 이야기는 원장님께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학교 성적도 좋고, 보육원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구요.”

헤헤… 조금 부끄럽네요.”

 

대단한 사람이 칭찬을 해 주니 괜히 머쓱하고 부끄러워져서 뒷덜미를 긁으며 얼굴을 붉힙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던 홍련 씨와 원장님이 쿡쿡거리며 웃음꽃을 피우시더니 홍련 씨가 다시 말을 이어갑니다.

 

이렇게 로렌스를 직접 만나보고자 했던 이유는 로렌스를 입양하고 싶어서에요.”

입양… 이요?”

네, 로렌스도 오르카 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죠?”

네.”

 

보육원에 후원되는 대부분의 물품들의 박스에 오르카 사의 로고가 붙어 있는데다가, 전자제품 역시 오르카 사의 제품들을 보육원 밖에서도 늘 볼 수 있습니다. 모른다고 하면 거짓말이거나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일 겁니다.

 

최근 돌아가신 오르카 사의 회장, 아이언 오르카 씨께선 오르카 사를 이을 사람은 꼭 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알고 있다시피 딸만 둘 있는 상태로 돌아가시고 말았죠.”

그럼 제가 입양되는 곳이…”

네, 로렌스가 오르카 일가의 아들이자 후계자가 되는 셈이죠. 성적은 물론이고 외모, 인성까지 모두 합격점을 받은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로렌스랍니다.”

 

세계적인 기업인 오르카 사를 소유하고 있는 가문의 양자로 들어간다니, 세상 어느 곳을 찾아봐도 이만한 행운은 좀처럼 없을 겁니다. 침착함을 유지하려던 제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 것을 보던 홍련 씨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갑니다.

 

로렌스의 동의만 있으면 돼요. 사는 곳은 물론이고 학교도 옮기게 되겠지만 로렌스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오르카 가의 모두가 도와줄 거에요.”

 

모든 조건이 거절하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마음 같아서는 당장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홍련 씨를 올려다보며 물었습니다.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부탁만 들어주시면 대답해 드릴게요.”

네, 뭐든지 말하세요.”

 

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다음 내쉬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입양을 위한 조건을 조심스럽게 제시합니다.

 

주기적으로 여기에 오는 걸 허락해 주세요.”

 

학교 친구들과는 접점이 크지 않기에 전학을 가는 것은 아쉽지 않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생활해 온 친구들과 믿고 따르던 동생들을 남겨두고 혼자 떠나 버리기엔 너무 미안해서 그나마 주기적으로라도 여기에 방문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물론이에요. 후원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고, 자주는 힘들더라도 이곳에 꾸준히 방문할 수 있도록 해 줄게요.”

네, 그럼 좋아요. 저도 입양에 동의할게요.”

 

홍련 씨는 미소와 함께 제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다음 책상에 있던 서류 중 하나와 펜을 제 쪽으로 내밀면서 아래쪽에 있는 서명란 중 하나를 가리킵니다.

 

여기에 서명하면 로렌스를 오르카 가의 아들로 입양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요.”

 

저는 망설임 없이 홍련 씨가 내민 펜을 받아들고 서명란에 이름을 씁니다. 이어서 그 서류에 마키나 원장님이 서명을 하고, 마지막으로 홍련 씨가 그것을 검토한 다음 서류봉투에 집어넣은 다음 이야기합니다.

 

며칠 후에 여기로 로렌스를 데리러 올 거에요. 그럼, 그 때 보도록 해요. 로렌스 오르카 군, 아니… 도련님.”

네, 나중에 봐요.”

 

홍련 씨가 그렇게 보육원을 떠나고 나서도 저는 한동안 그렇게 대단한 집안의 양자로 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송별회를 하면서도 자고 일어나면 사실 다 꿈이었고 보육원에서의 일상이 계속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정말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차에서 안경을 쓴 메이드가 내려서 도련님을 모시러 왔다고 말할 때가 되어서야 제가 꿈을 꾼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대저택의 모습에 놀라는 것도 잠시, 새로 가족이 될 엄마와 누나들도 만나고, 제 수발을 들어 줄 거라는 전속 메이드까지 소개시켜 주는 과정이 진행될수록 이곳의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생활하는 장소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난생 처음 갖게 된 엄마와 누나들과도 친해져야 하는 데다가 새로 입학하게 될 학교의 진도도 따라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생활상과는 전혀 다른 일들이 펼쳐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홍련 씨… 아니, 홍련 누나의 말대로 세레스티아 엄마와 엘븐, 다크엘븐 누나들은 저를 원래부터 친아들, 친동생이었던 것처럼 허물없이 대해 주었고 집안의 메이드 누나들도 저를 세심하게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런 노력들 덕분에 저는 오르카라는 성을 새로이 얻고서도 탈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주기적으로 보육원에 들러서 친구들과 동생들을 만나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그렇게 일 년 정도 생활하면서 이 저택에서의 생활도 익숙해졌을 때쯤, 저에게는 또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집안에 있는 수많은 누나들, 심지어 엄마를 보고서도 꼬추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오네쇼타에 미쳐서 또 하나의 시리즈를 시작해 버렸다.

원래 쓰고 있던 시리즈가 막혀서 일단 간보기 겸해서 프롤로그 짧게 올려봄.

현대랑 비슷한 배경의 일상물이지만 야설이 항상 그렇듯 섹돌들은 다 야스에 적극적일 예정임.

라오 세계관에 떨어졌다면 사령관이 되었을 도련님인 로렌스의 운명은 억떡계 될까오?



오타나 오류, 어색한 부분 등은 항상 피드백 받고 있음.

언급된 등장인물들 외에 특별한 컨셉이 없는 이상은 대부분은 학교 선배나 재벌가의 인맥? 같은 관계로 처리될 예정임.

소재 추천도 받고잇슴


※ 주인공 외모도 대충 픽크루로 만들어 뒀는데 너무 자캐딸 같아서 일부러 안 올렸슴.

괜찮다는 의견 많으면 다음 화에서 공개해보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