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족고수가 아니라 고수 풀때기야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취미로 텃밭 가꾸시는데, 고수 먹을만큼만 조금만 키워야지 했는데 예상보다 작황이 과도하게 좋았대

집안 제사 때 시골 갔다가 고수를 왕창 받아왔는데 이게 처치 곤란인거지. 가족 중에 고수 먹는 사람이 아버지랑 나밖에 없는데, 나는 고수 있으면 좀 먹는거지 잘 먹는 편은 아니거든. 여튼 자취하는 나도 역할분담하듯이 한무더기 받아왔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고민하다가 주변사람의 도움을 받기로 함. 친구 중에 고수 좋아하는 놈이 있는데 일단 자기한테 가져오라 하더라고. 중국요리와 함께 먹어보고 그래도 남으면 쌀국수에 넣어서 먹는다고

물만두, 어향육슬, 마라닭날개, 매운바지락볶음. 뒤로 보이는 술은 보드카 미니어처, 이과두주, 여수밤바다소주

고수 그냥 먹으면 비누향 같은 게 거부감들어서 잘 못 먹겠던데, 맛과 향이 강한 중식이랑 먹으니까 의외로 잘 먹을 수 있더라구. 집에서 받아온 고수가 꽤 많았는데 한 끼만에 다 먹었어. 물론 대부분은 잘 먹는 친구가 다 먹었지만. 토끼인줄ㅋㅋ

어떻게 마무리를 짓지? 사실 고수랑 응카족이랑 엮어서 잡담하고 싶었어. 라붕이들 좋은 밤 보내고, 야식이든 내일 식사메뉴든 맛있는 거 먹길 바랄게. 고수 맛있게 먹는 방법 알면 알려줘도 좋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