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칼날을 가는 좌우좌 (프롤로그?) 

품어온 복수의 칼날이 번뜩이다 (매움)

위 두편의 외전격 입니다 

이건 덜 매울지도

원래 전편에 이것까지 포함해야 했는데 허접한 실력때매 아예 둘로 나눴다구

이런 병신쉨ㅋㅋ



좌우좌는 눈물로 얼룩진 일기장을 덮으며 상상했음

그리폰은 어디까지 눈부셔 질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미소짓고 있다는 것을 깨닳은 좌우좌는 주먹을 꽉 쥐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음


점점 더 빛이 나는 그리폰을 몰래 지켜보다 포기하려고 한게 한두 번이 아니었음

언제는 자신이 주제도 모르고 혼자 그리폰과 친구라고 생각한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음

그런 마음이 들 때 마다 좌우좌는 미리 녹화해둔 그리폰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음


자료는 자신의 일기 뿐이었지만 정상에 오른 그리폰을 끌어내리는 데는 충분했었음 

자신이 넌지시 자료를 넘기자 마자 늑대같이 달려들어 그리폰을 헐뜯는 무리를 보자 좌우좌는 혐오감에 구역질이 나 자리를 피했음

가쉽거리 만으로 그리폰을 혐오하는 대중들을 보자 슬슬 인간불신이 오는 것 같기도 했음


그렇게 몇일이 지나지 않아 그리폰을 관찰하던 중 그리폰이 자신을 독방으로 옮겨달라 요청하려는 걸 알게 되었음

역시나 그리폰이 자신의 예상대로 움직이자 좌우좌는 얼른 사령관실로 달려가 다짜고짜 사령관의 품에 안겨 앙탈을 부렸음

사령관도 처음엔 영문을 몰랐지만 언제나 처럼 좌우좌와 놀아줬음

그 와중 사령관은 좌우좌가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을 어렴풋 보게됨

사령관이 무어라 하려는 순간 문이 열리고 그리폰이 들어왔음

정말 오랜만에 그리폰을 마주한 좌우좌는 한동안 그리폰을 빤히 쳐다봤음

그리고 그리폰이 독방을 배정받자 그곳의 위치른 똑똑히 기억해뇠음


좌우좌는 독방에 틀어박힌 그리폰을 매일같이 관찰했음

이따금 야간 순찰을 도는 브라우니들이 그리폰의 방문을 걷어차며 킥킥 대었고 그걸 볼 때마다 좌우좌는 그 브라우니들의 비밀을 캐내어 마리에게 익명으로 전송했음


다음 계획을 위해 그리폰을 쫒아내고 재기하려는 스카이나이츠를 찾아갔음

스카이나이츠는 좌우좌를 보자 가식적 웃음을 띄우며 도망친 그리폰을 대신해 미안하다 사과했음

좌우좌는 헛구역질을 참으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공연때 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봤음

스카이나이츠는 물론 괜찮다며 원한다면 매 공연마다 1열석도 구비해 줄 수 있다하며 좌우좌를 다독였음

찍은 사진은 어디에 쓸거냐는 질문에 좌우좌는 소중한 친구를 위한 선물이라고 대답했음

그렇게 좌우좌는 매 공연 때 마다 1열에서 몇장의 사진을 찍어 그리폰의 방에 몰래 한장씩 가져다 넣었음

처음 넣었을때 갑자기 그리폰이 튀어나오자 숨을죽여 정화조 옆에 숨으니 옛날에 하던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나 좌우좌는 가슴 언저리가 간질간질 했음


사실 그 사진에는 그리폰이 몰랐던 비밀이 있었음

좌우좌는 언제나 1열에서 찍어 뒤편의 관중들이 보이지 않아 스카이나이츠가 예전만큼의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었고 그걸 알릴 필요도 없을 뿐더러 알리고 싶지도 않았음

 좌우좌는 매일 아침 일찍 사진을 그리폰 방에 넣어두고 방 안에서 들리는 그리폰의 흥얼거리는 소리를 따라 흥얼거리며 돌아가는 것이 일과가 되었음


몇주 뒤 좌우좌는 이쯤이면 됐다싶어 그리폰의 방에 사진을 가져다 놓는 것을 그만두었음

처음 몇일은 계속해서 그리폰의 방에 찾아갔었음

하지만 그리폰의 흐느낌이 방에서 들려오자 당장 방 문을 열고 그리폰을 껴안아 같이 울고 싶다는 충동이 일엇났고 좌우좌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그녀와 이번 생의 인연을 끊은 건 자신이기에 그런 짓은 하면 안된다며 계속해서 되뇌이며 또 몇주간 찾아가지 않았음


몇주 뒤 더이상 시간을 끌면 그녀가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좌우좌는 두장의 쪽지를 준비해 하나는 구조요청과 함께 사령관실에 하나는 그리폰의 방에 두고는 오래전부터 준비한 단검과 일기장을 말없이 몇분간 쳐다 보다 눈가를 훔친 후 자신이 예고한 2번 자재창고로 찾아갔음


만약 그리폰이 자신의 배가 아닌 목이나 다른 급소를 찌르면 어쩌지 생각했지만 자신의 시체를 본 사령관은 그리폰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에 그것도 그것대로 비참한 자신들에 맞는 결말이라 생각하며 기다렸음

얼마 안가 푸석한 머리는 자르지 않아 허리까지 오고 새 보급을 받지 못해 다 헤어진 유니폼을 입은 그리폰이 비틀거리며 창고로 들어왔음

좌우좌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그리폰을 맞이했음


좌우좌의 생각대로 일부러 성질을 긁자 그리폰은 아이처럼 펑펑 울며 자신을 왜 이꼴로 만들었냐고 절규했음

좌우좌는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하자 생각하며

자신을 그리폰에게 어떤 감정도 없고 그저 그녀가 자신의 주제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음

그 대답에 누구보다 서럽게 우는 그리폰을 보던 좌우좌는 다시 결심이 흔들리기 전에 단검을 꺼내 그리폰을 도발 하였음


좌우좌는 복부에 뜨거운 감각을 느끼며 쓰려젔음

아무리 일기장이 두껍다고 한들 날카로운 단검을 전부 막아주진 못했음

그래도 숨을 쉬며 말을 하기엔 충분했기에 단검이 빠지지 않아 당황하는 그리폰에게 블라우스를 풀어해쳐 일기장을 보여줬음

그리폰이 일기장을 알아보고 크게 당황하자 자신도 모르게 배에서 흐르는 피만큼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좌우좌 본인은 알아채지 못했음

이제 끝이 다가온다고 직감한 좌우좌는 환한 얼굴로 그리폰에게 이제 사령관이 올거라고 하며 안대를 벗어 그리폰의 눈에서 빛을 앗아갔음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구르는 그리폰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앉으니 사령관이 발키리를 대동한 채 창고 문을 열었음

나지막한 한숨을 내쉰 좌우좌는 준비한 대로 연약한 자신을 연기하며 그리폰을 유인했음

그러나 그리폰의 초점없이 탁해진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며 다가오자 연기가 아닌 참았던 비명을 질러버림

그 순간 격발음과 함께 그리폰은 앞으로 고꾸라지며 바닥에는 피웅덩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음

자세히 보니 피웅덩이는 그리폰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서 흘러나오는 피로도 채워지고 있었음

일기장이 막아줬지만 좌우좌의 작은 체구는 내장이 쉽게 다쳐버렸음

피를 너무 많이 흘려 현기증이 나는걸 무시하고 좌우좌는 마지막 숨을 내뱉는 그리폰의 머리를 무릎에 뉘인 후 끌어안았음

그리고 그리폰의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그녀가 자신에게 해줬으면 했던 상냥한 말투로 속삭였음


"넌 과거를 잊을 지라도, 과거는 절대 널 잊지 않아.

이것 봐, 과거가 보기 싫어 내다버린 부서진 거울조각은 결국 네 심장을 도려낼 비수가 되어서 돌아왔어.

그럼 잘자 친구야, 곧 따라갈 테니까.

다음생도, 그 다음 생에도, 또 그 다음 생에도 난 너와 친구가 될꺼야.

그럼 그때는 날 봐주겠니?


하핫, 더이상 거짓말은 못하겠어. 그리폰, 듣고 있어?

나 니가 날 돌아봐 주지 않아도 좋아. 다음 생도, 그다음 생도, 또 그 다음 생도 난 언제나 널 바라볼거야. 만약 니가 날 돌아봐 주면 그때는...모든걸 잊을 정도로 기쁠 것 같아.

그러니까...미안해 흐윽...정말 정말 미안해 흑...내가...나만 생각해서 흐윽...그리폰을 아프게했어...흐으윽...나 혼자 괴로워하고 나혼자 절망하면서...그리폰이랑 얘기해볼 생각도 하지 않았어 흑...그리폰이 나쁜거라고 믿고 나혼자 인연을 놓아버렸어...흐아아아앙! 켁! 콜록, 콜록! 그리폰...나좀 봐...나 피나.. 그리폰? 그리폰! 날 두고 가지마!...제...발...날......두..고.. "


사령관이 다가왔을땐 이미 좌우좌는 이미 숨을 거둔 그리폰의 손을 꼭 쥔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음




어제 즉흥적으로 쓴 그리폰 과거세탁 실패글이 뇌절쳐서 여기까지 왔음

밤에 자기 전에 대충 써놨는데 밤이라 그런지 센티멘탈하네

좌우좌가 보기에 주변이 전부 부정적인 것은 본인의 심리상태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리폰이 좌우좌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마음대로 생각해도 됨 

진찌로 호구로 봤을 수도 있고 삶이 너무 고달픈 나머지 신경 못써준 것일 수도 있고

일단 인터뷰에서 친구같은거 없었다고 했을 때 속으론 확실히 좌우좌를 생각하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