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건 스피카. 처녀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래."

그녀는 별자리 책을 무릎에
펴고 맑은 밤하늘을 손가락 끝으로
가리켰다.

"xxx는 어떤 별자리야?"
"음...생각해보니...나와 자매들은 생일이 없네."
"..."

생일이 없는 그녀들.
밤 하늘의 별자리마저 허락받지 못한
인공생명체.

그녀의 말끝은 씁쓸함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미소를 보여주는 그녀.
인간이 창조한 피조물은 이토록 불완전하며,
인간을 위해 배려한다.

"그럼. 내가 너희의 생일을 정해줄게."

나는 그녀와 함께 밤하늘을 보며 말했다.

살짝.
그녀의 손 끝이 내 손에 닿는다.
조금씩 손이 겹친다.
함께 손을 포개고 바라보는 밤하늘.

"흠...xxx는 나와 ..."
"맞아. x월 xx일에 사령관과 처음 만났지."
"그러네. 그 날이 xxx의 생일로 하자."
"후훗."

그녀가 기분 좋다는 듯이 웃는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그녀.
저 아름다운 눈동자엔, 나의 세상이 담겨있다.

"그거 알아? x월 xx일은 처녀자리야."

그녀는 살짝 볼을 붉게 물들이며
수줍은듯 나를 바라본다.

"넌 스피카보다 밝게 빛나니까."

그녀를 처음 만난 뒤 눈동자에 이끌려
어느덧 여기까지.
두 사람의 거리는 어느새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거리.

심장의 고동이 느껴지는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녀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포개진 서로의 손.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달과
그 옆을 빛내주는 처녀자리의 별들.

밝게 빛나는 스피카.

그리고 내 앞엔, 스피카보다 밝게 타오르는
그녀.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는 그녀와 나.

그리고...


<<공습경보-! 공습경보--!>>

"사령관!! 내 뒤로 와!!!"

***

"으아아아악!!"
"사령관!!! 일할 때는 일 좀 하라고!!!"

붉은 머리카락의 그녀.
메이는 오늘의 부관이다.

"진짜 업무를 보다가 졸아서..뭐 꿈이라도
꾼거야 뭐야!"
"메이 미안...좀...꿈을 꿨는데 말야..."
"하...정신차리라고!"

그녀의 신경을 건드린것 같다.
내 잘못이지만...어쩔 수 없지.

"아 메이, 너 생일이 언제였지?"

꿈의 기억.
꿈 속의 그녀는 얼굴도, 목소리도,
생일도 기억이 나질 낞아.

하지만...스피카.
그녀의 별자리만은 기억이 났다.





***

예전부터 이런 로맨스 써보고 싶었는데

재능부족으로 삼성노트에 쓰고

안 올렸던거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