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7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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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토, 안에 있니?"

마법소녀들의 숙소.

전직 대마왕 뽀끄루와 백토와 모모가 함께 공존하는 기상천외한 설정의 장소.

그 마경같은 곳의 입구를 내 손으로 깨우고 있었다.

잠시 뒤, 안쪽에서 쿠당탕하며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뽀꾹! 거리는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스르륵 열렸다.

"어… 사장님? 죄송해요. 노래 연습하고 있어서요. 무슨 일로 오신거에요?"

뽀끄루가 마왕이라고 써진 검은 티셔츠와 가벼운 차림의 반바지를 입은 채, 조금 전 부딫힌 새끼 발가락을 움츠리며 나왔다.

급하게 나온 탓인지 음악의 간주가 꺼지지 않은 채,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 발가락 괜찮아? 그 백토 지금 안에 있니? 백토한테 볼 일이 있어서 그런데."



"네, 좀 많이 아프지만… 참을만 해요. 백토요? 백토는 지금 머리 감는다고 들어갔는데… 잠시만요, 백~~~토~~~~야~~~~~!"

뽀끄루가 안쪽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백토의 대답이 들려왔다.

"백토는 조금 더 걸릴 거 같아요,  여기서 서계시지 마시고 안으로 들어오세요, 사장님."

"어? 아 나는 괜찮은데…."

" 사장님께서 그렇게 서계시면, 보고 있는 제가 다 불편하다구요. 자, 여기로 들어와 앉으세요."

뽀끄루의 곤란한 얼굴에 마지못해 그녀를 따라 소파에 엉덩이를 기댔다.

그렇게 뽀끄루와 잠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자,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백토가 나왔다.

"매직젠틀맨, 오늘은 쉬는 날인가?"

"어.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그런데 잠시 둘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렇게 말하며 뽀끄루를 바라보자, 뽀끄루는 어리둥절한채 바라보다가 멋쩍게 웃으며 일어나려고 하였다.

" 기다려라, 매직젠틀맨.
그대가 무슨 말을 할 지는 예상은 하고있었
다.
뽀끄루는 과거 나의 적이었지.
허나 지금은 아니다. 나의 소중한 동료다.

매직젠틀맨.

매직젠틀맨이 동료를 믿지 못한다면
나는 그런 매직젠틀맨에게 더는 협력할 수는 없다."



" 백토야…… "

뽀끄루가 감동해서  울먹이더니 백토를 꼬옥 껴안아댔다.

" 윽! 저리 떨어져. 엉겨붙지 마라!"

그런 뽀끄루가 곤란한 듯 백토는 얼굴을 밀어내며 떼어내고 있었다.

"…… 알겠어. 너를 의심해서 미안해 뽀끄루. 상황이 좀 안좋아서… 그래도 내가 심했네. 다시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내가 뽀끄루 앞에 무릎을 꿇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자, 뽀끄루는 당황하며 백토와 함께 나를 일으켜 세웠다.

일어선 뒤에도 다시 한번 90°로 사과를 하자, 뽀끄루는 당황한채 그만두라며 나를 말려댔다.

" 근데 사장님. 무슨 일이신데 그러시는 거에요?"

뽀끄루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에게 묻자, 백토도 옆에서 궁금증 가득한 눈빛을 보내왔다.

다시 자리에 앉은 뒤, 나는 입을 열었다.

" …… 이게 지금까지의 일들이야."

"……그게 정말인가, 매직젠틀맨?"

" 네에? 정말이에요? 말도 안돼… . "


뽀끄루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되물어오자, 나는 그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

"…… 사실……이신거죠…? ……곤란하네요."


"(끄덕)"

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뽀끄루는 고개를 숙였다.

" ……모모가 실망이 크겠군."

백토의 한마디에.

주변이 싸늘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하아… 모모 어쩌지, 백토야? 여태 속은거 알면 엄청 상처받을 텐데…"


" 괜찮다…… 매직 젠틀맨이 위로해주면 나을 지도 모르겠군."

" 응! 그럴지도 모르겠네! "

어… 어?

나도 모르게 이야기가 진행되가고 있었다.

그녀들의 대화속에서 모모는 이미 방구석폐인이 된채 나에게 힐링을 받고 마법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나는 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서 듣고만 있었다.

" 뽀끄루, 백토. 내 말 믿어 주는… 거야?"

나의 의문에 둘만의 토크를 이어가던 뽀끄루와 백토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 동료를 믿는 건 마법소녀의 기본 소양이다.
나는 매직잰틀맨을 믿어."

" 네. 저두… 그 사장님을 동료를 믿어요.그, 마법소녀니까요. 헤헤… 으, 이 대사 꽤 부끄럽네요."


더 이상 나 자신도 나를 못 믿을 거처럼 내몰렸었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바보같아 죽고 싶어질 정도로

부사령관이 그랬지.

오르카의 6할 이상이 자신의 편이라고.

그리고 그녀의 파티장에서 그녀를 따르며

내 말을 들어 주지 않았던

 파티장의 바이오로이드들을 보며 절망했었다.

지금까지의 모든게 부질없었고
나는 버려졌다고 생각했다.

그 탓에 스스로에게 남은 게 무엇인지도 보지 못하고, 포기하려 했었다.

이젠 아니다.

6할이든 4할미만이든 단, 1명만 남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포기해선 안됐다.





" 어? 어어? 사장님? 우시는 거에요? 저희 뭐 잘못말했나요? 싸장님!"

" 매, 매직젠틀맨? 울지마라. 왜 갑자기 그러는 거냐. 으으… 뽀끄루여 매직젠틀맨을 달래보아라."

" 백토야? 자기가 못하니까 남한테 떠넘기려하다니 비겁해!"

" 비겁하다니? 뽀끄루여 그말 취소해라! 마법소녀는 비겁한 짓 따위 하지 않는다."

둘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눈에 담으며 나는 눈물이 흐른채로 웃어댔다.

뭐가 웃긴지는 모르겠다.

티격태격하는 둘 때문 일 수도 있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 때문일 수도 있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채로.


 마법의 시간은 시작되고 있었다.


…………………………………………※※※※※※※………


"달링, 잘왔어."

나는 뽀끄루와 백토와 함께 비밀의 방에 들어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레오나가 말한 믿음직한 동료들을 바라보며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이건……

" 주인님? 왜 그렇게 보시는 거죠?"

" 주군, 내 얼굴에 뭐라도 묻은것이오?"

"사령관님? 표정이 창백해 보이시는데… 괜찮으신가요?"

" 사령관 각하?"

"사령관, 왜그러나?"

선 채로 굳은 나를 향해서 레오나가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찔러대며 눈치를 줬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며 레오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달링? 왜그래? 믿음직한 동료.
모으랬잖아? 맘에 안들어?"

뭐가 문제냐는듯이 시치미를 뚝떼며 레오나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 귀여운 여왕님은 정말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르는 구나.

"이거, 저희까지 나설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나이트 앤젤이 한 구석에서 나지막히 중얼거리자 그녀를 따라온 여성도 수긍하며 답했다.

"그러게요. 저희는 필요 없을 수도 있겠군요."

"그럴리가. 필요 없을리가 없지 않나 , 대령과 소대장. "

칸이 그녀들을 다독이며 의자 2개를 그녀들에게 내밀었다.




"자 그럼 모두 모인거죠? 그럼 시작할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