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 디시인사이드 블랙라이브러리 갤러리 "다 모인 형제들" (원본 링크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24467)



몇달만에 간신히 원탁에 모인 저항군의 수뇌부들은 기쁨에 겨워 있었지만 앞에 있는 일이 시급한 사령관이 먼저 말을 꺼냈다


"너희들과 기쁨을 더 나눌 시간이 있으면 하지만, 당장에 시급한일이 두가지 있기에 이 일부터 해결했으면 해. 일단 내가 임시로 맡고 있는 통령..."


말 도중에 배출구에서 수백장의 서류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당황한 사령관은 통화기에 대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더치.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 서류를 보내지 말라고 몇번이나 내가 부탁했잖아!"


"미, 미안해. 통로가 서류에 막혀 넘쳐흐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어... 정말 미안해..."


사령관은 깊은 한숨을 쉬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말했다


"알았어. 내가 소리쳐서 미안해. 이 회의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막아주었으면 해."


"최..최선을 다할게"


다급하게 무전이 끊어지고 사령관이 한숨을 쉬며 여인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벌써 이 모양이 몇달째인지 셀 수도 없어... 블랙리버의 리오보로스도 업무에 시달리다 로봇에 박기 시작했다는건 다들 아는 사실일테고 나 역시 너무나 지쳤어. 그래서 너희들을 너무나 애타게 기다렸고... 이제는 뛰어나고 능숙한 자가 내 보좌로 총리직을 맡아주었으면 해. 나 역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섹스"


갑자기 아스널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일어나면서 말하였다. 놀란 사령관이 물어보았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스널?"


"섹스"


"갑자기?"


"섹스"


사령관은 전선에서 간신히 돌아온 아스널이 무언가 최전방에서 큰 충격을 받고 되는대로 뱉는 거라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다음은 그래도 의지가 되는 아자젤을 쳐다보았다

아자젤은 자애가 넘치는 미소로 말하였다


"반려께서 제게 그런 영광이 넘치는 자리를 주신다면 영광이겠지만, 종교의 상징물이지 통치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닌 제가 총리를 맡는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닥터도 비슷할거고. 죄송합니다."


불티가 튀기는 이상한 약물을 손에 꼬옥 쥔 닥터도 머리를 끄덕였다.

어쩔수 없이 고개를 돌린 곳에는 레오나가 작동되지 않는 커맨드 프레임을 껴안은 채로 손발을 벌벌 떨며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기 시작했다. 그렘린이 말한대로 프레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정신병 환자처럼 불안감을 간신히 억제하는듯한 모습이었다

그런 암사자에게 맡긴다는것도 아니된 말이었다. 그 옆에는 이미 사람의 형체라 겨우 볼수있는... 아니 이미 이계에서 온 괴물의 형체를 한 경호실장이 수백개의 눈을 번뜩이며 모두를 보고있었다.

사령관은 마리를 쳐다보았다. 허나 그녀에게는 이미 저항군의 주력인 스틸라인을 관리하는 육군 총사령관으로써의 큰 임무가 이미 주어진 상태였다. 죄없는 수많은 생명들을 하나라도 더 구할 수 있게 하는 중책을... 그런 그녀에게 더 업무를 부과시킬수는 없었다. 

남은 것은 둘. 사령관과 눈이 마주친 칸은 솔직하게 말하였다


"나를 믿는가?"


"믿고말고. 칸. 나는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어. 내 옆에서 함께 싸워온 자를."


"그럼 알지 않는가? 그대는 나를 믿지만 지금도 나를 믿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데 총리를 시킨다는건 어떤 의미인지"


사령관은 더 이상 말을 이어봤자 육체와 정신의 소모만 심할뿐 결론이 나지않는 다는 점을 알고있기에 더 이상 말을 하지않았다 

마지막으로 메이를 쳐다봤지만 미소만 지을뿐... 그 미소는 사령관의 심장을 압박하였다

사령관은 회의전 그의 충직하고 눈치없는 부하인 블랙 웜이 사령관은 밴시를 비롯한 대부분 둠 브링어 대원과 관계를 가진 적 있다는걸 솔직하게 메이에게 말했다는 걸 알고있기에 말도 꺼내지 않았다. 어차피 이리될걸 안 사령관은 깊은 한숨을 쉬면서 말하였다.


"미천한 재주지만 내년 말까지는 내가 임시로 맡을게. 하지만 그 후에는 누군가 도와야해. 그때는 나도 더는 못 버텨."


다른 지휘관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만족하였고 이제는 본 게임이 남아있었다.


"영부인 문제도 있어. 현재까지 이 자릴 비워두고 너희들 사이를 조율하며 노력했지만 답보 상태일뿐. 결국에는 정해야만 하는 자리야. 지금까지 이 이벤트를 위해 저축한 예산의 3분의 2를 쓸거야. 아니 더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예산만 남기고 쓸 수도 있다고 퍼블릭 서번트 애들이 이야기 하더라. 원하면 호칭을 바꾸고 싶으면 그리 해도 돼. 저항군의 앞길이 달린 일이기도 하니까."


아스널이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섹스!"


사령관은 그런 그녀를 타이르듯


"너는 아직 휴식이 필요한거 같으니 좀 더 생각을..."


"섹스!!"


아스널은 고함을 지르며 무조건 섹스만 외치고 다른 지휘관들이 진정 시키다가 결국 밖에서 대기하던 비스트 헌터와 레이븐이 강제로 데리고 나갔다

사령관이 땀을 닦으며 다시 회의를 진행하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명의 친구라는 애들이 저 지경이니 사자가 나서야지"


아무 문제 없이 완전 쌩쌩하게 돌아가는 프레임 위에 도도하게 앉은 멀쩡한 모습의 레오나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사령관은 기가 차다는듯이 레오나를 쳐다본 다음, 그 옆에 아까와는 틀리게 차분한 모습의 금빛 눈동자를 반짝이는 인간 형태의 경호실장도 사령관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령관은 놀라


"리리스, 언제 모습이 바뀐 거야?"


"전 언제나 이모습이었는걸요."


"아까 분명 넌..."


"아마 근심걱정이 많아 그리 보인 게 아닐까요. 아까는 제게 맞지않는 자리기에 거부감으로 그랬을거고 이제는 주인님 마음에 맞는게 자리라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사령관은 속으로 언제부터 리리스가 저리 말을 잘했나 할때 어느새 성장해선 성숙한 여인이 된 닥터가 분연히 일어나 외쳤다


"사령관의 가호로 다시 세상에 돌아온 나야. 이런 나에게 영부인 자리를 준다면 영광 그 자체일거야!"


"닥터, 네 연령을 생각하면 오르카 호가 혼란이 일어날테니.."


"오빠마저 나를 의심하는 거야? 나는 이렇게 어엿한 어른이라구. 이 닥터 연구 윤리를 어길지언정 거짓말은 하지 않아!"


사령관은 눈을 감은채 아자젤을 바라봤고 그녀는 미소를 띄우며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머리가 아픈 사령관은 마리를 쳐다보았다. 책임, 의무, 봉사... 그 가치로 살아가는 마리를 바라보며 짖궃게 물어봤다


"마리 너는 어때?"


그녀의 마음속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야. 레드후드한테도... 라비아타에게도... 넌 진심을 말한 적은 없잖아. 마지막이야. 진짜 마지막으로 얘기해!! 포스타니 참모총장이니 같은 자리에서 남을 지키는 것보단 사령관의 곁을 평생 지키고 싶다고! 아내가 되고 싶다고! 당신의 모습은 상관 없으니 분부만 내려달라고! 저 폐급 브라우니들을 돌진시키는 건 누구나 할수 있잖아!'


마리는 흔들림 없이 말하였다


"사령관, 전 제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너답네."


사령관은 마리가 한번이라도 자신의 뜻대로 해봤으면 하는 기대로 물어봤지만 역시 그녀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 마음 속에서 울리는 '이 병신아......' 는 아무도 듣지 못하였다 


뒤이어서 칸과 메이가 서로 정실에 앉겠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하였고 더 이상 수습이 안되는 사령관은 엄숙하게 말하였다


"너희들이 날 통령을 시켰으니 너희들이 준 권한으로 말한다. 내일 이 시간에 영부인을 발표하겠다. 더 이상의 반론도 이의도 용납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 모두 퇴실하도록. 연회는 정실을 맞이한 후 하지." 


절대자에 어울리는 위엄을 보인 사령관의 박력에 모든 이가 언제 싸웠냐는듯이 밖으로 나갔고 사령관이 서류더미가 넘쳐나는 책상에 앉자 그제야 한구석에서 마네킹처럼 조용히 있던 그림자에서 움직임이 보였다

책장 옆의 그림자에서 듣던 콘스탄챠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주인님. 아무리 영부인이 직함뿐인 자리래도 메이 님만은 절대 안돼요."


"내 사랑, 나도 그녀를 영부인으로 삼을 생각은 없어. 허나 너무들 하지 않니... 가장 힘든 자리는 피하고 하고 싶은거만 할려하니..."


"빨리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주인님께서 업무에서 해방되셨으면 해요... 점점 힘들어하는 주인님을 보기 힘들어져요"


앵두같은 입술로 사령관의 뺨을 흠치던 콘스탄챠가 교태를 부리기 시작했다


"네가 있어서 지금까지 버텼던 거 같아... 우리가 이렇게 될줄 누가 알았겠어. 내 마지막 피앙새."


콘스탄챠는 가녀린 팔로 사령관의 목을 감싸며 말하였다


"그럼 인류재건과 저 누가 더 중요하신가요?"


사령관은 멋쩍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또 그 질문이야? 지겹지 않아?"


"아잉 듣고 싶어요 주인님께 직접"


"섹스!"


이 진지하고 익숙한 목소리에 둘은 사색이 되어 목소리의 방향을 바라보았고... 아까 장갑을 챙기지 못해 다시 돌아온 아스널이 서있었다...


다시한번 섹스를 외치고 미소를 짓고 나가는 아스널의 모습에 사령관은 놀란 토끼눈을 뜨고 멈춰있을뿐이었다

그리고 정실은 아스널이 지명되고 아스널은 축하 연설을 짤막하게 섹스로 끝내고 사령관을 들쳐메고 침실로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