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인님. 오늘의 강사는 저랍니다.


인간님들의 역사는 길디 길고, 그 기나긴 역사 중에서는 수없이 많은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이 교차했죠.


뭐, 이제는 주인님을 빼면 모두 사라져 버렸으니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요. 


그래도 재건될 세상을 위해 이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이니, 부디 귀를 기울여 주세요.


오늘 말씀드릴 구세계의 범죄행위는 '히틀러 유겐트'라는 조직이랍니다. 20세기 중반 나치 독일에서 활동했던 청소년 조직이었죠.


아시다시피, 어린 아이들은 아직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제대로 된 판단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균형잡힌 교육과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하죠.


..생각해 보니 저보다는 마리아 씨에게 어울릴 이야기였네요.


리리스가 해도 충분히 어울리는 이야기라고요..?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럼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방금 전에 우리가..아, 어린 아이들이 아직 순수한 도화지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그런 예쁜 도화지 위에는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야겠죠.


하지만, 어떤 비뚤어진 어른들이 그 순백의 도화지에 자기들의 비틀린 사상에 적합한 역겨운 그림을 그리려고 했다면, 어떨까요?


..그래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모르는 아이들은 그 뒤틀린 가르침을 도화지가 먹을 빨아들이듯 빨아들일 거고, 다시 뒤틀린 사상에 물든 아이들은 제대로 된 어른이 아니라 뒤틀린 사상을 생각없이 따르는 불쌍한 꼭두각시들이 될 거랍니다.


..그리고 나치 독일과 히틀러는 그런 짓을 하고 남아도는 인간들이었죠.


1922년 조직된 나치 독일의 청소년 단체, 히틀러 유겐트는 10~18세까지의 청소년을 가입대상으로 삼는 당 차원의 청소년 조직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치라는 조직의 특성상, 조직에서는 히틀러 총통에 대한 극단적인 우상화 교육과 가족애를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바꾸는 세뇌가 이루어졌죠.


처음에는 그저 극단주의 정당산하의 단체였던 유겐트는 나치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인 1936년12월부터는 모든 독일의 남녀 청소년들을 강제로 조직하는 기관이 되었답니다.


 

 그 시점에서 유겐트는 이젠 세뇌로도 모자랐는지 세뇌에 더해서 군사교육과 각종 노동에 차출까지 시키는 전쟁의 주구로 변질되었죠.


나치는 심지어 거기서 멈추지 않고 패색이 짙어져가는 1943년 이후부터는 유겐트를 세뇌기관에서 군사조직으로 재조직해 이미 패망해가는 독일의 패전을 늦추기 위해 이 아이들을 강제로 전선에 내몰았습니다.


전차부대, 대전차부대, 조종사, 보병까지..수많은 아이들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직 총통의 말과 나치즘이 진리라는 세뇌에 물들여진 채로 전장으로 끌려나가 죽어 갔어요.


나치의 패망 후, 이 아이들 중 살아남은 이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한 짓을 깨닫고 일생에 다시 없을 상처를 안은 채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범죄였지요.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하려는 참극은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어요. 


아이들을 세뇌해 전투병으로 투입하는 역겨운 짓들도 이어졌지만, 자신들의 사상을 강요하기 위해 아이들을 강제로 뒤틀어 버리거나 아이들의 생각을 자기들 마음대로 조작하려는 차마 입에 담기도 싫어지는 시도들도 다수 발생했습니다.


이 행위를 저지른 자들은 말로는 올바른 사상을 가르쳐야 한다느니, 평등이라느니, 애국이라느니 했지만..결국 모두가 나치와 다를 바 없는 범죄자들이었죠. 


아이들을 자신들의 마음대로 뒤틀려는 시도는 어떤 상황에서든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역겨운 권력욕과 자신들이야말로 정의라는 우월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런 뒤틀린 권력욕과 우월감을 가진 사람들치고 제대로 된 인간은 없답니다.


부디 이걸 기억해 주세요. 모든 아이들에게는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그것이 인류의 보편적 도덕관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갈 권리가 있습니다. 


저희가 앞으로 만들어 갈 새로운 세상은 부디 히틀러 유겐트 희생자들과 그 이후에도 슬픈 일을 당했던 아이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는 세상이 되도록, 우리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해요.


..강의가 빨리 끝났으니 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다고요?


물론, 저도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저의 주인님.


브라우니..! 좀 비켜 봐요..! 구멍이 좁아서 안 보이잖아요..!


상병님! 짬질하지 마시지 말임다! 저에게도 볼 권리는 있다는 말임다!


답답해서 썼음. 규정에 안맞으면 지워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