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사령관은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착해빠진 인간이었다.

선원들이 어떤 말을 해도 화 한번 내지않고 웃어넘기던 사령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속 깊은 곳에 상처입은 것들을 묻어두며 살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시간을 쌓여온 불순한 것은
임계점을 넘기기 직전까지 쌓였고,
아스날의 계속된 희롱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그만해, 썅년아!!!!"

사령관의 울분 섞인 이 한마디에 아스날을 비롯해 근처에 있던 선원들까지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메가에게 굴욕적인 말을 들었을때조차 화 한번 안내던 사람이 고작 섹스 좀 하자고 칭얼거렸을뿐인데 이렇게까지 쌍욕을 해가며 정색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미....미안했군, 다시는....안그러겠네"

천하의 아스날조차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고, 이 소문은 삽시간에 오르카호 전역에 퍼지게 되었다.

한편, 사건의 당사자인 사령관은 그동안 꽉 막혀있던 가슴 속 응어리가 조금은 풀렸는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결 편해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서야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무언가의 정체를 깨닫게 된 사령관은 거침없이 소완이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

"주인께서 주방엔 어쩐일로 오셨는지요"

사령관의 깜짝등장에 소완이 의아해하며 묻자 사령관은 그녀를 다짜고짜 벽으로 밀쳤다.

"가끔은 거친 것도 좋지요. 소첩은 준비되었사옵니다"

소완은 앵두 같은 입술을 쭈욱 내밀며 마음의 준비를 한 듯 눈을 살포시 감았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사령관은 한손으로 소완의 양 볼을 잡은 뒤 수차례 눌렀다 뗐다를 반복했다.

"쥬쥬휜뉨, 위게무훈"

복어같은 얼굴이 된 소완이 당황하며 묻자 사령관은 정색하며 이렇게 말했다.

"밥에다 정력제 좀 그만 쳐넣어. 니 때문에 반바지도 못입잖아!"

소완의 볼에 캔터키프라이드 쫀쫀해요가 작렬하고, 사령관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화가 한층 더 누그러진 것을 느꼈다.

소완까지 처리한 사령관이 다음으로 향한 곳은 암사자가 머물고 있는 발할라의 숙소였다.

"레오나 나와!!"

2명의 강적을 처치한 사령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간의 치욕을 한번에 갚아줄 심산으로 기세등등해하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사령관이 막말을 하고 돌아다닌단 소문을 이미 전달 받은 레오나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야, 사령관?"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또 다시 가슴속에 무언가가 끓어오르는게 느껴졌다.

"잘난척 그만해!"

"잘난척 한적 없는데???원래 잘난거 사령관도 잘 알잖아"



"건방지게 1m까지만 접근하라고 하지마"

"생활방역 수칙을 지키자는 것 뿐이야"


"혼자서 샤워실 3시간 이상 쓰지마"

"아무도 없는 새벽시간에 쓰는건 문제없잖아?"


"발키리 괴롭히지마"

"난 괴롭힌적 없어. 어디까지나 내 '진심'을 말했을뿐이야"


사령관은 상대를 너무 쉽게 보았다. 그녀의 행동과 언행은 자신이 옳다는 당위성에 근거했기에 사령관이 어떤 말을 해도 그것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을 지키고 있던 것이다.

"이......이......"


"말문이 막힌거야? 우리 사령관님이 왜이렇게 뜸을 들이실까"

승리를 직감한 레오나는 자신만만해하며 사령관을 도발했다.

하지만, 이 도발은 사령관을 한층 더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이 버터밀크 먹인 돼지년!! 쪽팔려서 몸무게 앞자리도 숨기고 물어볼때마다 여자의 비밀 이 ㅈㄹ하면서 뒤룩뒤룩 살찐 엉덩이나 흔들기나 하고, 맨날 다른 애들한텐 운동 좀 해야겠다면서 정작 지는 주말마다 빤쓰차림으로 감자칩 먹으면서 티비나 보잖아!!"

"그.....그걸 어떻게...아...알았...어??"


"나만 알거같아? 잠수함에서 살면 모르고 싶어도 다 알게 된다고 이 멍청아!!!"


아무리 커도 잠수함은 잠수함, 한정된 생활공간 때문에 알기 싫어도 알 수 밖에 없는 사소한 일들은 자주 발생했지만, 다들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며 생활하고 있단 것을 레오나는 잠수함 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잊고 있었던 것이다.

사령관의 말에 부끄러웠던 자신의 행적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한 레오나는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며 방으로 도망쳤다.

조금 힘겨웠지만 레오나와의 일전도 사령관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드디어 마지막 차례가 남았음을 깨달았다.

완벽하게 각성한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메이의 숙소였다.

"야, 바빠?"

둠브링어 집무실의 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사령관은 메이를 향해 말했다.

"일하는 중인거 안보여? 나가"

"안나갈건데"


사령관은 메이를 향해 저벅저벅 걸어간 뒤 그녀를 의자에서 들어올렸다.

"미쳤어, 이거 안놔??"

"안놓을거야, 나랑 어디 좀 가자"

발버둥치는 메이를 무시한 채 사령관이 간 곳은 식당이었다.

"여...여긴 왜 온거야"

반강제로 식탁에 앉혀진 메이가 당황할 틈도 없이 그녀의 앞에 음식이 놓여졌고 사령관은 이렇게 말했다.

"이거 먹고 비밀의 방으로 갈거야"

"미쳤어??발정난 사람처럼 왜 그래?"

"발정난거 맞고, 그런 야한몸 가지고 건방지게 구는게 더 흥분시키니까 빨리 밥 먹어"

"안먹어"

"안먹으면 니가 못버틸텐데?"

"난 사령관이랑 밥 먹을 생각도 없고, 비밀의 방 갈 생각도 없어"

"너도 하고 싶잖아"

"ㅁ....뭐???내가 뭘??"

"나랑 떡치고 싶잖아"

"하아? 내가?? 착각이 심한거아냐?"

"그럼 ㅅㅂ 이건 뭔데!!"

사령관은 메이를 거꾸로 들어올린 뒤 그녀의 축축하게 젖은 팬티를 손가락으로 찔러보며 말했다.

"보는것만으로 축축하게 젖어서 김까지 모락모락 나게 만드는 주제에 자꾸 딴 소리할래??"

"오...오1줌싼거야!! 젖긴 뭐가 젖어!!"

"그래, 어디 끝까지 우겨봐"

참다못한 사령관은 식당부터 비밀의 방으로 가는 길까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메이를 범했고, 처녀혈을 흩뿌리며 범해진 복도는 후에 버진로드라 불리며 아직 처녀인 선원들이 기운을 받으려는 장소로 불리게 되었다.

이 뒤로 3일간 밤낮없는 관계가 끝난 뒤에야 사령관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개같던 메이의 성격은 아자젤조차도 성녀라 일컬을 정도로 유순해졌다고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