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lastorigin/25788650 전편


지휘관들의 회의가 끝나갈때, 같은 시각 하람이의 방 근처 복도에는 아무도 없어 보이지만 누군가의 존재감이 희미하게 느껴지고 있다.


주간 경호 당담인 하치코는 타인의 냄새을 맡아 주변을 경계하다가 이내 아는 사람의 냄새라고 확인되자 웃으면서 인사하였다.


하치코:"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신것 같아요. 주인님은 아직 주무시는데 안에서 기다리실래요?"


하치코는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혼자 말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잠시 뒤 복도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주무시고 계시면 다시 오겠다.."

하치코:"음... 그럼 주인님께서 일어나시며..주인님!! 일어나셨어요?"


하치코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대화하던 중 하람이는 잠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어 하치코에게 인사를 하려고 하다가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자 두 사람에게 늦은 아침 인사를 하였다.


하람:"안녕하세요. 하치코씨. 그리고 팬텀씨. 좋은 아침이에요."


하치코:"안녕히 주무셨어요. 주인님~."

팬텀:"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사령관."


하치코는 하람이에게 해맑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팬텀은 은페장을 끄고 후드를 벗어 얼굴을 보여준뒤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팬텀은 자신이 들고 있는 가방 하나를 하람이에게 건내주었다.


하람:"이게 뭐에요??"

팬텀:"웬지 필요할 것 같아서 몇 개 챙겨왔습니다."


가방을 열자 안에는 상, 하의 여러 벌이 들어 있었다.


팬텀:"사령관을 볼 때마다 제복 외에는 옷이 없는 것 같아 주제를 무릅쓰고 오드리씨에게 남은 옷 몇 벌을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하람:"아니에요. 마침 옷 한,두벌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주셔서 고마워요."


하치코:"주인님, 지금 입어보시면 안 될까요?  하치코는 주인님이 다른 옷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요."


하람:"네, 마침 오늘은 나가야 하는 일이 있거든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하람이는 옷이 들어있는 가방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 팬텀과 하치코는 당황한채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말이라 훈련도 업무도 없고, 이번주는 따로 행사도 없을텐데 갑자기 나가야하는 일이 있다니.. 웬만해서는 방안에서 해결 하는데 무엇 때문에 나가는 건지 둘은 자신들만 모르는 스케줄이 있는지 서로 물어보었다.


하치코:"팬텀씨..오늘 무슨 날인가요??  주인님이 나가야 하는 일이 있다니..."


팬텀:"그...그..그걸 왜 ㅈ..저한테 물어보시는거죠?! 사령관과 가장 가까이 있는게 컴페니어 당신이잖아요.. 서.설마..하치코씨가 입어달라고 한 말이 밖으로 꺼지라는 의미로 해석한건.."


하치코:"네에?! 무슨 말을 그렇게 받아드려요? 저는 그저 주인님이 다른 옷을..팬텀씨!! 은신하지 마세요!!"


둘이 서로 옥신각신 하는 동안 하람이는 옷을 걸어입고 문을 열어 두 사람에게 갈아입은 옷을 보여주었다.


상의는 휜색 셔츠와 하늘색 조끼를 바지는 갈색 반바지를 입고있었다. 그리고 양손에는 이불들을 넣은 가방과 세탁 물품을 들고 있었다.


하람:"어떤가요? 반바지는 처음이라.."

 하치코:"주인님~무척이나 잘 어울려요. 게다가 뭔가 좀 더 어려 보여서 하치코의 남동생 같아요."

팬텀:"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그 짐은..?"


하람:"아..사실 오늘 이불들을 세탁하려고 하거든요. 원래는 방에 있는 세탁기로 하려고 했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끝낼 수가 없을것 같아, 밖에 있는 세탁실에 맡길려고 하는데, 혹시 민폐가 되는 걸까요?"


하치코:"아니요~ 주인님. 주인님이 나오시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치코는 준비됐어요"


하치코는 하람이가 오랜만에 방 밖으로 나가는것에 기뻐하며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였다.

팬텀은 자기가 할 일을 다한것 마냥 돌아갈 준비를 하려고 은폐장을 켤려고 한 순간..


하람:"저기...팬텀씨.. 죄송한데 실례가 안된다면 저희랑 같이 가면 안될까요?"


팬텀:"네?! 갑자기 왜.."


하람:"팬텀씨 덕분에 이런 옷도 입어보고 종종 아무 말 없이 제가 필요한게 있으면 챙겨주셔서 뭐라도 대접하고 싶은데 지금 방안에는 대접할 만한 것이 없는데다 지금이 아니면 팬텀씨를 언제 볼지 알 수 없어서 괜찮으시면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 안될까요?"


팬텀은 이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한것 같지만 실상은 엄청나게 당황하고 있었다. 누군가랑 같이 나가서 뭘 먹기는 커녕 자신도 하람이 같이 거의 방안과 기록실에만 있어 인싸들처럼 나가는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거절하기에는 하람이가 자신과 같이 나가기를 원한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들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어 거절할 용기도 나오지 않았다.


팬텀:"...알겠습니다. 같이 가겠습니다."


하람:"고마워요. 싫어 하실줄 알았는데. 그럼 먼저 이불 부터 빨러 가요."


하치코:"빨리 끝내고 맛있는거 먹어요. 주인님~."


그렇게 셋은 공용 새탁실으로 향하고 있었다. 팬텀은 은페장을 꺼진 체로 걸어다녀서 정신이 반정도 나간 상태였고 하치코는 주인님과 같이 밖에서 먹는다는 생각에  신이나 있었다. 


세탁실로 가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아 어쩌면 세탁기에 자리가 남아 있다는 생각에 하람이는 기분이 좋았지만, 불행이도 세탁실의 세탁기는 다 작동하고 있어 자리가 없었다.


하치코:"음...아무래도 다음번에 다시 와야할것 같아요."

하람:"그래야 할것 같...어라? 이프리트??"


이프리트:"어라? 사령관? 웬일로 밖에 나온거야?


자리가 없어 포기하고 세탁실에서 나오려는 찰라, 가끔씩 하람이의 방에 오는 이프리트와 마주치게 되었다.


이프리트는 하람이가 들고 있는 이불들을 보고 자신이 쓰고 있는 새탁기 문을 연 뒤 하람이가 들고 있는 이불들과 세제, 섬유유연제를 넣어버렸다.


이프리트:"또 끝날때 까지 기다리는건 사양 할께, 저번에도 그렇다가 몇 시간 동안 그대로 서 있었잖아. 덕분에 우리 쪽도 고생도 했고, 가끔은 자기 지위를 알고 있으면 좋겠어 사령관."


하람:"고마워, 이프리트 괜히.."

이프리트:"신경쓰지마, 어차피 내꺼도 오래 걸릴꺼니까. 만약 나보다 일찍 오면 끝났다고 생활관에 갖다주지마. 그러면 진짜로 큰일 나니까, 여러 의미로 말이야." 


하람:"알았어, 다음번에 다시 보자."

이프리트:"알았으니까 나 먼저 갈께, 사령관."


오랜만에 보는 이프리트를 보내뒤 세탁 완료 시간을 보니 어디서 먹고 와도 될 정도로 시간이 남아 있었다. 하람이는 모처럼 나온것이니까 간식거리만 사고 방으로 가지는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람:"다행이 기다리지 않고 세탁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럼 어디..어라? 하치코씨? 팬텀씨?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세요?"


하람이가 팬텀과 하치코. 두 사람애게 뭘 먹을지 물어보려고 고개를 돌리자 두 사람은 나앤 가슴이 커지는것을 본것 같이 하람이를 쳐다보았다.


팬텀:"마..말도 안된다. 나는.. 나는..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래..이건 꿈..


하치코:"세상에 주인님이, 우리 주인님이 남에게 반말을 하다니... 이건 말이 안되요. 아니 주인님이 밖에 나온것 자체가 거짓..


하람:"저기.. 두 분다 괜찮으신가요..? 저 때문에 무슨 문제라도??


하치코,팬텀:...


팬텀:"꿈이 아니었군요.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죄송합니다."


하치코:"하치코는 주인님이 다른 사람에게 반말 하는것을 처음 봤어요.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주인님.."


하람:"아니에요. 뭐랄까.. 이프리트에게는 웬지 모르게 이런식으로 말을 하는것 같더라고요. '같이 있으면 편해진다.'같은 느낌으로요. 타인에게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되는것도 알고  고쳐야 하는데 자꾸 이프리트에게는 말을 놓게 되네요."


하치코와 팬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린 아이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는 하람이가 유일하게 이프리트에게는 반말을 하다니..그것도 같이 있으면 편하다는 이유로 말이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하치코는 배가 고프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하람이에게 말을 걸었다.


하치코:"주인님~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서. 배가 너~무 고파요. 저희 뭐 먹으로 갈까요??"


하람:"음.. 실은 밥보다는 단 음식 같은게 먹고 싶은데 괜찮으시다면 카페테리아에 가면 안될까요?"


팬텀:"카페라..저는 상관없습니다." '어떻하지.. 카페에 커피 말고 뭐가 있는지 하나도 모르는데..'


하치코:"좋아요. 주인님이 먹고 싶은데면 하치코는 어디든지 좋아요!"


하람:"고마워요. 세탁 용품만 챙기고 어서가죠."


하람이가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챙기는 동안 팬텀은 사령관이 자신과 같이 편하게 말할 상대가 있어서 다행이다고 여기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치코에게도 '이 일을 말하면 않으면 안될까' 라고 말하고 싶지만 거짓말을 못 하는걸 알기에  그저 컴패니어만 알고 있기만을 기도하며 하람이와 하치코를 따라 카페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