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일할때 알츠하이머 1급에 거동 불가능해서 휠체어 타고다니던 어르신이 있었음
이분이 되게 순하시고 보호사나 내가 하자는대로 잘 따라와주시는 분이었음
근데 망상 장애가 있으시고 특히 비오는 날에 그게 심해짐
하루는 태풍이 북상하고 있던 날이었고 그거때매 전 건물 창문이나 출입구 계단 기계실 등등 점검하면서
침수있는지 확인중이었음
근데 딱 이 어르신 계신 층에 올라가니까 로비에서 날 보더니
아재야 저기 도랑옆에 내 아가 눕혀 놨는데 갸가 지금 서서 울고있다 안카나
이러는거임
보통은 망상오면 내새끼 아니냐고 물어보시거나 저기 밭에 놔뒀으니 데려와야 한다 이정도만 하시고
그때마다 아유 어르신 자제분 벌써 다 커갖고 일하러 나갓심더 어제도 전화 하셨잖슴까 하면
아 그렇나 하고 마는데
이날은 진짜 좀 상태가 안좋으신거임
간호사 쌤도 오늘 그 어르신 좀 안좋으신거 같다 해서 내가 잠시 1:1 케어 봐드리는데
이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만 창문쪽으로 걸어가시는거임
근데 이분 거동 불가능한지 몇년이나 되어서 휠체어에서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시는데
존나 식겁해가지고 바로 밀착부축 들어갔음
내가 어르신 요기 앉읍시다 하면서 소파쪽으로 끌고가려고 해도 오늘 무슨 근력강화제를 드셨는지
내가 끌려가더라
그렇게 중앙 창가까지 가셔서 벽 앞 보행용 손잡이 잡고 가만히 서 계시길래 이제 좀 괜찮아지셨나 싶어서
휠체어 태우려고 했음
이분이 워낙 거구에 무게도 많이 나가셔서 다른 직원분도 불러서 같이 태우려고 했는데
딱 허리 붙잡는 순간에 고함을 치면서 두 사람 손을 다 쳐내고 그대로 주저앉아서 대성통곡을 하심
이때 ㄹㅇ 회춘하신줄 알았다 산에 메아리 칠 정도로 쩌렁쩌렁 울리면서 내새끼 저거 떠내려간다 이러고
주저앉은채로 손잡이를 흔들어대는데 손잡이가 지지대 째로 휘어짐
결국 곡소리 듣고 보호사 분들이랑 1층 남자직원들까지 붙어서 겨우 휠체어 앉히고 진정시켰는데
이날 좀 무섭기도 하면서 짠했다 태풍 부는날에 모성이 발휘되서 그렇게 힘이 셌던거 같기도 하고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