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살던 집이 중고등학교 바로 뒤였음. 초딩 방학때 심심해서 집 앞 학교 운동장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녔음. 그런데 한 참 타다보니까 기분이 이상해서 봤더니 왠 여자가 창에 목만 내밀고 나를 계속 보는거임. 그때 괜히 등골이 오싹하긴 했는데 그러려니 하고 지나감.


몇년 후에 그 학교로 입학. 거기서 방송부를 맡았음. 학교 알람 그런거 하는일임. 뭐 째뜬 부장까지하고 열쇠관리하게 됨. 그러다가 중고등학교 수업 같이 하는 선생님이 수업때 예전에 학교에서 수능 비관한 여학생이 안 좋은 선택을 했다고 너희는 절대 그러지 마라 그런 소릴 했음.


그 이야기 듣고 친구란 오는길에 예전에 초딩때 자전거 탔던 일 생각남.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여자가 서서 나 보던 곳이 방송실인데 거기가 창틀이 엄청 낮게 있어서 목만 보이게 서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님.  


나 말고 교무실에도 열쇠 하나 있어서 방송실 들어 올수 있긴 했음. 그런데 뭔가 계속 찝찝해서 안 잊혀짐.  귀신 같은걸 믿는건 아닌데 그게 뭐었을까 궁금하긴 함.


그러다 친구가 학교쪽 보더니 방송실에 누가 있다고 문 안잠궜냐고 함. 그때 열쇠는 내 주머니에 있었음. 그리거 갑자기 예전에 느꼈던 이상한 소름 느껴져서 친구하고 됐으니까 빨리 가자고 학교 벗어남. 그 이후로 한동안 방송실 혼자 절대 안들어 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