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선생을 죽였다.

이유는 터무니없다.

나에게 섹스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해주긴 했다.

내가 잠입한 바이오로이드라는 걸 눈치챘으니까.

그리고 그걸로 협박했으니까.

무엇보다 지가 협박하면서도 벌벌 떨었다.

워낙 심약하고 멍청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불쌍해가지고 함 대줬다.

학생들에게조차 매일 치이던 인간이었다.

멍청한 척을 하면서 얻게 된 내공이다.

저 인간은 진짜로 심약하고 멍청한거다.

낙하산이었다.

하지만 이 인간은 결국 여기 죽어있다.

내 아래에 깔려 심장이 멈춰있다.

바지조차 입지 못한 채로.

모솔아다라는 말이 사실이었나.

시라유리가 왜 그딴 정보를 주나 했다.

여기서 복상사하면 나보고 어쩌라고.

나도 이번이 세 번째란 말이다.

애초에 그냥 잠입용이고.

어쨌든 이 인간은 지금 죽어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체를 소각하고 도주한다.

루트도 완벽히 생각해 뒀다.

하지만 낙하산으로 꽂힌 양반이다.

누군가의 비호를 받은 것은 확실하다.

과연 쉽게쉽게 넘어갈까?

어쩌면 그냥 버리는 패였을지도 모른다.

대충 먹고 살 만한 직장에 꽂아준 걸까.

아니면 노후를 보장해 준 걸까.

"시라유리."

둘 다 내가 생각해도 되는 부분은 아니다.

"어어, 갑자기 왜 전화했어 토모쨩?"

알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그러한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알았어."

뚜ㅡ  뚜ㅡ  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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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그러한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웨/히/히 공식만화 토모편 보고 감명받아서 급하게 썼다

이 아이디어의 골자만 있는 형태를 건들면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최대한 짧은 대사들만 간결하게 배치해놨다

같은 이유로 마지막에 선생 죽었고 살인자 바이오로이드 하나가 도주했다고 말해주는 뉴스 넣으려다가 취소

모티브는 "나는 교수를 죽였다"

좋은 밤 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