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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간만에 온천을 찾은 기념으로 오르카 선원들이 온천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놓고 같이 들어가는 것은 로망이 없고, 무엇보다 그랬다가는 치약마냥 쫙 짜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몰래 숨어서 그들의 아름다운 나체를 감상하기로 결정한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바위 사이로 숨어들며 점점 목욕탕을 향해 나아간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며, 습하고 따뜻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아. 곧 도원향에 도착하는 것이다."


나를 가로막는 이 바위들을 지나면,

마침내 탐스러운 복숭아가 가득한 천국이 펼쳐지리라.

사령관은 꿀꺽하고 침을 삼키며 복숭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저 바위. 저 바위만 넘어가면!'


마침내 길을 막던 마지막 바위를 지난 사령관.

지금 이곳에 도원향이 펼쳐진다


 라는 이야기대로 흘러갔어야만 했다.

하지만 도원향은 없고 습한 동굴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골똘히 생각한다.

분명히 오르카 선원들은 지금 목욕을 한다고 했다.

그 탈론페더가 일부러 알려줬을 정도니까.


'잠깐만 일부러..?'


"쥬인님?"


깊게 생각에 잠겼던 사령관의 눈 앞에, 목욕탕에는 맞지 않게 옷을 입은, 리리스가 불쑥 나타났다.


"리리스? 아니 이건 그런게 아니라!"

"쥬인님. 리리스는 쥬인님이 오실 줄 알고 있었어요.

착한 리리스는 언제나 쥬인님만을 기다리며 참고 있었는데

쥬인님은 저희를 피해다니시면서 맘껏 해소하고 다니시고...

착한 리리스는 쥬인님을 위해서 참고 참았어요.

쥬인님이 이곳 저곳의 스토커들과 뒹글어도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

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참고..."

"저기... 리리스...?"

"참. 았. 어. 요."


리리스의 눈이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사냥감과 같은 그 기세에 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뒷걸음질을 했다.


"아아.. 쥬인님. 착한 리리스는.

열심히 참고 기다리는 착한 리리스는.

지금만큼은 나쁜 리리스가 될꺼에요.

그래도 이해해 주실 거죠?

주 인 님?"

"야.... 야메뗴!!!"


철퍽철퍽하는 소리와 남성의 비명, 여성의 교성이 목욕탕에 울려 퍼진다.





...지이잉 지잉


그리고 카메라의 렌즈만 움직일 뿐이었다.







[오르카호 내 비밀의방]

"히히히히 역시 이런게 최고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