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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바퀴벌레에 대한 묘사가 최대한 자제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묘사가 등장하므로 유의해주세요.




1부 보러가기






110.



" 여기선 「식칼」「아우로라」를 쓰죠.


그 둘이면 편의점의 망할 바퀴벌레들을 척살시킬수 있을 것이옵니다. "


" ... "


" ... "



소완 양의 말을 들은 저와 바닐라양의 표정은 마치


' 뭔 개소리야? '


하는 표정이었어요.



" 그게 뭔소리에요.. "


" 일단 소인을 믿어보십시오. 지금 아우로라 양을 호출하겠사옵니다. "



소완 양이 뭔가 기세등등하게 말했어요.





잠시후.




" 주.. 주방장님? 지금 배식 중인데.. 어쩐 일로 부르셨나요..? "



편의점으로 온 아우로라 양이 물었어요.


그녀가 편의점으로 들어오자 달콤한 향기가 약하게 나기 시작했어요.



" 아우로라 양. "



소완 양이 그녀 앞에 서서 작게 읊조렸어요.



" 네. "


" PT체조 시! 작! "



그리고 갑자기 소완 양이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 네..? 갑자기? "


" 시. 작. "


" 왜..왜요!? 이유라도..! "



아우로라 양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어요.



" 땀을 흘리셔야 합니다. "


" 네? 땀이요!? "


" 예. 만약 PT체조가 하기 싫으시다면.. "



소완 양이 식칼을 빼어들었어요.



" 에엑!? ㅋ..칼은 왜 드시는거에요!? "


" 땀보다 피가 효과가 더 좋사옵니다. "



아우로라 양의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소완 양은 식칼을 아우로라 양에게 가까이 가져갔어요.



" 아..아 .. 하..할게요! 지금 당장 할게요! "



그렇게 아우로라 양이 PT체조를 하기 시작했어요.



"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



아우로라 양이 PT체조를 시작하고 나서야 소완 양은 식칼을 집어넣었죠.


그리고 소완 양은 어디론가 연락을 넣었어요.



" 소완이옵니다. 네. 지금 편의점으로 오십시오. "



누구한테 연락하는지는 알수 없었죠.



" ... "



' 근데 뭘 하려는거지? "




잠시후.


저와 바닐라 양은 일단 벽에서 멀리 떨어진, 높은 곳에 올라가있으라는 소완 양의 말대로


카운터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었어요.


그리고 아우로라 양이 PT체조를 하는걸 계속 지켜봤죠.


아우로라 양의 머리카락과 옷이 흔들거리는 몸을 따라 찰랑찰랑 흔들렸어요.



" 헥... 헥둘... 셋... 오십..

헥... 헥.. 하나...둘.. "



몸이 느려질대로 느려진 아우로라 양이 땀을 뻘뻘흘리기 시작했어요.



" 그만. 그정도면 됐사옵니다. "


" 헥.. 헥.. "



그제서야 아우로라 양은 PT체조를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어요.



' 킁. 킁..? 이 냄새는.. '



아우로라 양이 풍기는 향기가 아까보다 훨씬 강하게 나기 시작했어요.


아우로라 양의 땀에서 나는 향기인가봐요.


곧 편의점에 달콤한 향기가 쫙 퍼져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편의점 곳곳에 숨어있던 바퀴벌레들이 갑자기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벽, 천장, 바닥할 거 없이.. 온통 검은색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어요.



" 헥.. 헥.. 으에..? 저건 설마.. "


" 그 설마가 맞습니다. "



" 바퀴벌레!? "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는 아우로라 양의 눈동자가 또다시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어요.



" 빨리 도망가십시오. 도망가지 않으면 바퀴벌레들이 아우로라 양을 잡아먹을 것이옵니다. "


" 으.. 또야!? "



그 말과 동시에 벽과 바닥에서 엄청난 양의 바퀴벌레들이 우르르 나와


아우로라 양에게 모이기 시작했어요!



' 으아.. 징그러워.. '


" 으윽.. "



옆에 있던 바닐라 양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있는지 작게 소리를 냈어요.



" 꺄아아아아악ㅡㅡㅡ!!! "



그리고 바퀴벌레들이 아우로라 양과 가까워지자 아우로라 양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 흐아앙... 쫒아오지마아ㅡㅡㅡ!!! "



그때



" 끄응.. 여긴 어디야.. "



시식테이블 위에 쓰러져 있던 럼버제인 양이 몸을 일으켰어요.



" 무슨 일이 있었...응? "



그리고 아우로라 양은 럼버제인 양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죠..



" 꺄아아아악!! "



아우로라 양을 쫒아오는 엄청난 숫자의 바퀴벌레를 보자


럼버제인 양도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 흐아앙~ 제발 쫒아오지 말라구ㅡㅡㅡ!!! "


" 너나 쫒아오지마아아ㅡ!! "


" 미안! 미안해애애!!!! "



그렇게 둘은 편의점 입구로 달려갔어요.



" 빨리 열어!!! "


" 띠리링~ "



그리고 문이 열리자 그 곳에 엄청난 풍채의 누군가가 서있었어요.



" 두 분 다 비켜주세요. "



이그니스 양이었어요.


이그니스 양은 럼버제인 양과 아우로라 양을 자신의 뒤로 엄호한채,


소각용 화염방사기를 다가오는 바퀴벌레 떼를 향해 조준했어요.



" 콰아아아아~ "


" 화르르르르. "



엄청난 수의 바퀴벌레들이 이그니스 양의 소각기가 뿜어내는 화염에 쓸려나가기 시작했어요!



" 콰아아아아~~~~ "


" 화르륵. "



바닥에 있던 바퀴벌레들은 불이 닿는 족족 잿더미로 변해버렸어요.


불을 피해 도망치는 바퀴벌레들은 소완 양이 중식도를 던져 처치했어요.


그리고 저와 바닐라 양도 얼른 카운터 테이블에서 내려와 휴지로 도망치는 바퀴벌레들을 잡아냈죠.








111.






잠시후.



" 후우. 타이밍 좋게 온거 같네요. "



이그니스 양이 땀을 뻘뻘 흘리며 소각장비에서 나와 우리에게 걸어왔어요.



" 조금만 더 늦게 오셨으면 복도가 바퀴벌레로 난장판이 될 뻔했사옵니다. "


" 헤헷. 죄송해요. 장비를 착용하고 오느라 조금 늦었어요. "



그런데 두 분,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는 사람들인데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있었어요.



" 소완님, 이그니스 님을 어떻게.. "


" 아, 며칠전에 제가 식당 방역하는데 도움을 많이 드렸거든요.

그때의 인연으로 다음에 또 도울 일이 생기면 서로 돕기로 했어요. "



이그니스 양이 웃으며 말했어요.



" 그때도 아우로라 양의 달콤한 향기를 이용해서 방금과 같은 방법으로 바퀴벌레들을 척살하였사옵니다. "


" 헤헷. 맞아요. "


" 아~.. "



그래서 그렇게 자신만만하셨던 거였네요.



" 유미님, 죄송해요. 방금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 바람에 입구쪽 천장이랑 바닥, 상품들이 다 타버렸네요.. "



이그니스 양이 다 타버린 입구를 바라보며 저에게 사과했어요.



" 아.. 그건 괜찮아요. 이런 상황에 오히려 얼마 안 탔으니까 다행이죠.. "



뭐.. 이미 총질에 중식도로 곳곳이 파괴되어있던 편의점인데.. 어쩌겠어요..



" 그건 그렇고, 이제 다시 숨어버린 바퀴벌레들을 어떻게 할겁니까?

덕분에 바퀴벌레를 정말 많이 잡긴 했습니다만, 100마리정도가 구석으로 다시 숨어버렸습니다. "



옆에서 바닐라 양이 매대 밑을 손전등으로 살펴보며 말했어요.



" 그건 걱정 마십시오. 아우로라양을 다시.. "



소완 양이 입구로 돌아보며 말했어요.


하지만 분명 아우로라 양과 럼버제인양이 있던 입구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 ... 아우로라 양은 어디.. "


" 아, 방금 울면서 가버리셨어요. 럼버제인 님도 같이요. "



이그니스 양이 땀을 닦으며 말했어요.



" 하아.. 이러면 곤란한데. "


" 어떡하면 좋죠? "


" 어떻게든 바퀴벌레를 밖으로 유인해 싹 쓸어버려야 하옵니다. "



소완 양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어요.



" 이번엔 음식을 사용해야겠네요. "


" 오.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



바닐라 양의 제안에 우리는 바퀴를 유인할 음식을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 흠. "


" 음식을 사용하는건 반대하진 않겠습니다만 만약 제가 만든 FF상품을 쓰실 생각이라면 그만두는게 좋으실겁니다."



소완 양이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어요.


이건 경고에 가까웠어요..



" 그런게.. 아! "



제 머릿속에 뭔가 번뜩였어요.



" 뭔가 쓸만한 음식이라도? "


" 아까 바닐라 양의 초콜릿 케이크! "



냉장고에 고이 모셔뒀던, 버릴 예정이었던 바로 그 케이크!



" 아까도 분명 케이크에 바퀴벌레가 달려들었었어요! 그거라면 분명 충분히 유인할수 있을거에요. "


" 흐음. 그건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요. "



바닐라 양이 제 말에 거들었어요.



" 케이크라면.. 아우로라 양이 만든 싸구려 FF상품이군요. 그건 사용을 허락하겠사옵니다. "


" 흥. 허락이라니, 어차피 바퀴벌레가 앉았던 것이라 못 먹는 겁니다. "



바닐라 양이 소완 양의 말에 태클을 걸었어요.



" 지금 케이크를 가져올게요! "




잠시후 저는 바닐라 양의 초콜릿 케이크를 냉장고에서 꺼내왔어요.


우리는 편의점 가운데 모여 작전을 의논했죠.



" 이번 작전은 케이크를 입구쪽 바닥에 두고 우리는 숨어서 지켜보다가, 바퀴벌레들이 모이면 이그니스님이 바퀴벌레들을 태워버리는 작전입니다. "



바닐라 양이 브리핑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 죽이지 못한 바퀴벌레들은 남은 저희들이 처리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그렇게 작전이 시작되었죠.





곧 바닥에 둔 케이크에 바퀴벌레들이 스멀스멀 모이기 시작했어요.


그 옆에서 이그니스 양은 소각장비를 착용한 채 석상처럼 가만히 서있었죠.


그런데..



" 저것들.. 왜 저러죠? "


" 아까보다 속도가 엄청 빠르옵니다. "



숨어서 지켜보니

바퀴벌레들이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케이크에 접근하고 있었어요.



" 설마.. 저것들.. "


" 흥분한 것 같군요. "



바닐라 양이 빠르게 달려드는 바퀴벌레들을 보며 말했어요.


곧 케이크에 바퀴벌레가 몇마리씩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 지금입니다! 쏴요! "



" 콰아아아아 "



바닐라 양의 신호에 따라,

이그니스 양의 소각장비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어요.


그런데..



" !? "


" 바퀴벌레들이.. "



바퀴벌레들은 말도 안되게 빠른 속도로 불길을 피해버렸어요.


그리곤 재빠르게 후퇴하는거에요.


자리에 남은건 불에 타 녹아버린 케이크 뿐..



" 쳇! "



소완양이 도망치는 바퀴벌레들에 중식도를 던져보았지만..



" 쾅! "



재빠르게 피해버리는 바퀴벌레들.



바퀴벌레들은 순식간에 흩어져 시야에서 모두 사라졌어요.




" 아무래도 아까 불길질로 인해 바퀴벌레들이 극도로 흥분한것 같습니다.

이 느린 소각장비로는 저들을 따라잡을수가 없네요. "



이그니스 양이 소각장비를 끄며 말했어요.



" 흠.. 다른 방법이 필요하겠사옵니다. 일일이 하나씩 잡아내면 또 시간이 끌릴거고.. "



...시간?

저는 시간이라는 말에 시계를 보았어요.



1시 10분..!



" 아아.. 이제 20분후면 사령관님이 오실거에요!!


하앙.. 망했어.. "



저는 이마를 짚고 무릎을 꿇으며 절망했어요..


20분안에 이 엉망이 된 편의점을 언제 정리하고 저 많은 바퀴들을 어떻게 다잡냐구요..



" 사령관님도 이해해 주실거에요.. "



이그니스님이 제 어깨를 토닥이며 저를 위로했어요.



" 그러게 평소에 청소만 제대로 하셨으면 이런 일은 없으셨을 텐데.. 쯧쯧. "


" 후훗. 동감이옵니다. "



바닐라 양이 혀를차며 팩트를 뱉어내자 소완 양도 동의하며 거들었어요..



" 이제와서 그런소리 하시면 뭐하냐구요.. 상황은 이미 이렇게 됐는데.. "


" ... "



그 때,



" 뭐야. 여기 완전 타버렸잖아? 여기서 뻥! 하고 폭발이라도 일어난거야? "



우리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어요.



" 안녕 친구들? 여기서 뭐해? "



바로 앵거 오브 호드의 하이에나 양이었어요.


불타버린 입구를 살펴보던 하이에나 양은 신난 듯한 걸음으로 우리에게 달려왔어요.



" 하이에나 님? "


" 응? 응? 여기서 뭐하냐고~ "



하이에나 양은 눈에서 강렬한(?) 빛이 나올만큼 총명한 눈빛으로 우리에게 물었어요.



" 그게.. "


" 바퀴벌레를 잡고있습니다. "



바닐라 양이 저 대신 대답했어요.



" 흐응? 바퀴벌레? "



하이에나 양이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적거렸어요.



" 지금 숨어버린 바퀴벌레들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의논하고 있어요. "


" 엄청 많습니다. 엄청. "


" 흐음~ 그래? "



하이에나 양이 눈을 감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떴어요.



"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


" 네? 정말요? "



절망하고 있던 저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어요.



" 일단 음식으로 바퀴벌레들을 유인하는거야. 그리고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그 음식 속에 숨겨둔 내 폭탄으로...



뻥!!!!! 하고 터뜨리는거지!


어때 어때? 좋은 아이디어 같지 않아? "



하이에나 양이 웃으며 제안을 꺼냈어요.


하이에나 양의 발언이 끝나자 편의점은 일시적으로 조용해졌어요.


제 생각에는 아이디어가 좀.. 그랬거든요.



" 좋은 방법인거 같아요. "



그런데 의외로 이그니스 양이 하이에나 양의 말에 동의했어요.



" 하지만 폭탄을 터뜨리면 우리도 피해를 입을수 있습니다. "



바닐라 양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어요.



" 편의점도 피해가 막심할거구요.. "



저 역시 거부감이 약간 들어 반대를 표했어요.


그러나 이그니스 양은 확신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 폭발로부터 편의점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옮길수 있는 매대들을 전부 다른 곳으로 옮겨두고, 넓게 자리를 만들어서

실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릇을 놓을 자리엔 박스를 몇 겹 쌓도록 하죠.



우리는 백룸이나 바깥 복도에 숨어있으면 되구요. 원격으로 폭탄을 터뜨리면 되니까요. "



이그니스 양이 자신의 의견을 술술 말했어요.



" 어때요? "



" ... "



왜인지 좀 꺼름칙 하긴 하지만.. 물불 가릴 때가 아니였죠.


남은 시간은 17분.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했다구요.




잠시후.



냉장고에 넣어둔 FF상품들 중에 롤 케잌 하나를 골라왔어요.


비록 계산이 안된거긴 하지만... 끄응.. 어쩔수 없었죠.


폐기는 얼마전에 다 처리해버리는 바람에 남은게 없었다구요.



지금 편의점이 파괴되는것도 상품을 못팔고 이런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다 바퀴벌레들을 퇴치하기 위해서라면 감수해야하는 손해라는걸 뒤늦게 납득했어요.



편의점이야 평소에 많이도 파괴됐던지라 넘어갈수 있지만, 바퀴벌레를 사령관님이 그냥 넘어갈리가 없으니까요..



제가 롤케잌의 포장을 뜯는 사이 하이에나 양이 폭탄을 꺼내들었어요.



" 봐봐~ 이정도 폭탄이면 바퀴벌레들이 한방에 뻥~ 하고 날아가버릴거야! 나 흥분돼..! "



" 에휴. 좀 진정하십시오.


일단 폭탄을 그릇에 셋팅하고, 셋팅된 폭탄 근처에 롤 케잌을 배치해 바퀴벌레를 유인.. "



바닐라 양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하이에나 양은 바로 박스 위 그릇에다 폭탄을 놓았어요.



" ...잘했습니다. 그럼 이제.. "



" 잠깐. "



갑자기 소완 양이 앞으로 나섰어요.



" 저거, 안전핀이 빠진거 아닙니까..? "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릇의 폭탄으로 향했어요.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로 안전핀이 있어야할 부분에 안전핀이 없었어요.



" 아~ 이거 찾는거야? "



하이에나 양이 손가락에 걸고있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다름아닌 안전핀이였죠.



" ... ㅂ..분명 원격 폭탄으로 가져오라고 했을텐데요.. "



얼굴이 사색이된 바닐라 양이 뒷걸음치며 말했어요.



" 응? 원격? 그게 뭔데? "



그 말을 듣고 뒤늦게 사태파악이 됐어요.


너무나도 익숙한 이 상황..!




" 으ㅏ아아ㅏ아아!!!! "
















" 후우.. 모두 무사하십니까? "



폭탄이 터진 후, 어느새 앞에 와있던 이그니스 양이 소각장비의 헬멧을 해제하며 우리에게 돌아보았어요.



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이그니스 양이 직접 몸을 던져 폭탄을 막은 것이었어요.


폭탄이 있던 자리엔 폭발과 함께 터져버린 박스와 깨진 그릇만이 남아있었어요.



" 네.. 고마워요. 이그니스님. "



" 휴우..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



이그니스 양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어요.


그리고 바닐라 양이 화가 잔뜩 난 듯 하이에나 양에게 성큼성큼 다가갔어요.



" 덕분에 우리 모두 위험할 뻔했습니다. 하이에나 님.

도대체 왜 원격 폭탄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



바닐라 양의 분노어린 추궁에 하이에나 양이 눈치없이 활짝 웃었어요.



" 응? 아~ 원격 폭탄말이야?


그건 뭔가 뻥 터뜨리는 맛이 수류탄보다 별로잖아. "



" 휴우... 일부러 안 가져왔다는 말이군요.. "



바닐라 양의 이마에서 핏줄이 솟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시계로 향했어요.



" ...1시 20분이군요. "



" 10분 남았어요..! "



10분안에 저 바퀴벌레들을 잡고 편의점을 정리하는건 이제 불가능 하다고 봐도 되요.



" 하아.. 망했어.. "



저는 완전히 절망에 빠져버렸죠.


아무리 커리어 우먼이라도 이런 극한의 상황에선 어쩔수가 없나봐요..



사령관님이 저 많은 바퀴벌레들을 보고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하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제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





" 언니들!!!! "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어요.


모두의 시선이 입구로 향했어요.




" 늦어서 미안해! 살충제를 새로 개발해오느라 조금 늦었어. "



닥터양이 미니 타이탄을 등에 매고 서있었어요.


미니 타이탄 팔에는 스프레이 같이 생긴게 달려있었죠.



닥터양은 성큼성큼 편의점 안으로 걸어들어왔어요.



" 받아라! 이 망할 놈들아! "



곧 닥터양이 편의점 벽 구석으로 스프레이를 조준하더니,



" 치이이이이이익 "



뭔가를 구석으로 뿌리기 시작했어요!


곧 바퀴벌레들이 구석에서 튀어나오며 혼란스러운듯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바퀴벌레들은 움직임이 둔해지더니 곧 행동을 정지했어요.



" 이건 그냥 살충제가 아니라 나노 봇으로 만든 살충 로봇이야! 나노 봇이 바퀴벌레들과 알들을 알아서 찾아낸 다음 목표물을 쫒아가서 치명적인 살충제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설계했어. "



아무도 묻진 않았지만 닥터양이 컨트롤러를 조작하며 설명 했어요.



" 이제 나노 봇이 편의점과 오르카호 내에 있는 모든 바퀴벌레들을 찾아내 죽여버릴거야. 이제 바퀴벌레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라구. "




닥터양이 웃으며 말했어요.




" 그럼.. "



" 뭐해? 유미 언니.


10분 후면 오빠가 올거야. 빨리 청소 시작해야지! "






그 이후 저는 10분동안 처참한 편의점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도 바닐라 양과 소완 양, 이그니스 양, 그리고 우리를 위험에 빠뜨린 하이에나 양 까지 모두 편의점 정리를 도와주었어요.



나노봇이 바퀴벌레들을 퇴치하는 사이 닥터 양은 편의점 곳곳을 수리하기 시작했어요.


나중엔 아자즈양까지 불러 작업속도는 훨씬 빨라졌죠.




10분동안 저 혼자 절대 정리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모두가 도와준 덕에 편의점은 빠르게 제 모습을 되찾아가기 시작했어요.



" 어휴~ 재미없어라. 바퀴벌레들한테 폭탄을 뻥 하고 터뜨렸어야 했는데.. "


" 우리 앞에서 터뜨린 걸로 좀 만족하시지요.. "


" 맞다. 그건 재밌었어. 히힛. "


" ... "



스프레이로 상품 소독을 하는 중인 하이에나 양과 바퀴벌레 시체를 골라 치우는 소완 양이 투닥거렸어요.



저는 나노봇이 쓰레기통 안의 바퀴벌레들을 잡아내는걸 확인하고 이그니스 양과 함께 쓰레기를 소각장으로 갖다놓았어요.





잠시후.



" 후우. 이정도면 얼추 정리가 된것 같군요. "



물걸레로 바닥을 닦던 바닐라 양이 이마에 땀을 닦아내며 말했어요.



" 보수공사도 끝났습니다. "



벽 구멍을 메우던 아자즈 양이 저에게 와서 말했어요.



" 편의점 안에 있던 바퀴벌레도 전부 섬멸됐어. 

언니들이 바퀴벌레들을 미리 잡지 않았으면 더 오래걸렸을거야. "



닥터양이 레이더로 보이는 기계를 보며 말했어요.



" 모두.. 정말 감사해요. "



전 편의점 정리를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했어요.


만약 이 끔찍한 현장에서 저 혼자였으면 바퀴벌레 퇴치도, 청소도 끝내지 못했을거라구요.



" 사실, 어제 방역할 때 실수로 편의점만 방역을 하지 않았어.

내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이정도는 도운 것도 아니야 언니. "



닥터 양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어요.



" 아니에요. 제가 평소에 청소를 제대로 못한 탓이죠.. "


" 흥. 인정하시는군요. "



물걸레를 빨고온 바닐라 양이 손에 물기를 털어내며 말했어요.



" 다음에 제가 뭐라도 한턱 쏠게요.


맥주! 맥주 어때요? "



" 맥주라.. 괜찮군요. "



바닐라 양이 처음으로 독기빠진 소리를 했어요.



" 엥? 난 맥주를 못마시는데? "



닥터 양이 또다시 울상을 지으며 말했어요.







" 곧 주인님께서 오시겠습니다. "



바닐라 양이 시계를 보며 말했어요.



1시 29분.



약속시간까지 1분남아있는 상황이었죠.



" 그럼 난 갈게~ 언니! 다음에 봐! "



닥터양이 가장 먼저 입구로 향했어요.



" 저또한 가겠사옵니다. FF상품 생산하는 날이라서.. "


" 헤헷. 유미님. 다음에 뵈요. "


" 안녕히 계세요. 유미 양. "



소완 양, 이그니스 양, 아자즈 양또한 그녀를 따라 입구로 향했어요.



" 다음에도 뻥!!! 하고 터뜨려줄게! 아깐 정말 재밌었어~ "


" 헛소리 말고 좀 나가십시오.. "



바닐라 양이 하이에나 양의 등을 밀며 입구로 향했어요.



" 유미님. "



그리고 하이에나 양이 입구로 걸어가자, 바닐라 양이 멈춰섰어요.



" 네. 바닐라님. "



" 아까 약속한거 말입니다. "



약속한 거라면.. 초콜릿 케이크 3개를 말씀하시는 거겠죠.



" 아, 그거 바로 드릴ㄱ.. "


" ... 아닙니다. 그냥.. 없던 걸로 하죠.


그럼 전 이만.. "



바닐라 양은 뒤돌아 보지도 않고 다시 입구로 향해 걸어갔어요.



" 정말 고마웠어요. 바닐라님! "



저는 그녀를 향해 외쳤어요.


바닐라 양은 처음부터 저를 도와주셨으니까.. 그녀에게 느끼는 고마움이 너무나도 컸어요.



그러나 바닐라 양은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못들은척 한건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곧바로 편의점 문을 닫으며 나갔어요.



" 띠리링~ "




어느새 편의점엔 저 혼자만이 남겨졌어요.





그리고 곧.. 편의점의 문이 열렸죠.



" 띠리링~ "



" 크. 크. 크. 진조의 프린세스. 나의 권속과 함께 강림하였도다! "


" ..도다! "



LRL 양이 편의점으로 들어와 늘 그랬 듯 대사를 쳤어요.

알비스 양은 그걸 늘 그랬 듯이 따라했죠.



" 어서오세요! "



그리고 그들 뒤에서,



마침내 사령관님께서 나타나셨죠.





" 안녕. 유미. "






번외)




사령관님과 LRL 양, 알비스양은 1시간동안 편의점에서 떡볶이와 과자를 먹으며 놀다 편의점을 나섰어요.



... 사령관님은 그동안 여기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바퀴벌레들이 편의점을 뒤덮었던 것도, 우리들끼리 바퀴벌레에 맞서 어떤 수단을 사용해서라도 그들을 상대했던 것도요.


물론.. 바퀴잡을때 쓴 소각장비 때문에 상품들이 타버린걸 나중에 안드바리 양이 금방 눈치채긴 하겠지만..


어쩌겠어요..



이후 편의점을 빠져나갔던, 오르카호 내에 있던 바퀴벌레들은 모두 섬멸되었다고 닥터 양이 말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엠프리스 양에게 들은 말로는 세띠 양이 숨겨뒀다는 바퀴벌레 또한 나노봇에게 죽었다고 해요.


.. 왜 숨겨놓은건지는.. 크흠.




이 날 이후 저는 알바생들에게 직접 지시했어요.


청소를 꼼꼼히 하지 않으면 벌레가 꼬일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디를 청소하든 깨끗이 하자고 했죠.



" 하아.. "



저는 카운터 의자에 풀썩 앉았어요.



드디어 그 사건이 끝나고나니.. 하아..


피곤함이 극도로 몰려왔어요.



여태까지 겪었던 사건중에, 가장 요란스럽고 가장 끔찍했고


가장 괴상한 사건이었어요.



그래도.. 이런 일을 겪었으니, 다음에는 조금 더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을거에요.


이로써 차가운 도시의 커리어 우먼 타이틀은..



...여기 까지 할게요.



지금은 너무 피곤하니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저는 눈을 감았어요.



눈을 감으니 드디어 평화가 찾아온 것 같네요.



슬슬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죠..


손님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건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저는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어요..
















" 찍. 찍. "














지금도 바퀴벌레에 고생 중일 모든 편붕이들을 위해.
















-CAST-




커넥터 유미


바닐라 A1


P-24 핀토


T-14 미호


소완


아우로라


럼버제인


이그니스


T-40 하이에나


닥터


해체자 아자즈


LRL


T-13 알비스


사령관










-Special Guest-



세띠


엠프리스


천공의 엘라


키르케


베로니카


T-12 칼리아흐 베라







사용된 글자수 : 약 17000자





BGM : 신세계 OST - 차가운 복수












<유미의 편의점 31 : 바퀴벌레 퇴치 작전>






The end.






정말 힘들었다



이번 2부작을 쓰면서 꺠달은 건데 아픈 왼손이 정말 많이 나았다는걸 깨달음



이제 왼손이 조만간 정상궤도로 돌아올거 같아.


만약 그렇게 되면 주 2회 연재로 다시 돌아가도 될거같음


29화 쓸때만해도 아프다며 휴재때렸었는데.. 3주만에 이렇게되니 뭔가 부끄럽네..


물론 아직 다 나은건 아니라서 방심하면 안되지만 말이야.



소재가 바퀴벌레인데다


1부 2부가 너무 길어서 읽기 힘드셨을텐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화부턴 정상적인(?) 유미의 편의점이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