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오르카호의 아침. 오르카호의 넓은 로비에는 대원들이 쉬어갈만한 많은 의자와 테이블들이 있다. 그중 하나에 모모와 사령관이 앉아있다.

   

   

“모모야. 오늘이 무슨 날이길래 내가 너를 여기로 불렀을까?”

   

   

“음~ 글쎄요? 뒤에 있는 꽃다발이랑 케익을 보면 알거 같기도~”

   

   

“그래. 우리가 서약을 맺은지 정확히 1년째 되는 날이야. 그래서 이렇게 꽃다발이랑 케익, 선물까지 준비했어.”

   

   

“헤헷... 전 사령관님께서 저를 사랑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이렇게나 신경써주다니...”

   

   

“자 여기. 리시안셔스 꽃다발이야. 리시안셔스의 꽃말이 뭔지 아니?”

   

   

“음... 글쎄요? 함께 해줘서 고마워?”

   

  

“아니. 리시안셔스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야. 지금까지 내가 너를 사랑해왔듯이 앞으로도 너를 향한 사랑은 변하지 않을거야.”

   

  

“저 같은 평범한 바이오로이드가 사령관님에게 그런 말을...”

   

   

“그리고 여기, 너가 제일 좋아하는 쉬폰케익이야. 정말로 30분 전에 만들어진거니까 맛있을 때 얼른 먹어버리자.”

   

   

“와~ 사령관님 너무 고마워요~ (쪽) 모모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마법소녀에요.”

   

   

“그리고 이제 가장 중요한! 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야. 내가 1달 전부터 준비한 비장의 선물이라고.”

   

   

“와~ 기대돼요!”

   

   

“잠깐만 기다려봐. 금방 줄게......”

   

   

“어라? 아 맞다! 양손에 꽃다발이랑 케익을 들고 오느라고 그냥 방에 두고 와버렸네!”

   

   

“모모는 괜찮아요. 같이 방에 돌아가서 확인해볼까요?”

   

   

“아니야! 우리의 마법소녀를 힘들게 만들 수는 없지. 내가 매지컬 텔레포트로 재빨리 가져올게!”

   

   

“네~ 기다릴게요!”

   

   

   

<함장실>

   

   

“어휴 이게 여기 있었네. 가장 중요한 걸 두고 와가지고...”

   

   

“주인님! 큰일났어요! 물자 탐색을 나간 리리스님 스쿼드가 대량의 철충을 만났다는 통신이 들어왔어요!”

   

   

“뭐? 내 패널로 리리스랑 당장 통신 연결해줘봐!”

   

   

콘스탄챠는 사령관의 패널로 급히 리리스와 통신을 연결했다.

   

   

“허억, 허억... 주인님, 들리세요? 큰일났어요. 갑자기 엄청나게 많은 철충이 나타났어요.”

   

   

“사령관.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이건 알겠어. 우리 진짜 좆됐어!”

   

   

“드라코. 사령관한테 그런 말 하지마!”

   

   

“현 상황을 보고하자면 블랙리리스가 이끄는 스틸 드라코, 미호, 칼리아흐 베라, 쿠노이치 카엔 5인 스쿼드가 버려진 도시에서 물자 탐색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철충들의 습격을 받고 폐건물에 숨어있는 상황이요. 교전을 시도 했는데 숫자가 감당이 안 돼서 급하게 숨었어요.”

   

   

“많은 철충도 문제지만 연결체로 보이는 녀석도 있어요! 지금 뭔가 심상치 않아요...”

   

   

“드라코랑 리리스, 다쳤어. 급히 치료 필요....”

   

   

“알겠어. 일단 스카이나이츠를 보내 철충들을 교란 시킨 다음 5명을 데리고 빠져나온다. 그리고 곧바로 둠브링어를 보내 폭격으로 전부 날려버릴게. 우선 거기 좌표 전송해줘.”

   

  

“알겠어요. 바로 보낼게요. 꺄악! 뭔가가 벽을 부수고 있어요!”

   

   

“진짜 좆됬네... 철충한테 위치를 들켰나봐.”

   

   

“미호. 나랑 막자. 베라. 우리 도와줘. 리리스 드라코, 지금 아파.”

   

   

“아니에요. 오르카호 경호대장이 이정도 상처로 경호를 받을 순 없죠.”

   

   

“나도 그래! 겨우 이런걸로 쓰러지지 않아! 아악, 저그너트잖아! 우리 이녀석 이길 수 있을까?”

   

   

“시발 진짜 큰일났네... 일단 거기 숨어있지말고 다시 다른 곳으로 숨어! 금방 스카이나이츠를 보낼거야!”

   

   

   

   

   

   

   

   

“드라코, 얼른 탈출하자. 멀미날지도 모르니 각오해?”

   

   

“걱정마! 난 멀미 안나.”

   

   

“리리스님! 총 그만 쏘고 얼른 가요!”

   

   

“기다려, 저 새끼들 마저 처리하고. 감히 내 몸에 상처를 입혀? 앗!”

   

   

“(탕!) 경호대장이라는 놈이 뒤에서 공격하는 것도 못 봐? 블랙하운드! 그냥 경호대장 잡고 날아버려!”

   

   

“이런 실수를... 고마워요 미호.”

   

   

“꽉 잡으세요, 리리스님!”

   

   

“징글징글한 날파리들. 아직도 쫓아오네? 이러다 따라잡히겠어.”

   

   

“걱정 마세요. 이제 저희가 처리 할게요.”

   

   

“앗! 드디어 둠브링어 왔구나!”

   

   

“저희가 일단 철충들을 몰아 넣은 다음 메이대장님이 폭격 한방으로 처리 해버릴겁니다. 스카이나이츠분들은 안심하고 후퇴 하세요.”

   

   

“후우.... 다행이다. 다치기는 했어도 다들 안전하게 빠져나왔어. 이제 나머지는 둠브링어에게 맡기자. 콘스탄챠? 잠깐 지휘관들좀 소집해줘. 안전지역에 대한 회의를 다시 해야겠어.”

   

   

   

   

   

<회의 중간에 수복실로 간 사령관>

   

   

“다들 괜찮아?”

   

   

“주인님 오셨군요! 저희는 이제 괜찮아요. 덕분에 잘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후... 이번엔 정말 죽는줄 알았어. 사령관 얼굴 더 못 보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내 몸은 튼튼해서 괜찮아! 근데 베라는 좀 심하게 다친거 같아.”

   

   

“아, 아니에요. 붕대 감아서 이제 괜찮아졌어요.”

   

   

“베라 상처, 진짜 심해. 피, 계속 나왔어.”

   

   

“베라 너 진짜 괜찮은거 맞아?”

   

   

“진짜 괜찮아요. 이미 치료도 받았는걸요 뭘.”

   

   

“미안해. 철충 활동 기록이 없는 곳이라 안전한 지역인 줄 알았어. 앞으로는 이렇게 위험한 곳으로 갈 일이 없도록 할거야.”

   

   

“알겠어요 주인님. 근데 지금 누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아 맞아. 회의하는 중에 시간 내서 와가지고 다들 기다리겠다. 난 가볼게! 어디 가지말고 계속 치료받고 있어!” (수복실 나감)

   

   

“....”

   

   

“....돌려 말하지 말걸 그랬나?”

   

   

“너희들 아까 복귀하면서 로비에 있던 모모 표정 봤지?”

   

   

“어. 봤어. 너무 어두웠어.”

   

   

“오늘 사령관이 모모랑 서약하고 1년 되는 날이라며. 근데 왜 혼자있어?”

   

   

“사령관님이 저희 때문에 정신 없어서 모모님을 완전히 잊어버린거 같아요. 모모님 옆에 케익이랑 꽃다발도 있던데....”

   

   

   

   

   

<늦은 밤 회의실>

   

   

“후우.. 드디어 회의 끝났네. 다들 수고했어. 다음부터는 이 곳들에만 탐색 보내자.”

   

   

“주인님도 고생하셨어요. 식사도 안하셨는데, 아무것도 안 드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지금은 피곤해서. 그냥 안 먹고 자려고. 난 이만 들어가볼게.”

   

   

<함장실>

   

   

“어휴, 피곤하다. 근데 왜 뭔가 잊어버린거 같지?”

   

   

사령관은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책상에 있던 선물 상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의 침대 빈자리를 발견했다.

   

   

“이런 병신새끼가! 모모를 완전히 잊어버렸잖아! 모모는 지금 어딨는거지?”

   

   

“지금까지 안 돌아왔으면 마법소녀 숙소에 있을거 같은데... 일단 가봐야겠다!”

   

   

<마법소녀 숙소>

   

   

“모모! 여기있니?”

   

   

“으앗! 깜짝이야. 사장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모모가 아직 안 돌아와가지고. 혹시 모모 어딨는지 봤어?”

   

   

“모모요? 아까 저녁밥 먹으러 로비를 지나다가 의자에 앉아있는걸 봤어요. 같이 저녁먹자고 말했더니 안 먹는다길래 그냥 지나갔어요...”

   

   

“...!”

   

   

‘설마 아직도 기다리는건 아니겠지? 일단 로비로 가보자!’

   

   

   

사령관이 급하게 로비로 가자, 최소한의 조명만 켜진 로비에서 고개를 숙인채 앉아있는 모모를 발견했다.

   

   

‘후우... 자는건가? 너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모모야, 미안! 내가 너무 늦었지! 이제 방에 돌아가서 ㅈ...”

   

   

사령관이 모모에게 다가갔을 때 모모의 무릎 위로 굵은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급히 다가가 모모의 얼굴을 들자, 모모의 맑은 눈에서 눈물이 끝없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사령관은 모모를 끌어안았다.

   

   

“모모야! 내가 진짜 미안해! 정말정말 미안해!”

   

   

사령관이 안아주며 미안하다고 말하자 모모는 그제서야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사령관은 한번도 들어본적 없던 정말로 애처로운 울음이었다. 사령관은 그런 모모를 계속 토닥여줬다.

   

   

“내가 안 오면 그냥 함장실로 돌아오지 그랬어. 왜 계속 기다린거야.”

   

   

“몰라요... 흑흑.... 그냥 계속 기다렸어요.. 흐흐흑...흑..”

   

   

모모의 울음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령관이 해줄 수 있는건 그저 모모를 토닥여주는 것 뿐이었다. 

   

   

모모를 토닥여주며 아침에 건네줬던 꽃다발과 케익을 확인했다. 싱싱했던 꽃다발은 그새 시들어버렸다. 먹은 흔적이 전혀 없는 케익에는 날파리들이 붙어있었다.

   

   

‘나라는 병신새끼는 모모가 기다리는것도 까먹고, 12시간동안 기다리게 만들고... 어떡하지?’

   

   

“그냥 저는.... 흐흐흑...”

   

   

“어, 왜. 말해봐.”

   

   

“사령관님이 안 오시면 그냥 돌아가면 되는데... 괜히 미련하게 기다린 제가 밉고... 

지나가는 분들이 테이블에 혼자 앉아있는 저를 쳐다보는게 수치스럽고... 

온다고 해놓고 안 돌아오시는 사령관님이 밉고...

기다리며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는 고프고... 

뽀끄루씨가 같이 밥먹자고 했는데 고집부리며 안 간다고 한 제가 병신같아서 우는 거에요...

그러니까...“

   

   

“아, 마법소녀는 나쁜 말 하면 안되는데...”

   

   

“괜찮아. 쌓였던 불만은 다 말해줘.”

   

   

‘하...정말 가슴이 찢어진다. 나라는 놈이 오르카호 사령관이라니....’

   



   

사령관은 모모를 계속 토닥여줬고, 모모는 사령관에게 쌓여있던 것을 다 말했다. 그러는 동안 모모의 눈물은 차츰 멎어갔다.

   

   

“사령관님 미안해요. 이런 안 좋은 말들을 들려줘서요...”

   

   

“내가 더 미안하지. 나의 소중한 사랑을 기다리게 만들었잖아.”

   

   

모모와 사령관은 말없이 오랬동안 서로를 껴안았다.

   

   

“모모야. 너무 늦었지만 서약 1주년 기념 선물을 지금이라도 줄게. 자 여기 봐봐.”

   

   

사령관이 선물상자를 열자 안에서 매지컬 모모 인형이 나왔다.

   

   

“내가 여러 도움을 받아서 만든 매지컬 모모 인형이야. 평범한 인형 같지만, 등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매지컬 모모의 명대사를 말해. 한번 들어봐.”

   

   

사령관이 인형 뒤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사랑에 빠진 마법소녀는 무엇이든 지켜낼 수 있어요!’라는 말을 했다. 

   

   

‘피식...’

   

   

“웃었다! 역시 마음에 들 줄 알았어.”

   

   

“사령관님... 정말정말 마음에 들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잖아요.”

   

   

“진작 줬어야 했는데.. 이제 줘서 미안해.”

   

   

“사령관님. 사실 저도... 준비했었어요.”

   

   

“뭘?”

   

   

“커플 목걸이... 준비했어요. 제가 만든건 아니고 탐사 나가서 얻은 거기는 하지만...”

   

   

모모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목걸이 하나를 꺼냈다. 별 장식이 달려있는 예쁜 목걸이였다.

   

   

“모모야, 너무 마음에 들어... 고마워.”

   

   

“사령관님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기쁘네요.”

   

   

“근데 커플목걸이라며. 네 거는 어딨어?”

   

   

“사령관님도 정말... 아침부터 쭉 하고 있었잖아요.”

   

   

사령관은 그제서야 모모의 목에 있는 목걸이를 발견했다.

   

   

“아하하...”

   

   

“이런 부족함 많은 사령관님은 제가 마법의 힘으로 보좌해야겠어요.”

   

   

모모와 사령관은 잠시동안 서로를 말 없이 바라봤다.

   

   

“모모야. 오늘 정말 미안했어.”

   

  

“사령관님. 제가 용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에요.”

   

   

“뭔데?”

   

   

“뭘거 같으세요?”

   

   

모모가 입술을 내밀었다. 사령관은 자신의 입술을 모모의 입술에 포개고 혀를 섞었다. 한참이 지나 둘은 입술을 뗐다. 모모를 지그시 내려다보던 사령관이 말했다.

   

   

“모모야. 나와 서약해줘서 고마워. 내가 이침에 준 리시안셔스 기억하지? 우리의 사랑이 변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마법을 걸어줄게.”

   

   

“그런 마법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그리고 저 많이 기다렸어요. 기다린만큼 보상해주실거죠?”

   

   

“그럼.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보상해줄게.”

   

   

   

   

   

   

   

<다음날 아침 9시>

   

   

“아, 뭐야. 왜 로비 가는 길을 막는거야? 나 급한일 있어!”

   

   

“사령관님이 지금 누군가에게 ‘사과’ 하고 있거든요. 다른 분들이 그 사과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저희가 막는 중이에요.”

   

   

“사과? 그걸 왜 로비에서 하는거야? 그것도 아무도 접근 못하게?”

   

   

“이유가 다 있는 법이에요. 이 사과는 ‘세상에서 제일 고결한 사과’거든요. 주인님을 생각한다면 돌아가주세요. 죄송합니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얼마나 더 할까요?”

   

   

“저는 오늘 저녁까지로 봅니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른 뒤>

   

   

   

“저의 사랑하는 사령관님~~~~~~~~다녀왔어요!”

   

   

“오, 나의 러블리한 큐티모모. 의무실에선 뭐래? 너 아픈거 아니래?”

   

   

“다프네가 저는 아~ 주 건강하대요. 그리고...... 귀좀 대보세요.”

   

   

(소곤소곤)

   

   

“진짜로?”

   

   

“헤헷.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시네요.”

   

   

“그럼 당연히 좋지! 이 기쁜 소식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

   

   

“사실 저에게도 마법같은 일이에요. 앞으로가 약간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듬직하고 멋있는 사령관님만 함께 계시다면 문제 없을거에요!”

   

   

“그럼. 내가 잘 지켜줄게.”

   

   

“약속한거에요!”

   

   

모모는 선물받은 매지컬 모모 인형 뒤편의 버튼을 눌렀다.

   

   

‘사랑에 빠진 마법소녀는 무엇이든 지켜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