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는데로 쓴 뻘글이라 걸러가며 읽는거 추천]



"자기가 하고 싶은걸 마음대로 하는 거라고?

난 지금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데?"



"■■■■■"



"그건 오롯이 내가 타고난 성질이 아니라

날 만든 인간님들이 부여한 성질이기 때문에

지금의 내 행동이 자유의지라 할 수 없다고?

이상한데."



"■■"




"이상한게 맞아. 왜냐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엇이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걸?"



"■■■-■■"


 


"만약 내가 주인님을 만나지 못했고,

평생 철충이나 다른 인간님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난 아마 숲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고기를 먹기 위해

사냥을 하고, 고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향신료를 찾아 죽은 인간님들의 도시를

헤집고 다녔겠지. 그런데 말이야...."



"주인님도 알다시피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내가 원한다면 그게 무엇이라도 사냥할 수 있어.

그냥 냄새를 맡고, 따라가서 '확!'하면 끝.

즉 난 얼마든지 죽이고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아."



"■■-"



"응? 하고싶지 않아서냐고? 아니야. 그게 아니야.

그렇게하면 다음에 또 먹을 수 없거든.

인간님들이 사라지고 자연은 풍요로워졌지만,

'고작 그정도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숲 하나에 사는

동물 정도는 전부 잡아먹을 수 있어."


 


"■■ - -- "



"내가 그러지않는 이유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내가 바라는 일을 전부 이뤄줄만큼

풍요롭지 않아. 무한정해보여도 늘 한정되어있고.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건 전부에 가깝지만 그렇게한다면

결국에는 남는게 아무것도 없어."





"■-■ - ■"



"사냥은 굳이 고기를 배부르게 먹는것만이 아닌

그냥 나보다 약한 동물들을 죽이거나 가지고 노는 일이

의외로 즐겁거나 재밌기 때문에 하는 일이기도 해.

이건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가 아닌

늘 상상만하던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명이기 때문에 마음속에서부터 벅차오르는 무언가가 있거든.

나 자신의 존재가 세상에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난 굳이 다른 숲을 쏘다니면서 사냥을 하는 것도 싫고,

이미 내가 이길 수 있는걸 아는데 괜히 죽이는것도 싫어.

할 수 있지만 하지않아."



"■■-■  ■"



"그게 자유의지 아니냐고? 아니야. 달라.

잠깐 기다려 줘 주인님. 내 이야기는 안끝났어.

주인님이 말하는 인간님의 굴레를 벗더라도

난 자연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고,

나한테 잠재된 본능과 태어난 순간 새겨진 지식,

그리고 살아가면서 배운 후천적인 지식이

날 만들어냈어. 그것도 자유를 막는 규칙이자 굴레인거야."



"내가 익힌 지식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에 대한 굴레를 다시 만들었고,

지금 주인님이나 페로, 그리고 다른 무리의 동료들과 같이

살아가면서 서로의 기분을 헤치지 않기 위한 것들이

다시한번 굴레를 만들어냈어. 내 자유는 이미 한정되어 있어."



" ■"



"맞아! 주인님. 그거야.

자유로움이란말은 이미 존재하는 굴레의 아래에서의

자유로움이야. 그런 규칙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할 수 있는 생각과 일들이 자유의지란거야.

무리의 규칙이고, 룰이지.

애초에 '자유의지를 준다'라는 말도 이상하지만 말이야."



"물론 주인님은 우리에게는 '규칙'이야.

난 내게 특별한 일이 없고, 오르카호가 정박중이라면

종종 외출해서 사냥을 하고 고기를 먹어.

하지만 만약 주인님이 사냥을 하지 말라고 명령한다면?

난 사냥을 하지않고 다른 방법으로 고기를 먹을거야."



" ■"



"그래. 주인님이 고기를 먹지말라고하면 안먹겠지.

절대 주인님의 말을 거역하지않을거야.

내 마음은 고기를 원하겠지만 난 고기를 먹지 않을거야.

그게 주인님의 뜻이니까.

그런데 그건 내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자유를 빼앗는것 뿐이지

자유의지의 억압과는 조금 달라."



"주인님의 말은 내게, 그리고 무리의 다른 애들에게

세상 그 무엇과도 같은 규칙이고 룰이거든.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법칙.

물론 자유의지는 그런 절대적인 규칙만이 아닌

개인과 개인, 서로와 서로를 구성하는 무리의 생활에서

만들어내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무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양보하면서 결론을 내는 일이기도 할거야.

주인님은 절대적인 규칙이지만, 지금처럼 주인님이

우리에게서 필요이상으로 빼앗지않고, 함께 사랑하고

살아가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자유의지는 보장받고 있는거겠지."


 


"그런데 있잖아... 나한테는 주인님이 말하는 자유의지가

세상에 존재하는 흐름과 규칙을 거스르는거라고만 들려.

그냥 내가 하고 싶은데로... 먹고 싶은데로 먹고,

무리의 다른 암컷들을 전부 제치고

주인님을 나만의 남편으로 삼고. 문명이나 인류 같은건 버려두고

그냥 매일매일을 하고 싶은것만 하면서 사는...."


 


"아. 말을 많이했더니 배고파졌어.

주인님. 우리 뭐 먹을까?

주인님은 뭐 먹고싶어?"


 


"....... "


 


"내가 먹고 싶은걸 먹자고?

흐응........"



"그건 주인님의 자유의지가 내린 결론이야?"






[실제로 본질적인 방종과 자유의 차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와 사회구성원들이 가진 사소한 룰과 규칙이 사상등이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구분지으려 하는....등등 다양한

철학적 소견과 의견이 존재하며...

자유와 방종은 같다고 말하는 것도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애초에 자유라고 설명할 수 없는....]